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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도시의 안녕을 묻다] 불안함과 성실함 사이
  • 환경과조경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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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대유행 시대의 업무 필수품 ⓒ김진환


오늘도 확진자 수가 200명을 넘었다. 3주 넘도록 이런 상황이 지속되니 추가 확진자 수를 확인하는 것이 더는 무의미해 보인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엄습하는 불안감에 수시로 확진자 수를 헤아리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 아마도 생전 처음 겪는 일에 반쯤 패닉 상태였던 듯하다. 불안도 계속되면 익숙해지는지 지금은 그 수가 몇 백이 되어도 아무런 감흥이 없다.


올봄의 경험이 떠오른다. 나는 사무실을 떠나 선정릉에 있는 합사에 파견을 나가 있었다. 설계사무소에서 연차가 어느 정도 쌓이면 합사 파견 자체는 그다지 낯선 경험이 아니다. 돌이켜보면 일 년에 한두 번은 합사에서 일을 했다. 사실 설계사무소 직원 대부분은 합사 파견을 별로 반기지 않는다. 싫어한다고 해야 정확할 것이다. 짧은 시일 안에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기에 야근도 많고 주말 출근도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그 반면 내게 합사는 별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장소만 바뀔 뿐 일하는 것은 어디서든 매한가지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지난봄은 달랐다...(중략)

 

* 환경과조경 390호(2020년 10월호) 수록본 일부 

 

김진환은 올해로 7년차가 된 설계 노동자다. 서울대학교 학부와 석사 과정에서 조경을 전공했고, 라이브스케이프와 CA조경기술사사무소를 거쳐 그룹한 어소시에이트에서 실무 경력을 쌓고 있다. 조경 외 다양한 분야의 경계를 곁눈질하며 서로 상충하는 것들의 이접을 통한 창발적 생성에 주목한다. 다양한 매체에 호기심이 많으며 특히 인쇄된 활자 묶음에 관심이 많다. 틈만 나면 책을 사 모으지만 정작 읽은 책은 얼마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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