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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희의 식물이야기(5): 약용식물이야기, “흙의 꽃”
-약초를 배우려면 우선 땅을 배워야 한다. -한 이탈리아의 약초전문가
1부: 고대편약용식물의 유래와 역사언제부터 인류가 식물을 의약으로 쓰기 시작했는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어쩌면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된 것일 수도 있다. 한국의 경우 고대 의학에 대한 자체 기록이 없어 처음부터 중국의 영향을 받아 온 것으로 안팎에서 당연시 여기고 있는데 우리의 고대문명에 대한 연구가 빈약하다 보니 고유의 의약이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모든 것을 중국으로부터 받아들였는지 알 도리도, 증명할 방법도 없다. 앞으로 이 방면에서 집중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서 우리의 깊은 뿌리에 대해 좀 알고 사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의 고대의약과 관련하여 유일하게 흔적이나마 엿볼 수 있는 것은 환웅이 신시를 정하고 360가지 일을 맡아 인간세계를 다스렸다는 삼국유사의 기록이다. 그 360가지 일 중에 병을 다스리는 일이 포함되어 있었고 이 때 주술과 약초를 썼을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더욱이 마늘과 쑥이라는 구체적인 식물이 거론되고 있는 점으로 보아 이들이 과연 곰을 인간으로 만들 수 있을 만큼 신통력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늘과 쑥의 강한 효능에 대한 지식이 존재했던 것은 틀림이 없다. 그러나 한국의 고대의학은 약물요법보다는 주술에 더 크게 의존했을 것이라고 이야기들 하고 있다. 그런데 고대의 주술은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어느 문명권에서건 의술행위와 연계되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차지했었다. 고대 이집트의 기록을 보면 상처에 가제를 댈 때와 뗄 때 각각 별 개의 주문을 외웠다고 한다2. 그리스에서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이며 의사였던 테오프라스트가 말하기를 사랑의 약초로 알려진 맨드레이크Mandrake를 캘 때는, 칼로 식물 주위를 세 바퀴 돌리고 얼굴을 서쪽으로 향한 뒤 캐 되, 뒤에서 다른 이들이 춤을 추고 노래를 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의 심마니들이 산삼을 캘 때처럼 길일을 정하고 몸과 마음을 정하게 하며 신령님께 절을 올리는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중세 때에는 약초를 캐는 적절한 시간, 계절, 별자리 등에 대한 지침이 따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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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경당
Yeongyeongdang造營_ 연경당은 순조 28년(1828) 왕세자인 익종1의 청으로 사대부의 생활을 경험하고 이해하도록 하기 위하여 창덕궁의 후원인 금원禁苑내에 건립된 것으로, 연경당의 조영연대를 기록한 문헌으로는 한경지략漢京識略, 궁궐지宮闕志그리고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를 들 수 있는데, 한경지략에서는“연경당을 창건한 자조子朝27년은 순조 27년인 정해년丁亥年이며, 창건자는 섭정하는 왕세자인 소조小朝(후일 익종으로 추존) 였으며, 대조大朝인 순조가당호를 연경演慶이라 이름지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궁궐지와 증보문헌비고에서는 연경당이 진장각珍藏閣옛터에 후일 익종으로 추존된 왕세자가 세자시절인 순조 28년에 지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건축의도에 있어 당시 규범적인 궁집宮家모습을 궁궐 안에 재현함으로써 궁궐 밖 민간생활을 알고자 한 것으로 판단되는 바, 이는 연경당이 당시의 궁집과 사대부의 모습과 유사한 모습을 가지고 있으며2, 서울의 팔대가의 하나였던 경운동의 부마도위駙馬都尉, 박영효의 초기 제택第宅3 이었던 이진승가李珍承家나, 관훈동의 민덕기가閔德基家(竹洞宮), 경운동의 민병도가閔炳道家등과 전체적인 구성이 유사하며, 특히 민병도가와는 안채와 사랑채가 하나의 채로 연속되어 건립된 점이 같다.
1. 익종은 순조 9년에 태어나 순조 27년 왕명으로 대리청정을 하다가 순조 30년(1830)에 세상을 떠났다. 그 뒤 아들이 헌종으로 즉위하자 왕으로 추종되어 익종으로 종묘에 봉향되었다.2. 연경당은 안채, 사랑채, 안행랑채, 바깥 행랑채, 서재인 선향재, 반빗간, 농수정이라는 이름의 정자 등 여러 채(건물), 그리고 그것들과 각각 짝을 이루는 마당으로 구성되었으나, 궁궐 내에 위치한 이유로 인해 일반 사대부집과 달리 사당이 없으며, 안채의 부엌이 없는 대신 음식을 준비하고 빨래와 바느질 등 집안 안살림을 하는 반빗간이 별채로 있다.3. 민가 중 공경대부의 집과 대군이나, 공주의 집인 궁집을 민가와 구별하여 제택(第宅)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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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남양뉴타운 도시개발사업 조경설계공모
Landscape Architecture Design Competition for Namyang Newtown in Hwaseong고향의 봄당선 _ 서안알앤디 조경디자인㈜설계참여자 _ 신현돈 소장, 박지현, 조현준, 안용재, 송영민, 김정화, 김재영, 우창현, 최웅재, 이지혜,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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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강남 보금자리지구 조경설계공모
Landscape Architecture Design Competition for Gangnam Residential District흥이 넘치는 길과 어우러진 풍광만들기구비풍경
당선_동인조경 마당설계참여자 _ 황용득 소장, 김성진, 한지숙, 김병만, 도여형, 이상복, 김종찬, 김선주, 정푸름, 한승지, 이재민, 이유경, 심승기, 이행하, 한준희, 윤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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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샤롱 광장
Square des Freres-Charon 몬트리올에 위치한 페레-샤롱 광장은 올드 포트Oldaort 지역과 현재의 시청을 연결하는 역사적인 간선도로인 맥길McGill로의 축을 따라 만들어진 공공공간 네트워크의 일부이다. 이 광장은 지난 17세기에 샤롱 형제가 풍차를 만들었던 장소로, 대초원 습지였던 대상지의 본래 모습을 반영하여 현대적인 도시에서 자연의 풍경을 느끼게 하고 있다. 그리고 도시로 둘러싸인 대초원 습지라는 점에서 새로운 차원과 만나며, 대상지의 역사와 지리에 대한 시민의 인식을 향상시키면서 대비와 연결의 경험을 준다.
이번 프로젝트는 간결하고, 세련되며, 미니멀한 건축적 언어를 이용하여 야생초화원, 풍차의 흔적 그리고 공원 내 장식용 전망대 건물 등 원형과 긴 원통형 형태 사이의 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이런 것들로 인해 조명계획은 변화하는 계절을 암시하는 다채로운 색의 정원을 제안하였다.
산업지역에 대한 불만을 도심 재생으로 해결하고자 조성된 페레-샤롱 광장은 150년 이상 된 공간을 쾌적한 공공공간으로 새롭게 재탄생시킨 사례이다. 새로워진 이 광장은 정체성, 시민의 자부심, 그리고 시민들에게 사계절 언제나 이용이 가능한 넉넉한 외부공간을 제공한다.
Square des Freres-Charon is part of a network of public spaces organized along the axis of McGill Street, an historic thoroughfare that links the Old Port to the contemporary city center. The square offers the experience of a contemporary urban landscape inspired by the original vocation of the site, a prairie wetland where the Charon brothers built a windmill in the seventeenth century. The square is an experience in contrast and connection where the prairie wetland, surrounded by the city, takes on new dimensions and raises public awareness of the history and geography of the site.
The project uses a simple, refined, and minimalist architectural language to create a dialogue between circular and cylindrical forms including a garden of wild grasses, the vestiges of the windmill and a park pavilion in the form of a belvedere-folly. Complementing these gestures, the lighting scheme proposes a chromatic garden that alludes to the changing seasons.
Built as a response to the urban revitalization of a disaffected industrial sector, Square des Freres-Charon is an entirely new public amenity in a space that is more than 150 years old. The new square provides identity, civic pride, and generous outdoor areas for all-season public use.Architects _ Affleck + de la Riva architectsLandscape Architect _ Robert DesjardinsArtist _ Raphaelle de GrootClient _ Ville de Montreal, Service des grands parcs et de la nature en villeLocation _ Montreal, Quebec, CanadaConsultantsUrban Lighting _ Gilles Arpin, Eclairage publicHorticulture _ Sandra BaroneIndustrial Design _ Morelli designers inc.,Interpretation and Museology _ Moitie-moitie inc.,Engineering _ Francois Riopel, GenivarConstruction Management _ Louis L’Esperance, Q.I.M.,General Contractors _ Louis L’Esperance, Q.I.M.,Completion _ 2008Photographer _ Marc CramerTranslator _ Cho, Soo 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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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박물관
Tree Museum취리히 호수Lake Zurich 상류 근처에 위치한 75,000㎡ 규모의 나무박물관은 타원형의 옥외 박물관으로서 몇 개의 독특하고 개성 있는 공간들로 나누어져 있다. 박물관 내에는 스위스 조경가이면서 나무 수집가로 유명한 Enzo Enea의 수목들이 개별적으로 식재되어 전시되고 있다. 나무박물관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Enzo Enea의 수목들을 통해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공간이나 시간과 같은 삶의 원시적인 속성에 대해 인식하고, 이런 것들이 본질적으로 고대의 숭엄한 나무의 완벽한 전형에 어떻게 뿌리박혀 있는지에 대해 고찰할 수 있도록, 나무의 우수한 존재성과 아름다움 그리고 희귀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나무박물관을 만들게 된 것은 수 년 동안 나무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나무를 식별하고 다루는 방법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했던 조경가 Enea의 작품에서부터 자연스럽게 확장된 결과이다. 나무는 단지 그에게 명성을 가져다 준 기반이었을 뿐만 아니라 자연이 만들어 내는 가장 특별한 창조물로서 숭배와 존경심을 서서히 깨닫게 해 주기도 했다. Enea는 이러한 경험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고, 그간 수집해 온 나무를 나무박물관에 기증하면서 자연에 대한 보존과 보호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옥외공간의 시공 컨셉은 나무를 선별하여 독립적으로 식재하는 것으로, 이는 방문자들이 식재된 나무를 중심에 놓고 조금 떨어져서 그 주변을 걷게 되면 여러 각도에서 감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The Tree Museum situated on 75,000 square meters of land near Upper Lake Zurich, will officially open its gates. Conceived as an ovalshaped, open-air museum which is divided into a series of ‘ooms‘ each with their own atmosphere and character, the Tree Museum will exhibit individual trees from the collection of Enzo Enea, the Swiss landscape architect and a prominent tree collector. The Museum‘ first mission is to emphasize the exceptional presence, beauty and rarity of the exhibited trees, while on a second, deeper level, Enzo Enea‘ constellations will help shape visitors’perception of primordial attributes of life such as time and space, and how these are so intrinsically embedded in the very quintessence of these ancient, venerable trees.The idea of creating a tree museum was a natural extension to Enea‘ work as a landscape architect as many years of intensely observing and studying trees combined with an increasing understanding of how to sense and handle them not only provided the foundation for his reputation in the field, but also instilled in him a boundless admiration and respect for these most extraordinary creations of nature. In order to share these experiences with a wider audience, Enea decided to indeed dedicate a ”useum”to his trees, thereby implying that they are equally worthy of the care and attention we usually reserve for objects in such an environment. His concept of constructing open-air ‘paces‘ a characteristic of all Enea gardens- allows for trees to be singled out and to become ‘ndividuals‘ as visitors are led to walk around these rooms and to observe them from different angles.Design _ Enea Garden DesignLocation _ Buechstrasse 12, Rapperswil-Jona, SwitzerlandArea _ 75,000㎡Completion _ 20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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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조경사회 창립 30주년 기념행사
전통 새기는 뜻 깊은 행사, 미래비전 선포로 역동적 의미담아1980년 6월 21일 한국일보사 13층에서 (사)한국조경사회(회장 김경윤, 이하 조경사회)의 전신인‘한국조경사협회’의 창립식이 개최되었다. 조경기술사(기사)를 포함한 65명의 전문인력이 참여해, 조경업계의 권익증진과 분야발전을 향해 깃발을 들었던 때다.토목과 건축 등 인접분야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꿋꿋이 일구어 온 조경산업의 역사가 바로 한국조경사회의 지나온 30년과 다를 바 없다. 대한민국 조경산업의 태동부터 미래 청사진까지 그려보는 자리인 까닭에 창립 30주년 기념행사에 거는 조경분야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지난 6월 16일(수)부터 6월 20일(일)까지 삼성동 COEX에서 개최되었던 한국조경사회의 창립 30주년 기념행사 5일간의 기록을 되짚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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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대전광역시 공공디자인 공모전
즐거운 상상으로 신나는 어린이 놀이터 및 톡톡 튀는 가로시설물 디자인 선보여
대전광역시는 “즐거운 상상, 신나는 공간, 아름다운 도시”를 주제로 제2회 대전광역시 공공디자인 공모전을 열고 지난 6월 24일 최종 수상작을 발표하였다. 어린이공원과 일반 가로시설물 중 자전거 보관대, 교통카드 충전소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공모전에는 전국 64개 대학 관련학과 대학생 및 일반인을 포함 총 689명이 참여했으며, 357개 작품이 출품되었다. 이중 1차 심사를 통해 77개 작품을 수상작으로 확정했으며, 2차 최종 작품판넬 심사를 통해 경북대 이정희 씨가 제출한 “개구리의 세상구경”을 영예의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그 외 금상은 김대웅, 이지영 씨의 “Green Bicycle Shed”, 은상은 홍익대 김한욱, 박한글 씨의 “Green Network Flow”, 청주대 손병훈 씨의 “Kinetic Energy Light”를 선정하였다
대상개구리의 세상구경 | 이정희(경북대학교)
금상Green Bicycleb Shed | 김대웅, 이지영(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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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을 말하다(1)
정치적인, 지극히 정치적인 환경 그리고 조경도시가 아름다워지는 중이다. 정확히 말해 도시는 온통 아름다워지기 위한 공사 중이다.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의 작은 쌈지 공원, 도로 변과 공공건물의 짜투리 공간, 뒷산의 근린공원과 한강·지천의 천변들이 온통 조경공사로 한창이다. 짐작하건데 조경업계는 건국 이래 최고의 호황을 누리는 중일 것이다. 주민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깨닫기라도 한 듯 지자체장들은 살기 좋은 도시를 표방하며 앞 다투어 조경 공사를 벌이는 것 같다. 도로나 다리건설 같은 선심성 대형 토목공사보다 청계천이나 서울숲처럼 도시를 친환경적이고 쾌적하게 만든다는 명분을 가진 조경공사가 훨씬 세련된 득표 전략이 되었나 보다. 여하튼 우리나라도 개발일변도에서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성장관리형 도시관리로 진일보하는 과정에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자전거를 즐겨 타는 이른바 자출족(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한사람인지라 탄천을 따라 양재천, 한강으로 라이딩을 하다보면 한국사회가 어느덧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구나 하고 감탄을 하곤 한다. 비교적 생태계가 양호하게 보존된 탄천, 생태하천 복원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양재천, 한강 르네상스 공사가 한창인 한강과 그 지천에 조성된 자전거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서울이 아름다운 도시, 축복받은 도시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대학시절인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캠퍼스 근처에 있던 중랑천은 버려진 공간에 다름 아니었다. 그런 중랑천이 지금 아이들이 뛰어 놀고 주민들이 산책하는 생명력 있는 공간으로 변모한 것을 보고 있노라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거창한 한강르네상스의 큰 그림은 모르겠지만, 이러한 한강과 지천의 변화는 나에게 도시의 어메니티가 시민들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다는 성급한 결론에 이르게 만들었다. 경제성장에 따른 물질적 풍요보다 일정한 수준의 경제력이 가능하게 한 자연환경의 복원과 재생이야말로 그 사회의 발전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라고 믿게 되어 버렸다. 하천과 산을 중심으로 발달한 한국의 도시들이 대부분 유사하게 변모해갈 것을 상상하니 흐뭇할 지경이다. 시골에서 나고 자란 내가 도시에서 느끼게 되는 이런 낯익은 정서는 무엇일까? 정돈된 들녘의 풍광을 보며 키운 내 감수성이 더없이 인위적인 공간인 거대도시 서울에서 일종의 기시감(데자뷰)처럼 반응하고 되살아나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고민하다 오래 전 영화 한편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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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따라 밟아본 삼국지 유적과 경관(5)
제갈량의 절묘한 계략으로 유비가 새장가 간 진강 감로사유비가 국태부인에게 선보인 감로사(甘露寺)는 진강(鎭江)의 북고산(北古山)에 있다. 진강은 3천 년 역사를 가진 옛 도시로 ‘남경을 치려면 이곳을 치라’는 말이 있듯이 강소성 성도인 남경의 입구 같은 곳이다. 손권은 이곳에 성을 쌓고 경구라고 불렀는데 북송 때 진강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진강은 장강연안의 항구도시로 7세기 초 항주와 낙양을 있는 대운하를 완성한 후부터 강남운하의 중요거점이 되었다. 북고산 입구에 들어서면 야트막한 북고산과 진강의 원경이 한꺼번에 들어와 북고산이 도시에 바로 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비와 손권이 칼 솜씨를 겨룬 시검석(試劍石)은 초입의 북고산 공원 입구에 있다. 십자로 난 돌이 있다고 했지만 여기서는 어디서 구해 놓았는지 갈라진 돌이 두 개 있고 약간 해학적인 모습의 두 영웅이 마주보는 석상이 서 있다. 원래 연못 속에 있던 것을 연못을 파내면서 설치했다고는 하나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산 경사를 따라 올라가면 ‘천하제일강산’이라고 새긴 석판이 보이고 이어서 감로사 입구가 나타난다. 전장을 휩쓸고 다니느라고 경치다운 경치 구경을 못한 유비에게는 이 경치가 대단히 멋있어 보였을 것이다. 이어서 두 영웅이 말 타는 솜씨를 겨룬 ‘고주마간’이라고 쓴 정원 입구가 나타나고 들어서면 장강의 전망이 내다보이면서 강변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온다. 감로사를 돌아 뒤쪽강변으로 내려가면 길옆에 ‘유마간’이라고 음각해 놓은 바위가 있어 여기까지 말을 타고 오르내렸을 것이다.절로 들어가면 손권의 모친이 유비를 선보는 장면을 그대로 재현한 모형관이 있다(사진 7). 주유의 계책은 혼인을 빙자해 유비를 죽이든지 형주와 바꾸려고 했지만 국태부인이 용봉의 모습을 보이는 영웅 유비에게 반해 정식 결혼을 추진하기에 이른다. 모두 제갈량의 계략이다. 두 사람이 결혼할 때 유비의 나이는 49세이고 손부인의 나이는 19세 밖에 되지 않았다. 더구나 손부인은 천성이 매우 사나워서 시녀 백 명이 매양 칼을 차고 있으며 방안에는 병장기를 두루 벌려 놓고 있었다. 결혼 첫날밤에 유비가 신방으로 들어가는데 몹시 불안해 하니까 그제야 치웠다. 과연 결혼생활이 행복했을까?손부인은 유비가 익주를 점령하고 그곳으로 들어갈 때 곧바로 손권에게로 돌아간다. 결국은 정략결혼을 한 것이니 부부간의 정도 돈독치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삼국지에는 유비가 이릉대전에 패해 죽은 후 손부인이 정자에서 장강에 몸을 던져 자살한 것으로 나온다. 감로사에는 손부인이 떨어져 죽었다는 제강정(祭江亭)도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자살까지 할 정도로 유비를 그리워했는지는 의문이 간다.지금까지 답사한 감로사 유적은 스토리에 따라 너무 완벽하게 만들었다. 역사적 사실과는 관계없이 소설에 따라 만든 것은 아닐까? 실제로 정사로서 진수의『삼국지』촉서 후한서에는 손권이 형주를 차지하고 있는 유비와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서 유비가 머물고 있는 호북성 공안에 자기의 누이동생을 ‘보내’ 결혼시켰다고 되어 있다. 유비가 감로사에 오지도 않았다면 이 모든 이야기와 유적은 어찌 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