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 7월 1일, 워싱턴 주에 타코마 내로우스 브리지Tacoma Narrows Bridge가 준공되었다. 그리고 이 다리는 1940년 11월 7일, 4개월 여만에 붕괴되고 만다.1 붕괴 순간 다리에 불어 닥친 최대 풍속은 64km/h로 소형 태풍의 풍속(54~90km/h, 최대 풍속 기준)과 맞먹는 수준이었지만, 붕괴의 주원인으로 지적된 것은 소용돌이vortex로 인한 와류진동vortex shedding 효과였다. 즉, 바람에 의한 다리 상판의 요동침을 구조 설계에 반영하지 못한 결과였다. 이 사건은 이후 건축·구조 엔지니어링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리고 70여 년이 지난 지금, 이 파괴적인 힘을 적용한 전혀 다른 방식의 풍력 에너지 시스템이 개발되었다.
소용돌이 효과를 극대화한 발전 시스템
스페인의 젊은 엔지니어인 다비드 야네즈David J. Yáñez, 라울 마르틴Raúl Martín, 그리고 다비드 슈리올David Suriol로 구성된 보르텍스 블레이드리스Vortex Bladeless 연구진은 이 소용돌이 효과를 이용해 프로펠러가 필요 없는 풍력 에너지 발전 시스템을 개발해냈다. “(일반적인 구조 엔지니어링 기법처럼) 소용돌이 효과를 차단 및 상쇄시키기보다, 그 힘을 극대화시켜 보르텍스 터빈을 요동치게 하려 했다.” 보르텍스 터빈은 기존 풍력 에너지 발전 시스템에 비해 매우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다. 겉으로 보기엔 하나의 기둥 같은 보르텍스 터빈은 ‘기초-튜닝 시스템tuning system-교류발전기alternator-로드rod-깃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시스템은 기본적인 교류발전기처럼 전자기유도electromagnetic induction를 이용한다. 바람의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것이다. 보르텍스 터빈은 타워에 가해지는 바람의 진동 효과를 기어gear 시스템이나 볼 베어링ball bearing 설비 없이 극대화하는 기술이 접목되어 있다. 타워의 형태는 소용돌이를 끌어들이고 더욱 커지도록 유도하며 단위 시간 당 진동 횟수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내부에 설치된 자가 튜닝 마그네틱 결합 시스템self-tuning magnetic coupling system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기의 바람에도 최적화된 에너지 효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바람의 세기가 강해짐에 따라 시스템 내의 전자반발력magnetic force of repulsion도 강해지게 되는데, 이를 통해 시스템 내부에 설치된 자석과 로드의 거리를 좁히게 된다. 이는 타워의 강성률rigidity(외부의 힘에 대한 물체의 형태 변화율) 변화로 이어지고 바람의 세기에 최적화된 움직임을 갖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