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여름, 6월 20일부터 7월 29일까지 미국 하버드 디자인 스쿨(GSD: Graduate School of Design at Harvard University)에서 진행하는 CAREER DISCOVERY 라는 단기 디자인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한국에 돌아왔다. 하버드 디자인 스쿨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인 명문 학교 중의 하나로 건축, 도시 계획, 조경 디자인 분야 중 조경디자인 분야가 강세인 학교이다. 약 6주간의 디자인 프로그램 과정을 통하여 전공자인 필자로서는 다시금 조경에 대한 기초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으며, 나아가 미국의 조경 디자인이 어떠한 분야에 관심을 두고 나아가는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CAREER DISCOVERY 프로그램은 하버드 디자인스쿨이 제공하는 디자인 단기 코스웍 과정으로 건축, 도시 계획, 조경 디자인을 전공하거나 이와 관련된 분야에 종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해 주어 자신이 전공하려는 분야를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6주간의 집중적인 디자인 교육은 학생들이 이 교육 이후에 전문적인 분야로 공부하고자 할 때의 이해와 인식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대학생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 디자인 분야로 직업을 얻으려는 사람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교육대상자에 포함시켰다. 스튜디오 수업뿐만 아니라 실무에 종사하는 사람들과의 대면, 여러 대학 교수들의 디자인 강의, 드로잉, 컴퓨터 그래픽 작업, 야외 답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교육 기간동안 디자인 분야에 대한 흥미를 일으키고자 하였다. 기초적인 드로잉 과정을 비롯하여 단기 디자인 프로젝트와 장기 디자인 프로젝트로 나누어 수강생들이 약 6주 동안 단계적으로 디자인 과정을 배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조경 디자인 부문에서는 총 3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첫 번째 프로젝트(Painting Interpretation)는 4일, 두 번째 프로젝트(White Mountain Retreat)는 10일, 마지막 세 번째 프로젝트(Central Artery Project)는 21일(3주)짜리의 프로젝트였다. 약 3백명의 학생, 직장인, 교사 등의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참가하였고, 그 중 조경 디자인 분야를 지원한 학생은 약 50명 정도 되었다. 4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는데 나는 LA2(Landscape Architecture2)에서 교육을 받았다.
첫 주는 미술관에서 그림이나 조각을 보고 인상 깊었던 미술작품을 한 개씩 선정하여 그에 대한 느낌을 Landscape(경관)으로 형상화 하는 작업이었다. 이 작업은 대학교 2학년 때 기초 드로잉 시간에 배운 과정과 유사하였다. 차이점이 있다면 결과물만을 보여주기보다 자신의 작품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분석의 과정을 체계적으로 보여주게끔 하였다. 즉 작품을 보는 사람 누구에게나 이해와 설득이 되어야 하는 것이었다. 또한 경관을 형성하는데 있어 재료 특유의 물성을 이용하여 자신이 나타내고자 하는 분위기를 함께 보여주어야 하는 독창성을 요하는 작업이기도 하였다.
나는 하버드 대학교에 있는 Fogg Art Museum에서 “CRY”라는 작품을 보았다. 텍스트는 분명 “CRY(울다)”라는 서정적이고 우울한 사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전체적인 색상과 느낌은 밝고 신선한 정반대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렇게 아이러니한 느낌에 착안하여 이 작품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이 작품에 대한 느낌, 색상, 텍스트의 위치 등을 분석하여 landscape 판넬과 모델을 만들었다. 나의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단계별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과정을 순차적으로 판넬에 배치하였으며 마지막 최종 결과물이 분석 과정과 맞아 떨어져 통일된 느낌을 주었다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New Hampshire주에 있는 White Mountain의 Loon Pond 주위에 캠프장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 과업은 대상지에 대한 본격적인 분석 방법이 들어간 단계로 경사도 분석을 비롯하여, 대상지의 수계, 풍향, 수목, 문화 등에 대한 분석 등을 통한 디자인 도출과정이었다.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대상지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단시간에 많은 정보를 주어야 하기 때문에 강의 자체가 빠르게 진행됨으로 인해 국제 학생인 나로서는 현지의 미국 학생들보다 순간순간 이해하는데 상대적으로 시간이 좀더 걸렸다. 그래서 설명이 끝나면 그룹 친구들에게 내가 이해한 것을 다시 확인하고, 혹여나 친구들끼리 모르는 것이 있다면 담당 튜터에게 질문을 해서 대상지를 최대한 정확히 이해하려고 노력하였다. 나는 대상지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수문 분석에 초점을 두어 Loon Pond 주위에 Waterscape Appreciation Path(수계 관찰로)를 만들어 캠프장을 찾는 이용자들이 물의 흐름과 속도를 느낄 수 있는 물질들을 물에 띄어 물의 순간적인 형태와 흐름을 좀더 유심히 관찰할 수 있는 대상지와 이용자가 상호 소통하는 공간(Interactive Place)을 만들었다. 이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다른 친구들은 주제가 수림 관찰이라는 비슷한 주제를 채택하였으나 물의 순환이라는 독특한 주제를 선정하여 대상지에 수계 관찰로를 유기적으로 만든 것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였다. 그러나 캠프장 배치 과정에서 지형의 특징상 위치를 다른 곳으로 옮길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여 말해주었다.
윤 윤 정 Yoon, Yun Jung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전공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