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조경계 최대의 이슈는 단연 “2009 인천 IFLA APR 총회”였다. 전세계적인 경제 위기와 신종플루 확산 등의 악재가 있었음에도, 10여개국에서 1,500여명이 참여해 성황리에 개최된 이번 총회는, 사실상 작년 8월 11일 인천시청에서 개최된 (사)한국조경학회와 인천광역시의 “2009 인천 IFLA APR 총회 개최를 위한 협약식”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되기 시작했다. 특히나 ‘80일간의 미래도시 이야기’라는 컨셉으로 개최된 ‘인천 세계도시전’의 일환으로 총회가 개최되어, 참가자들에게 더욱 의미 있는 행사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인천시와의 적극적인 협조 체계 덕분에 성공적으로 총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또한 세계일류 명품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인천광역시는 공업도시라는 과거의 오명을 벗고 ‘친환경 생태도시 조성’에도 역점을 두고 있어, 다양한 공원녹지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고 있다. 올해의 조경인 정책분야 수상자로 선정된 인천광역시의 안상수 시장을 만나, 이와 관련된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친환경 생태도시 조성
인천광역시는 국가경제발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던 1960, 70년대에 중추적인 공업도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의 여파로 공해도시라는 오명을 안기도 했었다. 또한 서울로 모든 것이 집중된 구도 속에서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송도․영종․청라지구가 국내에서 최초로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인천을 바라보는 시각이 새로워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인천시는 올해 대전 엑스포 이후 가장 많은 관람객이 방문한 인천 세계도시축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한데 이어,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유치에도 성공해,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안상수 시장은 인천을 세계적인 도시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복지도시, 문화도시, 환경도시, 지식도시, 국제도시 건설”이란 시정 목표를 세우고 시민 삶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해나가고 있는데, 특히 인천의 도시 이미지를 새롭게 바꾸기 위해서는 세계의 어떤 도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환경도시, 녹색도시로의 탈바꿈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친환경 생태도시 조성, 자연과 함께하는 쾌적한 환경 만들기’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안상수 시장은 2002년부터 2006년까지는 ‘Green 인천 300만 그루 나무심기’ 사업을 추진, 애초에 계획했던 300만 그루의 두 배가 훨씬 넘는 757만 그루의 나무를 식재, 공해도시라는 기존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사업 추진 이후 절대적인 녹지양은 증가했으나 시민들이 체감하는 도심 속 녹지는 부족하다는 판단 하에 ‘도심 속 생명의 숲 1천만㎡ 늘리기’ 사업을 연이어 추진하여 10월말 현재 1천2백4십만㎡를 조성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300만 그루 나무 심기는 265만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각자 1그루씩 나무를 심자는 취지에서 구상되었고, 생명의 숲 1천만㎡ 늘리기는 시민 1인당 1평에 해당하는 3.3㎡의 숲을 갖자는 시민참여 운동으로 기획하였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일상생활 공간 내에서 늘 푸르름을 접할 수 있도록 생활권 녹지를 늘리는데 주력하였습니다. 그래서 봉화로 같은 경우에는 교통분야의 반대가 있었지만, 도로의 폭원을 줄이고 중앙분리대에 녹지공간을 확보했고, 도심내의 유휴지와 자투리공간을 최대한 녹지공간으로 조성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주택단지와 가까운 곳에 있다는 점에 착안해 학교숲 조성에도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처음엔 관리 문제 등으로 난색을 표하던 학교들을 설득해 어렵게 추진해갔는데, 지금은 반응이 워낙 좋아서 대상지를 선별해서 순차적으로 해나갈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안상수 시장은 단순한 녹지 조성에서 한 걸음 나아가, 인천이 말뿐이 아닌 진정한 생태도시가 될 수 있도록 도심 S자 녹지축 보전 계획을 수립, 올해 8월에는 계양산 징매이 고개 생태통로 연결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하였고, 원적산 생태통로 연결 사업을 시작하는 등 계양산에서 봉재산까지 녹지축을 연결하는 도심 생태계 복원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한 도심 생태계 복원과 생물서식처 조성을 위해, 산지 내 계곡, 옹달샘, 약수터의 버려지는 물을 활용하여 습지(물 웅덩이) 139개소를 조성하는 등 자연의 건전성을 높이는 비오톱 조성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더불어 인공적으로 바닷물을 끌어들여 만든 송도 센트럴파크, 도심을 가로지르는 녹지축 중앙공원, 해양생태지원을 주제로 한 소래해양습지생태공원 조성 등을 통해 거점 녹지공간 확보에도 노력하였다. 특히 중앙공원은 예산 문제 때문에 원래 10년에 걸쳐 조금씩 조성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안상수 시장이 취임 이후 도심 속 녹지의 중요성을 절감하여 기부채납방식을 도입, 조성기간을 절반 이상 단축시키기도 했다.
인천 IFLA APR 공동 개최와 조경에 대한 애정
2009 조경계 10대 뉴스에도 선정된 “2009 인천 IFLA APR 총회”는 1992년 서울과 경주에서 개최된 세계대회 총회와 1999년 양양에서 열린 동부지역 회의에 이어 국내 조경계가 세 번째로 개최한 세계조경가협회의 국제 행사였다. 서두에서도 이야기한 바와 같이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인원이 참석, 21세기 새로운 조경의 비전 모색을 위한 논의의 장이 펼쳐졌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어, 성공적인 총회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80일 동안 ‘내일을 밝히다(Lightening Tomorrow)’라는 주제로 개최된 인천 세계도시축전의 일환으로 이번 IFLA APR 총회가 개최될 수 있도록 크고 작은 지원을 아끼지 않은 안상수 시장은 도리어 “여러 나라의 조경전문가들에게 인천의 달라진 모습을 알리고 또 인천의 공원녹지 정책에 유익한 학술적 연구 성과들과 정보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었던 좋은 자리였다”며 공동개최자인 한국조경학회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적은 인원으로 정말 많은 공원녹지사업들을 추진해나가고 있는 직원들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는데, 이례적으로 공원녹지 담당 공무원을 격려하기 위해 보통 고시출신이나 타 부서에서 맡곤하던 부이사관급 자리에 9급으로 출발한 공원녹지 직원을 임용하는 파격 승진을 단행하기도 했다. 그리고 인천시는 조경의 전문성과 중요성을 감안해 2007년부터 꾸준히 조경직 공무원을 임용하고 있는데, 2007년 24명에 이어, 2008년에도 13명이나 임용하였고, 2009년에도 조경직 7명, 산림자원직 4명을 임용하였다.
“시민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건강한 녹색도시를 만들고 가꾸는 조경에 대한 투자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아도 가장 훌륭한 투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가 창출해내는 유익한 가치는 산술적으로 따질 수 없을 정도로 정말 막대합니다. 또 도시 이미지에 미치는 효과 역시 지대합니다.”
질 높은 삶의 공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요즘, 안상수 시장의 조경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자연과 인간이 행복하게 공존하는 친환경 생태도시 구현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