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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로 만나는 조경] 하늘을 나는 푸른 잉어
  • 에코스케이프 201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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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푸른 잉어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연못, 경기도 과천시 
Canon 40D, focal length 15mm, 1/50s, f/5.0, ISO 200 ⓒ주신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네 바퀴로 가는 자전거

물속으로 나는 비행기 하늘로 나는 돛단배

복잡하고 아리송한 세상 위로

오늘도 애드벌룬 떠 있건만

포수에게 잡혀온 잉어만이 한숨을 내쉰다.”

 

옆의 글은 고 김광석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의 1절 가사입니다. 밥 딜런Bob Dylan의 ‘Don’ think twice’라는 곡을 번안한 곡인데, 제목부터 가사까지 영 심상치 않습니다. “두 바퀴 자동차와 네 바퀴 자전거, 물속 비행기와 하늘을 나는 돛단배.” 가사는 온통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가득 채워져 있거든요. 계속되는 2절과 3절에서도 온통 모순으로 가득 차 있지요. 예를 들면 “남자처럼 머리 깎은 여자, 여자처럼 머리 긴 남자, 한여름에 털장갑 장수, 한겨울에 수영복 장수, 태공에게 잡혀온 참새, 독사에게 잡혀온 땅꾼.” 아마도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세상을 빗대어 이렇게 표현한 것일지 모르겠군요(서로 잘 안 어울리는 대구(對句)로 가득 찬 노래라면 김창완의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라는 곡도 만만치 않지요. 한번 찾아 들어보세요).


이 곡이 처음 번안된 이후 40여년이라는 세월이 흘러서 (고 김광석 이전에 ‘양병집’이라는 가수가 먼저 ‘역(逆)’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고 하네요) 이제는 남자 같은 머리 스타일의 여자도 많고, 여자 같이 머리 긴 남자가 많기도 하고, 또 여름에도 털장갑을 팔고 겨울에 수영복도 팔아서 이젠 어떤 부분은 전혀 이상스럽게 들리지 않기도 합니다만, 하여간 전체적인 의미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은 과천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앞의 연못에서 만난 잉어입니다. 지금은 서울관이 생겨서 다소 관심에서 벗어난 것 같은 느낌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국립현대미술관하면 먼저 떠오르는 곳은 역시 과천관이지요. 최근에는 건축을 주제로 하는 기획도 자주 전시되어 아주 반갑기도 합니다. 물론 조경을 주제로 하면 더욱 좋겠지만….

 

전시 외에도 외부 공간에서도 볼 것들이 아주 많습니다. 야외 조각 전시도 좋지만 저는 바닥분수와 이 연못을 가장 좋아합니다. 특히 노을이 질 때쯤의 연못 모습은 정말 환상적입니다. 꼭 한번 가 보시길.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동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가원조경기술사사무소, 도시건축 소도 등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분야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으며, 신구대학 환경조경과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오하이오주립대학교(Ohio State University)에서 방문교수로 지냈다. 주로 조경 계획 및 경관 계획 분야에 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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