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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설계하는 법] 축조경관
  • 환경과조경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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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센터 단면도. 레이니어 산의 한 부분을 가져다 놓은 듯한 지붕의 표면을 만들고 그 하부에 도시 기능과 새로운 문화 시설을 담는 등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거대한 인공 자연을 계획했다. ⓒ최영준

 

엽서자연1

언제부턴가 지하철 역사에는 지방 자치 단체 홍보 포스터가 여기저기 걸려 있다. 저마다 지역색을 진하게 드러내는 관광 아이템을 앞세우고, 정감 있는 캘리그래피로 쓴 흥겨운 문구도 빠지지 않는다. 거의 모든 포스터의 배경은 그 지역에서 연중 가장 멋진 날에 극적인 조망점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채도를 한껏 높여 촌스러워 보이는 사진도 있지만, 몇몇 사진은 우리나라가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어 지명이 생소하더라도 당장 열차표를 사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그곳에 가면 과연 사진 속 그 경관을 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선명한 사진 속 아름다움은 머릿속에 분명한 하나의 자연 경관으로 각인된다. ...(중략)...

 

1. 영국의 비평가 레이몬드 윌리엄스(Raymond Williams)가 『Problems in Materialism and Culture』(Verso, London, 1980)에서 “자연이란 언어 중 가장 복잡한 단어다(Nature is one of the most complex words in language)”라고 했듯이 자연을 정의내리기란 쉽지 않다. 가장 기본적인 정의라고 할 수 있는 “인간이 만들어낸 것(humanity, culture) 이외의 것(otherness)”을 공간 환경을 다루는 이 글에서의 의미로 줄여보면 ‘인간이 만들어낸 도시 환경의 반대 성격의 대상’이 될 것이다. 도시와 이격되어 물리적, 심리적으로 거리가 있는 자연환경이 주가 되는 장소 또한 이 글에서 의도한 자연을 설명하는 표현이다. 

 

최영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설계 대학원에서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의 SWA 그룹(SWA Group)에서 다양한 성격의 설계 및 계획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미국조경가협회상(ALSA Honer Award), 아키프리 인터내셔널(Archiprix International) 본상, 뉴욕 신진건축가공모 대상, 제4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대상 등을 수상했다. 2014년에 로스앤젤레스 기반의 설계사무소 Laboratory D+H를 공동 설립하고 L.A., 센젠, 상하이에 이어 서울 오피스를 꾸려 나가는 중이다.

 

* 환경과조경 358호(2018년 2월호) 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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