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영국의 도시재생 프로젝트 현장을 답사하고 왔습니다. 여러 곳을 둘러보고 왔는데, 많은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요약하자면 생산 기반의 과거 도시의 체질을 새로운 산업 구조에 맞춰 개선하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산업 구조의 변화가 진행 중인 우리나라 도시도 참고해야 할 교훈이 많았습니다. 우리보다 한두 발 정도 앞서 나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답사 직후 지인들과 부산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간 김에 잠시 틈을 내 최근 새롭게 단장한 ‘F1963’이란 곳에 들렀지요. 암호처럼 보이는 이름은 1963년에 처음 지은 공장 factory 이라는 의미라는군요. 이곳은 2008년까지 와이어로프를 생산하던 고려제강 공장이었는 데, 2016년 부산비엔날레를 계기로 서점, 전시 및 공연장, 커피 전문점, 펍 등이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건축가 조병수의 꼼꼼하면서도 감각 적인 아이디어가 이런 변화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공장 지붕을 일부 걷어내어 만든 중정, 기존 부재에 새롭게 덧댄 재료의 신선한 조화, 와이어로프를 활용한 소품들까지. 공간을 둘러보는 내내 보는 즐거움이 아주 쏠쏠하더군요. 시간 여유가 좀 더 있었다면 한참더 있고 싶은 그런 곳이었습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4호(2018년 8월호) 수록본 일부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같은 학과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가원조경, 도시건축 소도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실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 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경 계획과 경관 계획에 학문적 관심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