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의 왕족과 귀족의 저택은 풍수지리라는 지상학적인 조건을 중시하여 대개 높은 곳에 웅대하고 화려하게 짓고 이에 어울리게 정원을 가꾸어 즐겼다. 고려시대에 나타난 정원의 유형은 동국이상국집의 「손비서냉저천정기」와 근재집의 「순흥봉서루중영기」에서 기술된 바로 알 수 있는데 경도를 중심으로 한 권신이나 귀족계급의 정원은 석가산이나 기화이목(奇花異木), 곡소(曲沼), 곡지(曲池) 등 인위적인 정원시설에 치중하여 만들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지나친 인공미에 싫증을 느낀 나머지 경도 교외나 전원지 등의 수려한 경승지에 수림, 계곡, 암석 등 자연요소들을 활용하여 자연과의 조화를 시도한 성격의 정원이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고려시대에는 후원이나 후정, 전정, 중정, 그리고 문정(門庭) 등 정원공간의 분할을 볼 수 있는데, 조선시대와 마찬가지로 후원을 중히 여겨 아름답게 꾸몄다. 특히 여말로 내려옴에 따라 숭유(崇儒)사상에 의한 남녀공간의 분리로 외정(外庭)이 생겨남으로써 정원공간의 확대를 가져옴을 알 수 있다.
※ 키워드: 고려정원, 모정, 원지, 석가산, 장리, 화오, 별서정원, 선정
※ 페이지 : p10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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