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관리
폴더명
스크랩

Shared Cities
‘2014 유럽 도시 공공 공간 대상’ 수상작 전시
  • 양다빈
  • 환경과조경 2015년 3월
SCS_001.jpg
마르세유 ‘뷰포트’ 재생 사업, 마이클 데스바인(Michel Desvigne), 2013, 공동 당선작 
ⓒN. Young Foster Partners

 

바르셀로나 현대문화센터Centre de Cultura Contemporàia de Barcelona(CCCB)는 2000년부터 2년마다 ‘유럽 도시 공공 공간 대상European Prize for Urban Public Space’을 개최해 왔다. 유럽 전역에서 재생되었거나 새로 조성된 공공 공간 중에서 잘된 곳을 선별하고, 그 결과를 유럽 곳곳의 주요 미술관 및 박물관에서 공개한다. 건축가와 도시설계가 등의 전문가와 시민이 같은 주제에 대한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더 나은 도시 경관을 만들어가려는 취지로 기획된 전시다. 여덟 번째로 열린 ‘2014 유럽 도시 공공 공간 대상’에는 194개 도시에서 총 274개 작품이 제출되었고, 그 중 두 개의 공동 당선작과 6개의 특별상, 그리고 19개의 최종 결선 진출작이 선정되었다. 핀란드건축박물관Museum of Finnish Architecture(MFA)에서는 3월 15일까지 ‘공유 도시Shared Cities’라는 제목으로 수상작들의 완공된 모습은 물론, 이러한 공간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새롭게 재구성될 수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본지에서는 공동 당선작 두 작품과 더불어 특별상 일부를 소개한다.


마르세유 ‘뷰포트’ 재생 사업, 공동 당선작

뷰포트Vieux-Port는 유럽에서 가장 큰 항구로서 과거 프로방스Provence 지역의 경제적 기반이었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뷰포트는 그 입지적 중요성과 아름다운 항구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점차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었고, 보행자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는 공간이 되어 버렸다. 2009년부터 진행된 뷰포트 재생 사업을 통해 차량의 접근이 제한되고, 보행자의 편의를 위한 여러 가지 시설이 도입되었다. 새로 건설된 부양식 부두floating dock는 다양한 수상 활동의 기반이 되고, ‘그랑드 옴브리에레Grande Ombrièe’라 불리는 1,000m2 면적의 직사각형 캐노피는 뷰포트를 찾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유럽의 많은 항구 도시가 경제적 불황 속에 공공 공간으로서 제 역할을 못하는 가운데, 이 ‘오래된 항구’는 새로운 모습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엘체 ‘브레이디드 벨리’, 공동 당선작

비날로포 강Vinalopo River은 스페인의 엘체Elche 지역을 지나면서 그 폭이 매우 좁아진다. 상류로부터 물이 과도하게 유입되거나 폭우가 쏟아지는 날이면 홍수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1970년대 축조된 제방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지만, 동시에 도시를 단절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2009년에 이르러, 시는 둑을 허물지 않으면서도 단절된 공간을 연결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공모전을 개최했다. 당선작 ‘브레이디드 벨리Braided Valley’는 문자 그대로 벌어진 계곡을 다시 (교각으로) ‘땋아보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작품이다. 3km의 선형 공원에 건설된 Y자 형태의 다리는 단절되었던 엘체 지역을 단순히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알타흐 ‘이슬람 장례식장’, 특별상

알타흐Altach는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많은 이슬람교도가 살고 있는 지역이다. 커뮤니티가 확장됨에 따라 종교 행사는 물론 장례식을 치를 공간마저 부족하게 되었고, 알타흐 시는 새로운 이슬람교식 장례 공간을 조성하게 되었다. 무살라Musallah(이슬람교 예배당)를 비롯한 모든 장례 공간은 메카Mecca를 향하고 있으며, 5개의 묘지와 죽은 자의 몸을 씻기는 세정소도 마련되어 있다. 9년에 걸친 충분한 자료 조사와 의견 수렴을 통해 완성된 이 새로운 종교 시설은 이민자와 같은 소수 집단의 필요를 충족하는 현대적 공공 공간으로 평가받고 있다.


리폴 ‘라 리라’ 극장 재생 사업, 특별상

스페인 리폴Ripoll 지역 의회는 수년간 버려져 있던 ‘라리라La Lira’ 극장의 새로운 이용 방법을 찾기 위해 지난 2003년 설계공모를 개최했다. 당선된 아란다 피젬 비랄타 아키텍츠RCR Aranda Pigem Vilalta Arquitectes SLP는 ‘라 리라’ 극장의 부식된 벽면을 헐어버리지 않고, 구조체 내부를 보강하는 보존 중심의 설계안을 제시했다. 이 설계안에는 특별한 장식이나 추가되는 공간도 없지만, 오히려 극장이 기존 경관과 쉽게 어우러지도록 계획되었다. 현재 새로운 옷을 입은 극장은 마을의 입구 광장으로 활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9세기에 조성된 마을 시장과 기차역 주변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런던 ‘라인햄 습지’, 특별상

라인햄 습지Rainham Marshes는 런던의 동쪽 경계를 이루고 있는 범람원으로서 북쪽의 템스 강Thames River까지 이어진다. 이 지역은 런던이라는 대도시에 인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세 시대의 경관적 특징을 유지하고 있으며, 철새 도래지와 희귀 식물의 서식지라는 점에서 국가 차원의 보호가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시당국은 시민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자연스러운 환경 보호 교육이 이루어질 것이라 기대했고, 지난 2006년부터 왕립조류보호협회Royal Society for the Protection of Birds의 협조 하에 벤치와 같은 간단한 시설물부터 조류 관찰대와 같이 적극적인 체험을 유도하는 시설물까지 단계적으로 도입하게 되었다. 런던 시민들은 런던 내에서 이와 같은 특별한 자연 환경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라인햄 습지의 가장 큰 장점이라 말하고 있다.


헬싱키 ‘바아나’ 차 없는 거리, 특별상

핀란드어로 철로를 뜻하는 바아나Baana는 도심 한 가운데를 관통하는 길이 1.5km, 깊이 7m의 철로였다. 2008년에 이 철로의 종착점인 랜시사타마Läsisatama항구가 폐쇄되었고, 바아나에도 더 이상 기차가 오가지 않게 되었다. 시당국은 버려진 철로가 도시 경관을 저해한다고 판단하여 이 곳을 덮어버릴 계획을 진행하지만, 그 비용과 공사 완료까지의 시간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시민 공청회에서는 보행자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제시되었고, 자전거 전용 도로와 도심에서 연결되는 보행 슬로프가 조성되었다. 일시적인 방책으로 진행되었던 이 계획은  특한 경관의 ‘차 없는 거리’로  전했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공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월간 환경과조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