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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대공원의 중심이 되는 플랫폼
서울어린이대공원 식물원 리모델링 조경 설계공모 당선작
서울어린이대공원 식물원은 1972년 11월 준공됐다. 50여 년이 흐르며 식물원의 시설은 낡아갔고, 시민들의 발길이 뜸해지며 활용도도 낮아진 상황이다. 서울시는 식물원 전면 리모델링을 통해 서울어린이대공원의 새로운 집객 요소로 탈바꿈시키고자 ‘서울어린이대공원 식물원 리모델링 조경 설계공모’를 개최했다. 낙후되고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식물원을 새로운 식물 전시 등을 통해 어린이와 시민의 기호와 수준에 걸 맞도록 바꾸고 안전성을 확보해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공모의 목표다.
1차 제안서 심사와 2차 PT 발표를 통해 씨토포스의 ‘어린이대공원의 중심이 되는 플랫폼’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2등작은 그람디자인이, 3등작은 조경설계호원이 차지했다. 심사위원은 당선작이 서울어린이대공원 식물원 건축설계안(일구구공도시건축의 ‘식물도감’, 2024년 11월 22일 선정)의 내·외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했으며, 특히 어린이를 위한 사바나월드, 다양한 깊이의 식물을 관람하는 트로피컬월드, 중앙의 그리너리월드 등 다양한 기능과 연출로 공원의 중심성을 확보하고 확장성이 높은 계획을 제시했다고 평했다. 식물원 리모델링 사업은 8월까지 설계를 마치고 2026년 6월까지 공사를 완료해 같은 해 8월 재개원할 예정이다.
*환경과조경444호(2025년 4월호)수록본 일부
- 김모아more-moa@naver.com / 2025년04월 / 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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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는 무엇을 따르는가
한국조경학회, 제22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주제 토크
한국조경학회는 매달 ‘KILA 포럼’을 열어 조경학의 지식과 이론을 나누고 시의성 있는 의제를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 14일, 2025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과 연계한 ‘형태는 무엇을 따르는가(Form follows what)’를 주제로 포럼이 개최됐다.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조경 디자인의 본질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인 형태 생성의 접근법과 담아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포럼은 줌을 통해 발표와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포럼에 350여 명의 조경학과 학생들이 참여해 환경조경대전 주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포럼은 박희성 연구교수(서울시립대학교, 한국조경학회 학술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됐고, 김무한 교수(공주대학교, 한국조경학회 기획 이사), 이명준 교수(한경국립대학교, 한국조경학회 기획 이사), 민병욱 교수(경희대학교, 한국조경학회 기획 부회장)가 발표를 담당했다.
김무한 교수는 ‘형(形)-행(行)-태(態)’를 주제로 조경 설계에서 형태 생성의 중요성과 그 과정에 관한 탐구에 대해 강연했다. 직선, 정사각형, 직사각형과 패턴 등 기본 선과 도형을 활용해 공간의 형태를 발전시키는 방법과 자연에서 나타나는 선을 디자인에 반영하는 폼 제너레이션(form generation)을 설명했다. 1960~1970년대 프로세스 아트가 조경 설계에 미친 영향을 고려하면 창의적인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프로세스 아트적인 조경 설계를 통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과감한 형태 변화와 창의적인 방향이 나왔으면 좋겠다. 시간 요소가 디자인 관점에서 폼 제너레이션을 발전시키는 점에 주목하면 보다 재미있는 폼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과조경444호(2025년 4월호)수록본 일부
- 이수민complete_su@naver.com / 2025년04월 / 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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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웃거리는 편집자] 1승을 향해
고등학교에서 지하철 타고 한 정거장만 가면 영화관이 있었다. 영화관 근처에 맛집과 놀거리가 많아 시험 끝난 날에는 이곳에 가 맛있는 밥도 먹고, 영화도 보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다. 통신사에서 선착순으로 천원에 영화 티켓을 선물로 주기도 해 방과 후에 친구랑 종종 영화를 보러 갔다. 그때는 OTT가 없었을 때라 영화관이 아니면 영화를 보기 힘들었다. 티켓이 생기면 한 번은 친구 취향, 한 번은 내 취향의 영화를 번갈아 봤다. 취향과 상관없이 친구들 사이에서 재미있다고 소문 난 영화도 보며 다양한 영화를 접했다. 이때 어떤 영화를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게 되면서 나만의 영화 선택 기준이 생겼다.
이제는 OTT가 발달해 많은 영화를 손쉽게 접할 수 있지만, 그때 생긴 나만의 기준은 지금의 영화와 드라마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 나만의 기준은 네 가지다. 1) 로맨틱 코미디, 스포츠, 타임슬립, 추리물 등 선호하는 장르 2)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나 드라마 3) 흥미로운 제목과 예고편 4) 입소문 타고 있는 영화나 드라마. 네 가지 기준의 교집합에 속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발견하면 챙겨 보곤 한다.
스포츠 영화인 데다가 주인공인 박정민의 연기를 좋아해서 보고 싶었던 영화가 있었는데, 예고편을 보고 스포츠 영화 특유의 클리셰 범벅일 것 같아 망설이고 있었다. 우연히 유튜브 쇼츠로 본 영화 속 한 장면이 보고 싶다는 마음을 일깨웠다. 마침 구독 중인 OTT 영화 리스트에서 이 영화를 발견해 바로 재생 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본 영화가 ‘1승’(2024)이다. 1승은 배구를 소재로 한 영화로, 김우진(송강호) 감독이 만년 꼴찌 후보인 프로 여자 배구단 ‘핑크스톰’의 감독을 맡아 1승을 향해 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처음부터 예상을 뒤엎는다. 강정원(박정민)은 해체 직전인 핑크스톰을 일으키기 위해 구단주가 된 게 아니라 다시 잘 팔기 위해 프로 배구단을 산다. 지도자 승률이 10%인 점과 파직, 파면, 파산, 퇴출, 이혼 경력이 마음에 들어 김우진을 감독으로 선임한다. 구단주의 파격적인 행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핑크스톰이 1승만 하면 시즌권 구매자 중 추첨을 통해 20억을 준다는 것이다. 구단주는 돈이 없는 구단을 위해 그나마 잘하는 선수 두 명을 다른 구단으로 보내 5억을 받아내는 트레이드를 진행시키고, 통역자를 구할 돈이 없어 재일교포를 용병으로 기용하고, 훌륭한 실력에 그렇지 못한 인성을 가져 출전 정지 명령을 받은 선수를 다시 부른다. 이렇게 구성된 핑크스톰은 1승은커녕 1세트도 따내기도 힘들어진다.
영화는 1승만 바라보며 달려간다. 스포츠 영화에서 종종 선수의 가슴 아픈 사연이 나오곤 하는데, 이 영화는 선수 사연보다 선수가 가진 특징에 집중한다. 특히 감독은 선수에게 끊임없이 묻는다. “너의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니.” 프로 생활 6년 내내 벤치를 지키던 선수는 대답하지 못하고, 반대로 단점을 물으니 소심하고 눈치 보는 것이라 답한다. 이를 들은 감독은 눈치를 보니 다른 선수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며 세터 포지션에 서게 한다. 여기에 유연한 허리를 이용한 기술을 연마하게 했고 이는 팀의 무기가 됐다. 다른 선수에게도 똑같이 질문하며 선수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게 포지션을 변동하고 경기를 뒤집는 한 방으로 활용한다. 상대 팀이 예상하지 못하는 공격과 수비로 이어지고 점수로 연결되었다. 점차 프로다운 면모를 갖추게 되고 1세트도 못 따던 핑크스톰은 1세트를 넘어 1승을 바라보게 된다.
스포츠 영화에서 볼 법한 클리셰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예상을 빗나간 장면과 대사, 몰입도를 높인 시합 연출은 영화를 끝까지 보게 했다. 특히 현실에선 보기 힘든 구단주의 공약들은 나의 웃음요소였다. 그리고 영화는 뜻밖의 질문을 내게 남겼다. “너의 장점은 무엇인가.” 이 질문의 답이 나만의 1승을 향해 나아가는 첫 걸음이 될 것 같았다. 내 장점은 뭘까, 갑자기 궁금해져 AI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장점을 찾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장점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의식적으로 찾아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어요. 과거 경험 돌아보기,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기, 다양한 관점으로 살펴보는 등의 방법을 활용하면 나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장점도 더 잘 보일 거예요.”
- 이수민complete_su@naver.com / 2025년04월 / 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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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가 만난 문장들] 죽는 건 어떤 기분이야?
먼 우주에서 본 나의 모습을 상상한다. 너무 작아 보이지도 않을 테다. 시점의 높이를 점점 낮춘다. 대기권에 진입해 구름을 통과하고, 고층 빌딩의 옥상 높이까지 내려오면 종이에 쿡 찍은 작은 점처럼 보일 거다. 생명 활동을 하니 ‘지구 생명체’로 분류된다. 자세히 관찰할수록 나는 여러 이름을 얻는다. 포유류, 인간, 아시아인, 한국인, 선거권자, 여성, 장녀, 노동자. 수없이 많은 단어의 나열 끝에야 내 이름 세 글자가 놓인다. 요즘에는 나를 이르는 또 다른 이름들을 생각하는 일이 잦다. 내가 개인이 아닌 어떤 집단의 일부라 느껴질 때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아시아인이 죽으면, 노동자가 죽으면, 여성이 죽으면, 내 일부가 사라진 듯한 기분이 든다. 살점이 떨어져 나가거나 피 한 방울도 사라지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만큼씩 헛헛하고 공허해진다. 이 공허함은 무력감과도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영화 ‘미키 17’의 주인공에게도 미키 반스라는 이름이 있다. 하지만 아무도 이름을 제대로 부르지않는다. 미키 뒤에 넘버링을 붙이거나 익스펜더블이라 부른다. 익스펜더블(expendable)의 의미는 ‘소모용’. 이토록 무례한 형용사를 붙인 이유는 미키가 죽어도 다시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미키가 죽으면 유기체 프린터가 미리 스캔해둔 신체 정보를 활용해 새 몸을 프린트하고 저장해둔 그의 기억을 뇌에 삽입해 미키를 부활시킨다. 불로불사를 이룬 권력자처럼 느껴지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익스펜더블은 ‘케네스 마샬’이라는 막대한 부를 지닌 정치인―선거에서 두 번이나 낙선했다―이 인류가 새롭게 머물 니플헤임이라는 행성을 개척하기 위해 모집한 직업군 중 하나다. 익스펜더블은 온갖 위험한 일을 도맡는다. 방사능에 노출되면 몸은 어떻게 반응하는지, 행성에 인체에 해로운 바이러스가 있지는 않은지, 새로 개발한 백신의 부작용은 없는지 확인하는 온갖 실험의 피험자가 된다. 익스펜더블이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른 채 계약한 미키는 고통스럽기 짝이 없는 이 일을 계속한다. 잡히면 제 신체를 가지고 즐거운 살인 쇼를 벌일 사채업자를 피해 지구를 떠나야만 했고, 미키는 익스펜더블이 아니면 개척단에 들어갈 수 있는 특별한 기술이나 재능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미키의 고통을 당연하게 여기고, 그가 살아나면 대수롭지 않게 새로운 숫자를 미키 뒤에 붙여 부른다. 노동자가 죽어도 시스템을 그대로 둔 채 또 다른 노동자를 들이는 것처럼, 미키는 끊임없이 죽고 살아나 익스펜더블의 자리를 채운다.
사실 예고편을 봤을 때는 노동자의 인권과 파시즘의 문제를 지적할 뿐 아니라 복제인간에 대한 논의를 펼칠 거라 예상했다. 신체와 기억을 복사한 것만으로 같은 사람을 탄생시켰다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실제로 여러 미키는 특징이 조금씩 다르고, 특히 미키 17과 미키 18은 완전히 다른 인물처럼 보일 정도로 성향 차이가 분명하다. 하지만 영화는 끝끝내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던지지 않는다. 의아해하는 내게 실마리를 준 건 친구 L이었다. “이 사회가 양산형 제품처럼 다루는 노동자들이 결국 퍼스널리티가 다른 개개인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 같았어. 복제인간 이슈가 중점이 아니라 국가가 생산하고 버리는 노동자 1, 노동자 2가결국 하나의 개개인이라는 걸 외치는 느낌. 크리퍼도 모두 똑같이 생긴 것처럼 보이지만 각자 이름이 있었잖아.” 감독이 의도한 답이 아니더라도 내게는 충분했다.
미키는 다시 살아나지 못하게 되고서야 미키 반스라는 이름과 존중받을 권리를 되찾는다. “불멸의 존재로 거듭났으나 필멸의 존재가 되어서야 존엄성이 생기는 아이러니다.”(각주 1) 본래 익스펜더블, 노동자, 채무자, 하층민과 같은 단어들은 죽을 수 없다. 개개인이 각기 다른 인격으로 다뤄질 때,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으로 죽을 수 있게 된다. 이번호 ‘다시, 정원을 읽다’를 편집하며 곳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정원들을 생각했다. 정원의 정체성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 없이 무분별하게, 전시적인 정치적 산물과 브랜딩 전략으로서 만들어지고 있는 정원은 개개의 이름을 가진 가치 있는 공간으로 여겨지고 있을까. “모든 게 정원이어서 정원이 아무것도 아닌, 정원의 시대”(12쪽)를 맞이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번 특집이 ‘미키 17’를 보는 내내 날 불편하게 하고,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들었던 질문처럼 가닿기를 바란다. “죽는 건 어떤 기분이야?”
**각주 정리
1. 장혜령, “봉준호 감독의 첫 번째 ‘사랑 이야기’가 담아낸 것”, 『오마이뉴스』 2025년 3월 4일.
- 김모아more-moa@naver.com / 2025년04월 / 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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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쾌적한 도시 환경을 만드는 포그메이커
대기 오염에 효과적인 고압 안개 분무 시스템
미스트는 야외 공간에서 이용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시각적 연출 요소로 활용될 뿐 아니라 주변 온도를 낮추거나 공기를 정화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에버디포(Everdepot)는 고압 안개 분무 시스템 전문 브랜드 ‘위드미스트(Withmist)’를 통해 인간의 삶과 좋은 도시 환경을 위한 친환경적 해결법을 제공한다. 스마트 ICT 기반 고압 안개 분무 시스템을 활용해 쾌적한 정원과 조경 공간을 만들고 있다. 이 시스템은 초미세 미스트를 균일하게 분사해 식물 생육 환경을 개선하고, 미세먼지 저감과 온도 조절 기능을 통해 지속가능한 조경 유지·관리를 지원한다.
특히 포그메이커(Fog Maker)는 고압 안개 분무 시스템을 적용한 에버디포의 대표 제품으로 대기 오염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 특수 공법으로 제작된 미스트 노즐과 고압 펌프는 물을 빗방울의 약 1,000만 분의 1 크기의 입자로 분사한다. 고압 분사 시 시간당 물의 이용량이 적어 저압 시스템 대비 경제적이다. 단위 면적당 물 입자의 수가 많고 밀도가 높아 분진 입자가 비산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부유 먼지, 미세먼지, 황사, 매연 등을 포집해 대기 중 유해 물질을 50% 이상 감소시키며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다양한 야외 공간에서 활용 가능하며, 고압으로 분사되는 미스트의 도달 범위가 10~90m에 달해 규모가 큰 공간에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도심 속 정원, 식물원, 수직 정원 및 스마트팜 등 다양한 환경에 적용 가능하며 미세 안개 미립자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까지 도달해 넓은 구역의 온습도 조절에 유리하다. 자동 제어반 시스템을 이용하면 분사량과 분사 시간 등을 설정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하다. TEL. 070-4231-8971 WEB. www.withm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