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스(Stoss) 를 이끄는 크리스 리드(Chris Reed)는 경관과 도시의 변화를 선도적으로 이끄는 연구자이자 전략가, 교수이며 디자이너다. 특히 생태와 경관, 인프라, 사회 공간 및 도시 관계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보스턴, 댈러스, 아부다비, 중국, 미국 중서부 전역의 리질리언스에 관한 도시 경관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4월 리질리언스 프로젝트 중 하나인 ‘이스트 보스턴과 찰스타운 해안 리질리언스 솔루션’이 2018 WLA의 개념 설계 부문(conceptual design award)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프로젝트의 이면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숨어 있을까. 크리스 리드와 김세훈 교수가 폭넓게 나눈 대화를 옮긴다. _ 편집자 주
Q 보스턴이라는 도시에 대한 단상으로 인터뷰를 시작하자. 최근 많은 계획이 보스턴에서 진행 중이다. 도시 중심부를 관통하는 고속 도로를 지하화한 빅 딕(Big dig)프로젝트 준공 이후 사우스 보스턴 개발, 이스트 보스턴 워터프런트 계획, 포트 포인트 해협(Fort Point Channel) 주변의 해리슨-알바니 회랑(Harrison-Albany corridor) 계획, 하버워크(Harborwalks), 보스턴 기후 변화 대응 계획(Climate Ready Boston) 등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미 프레더릭 옴스테드나 케빈 린치 등 조경과 도시설계의 풍부한 전통을 갖고 있는 보스턴이라는 도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보스턴은 풍부한 경관 유산을 가진 도시다. 과거 옴스테드의 사무소는 브루클린 인접 교외 지역에 있었다. 그는 에메랄드 네클러스(emerald necklace)라 불리는 일련의 공원과 수목원, 각종 오픈스페이스를 설계하면서 서로 다른 도시 기능을 잇고 홍수 예방 등 복합 기능을 하는 그린 인프라를 조성했다. 이러한 전략은 19세기 후반 찰스 엘리엇(Charles Elliot)이 지역 하천과 각종 자연환경을 연결함으로써 그 효과가 더욱 증폭되었다. 이러한 유산은 18~19세기 미국의 산업 도시 중 하나인 보스턴을 현대적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세기 들어 보스턴은 여러 도시 정비 기법을 통해 역동적인 커뮤니티를 대규모 재개발로 대체하는 과정을 겪었다. 물론 도시의 조각난 부분을 서로 이어주고자 린치와 서트Sert같은 선구자가 혁신적인 제안을 하기도 했지만, 이는 비교적 제한적인 효과를 내는 데 머물렀다. 그럼에도 도시계획가들은 대단위 계획안의 부정적 효과를 경계하게 되었고, 이에 대한 커뮤니티의 인식도 높아지면서 점차 적정 규모의 개발을 지향하게 되었다. 결국 작은 규모의 잘 계획된 프로젝트가 누적되어 좋은 도시 조직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이러한 개발 지향적 도시 만들기가 정말 좋은 도시를 만들 수 있는지, 그리고 진정한 의미의 ‘공공성’을 창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기후 변화 대응과 적응의 필요성은 보스턴 도시 기본계획 수립에 있어 새로운 접근 방식을 요구한다. 도시를 바꾸는 데 경관의 회복력(resilience)을 그 논의의 중심에 둔다. 기후 변화 문제는 한 번에 한 곳에서 다룰 수 없다. 복합적인 환경 시스템 속에서 어떤 융복합적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는지, 특히 경관을 기반으로 시간성과 복잡성을 포괄한 접근법이 중요하다. 보스턴이라는 도시는 이러한 측면이 매우 중요한 곳이다. 그래서 우리와 같은 조경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팀이 구성되어 도시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3호(2018년 7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