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9,792,458m/sec(=299,792.458km/sec) 어떻게 측정했는지는 잘 이해되지 않지만, 저 복잡해 보이는 숫자는 물리학자들이 말하는 빛의 속도입니다. 과학자들이 말하는 숫자는 너무 크거나 반대로 너무 작아서 실감이 나지 않을 때가 많지요. 지구의 적도 둘레가 약 4만km라고 하니까 저 속도면 1초 동안에 빛이 지구를 일곱 바퀴 반을 돌 수 있는 셈입니다. 이것도 실감이 안 나죠? 서울부터 부산까지 직선거리가 약 325km이니까 1초에 460번쯤 왕복할 수 있는 속도입니다. 이렇게 해도 실감이 나지 않긴 마찬가지군요. 그래도 사진에서 보이는 쭉 뻗은 붉은 빛은 정말 서울과 부산을 1초에 한 460번쯤 왔다갔다 할 기세죠?
철원군 동송읍 양지리. 군사분계선과 불과 4~5km 남짓, 그리고 DMZ와는 불과 몇백 미터 떨어진 접경 지역의 밤은 도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둡습니다. 이번 사진은 이런 짙게 드리운 어둠을 뚫고 지나가는 자동차 후미등의 궤적입니다. ‘물경’ 2초 동안 열린 셔터 막 사이로 들어온 빛을 한 화면에 담은 결과지요. 사진은 움직이는 대상을 한 장면으로 포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셔터 막이 열리는 순간 들어온 빛을 화면으로 기록하니까요. ...(중략)...
* 환경과조경 382호(2020년 2월호) 수록본 일부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같은 학과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가원조경, 도시건축 소도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실무를 담당했고,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경 계획과 경관 계획에 학문적 관심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