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녹화에 적용가능한 식물을 살펴보기에 앞서 우선 옥상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식물서식공간의 관점에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건물옥상이라는 공간은 지역에 따라 정도의 차가 있겠지만 대부분 바람이 매우 심하고, 일사도 강할 뿐만 아니라 기온차가 심하여 식물이 생육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곳이다. 하기의 강한 일사와 고온 건조한 날씨, 동기의 거센 바람, 냉혹한 추위 이러한 환경 때문에 식물을 도입할 때에도 이러한 환경에 내성이 강한 식물을 찾지 못하면 결국 버티지 못하고 얼마 못가 모조리 고사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옥상녹화 시공현장 중에는 법적조경 면적을 채우는데 급급하여 생육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적절치 않은 식물을 식재하여 죽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옥상환경의 기본적인 성격 외에 녹화 대상지의 지역적인 주변 여건에 따라서도 고려해야 할 몇가지 변수가 있다. 대부분의 옥상은 일조시간이 길고 낮 동안에는 거의 햇빛에 노출되어 있으나, 도심지 고층건물군내에 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지상부 보다도 음지 조성시간이 더 긴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일반적인 음지에서도 잘 견디는 식물을 위주로 적절히 녹화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또한 옥상부 난간이 비교적 높게 조성되어 그다지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경우의 식재식물도 달라질 것이며, 같은 높이의 난간이라도 대상지의 위치에 따라 바람 많이 불거나, 영향을 적게 받거나 하는 경우에도 차별화된 식재를 해야 한다. 즉, 사전 주변여건조사가 매우 중요하며, 그에 따른 합리적인 식물 선택과 식재 플랜이 세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보급형 옥상녹화에 적용가능한 식물
보급형의 경우 식물 선정은 녹화시스템의 지속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최소 10㎝내외의 낮은 토심에 심한한서의 차이 등 극단적 기후조건에 적응하기 위해서 내건성, 내요구를 최소화한 녹화 유형이기 때문에 살수, 시비, 전정 등의 유지관리가 필요 없고 1년에 한 두 번 정도의 관리로도 생장이 가능한 식물을 적용해야 한다. 더불어 적용공간에 따라서는 관상가치가 높은 식물의 적용이 요구되어 적절한 소재를 찾기가 쉽지 않다. 또한 이러한 식물 소재를 바탕으로 바람직한 식재 플랜을 구성하기에는 한계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적용가능한 식생은 지피류와 초화류, 일부 소관목으로 한정될 수밖에 없고, 현재 국내에서는 외래세덤류, 자생 초화류, 일부 잔디 등이 옥상녹화에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잔디는 예초와 시비, 관수 등 관리요구도가 높은 식물로 엄격한 의미에서 저관리형의 보급형 옥상녹화용 소재로는 바람직하지 못하고, 오히려 관리를 전제하는 녹화유형에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급형 옥상녹화에 적합한 초화류는 가급적 토양표면을 두텁게 피복하고 잔뿌리가 발달하여 토양침식을 방지할 수 있는 초종으로, 특히 토심 6cm 이하에서도 생장이 가능한 세덤류 개발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옥상녹화용 초화류의 공급에 한계가 있으며 가격이 비교적 높은편이다. 그러나 옥상녹화가 활발히 보급될수록 옥상녹화용 지피식물, 초화류에 대한 수요는 더욱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급형 옥상녹화 식재플랜시 적용가능한 식물의 선정요건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 가능한 한 키가 작아서 관리가 용이하고 수관부에 미치는 바람의 저항도 줄일 수 있는 초종
· 일사의 차단과 토양표면의 보호를 위해 잎과 가지가 조밀하여 견고한 피복상태를 나타내는 초종
· 지하부 깊숙이 뿌리가 발달하는 심근성보다는 얕게 옆으로 퍼지는 천근성 식물
· 식물체 지상부 및 지하부의 생육이 너무 왕성하지 않은 식물
· 전지 전정이 필요 없고 관리가 용이한 식물
· 내건성 및 내광성, 내습성, 내한성, 내서성, 내병성이 고루 강한 식물
· 이식 후에도 활착이 빠르고 해를 입어도 회복이 빠른 식물
안근영 Ahn, Geun Young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원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