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임업직 공무원이 되기까지 힘든 점은 없었는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나서, 당시 학교 선배 중 서울시 7급에 있던 분을 찾아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물어보았다. 그런데 임업직은 뽑는 인원(실제 조경관련 업무를 하는 도시권 지방임업직)도 적고, 산불 등 비상근무가 많으니 행정직이나 타 직렬이 더 낫다는 이야기를 우선 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 당시 “조경”을 전공한 나로서는 조경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고, 결국 임업직을 준비하게 되었다.
하지만 임업직 시험과목에서 조경과 관련한 과목은 조경수목학, 수목병해충 정도였다. 임업이란 주목적이 목재생산에 있다. 따라서 어떻게든 산림의 임목재적을 높여 적기에 베어 목재의 효율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래서 시험과목에는 임업경영(적절한 조림과 벌기령으로 목재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경영방법), 조림, 임산가공(목재 가공하는 방법), 산림정책 등이 주를 이룬다.
다시 말해서 조경을 전공하고 조경과 가장 관련된 임업직 공무원에 응시하려면 전공과는 너무나 다른 임업 과목들을 주로 준비해야만 하며, 아무래도 이것이 제일 힘든 문제일 것이다. 실제 순수 임업보다는 시설 조경과 관련한 업무의 필요성이 증대되어 가는 현실이 시험과목에는 전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2. 현재 어떠한 직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조경전공자로서 정체성에 맞는 업무라고 생각하는가?
처음에 맡은 직책은 어린이공원 관리와 주요 교통섬 및 꽃길, 화분 등을 조성, 관리하는 일이었다. 아마도 임업전공자 보다는 조경전공자에게 적절한 자리였다고 생각된다. 물론 나를 포함해서 조경전공자 중에는 꽃과 관련된 화훼 쪽에 약한 사람이 많다. 나도 이 일을 맡으면서 계절별 일반초화를 알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지금은 문화재 주변 근린공원을 관리 중인데 물론 문화재 복원과 관련된 조경분야도 맡고 있다. 실시설계용역에서부터 조성까지 문화재 관련 조경은 많은 전문가들의 자문(옛 문헌에 따른 원형 복원)과 법적인 테두리(문화재청의 형상변경 심의, 공원 조성계획 및 실시계획 인가 등)에 묶여 있다. 물론 임업 전공자보다 조경전공자가 더 맞는 업무라 생각된다.
현재 맡은 업무 중 근린공원의 일부에는 산(소나무 림)을 포함하고 있다. 즉, 소나무 생육환경 개선(수형조절, 하예작업, 솔잎혹파리 방제 등 병해충방제) 등 산림 수목을 관리하는 것인데 이 분야는 임업전공자가 더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전체 업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다. 약 7:3 정도 쯤 될 듯하다.
3. 기존 직제의 임업직만으로도 시설조경업무를 포괄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가?
이 질문에 대답은 조금은 조심스럽다. 왜냐하면 임업을 전공했더라도 경력이 높은 사람 중에는 시설조경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무난한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일부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현재 공원녹지과의 업무 분류만 봐도 공원조성은 거의 토목이 하고, 임업은 공원관리 분야로 이분화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일반 공사에 대해서 내역을 검토할 능력이 임업직(임업전공자)은 낮다는 인식이 되어 있고, 사실 또한 그렇기 때문이다. 서울시청은 좀 예외적이다. 좀 과장해서 표현한다면 타 직렬에서 보는 임업직은 나무관련 일만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시권에서 임업직은 공원 내 수목뿐만 아니라, 도시미관 향상(벽면녹화, 교통섬 내 조경, 완충녹지 및 경관녹지 조성 관리 등), 다양한 공원 이용프로그램 개발, 공원시설물 조성 및 관리, 쌈지공원 조성 등 업무가 점점 다양화 되어가고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흐름으로 볼 때 기존 임업직 공무원들이 시설조경업무를 포괄 수행하고 있지 못하며, 만약 기존 직제 상에서 이것이 가능하려면 임업전공자보다 조경전공자가 더 필요해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공원 조성에서 중요한 부분인 토목, 전기 등을 검토할 능력은 임업 전공자뿐만 아니라 조경 전공자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업계나 관공서, 대학교육에서도 늘 지적되어 온 사항일 것이다. 조경의 발전을 위해서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토목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면학 분위기를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4. 임업직 공무원으로서 임업전공자들의 장점은 무엇이며, 조경전공자들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임업전공자들의 장점은 공무원 시험에서 전공 과목이 같아 유리하다는 점이다. 또한 국립공원관리공단, 수목원 등 산림, 수목 관리에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조경전공자들의 장점은 단순 수목관리를 넘어 도시미관 향상은 물론 시민들의 휴식, 문화를 위한 종합적인 계획, 조성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옥상조경, 하천생태복원, 벽면녹화 등 다양한 조경계획을 실천에 옮기기에 유리하다고 판단된다.
5. 시설조경직이 신설된다면 어떠한 위상을 가져야 한다고 보는가?
시설조경직이 신설된다면 아마 도시공원 등의 다양한 조경계획, 문화재 조경사업, 그리고 토목적인 조경사업 등을 토목이 아닌 조경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는 생태하천을 하천하수관련 부서에서 관리하고 있는 실정인데, 기존의 임업직만으로는 이 사업을 가져올 생각도 또한 감당할 수도 없겠지만, 시설조경직이 신설된다면 하천 식생관리 분야도 시설조경직 업무에 포함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