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세, 독일 지성인의 양심이자 정신적 스승
독일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소설가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1877~1962)는 흔히 구도자, 양심의 수호자로 불린다. 자전적 소설이라 평가되는 그의 작품들에는 자연에 대한 무한한 동경과 함께 청춘에 대한 그리움, 사랑·평화·자유와 같은 인간적 가치의 회복이 기저에 깔려 있다. 히틀러와 나치주의자의 편협한 민족 이데올로기와 전쟁의 광풍 속에서도 헤세는 인간성의 가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자연에 대해 경건한 자세를 잃지 않았다. 스스로 “내 삶과 문학의 최종 목표”이며 “폭력의 시대 한가운데서 정신에 대한 믿음의 고백”이라고 평한 역작 『유리알 유희』에서, 그는 이성과 양식이 고갈된 시대에 지식인의 한계를 비판하면서 문명사적 해법을 모색하기도 했다. 경제적·기술적 진보의 시대에 방황하는 젊은이들에게 인간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삶에 관심 가질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과 함께 나치주의가 붕괴된 이후 독일은 물론 전 세계에 그가 인간 정신과 문화의 상징 인물로, 혹은 정신적 스승으로까지 부각된 것도 그런 까닭일 것이다. ...(중략)...
성종상은 서울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한 이래 줄곧 조경가의 길을 걷고 있으며, 지금은 대학에서 조경을 가르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선유도공원 계획 및 설계, 용산공원 기본구상,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마스터플랜, 천리포수목원 입구정원 설계 등이 있다. 최근에는 한국 풍토 속 장소와 풍경의 의미를 읽어내고 그것을 토대로 풍요롭고 건강한 삶을 위한 조건으로서 조경 공간이 지닌 가능성과 효용을 실현하려 애쓰고 있다.
* 환경과조경 358호(2018년 2월호) 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