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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도시와 관계하는 열한 가지 방식] '시화: 시가되다'
인류학적 현장 연구와 예술
  • 환경과조경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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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 시가 되다’ 전, 문래예술공장 M30, ETC, 2014. ‘도시와 지역’, ‘다학제 간의 협업’, ‘사회 시스템의 이용과 전복’ 등을 키워드로 삼은 예술가 그룹 ETC는 2013년 대부도 경기창작센터에 입주하여 인류학적 민족지와 유사한 방식의 리서치를 기반으로 하는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14년에는 그 결과를 전시와 판소리, 출판물의 형식으로 발표했다.

 

‘작가’ 또는 ‘예술가’를 모집하거나 초대하는 일은 주로 전시나 예술 프로젝트를 위한 경우가 많았지만, 주지하다시피 ‘도시재생’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프로젝트를 위해 작가 또는 예술가를 모으는 사례가 최근 몇 년 들어 늘어났다. 주로 지역 미화와 활성화, 또는 지역 커뮤니티를 위해 예술가를 동원하는 경우다. 여기서 작가/예술가는 일종의 사회복지사/사회적 노동자social worker로서 활동하게 된다. 그런데 스스로의 정체성을 예술가‑사회적 노동자로 명확히 규정하지 않은 이들이 ‘예술가’로 초대받아 ‘사회복지사’의 일을 하게 되는 경우 예술가는 심각한 정체성의 갈등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런 갈등이 예술가를 ‘예술가’로서 초대해 ‘사회복지사’로서 일해주기 바라는 주체와 만날 경우, 예술가와 초대 주체 간에 불편한 관계가 생겨나기도 한다.

 

이러한 긴장 관계가 일어나는 또 다른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종종 ‘도시재생’ 또는 ‘문화재생’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것들이다. 때로는 실질적인 ‘재생’을 위해, 때로는 가시적인 재생은 포기했으나 사라지는 것들을 기록하기 위한 전국 방방곡곡의 지역 리서치 사업에서 예술가들이 일종의 예술가‑연구자로 활동하게 되는 경우다. ...(중략)...

 

진나래는 미술과 사회학의 겉을 핥으며 다방면에 관심을 갖고 게으르게 활동하고 있다. 진실과 허구, 기억과 상상, 존재와 (비)존재 사이를 흐리고 편집과 쓰기를 통해 실재와 허상 사이 ‘이야기-네트워크-존재’를 형성하는 일을 하고자 하며, 사회와 예술, 도시와 판타지 등에 관심이 있다. 최근에는 기술의 변화가 만들어내는 지점에 매료되어 엿보기를 하고 있다. 2012년 ‘일시 합의 기업 ETC(Enterprise of Temporary Consensus)’를 공동 설립해 활동했으며, 2015년 ‘잠복자들’로 인천 동구의 공폐가 밀집 지역을 조사한 바 있다. 

www.jinnarae.com

 

환경과조경 349(2017년 5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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