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은 1791년 피에르 랑팡이 구상한 대로 개발되었다. 넓직한 거리마다 신고전주의 양식의 연방건물들이 들어서 있으며, 워싱턴 기념비(169m)를 제외한 다른 건물들의 높이를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고층빌딩의 난립을 방지, 도시 전체가 탁 트인 전망을 이루고 있다.
세계 정치 1번가인 워싱턴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National Mall은 링컨기념관과 국회의사당의 축선상에 조성된 공원일대를 말하며, 워싱턴의 역사를 상징하는 워싱턴 기념비(Washington Monument)는 이 두 건물의 중심축에 세워져 있다. 엘리베이터를 통해 정상까지 올라가면 워싱턴 시내 전역을 조망할 수 있다.
▲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영화 "포레스트 검프"중 포레스트가 반전시위대 앞에서 연설하던 곳이 바로 링컨기념관 계단이며 여자친구와 재회하던 곳은 기념관과 워싱턴 기념비(Washington Monument)앞에 조성된 연못이다. 영화장면이 스쳐가는 사이 그 유명한(?) Maya Lin의 "베트남참전용사 기념공원"에 도착했다. 그녀의 고뇌와 무엇인가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겹쳐지며 늘 수직적 조형물을 세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려 조성된 한국의 Memorial(기념공원)들이 떠올랐다. 추상적인 기념성인 아닌 기념비의 어딘가에 새겨진 나와 상관있는 가족이나 친지의 이름을 만지고 느끼며 그저 벽에 불과한 묘비에 꽃을 놓고 사진을 부치는 그들의 행동과 사고에 나도 하나가 됨을 느껴본다.
National Mall에는 우리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Korean War Veterans Memorial)이 조성되어 있다. 1995년 7월 한국정전 42주년을 기념하여 조성된 곳으로 "Freedom is not Free"라는 부재가 붙어 있다. Maya Lin의 "베트남참전용사기념공원"이 갖는 실명과 무장식성에 비해 이 공원은 상징성이 녹아든 공원으로 또 다른 회상과 느낌을 전해주고 있다.
Tidle basin 서쪽에 위치한 FDR Memorial(루즈벨트 대통령 기념공원)로 가보자. 걷기에는 좀 머니까 Tour Mobile(2개의 버스를 이어만든 관광버스)을 이용하면 가이드의 자세한 설명과 함께 여러나라의 관광객과 만날 수 있다.
이 기념공원은 Franklin Delano Roosevelt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조성된 공원으로 지금까지의 어느 공원보다도 다양한 상징성과 포스트 모던디자인 등이 조화된 Lawrence Halprin의 작품이다. Halprin은 그와 동시대를 살며 미국을 이끌었던 대통령의 업적을 그의 경험과 감정,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상징적 공원을 설계하였다. 우선 본 공원은 루즈벨트가 재위했던 4번의 대통령 임기를 의미하는 4개의 장으로 구분하여 각 공간을 구분하였으며, 각 Garden Room에는 그 시기에 벌어졌던 시대적 상황을 담고 있다. 조각, 분수, 식재, 루즈벨트대통령의 연설문등이 공원 곳곳을 장식하고 있으며 주변 경관을 차경한 수법까지 Halprin은 공원의 실체화를 위해 다양한 요소들을 도입하였다. 특히 본 공원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벽에 사용된 돌은 크기나 양에 있어 상당한 규모를 보이는데, 이 돌은 옴스테드가 Central Park에 사용했던 돌과 유사한 것으로 맨하탄 일대의 주택건축에 사용되기도 하였다. Halprin은 이 돌을 구하기 위해 미국 전역을 수배한 결과 드디어 미네소타와 싸우스 다코다국경지역 채석장에서 카넬리안화강석이라고 불리는 이 돌을 찾아내었다. 얼핏 보기에는 한국의 문경석이나 상주석색깔과 비슷한 것 같다.
백영숙 Baek, Young Sook·랜데코조경기술사사무소 소장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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