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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생각, 새로운 공간] 박동훈 총괄디렉터, 필동문화예술공간 예술통
작은 공간의 아름다움
  • 환경과조경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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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가 이런 언급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 “풍경화를 그리기 위해선 그 장소에서 해가 뜨고 움직이며 지는 것에 대해 무척 잘 알아야 한다.” 북한산 인수봉이 만져질 듯이 맑은 늦여름 날, 충무로역에 내려 남산 자락의 필동으로 걸어 올라갔다. 거리에서 박동훈 총괄디렉터를 만났다. 도시에 대해 묻자 그는 재생 이전에 ‘재발견’을 말했다. 오랫동안 열심히 바라본 경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크게 대단할 것도 없는 세상을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 나고 자라는 대로의 자연, 여기 내가 자라온 도시가 가장 큰 아름다움을 감추고 있다는 단순한 긍정이 그 밑바탕이었다.

잠시 기운 빠지는 얘기를 하자면, 우리 사회의 도시재생은 아직 기술적 사안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이다. ‘시민의 합의’,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라는 당위적 선언은 50조라는 숫자 앞에 바람 빠진 풍선처럼 허무하게 사그라져 버렸다. 다들 4대강 사업의 두 배에 달하는 이 거대한 수표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고민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이미 수표의 액수는 정해졌으니 그럴듯해 보이는 영수증 처리만 남았다. 그 무대를 바라보는 관객들은 지역과 동네에 대한 애정과 애착, 그 눅진한 감정이 빠져 있는 수많은 ‘사업 시나리오’에서 어디론가 증발해 버린 진정성을 그리워한다. 정작 주연은 없이 연출만 가득한 공연에서 스스로를 정당화하느라 두꺼운 페이지와 긴 표와 맥 빠진 수사를 낭비하고 있는 투자 유치 보고서들을 보고 있자니, 피곤에 절은 누군가의 단견과 매몰된 시야에 의존하는 작금의 도시재생 촬영장이 불안하고, 또 불행하다. ...(중략)...

 

최이규는 1976년 부산 생으로 뉴욕에서 10여 년간 실무와 실험적 작업을 병행하며 저서 『시티오브뉴욕』을 펴냈고, 북미와 유럽의 공모전에서 수차례 우승했다. UNKNP.com의 공동 창업자로서 뉴욕시립미술관, 센트럴 파크, 소호 및 대구, 두바이, 올랜도, 런던, 위니펙 등에서 개인전 및 공동 전시를 가졌다. 현재 계명대학교 도시학부에 생태조경학전공 교수로 재직하며 울산 원도심 도시재생 총괄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다.

 

* 환경과조경 355호(2017년 11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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