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 한국 문화·예술계에서 도시를 새롭게 들여다보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미술계는 도시화와 재개발 문제에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도시행동주의와 사회참여적 작업을 전개했으며, 건축계는 기념비적이거나 작가적인 작업에서 시선을 돌려 도시의 현실과 일상을 고민하고자 했다. 지난 7월 12일 아르코미술관에서 개최된 ‘리얼-리얼시티(REAL-Real City)’ 전은 이러한 흐름에 함께했던 고故 이종호 건축가를 기억하려는 의도에서 시작된 전시다. 인쇄물과 영상 등 다채로운 자료를 통해 도시적 차원에서 건축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한 이종호와 그의 동료들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더불어 공공 영역과 도시 문제를 다루는 건축가, 현실의 층위를 탐구하는 예술가, 도시 현장과 연대하는 콜렉티브, 지역 사회와 소통하는 문화 공간 등의 작업이 마련되었다. 전시 참여 작가이자 이종호 건축가와 25년간 동행했던 우의정 소장(메타 건축사사무소)은 “이번 전시는 본래 건축가 이종호를 위한 기획에서 출발해 이종호가 살아 있었다면 꾸렸을 법한 전시로 바뀌어 전개되었다. 이것이 그가 원하는 방식이었으리라 생각한다. ‘리얼-리얼시티’ 전이 이종호를 위한 전시가 아닌, 이종호가 했을지도 모르는 전시로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기를 바란다”며 기획 뒷이야기를 전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76호(2019년 8월호) 수록본 일부
댓글(0)
최근순
추천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