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공 공간은 대개 그 주위를 둘러싼 문화, 생태, 그리고 경관과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있다. 우리는 이러한 선례에 따라 깨끗한 자연 환경을 조성하고 문화를 담아내는 동시에 선언적이면서도 대상지를 존중하는 새로운 프레시디오 게이트웨이Presidio Gateway를 제시하려 한다. 이러한 계획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프레시디오는 물론, 크리스 필드Crissy Field, 골든 게이트 브리지Golden Gate Bridge, 알카트라즈Alcatraz, 그리고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 시 등 독특한 환경과의 세밀하고 유려한 통합이 요구된다.
또한 민간 행사를 위한 대규모 시설은 물론 사색 및 휴식을 위한 친밀한 공간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에 존재했던 것, 현재 존재하는 것, 그리고 미래에 존재할 수 있는 것 사이의 대화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야 한다. 즉,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에 예상되는, 그리고 예고 없이 닥쳐오는 모든 변화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상지의 비범한 환경이 자아내는 우아함에서 비롯된 절제된 디자인 접근법은 대상지가 가진 군사 기지로서의 전통과 이에 자부심을 갖고 군에 복무했던 사람들을 기리는 한편, 지역 주민 모두를 끌어들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West 8의 설계안은 프레시디오의 현재를 받아들이고 이 땅의 역사를 기리며 새로운 프레시디오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내실을 강화한다. 이는 프레시디오 자체가 지니고 있는 역동성을 넘어서려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보완하게 되는 셈이다. 이 허브는 모두를 환영한다는 민주주의적인 개념을 바탕으로 구상되었으며, 프레시디오의 새로운 모습을 지속적으로 발굴해나가는 과정의 촉진제가 될 것이다. 프레시디오를 일상적으로 보며 살아가는 인근 주민이든, 이곳을 처음 방문하는 이웃 마을 꼬마든, 옛 영웅을 회상하는 참전 용사이든, 혹은 샌프란시스코의 매력에 사로잡힌 방문객이든, 프레시디오를 찾는 모든 사람들은 각자 자신들을 매혹시키는 순간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West 8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기반으로 뉴욕과 벨기에에 지사를 둔 도시·조경설계사무소다. 1987년 설립된 이래로 대규모 도시 및 환경설계 프로젝트에서부터 워터프런트, 공원, 광장, 정원, 시설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와 성격의 프로젝트를 다루고 있다. 복잡한 디자인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조경가, 건축가, 도시설계가, 산업디자이너 등 70명이 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일하고 있으며 종합적이고 다학제적인 접근을 통해 디자인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로테르담 쇼부르흐플라인(Schouwburgplein), 암스테르담 보르네오 도시설계, 런던의 업무단지 치스윅 파크(Chiswick Park), 스위스 이베르돈레반 2002 엑스포, 거버너스 아일랜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