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8일, 캐나다 퀘벡의 그랜드 메티스Grand-Métis에서 열릴 국제 가든 페스티벌 당선작들의 명단이 발표되었다. 이 가든 페스티벌은 올해로 15번째를 맞이하였고, 당선작들은 이후 6월 28일부터 9월 28일까지 레포드 정원Reford Garden에 전시된다. 이번 공모에는 35개국의 700명이 넘는 건축가, 조경가, 디자이너 및 예술가들이 293개에 달하는 현대적 정원 설계안을 제출했다.
이번 공모의 주인공이 된 6개의 당선작은 캐나다, 한국, 스페인, 스위스, 미국 등 5개국의 설계가들에게 돌아갔다. 당선작 외에 “Bal àla villa”, “sPOTs” 2개의 프로젝트는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올해 공모전의 6명의 심사위원은 드니 부셰Denis Boucher(프로젝트 담당자, 퀘벡 종교유산위원회conseil du patrimoine religieux 소속), 세실 콤벨Cécile Combelle(아틀리에 바르다Barda의 건축가, 2013 가든 페스티벌에서 “he SacréPotager Garden신성한 정원”을 설계), 조경가 빈센트 르메이Vincent Lemay, 마테이 파퀸Matei Paquin(모멘트 팩토리Moment Factory의 프로젝트 개발 이사), 안 웨브Ann Webb(전 캐나다 예술 재단 운영이사이자 발행인), 그리고 알렉산더 레포드Alexander Reford(국제 가든 페스티벌과 메티스/레포드 정원jardins de Métis/Reford의 책임자)였다.
국제 가든 페스티벌과 레포드 정원
국제 가든 페스티벌은 북미 대륙에서 열리는 동시대 가든 페스티벌의 대표격이며, 가스페 반도Gaspé Peninsula의 초입에 있는 메티스 정원에서 진행된다. 엘시 레포드Elsie Reford가 조성한 역사적 장소인 메티스 정원과 인접한 곳에서 열리기 때문에 역사와 현대성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며, 보존과 전통 그리고 혁신 사이의 대화를 만들어 나간다. 매년 페스티벌에서는 세인트로렌스 강St. Lawrence River 둑 자연 환경에 대해 각자 다양한 원칙을 가지고 설계한 60명 이상의 건축가, 조경가, 디자이너들의 개념적 정원Conceptual Garden을 전시한다. 2000년도에 페스티벌이 시작된 이후, 140개 이상의 정원이 그랜드 메티스Grand-Métis에서, 그리고 캐나다 및 세계 전역에서 야외 설치 프로젝트를 통해 전시되었다.
문화 공간이자 관광지의 기능을 50년 이상 해온 레포드 정원은 오늘날 퀘벡 동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명소 중 한 곳으로, 방문객들에게 감각적인 모든 경험을 제공한다. 역사적 정원 및 에스테반의 여름 별장Estevan Lodge이 있는 이 국가적 사적지는 최근 퀘벡 주정부에 의해 문화 유적지로 지정되기도 했다. 참고로 레포드정원은 올해 5월 31일부터 9월 28일까지 휴일 없이 개장한다.
국제 가든 페스티벌은 많은 공공 및 민간 파트너의 재정적 지원을 통해 개최되고 있다. 또한 캐나다의 경제발전은 그 자체로 경관의 실험적 프로젝트 발전을 위한 중요한 파트너가 되기도 한다. 하이드로 퀘벡Hydro-Québec은 1999년 이후부터 레포드 정원의 주요 스폰서가 되어 페스티벌을 지원하고 있다.
Afterburn
작품 “에프터번Afterburn”이 제공하는 종말 이후적postapocalyptic 체험을 통해 방문객들은 화재를 겪은 자연이 어떻게 스스로 재생하는지, 그리고 상처 입은 경관을 어떻게 치유하는지 볼 수 있다. 이 작품의 설계자는 크세니아 캐그너Ksenia Kagner와 니코 엘리엇Nicko Elliott으로 구성된 ‘시빌리안 프로젝트 Civilian Projects’다. 몬트리올에서 태어나고 브루클린에 기반을 둔 이들의 예술과 건축은 경관과 물성이 가진 사회적 가능성에 강조점을 두며 작동한다. 이들은 세부설계 및 정원의 구조를 통해 정원 내에서 인간화된 시스템과 자연 환경 시스템 간의 상호 의존성을 읽어낼 수 있게 했다. 크세니아 캐그너는 제임스 코너의 필드오퍼레이션스 소속 PA프로젝트 건축가며, 니코 엘리엇은 창조적인 부동산 개발사 매크로 시Macro Sea의 설계 디렉터를 맡고 있다.
Cone Garden
이 정원은 오렌지색의 원형 콘cone 구조물들로 이루어진 팝업 정원이다. 정원의 콘 구조물은 건설 현장의 상징적 심벌이며,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인공물의 구축, 해체, 재구축을 상징한다. 콘 구조물은 방문객들과 이곳을 지나가는 이들을 위한 플랜터이자 의자가 되며, 동시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콘’이 된다. 이 작품의 설계자는 한국 서울에 소재한 ‘라이브스케이프’의 건축가이자 조경가인 유승종, 조경가 심병준, 식물 전문가 조혜령, 조경 설계가 조용철, 정일태, 김진환, 윤수정, 그리고 미디어 아티스트 권병준이다. 라이브스케이프는 살아 있는 자연적 재료를 이용해 창의적이고 지속가능하며 내러티브가 있는 공간을 창출한다. 이들은 다양한 스케일의 여러 프로젝트를 전개해 왔으며, 예술적 측면의 접근 방식과 경제적 지속가능성 사이의 합의점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ine Garden
대상지의 자연 환경 속에 빽빽하게 정렬된 안전용 보안 테이프로 만들어진 이 현대판 미로는 이곳에 방문하고 살아가는 여러 사람들에게 환경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스위스 바젤에 기반을 두고 있는 캐나다 출신의 미술가 겸 디자이너인 줄리아 잠로지크Julia Jamrozik와 코린켐스터Coryn Kempster가 설계했다. 이들은 설치, 드로잉, 비디오, 건축을 통해 도시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을 살펴보고 이 현상들을 다시 새로운 것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재현한다. 잠로지크와 켐스터는 공공 영역에 대해 호기심을 지니고 있으며, 개인과 집단이 공간의 내부와 외부를 이용하는 방식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들은 2003년 이후부터 함께 공동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Méristème
식물 세포 시스템을 육안으로 보이는 구조체로 재현하는 이 작품은 인류 사회의 미래를 보장해줄 식물의 생물다양성의 중요한 역할을 떠올리게 한다. 이 정원은 캐나다 퀘벡 몬트리올의 디자이너인 캐롤라인 마가Caloline Magar, 마리 조제 가뇽Marie Josée Gagnon, 프랑소와 라블랑Francois Lablanc으로 이루어진 ‘샤시CHÂSSI’가 설계했다. 샤시는 건축, 조경, 도시계획, 디자인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 가변적 형태의 디자이너 그룹이다. 구성원들은 공동으로 단기간의 일시적 설치 작업을 함으로써 건축적 특징을 부각시키며, 개별 부지의 오너십을 유쾌한 방식으로 강화하기 위해 미술, 문화, 디자인 작업을 촉진시키고 있다.
Orange Secret
“오렌지 시크릿Orange Secret”은 위요된 공간에서 우리가 반응하는 방식과 그 지각으로 작동된다. 이 정원은 우리가 감각을 통해 지각을 완성하도록 해주는 수많은 자극 중에서 시각적 특징을 분리시켜 정원의 오렌지색 차원orange dimension을 탐험할 수 있게 한다.
이 작품은 미국 뉴욕의 조경가 및 도시설계가인 윌리엄 로버트William E. Roberts, 농공학자이자 조경가인 로라 산틴Laura Santin으로 구성된 ‘노마드 스튜디오Nomad Studio’가 설계했다. 노마드 스튜디오는 조경 분야의 국제적 네트워크를 통해 협력을 실천하고 있다. 이들은 각 프로젝트마다 적합한 팀을 편성하여 운용한다. 이 같은 방식은 각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유연성, 동기 부여,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
Rotunda
물이 담긴 원형 접시 형태의 “로툰다Rotunda”는 새와 곤충의 식량인 꽃가루와 잎사귀를 매일 모아주어 정원안에서 새로운 생명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이 작품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에 소재한 ‘시티래버러토리Citylaboratory’의 건축가 오로라 아르멘탈 루이즈Aurora Armental Ruiz와 스테파노 시울로 워커Stefano Ciurlo Walker가 설계했다. 협력적 건축 플랫폼을 구성하고 있는 이들은 역사적·문화적·자연적 가치를 지닌 지역과 도시에 적합한 설계프로젝트를 개발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이들의 진취적인 계획은 다양한 프로젝트, 워크숍, 이벤트, 출판등의 실현을 위해 모인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학자, 학생들을 하나로 묶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