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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준 Laboratory D+H
NEW START, MY DESIGN OFFICE
  • 환경과조경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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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10년 전, 학부 3학년 때 진로의 방향을 설정하는 수업에서 정했던 30대 중반의 목표는 좋은 동료와 함께 작은 설계 스튜디오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정말 감사하고 운 좋게도 첫 직장에서 3년차가 되었을 즈음, 친구이자 동료였던 현재의 파트너 후 이챙 종钟惠城에게 좋은 창업의 기회가 왔고, 그 친구는 나에게 함께 하기를 제안했다. 함께 운동한 후나 퇴근길에서 “언젠가 함께 해보자”고 희망사항처럼 얘기만 나누던 우리에게 찾아온 진짜 기회였다.

설립 당시인 몇 년 전 만해도 중국의 건설 경기가 매우 호황이었다. 파트너십을 제안한 중국 현지의 사무실과 연계된 미국 회사라는 회사 모델을 설정하고 주로 중국 대륙의 프로젝트를 목표로 삼았다. 창업을 결심한 후에도 거의 2년 가까이 창업 준비와 신분 변경 등에 시간이 소요되었고 2014년에 이르러서야 시작할 수 있었다. 회사 이름이 다소 길고 거창한 느낌이 있는데, 회사의 지향점을 잘설명하는 키워드를 담고 있다. 파트너십을 제안한 회사의 이름이 DH라는 이니셜로 요약되는데, 우리 사무실은 그보다 실험적이고 혁신을 추구하는 작업을 하자는 취지로 ‘Laboratory’를 앞에 붙였다. 그리고 우리는 LAB의 지향점을 순수 ‘디자인design’ 실무에만 두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이슈나 환경 문제를 다루는 ‘희망hope’을 담은 작업도 추구하자는 의미로 ‘Design+Hope’라고 재정의했다. 아직 회사의 기반을 잡아가는 중이라 본래의 지향점에 온전히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는 못하지만, 설계비와 상관없이 학교와 같이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프로젝트나 저영향 개발 방법을 적용한 프로젝트에는 최대한 참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02 창업을 결심한 시기가 결혼을 서너 달쯤 앞둔 시점이었는데, 안정적인 미래를 꿈꾸고 보여줘야 할 시기에 기존 회사의 아늑한 울타리에서 나가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또한 미국에 있다 보니 신분 문제를 해결하기가 복잡하고 까다로웠고 오랜 기다림을 필요로 했다. 주된 시장이 중국이라는 사실 또한 나에게는 불안 요소였다. 언어의 장벽이나 먼 거리에서 올 수 있는 물리적 한계와 더불어 중국인만의 문화적인 고유성, 중국의 사회적인 특성 또한 언제, 어느 때에 변수로 작용할지 모르는 불확실한 영역이 었다.

다행히 아내가 같은 분야의 일을 하기에 이해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비자 문제가 해결되기까지는 거의 2년이 걸렸지만, 그 사이에 여러 경험을 쌓으며 회사의 창업을 준비할 수 있었다. 또한 중국과의 문화적 차이는 동료들의 도움과 신뢰를 바탕으로 극복할 수 있었고 최근에는 전 직장 동료였던 친구도 합류하여 큰 힘이 되고 있다.

 

 

최영준은 1982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설계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의 SWA Group과 한국의 오피스박김에서 다양한 성격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Archiprix International 본상, 뉴욕 신진건축가 공모 대상,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대상 등을 수상했다. 『공원을 읽다』, 『용산공원』 등의 공저가 있으며, 현재는 후이챙 종과 함께 로스앤젤레스 기반의 설계사무소 Laboratory D+H를 설립해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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