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archive)라는 용어는 이제 카페 이름으로도 쓰일 정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공원과 아카이브의 결합은 어떠한가? 과연 필요한 것인가? 가능한 것인가? 공원을 왜 기억해야 하며, 그 방식은 무엇인가? 복고 유행에 편승하는 일인가? 기껏해야 150여 년밖에 되지 않은 공원이 고고학의 대상이 된 것인가?
이미 공원 아카이브가 존재하고 아카이빙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미국의 사례로부터 공원 아카이브가 왜,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어떠한 가치를 보이는지 살펴보자.1
센트럴 파크 아카이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센트럴 파크 아카이브들이다. 뉴욕 시 공원휴양국(New York City Department of Parks & Recreation) 홈페이지는 센트럴 파크를 포함한 뉴욕 시 공원의 연례 보고서와 회의록 등의 공공 기록물을 PDF 파일로 제공한다.2 문건은 유형에 따라 다섯 가지로 구분되며, 파일은 시간순으로 나열되어 있다. 클릭 한 번으로 1857년도 보고서1857 Central Park Commissioners Annual Report를 다운받으면 공원 조성 당시 1년 동안의 안건과 결정 사항, 사용한 용어, 관계자, 예산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센트럴 파크 도면은 뉴욕 시 기록정보서비스국NYC Department of Records & Information Services(DORIS)의 아카이브에서 찾을 수 있다. 1977년에 설립된 이 기관은 뉴욕 시의 이민 역사, 행정 변천사, 도시 건설사 등 공공 기록물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시 아카이브(municipal archives)3를 구축했다. 이 아카이브는 누군가 찾아주길 바라며 자료를 보관하고 있는 소장처에 그치지 않고, 뉴욕의 역사와 문화를 재발견하고 조명하는 전시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 기관이 특히 자랑하는 자료는 1,500점에 이르는 센트럴 파크 도면과 문서로, 옴스테드의 센트럴 파크 마스터플랜 ‘그린스워드(Greensward)’는 2017년에 디지털화됐다(그림 1).4 ...(중략)...
* 환경과조경 383호(2020년 3월호) 수록본 일부
**각주 정리
1. 이 글은 필자가 ‘2019 공원학개론’ 2회에서 발표한 내용과 다음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다. 이명준, 김정화, 서영애, “미국 조경 아카이브 구축 동향과 특성 연구”, 『한국조경학회지』 47(6), 2019, pp.1~11.
2. www.nycgovparks.org/news/reports/archive
3. www.archives.nyc
4.www.archives.nyc/blog/2017/12/21/digitizing-the-greensward
김정화는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강사다.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에서 공부한 뒤 우리엔디자인펌, 조경설계 서안, 서안알앤디조경디자인에서 설계 실무를 거쳤다. ‘우리나라 식물원의 기원과 진화’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영국 에든버러 대학교 고등인문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냈다. 현재 도시경관연구회 보라(BoLA)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으며 수목원, 호텔 정원, 백화점 옥상 정원, 캠퍼스 정원 등에 나타나는 근대 조경의 양상을 살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