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꽃의 심성
최근 연구개발 보급되고 있는 우리꽃들은 그 심성이 대체적으로 순한 편이고 서정적인 것이 주종을 이룬다. 원예종으로 정착된 외래의 상업적인 꽃들과는 그 느낌이 판이하게 다르다. 국도나 지방도로변에 가득 피어나는 루드베키아를 보았을 때 이를 선호하는 사람과 몹시 혐오스럽다고 반응을 나타내는 사람과의 부류가 나타나는데, 가장 싫다고 반응을 나타내는 부류는 스님들이었고 그 중에서도 비구니 쪽은 심하게 역감정이 노출되었다. 반대로 한 관광집단이 버스를 노변에다 세우고는 방뇨를 하면서 이 꽃을 아름답다며 기념촬영하기에 여념이 없는 정경을 목격하기도 하였다. 원추리류며 기린초, 꿀풀, 붓꽃, 패랭이나 부처꽃, 참나리, 비비추, 산옥잠, 맥문동
그리고 용머리, 벌개미취, 감국, 구절초류랑 해국, 층꽃, 수크령, 꿩의비름...등등 그어느것 하나 요염하지는 않으나 하염없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 것들이다. 화려하거나 깜찍하거나 원색적인 꽃들을 대량으로 군식하여 두었을 경우는 곧잘 질려버린다. 반면에 수수하고 은은한 꽃들을 군식하면 할수록 그 효과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마침내에는 일상으로 접하는 주민들로 하여금 소박하고 선량한 심성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힘이 발생하는 것이다. 꽃으로도 민족성을 그르칠 수도 있고 선인(仙人)들로 인도할 수도 있는데, 꽃은 곧 신의 섭리로 인간이 창조되기 이전부터 피고 있는 섭리의 표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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