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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소각장의 진화
부천아트벙커 B39
  • 환경과조경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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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아트벙커 B39’의 로비에서 전시관으로 이동할 때 39m 높이의 쓰레기 저장조를 만나 볼 수 있다. ⓒ윤정훈

 

쓰레기 소각장에서 복합 문화 예술 공간으로

 

1995년 가동을 시작한 이래, 삼정동 소각장은 부천 주민 갈등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었다. 하루 수백 톤의 쓰레기를 처리하던 소각장은 기준치의 20배가 넘는 다이옥신을 뿜어냈고, 시민들은 소각장 폐쇄를 위한 대책 위원회를 구성했다. 결국 소각장은 운영을 시작한 지 15년 만인 2010년에 폐쇄되었다. 멈춰버린 소각 시설은 그렇게 방치되다 사라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2014년 삼정동 소각장이 문화체육관광부 폐산업시설 및 산업단지 문화재생사업의 대상으로 선정되며 새롭게 활용될 준비에 돌입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올해 6, 1년여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소각장은 부천아트벙커 B39(이하 B39)’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시작을 맞이했다. B39에서 3939m에 달하는 쓰레기 벙커의 깊이를 뜻한다.

 

고치고 남기고

삼정동 소각장 문화재생사업 건축설계공모에서 당선된 김광수 건축가(스튜디오 케이웍스 대표, 건축사사무소 커튼홀 공동대표)가 소각장의 리모델링 계획을 맡았다. 그는 건축적 개입을 최소화했다. 과거의 기억을 남김과 동시에 부족한 예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기존 건물의 골격을 거의 유지하되, 건물 동쪽에 긴 통로를 새로 만들었다. 노출 콘크리트 통로는 소각장과 비슷한 스케일과 재질로 만들어진 덕분에 원래 건물의 일부처럼 보인다. 거대한 회랑을 닮은 통로를 따라 방문객은 자연스럽게 건물 내부로 향하게 된다. 소각장은 현재 1, 2층만 재단장된 상태다. 나머지 3, 4, 5층은 향후 예산을 확보해 순차적으로 바꿔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1층의 로비와 카페, 2층의 직원 사무실과 스튜디오 룸에서는 이곳이 과거 소각장이었다는 사실을 알아채기가 쉽지 않지만, 곳곳에 소각장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적절히 남아 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65(2018년 9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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