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하노버 대학교 교과과정
독일의 조경학과 커리큘럼은 우선 다른 점이 각 전공마다 세분화가 되어있다는 점이다. 하노버 조경학과의 경우, 6개 서로 다른 학과 그룹에서 14개의 연구소로 분류가 되어 있다. 각각의 연구소들은 저마다 다양한 수업들을 진행하고 있는데 앞서 이야기한 약 30가지의 과목들 중에서도 세부적으로 또 나뉘게 된다. 예를 들어 환경계획연구소의 경우, 지역계획학, 환경경제학, GIS, 경관계획과 자연보호학, 경관생태학, 생태복원학, 식물생태학, 동물생태학, 경관미학, 조림학, 경관 및 계획법, 관광계획학, 농촌계획학 등등이 있다. 이렇게 나열된 수업들을 조합하면 수십가지의 강의가 개설되며, 사실 관심있는 분야만 골라서 듣기에도 벅찰 정도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에서는 생각치 못했던 세부전공들에 대한 학문을 하나의 교과목으로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수업은 Ingenieurbiologie였는데, 하천이나 강가, 혹은 경사면 등과 관련된 식물복원 기술과 이론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수업으로, 전반적인 생태복원 방법과 하천복원방법만을 배웠었던 필자는 이 수업 하나에 굉장히 구체적이고 다양한 시공방법들이 소개되고 있어 적잖이 놀랐던 기억이 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이러한 수업들이 한국과는 다르게 출석의 개념이 없다는 점이다. 사실 처음에 이 부분이 적응이 안됐었었는데, 수업의 참여여부와 관계없이 시험만 통과하면 되니까 교수들이 학생들의 출석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자신의 일은 스스로 책임지고 행동하라고 하는 독일인 특유의 책임적 자유로움이 교육에서 가장 눈에 띄게 보여지는 것 같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독일 역시 시대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고 내년 겨울학기부터는 여타 다른 나라들과 같이 학점제 위주로 수업이 진행된다. 또한 Diploma이란 학위가 없어지고, EU연합국가들의 학제에 발맞추기 위해 Bachelor(학부과정)와 Master(석사과정)과정으로 바뀌게 된다. 게다가 학비가 없는 세계에서 몇 안되는 국가로서 돈 없는 유학생들의 천국과 같았던 이곳이 2006년 10월 신학기부터는 학비를 받게 된다. 다양성과 자유로움으로 학문의 즐거움을 추구하던 독일은 이제 그 빛을 잃어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김 원 현 Kim, Won Hyun
하노버대학교 석사과정, 본지 독일리포터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