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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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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리스트

진례다반사 進禮茶飯事 展
동네에서 건축과 사회를 읽다진례의 일상과, 사람, 건축 들여다보기 건축도자 전문 미술관인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건축과 사회’ 라는 주제로 3월 16일부터 8월 25일까지 2013년 상반기 기획전 ‘진례다반사進禮茶飯事, Jillye’를 개최한다. 전시에는 건축가(신아키텍츠, 와이즈건축, 임태병+몰드프로젝트), 조경가(김아연), 건축연구자(건전지), 도예가(김재규), 설치미술가(고영택) 총 7팀 11명이 참여했다. 작가들은 각기 다른 시각과 주제를 가지고 진례에 접근한다. 미술관과 이웃한 마을의 이곳저곳을 탐방하며 진례의 지역적 특징과 함께 건축과 사람들이 서로 연결된 다양한 요소들에 주목하고, 동네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건축은 무엇이며, 사회 속에서의 그 역할에 대해 이야기한다.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진례의 장소적 성질을 보여주는 「진례로부터」, 참여 작가들이 진례를 직접 답사하고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채집한 기록들을 전시한 「일상-현장과 기록」, 진례를 자연과 역사 그리고 동네건축의 측면에서 살펴보는 「다반사-자연, 역사 그리고 건축」이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돔하우스 전관을 가득 채운다.
홍광표((사)한국전통조경학회 회장)
Hong, Kwang Pyo “어바인 한국정원 조성, 전통조경 위상 높일 시금석” 가수 싸이의 새 노래가 발표되었다. 다시 한 번 전세계에 한류열풍을 불어넣을지 많은 언론과 국민이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비단 대중문화 뿐만이 아니다. 이제 한류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공통의 문화 키워드가 되었다. 최근 (사)한국전통조경학회의 전통정원 재조명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는 우리 시대 전통정원의 가치를 환류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겠다는 철학이 들어 있다. 美 어바인, 중심공간에 한국정원 추진홍광표 회장은 “한국정원은 우리만의 독특한 환경과 사회상이 담긴 상징적 아이콘이다. 신라시대 안압지부터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 후원은 다른 나라와 차별화되는 한국만의 경관이 담겨있는 공간이다.”라며, 문화적 차원으로 접근해, 그 우수성을 해외에 전파해야 한다고 했다. 이제는 한국의 정원이 한류열풍을 견인하는 새로운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에 ‘한국정원’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 전통문화의 진정한 가치를 세계인과 공유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를 ‘한국정원’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해외 한국정원의 현황은 긍정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홍광표 회장의 설명이다. 일본정원은 미국에만 200여 곳이 만들어졌지만, 해외에 조성된 한국정원은 전체 10여 곳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조성되어 있는 한국정원의 상당수가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일부 한국정원은 구성요소와 사용재료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홍광표 회장은 해외 시범사업으로 한국정원 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특유의 추진력으로 해외 한국정원 조성을 타진해 왔다. 한국조경의 위상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다.결국 그의 행보가 결실을 얻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어바인(Irvine)시가 한국정원 조성에 협력의사를 전해온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홍광표 회장의 적극적인 활동이 배경이 되고 있다. 그러나 홍광표 회장은 “한국의 전통정원 조성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지원의사를 밝힌 최석호 어바인 한인 시장의 의지 없이는 불가능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호 시장은 지난 12월 어바인에서 한인으로는 두 번째로 시장에 취임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며, ‘한국혼’을 시정에 담는 작업에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바인 한국정원 조성에 적극적인 타진의사를 밝힌 점도 그의 조국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참고로 어바인에는 40만 명의 한인이 거주하고 있다.
옛 그림, 물을 철학하다
Water is expressed philosophically as old paintings 신화시대의 물4서왕모, 곤륜산 요지에서 연회를 베풀다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경계선에도 물이 있다. 만남과 이별의 장소에도 물이 있다. 그리스 신화에는 지하에 다섯 개의 강이 있다고 말한다. 증오의 강인 스틱스, 슬픔의 강인 아케론, 후회의 강 코키토스, 불의 강 플레게톤, 망각의 강인 레테가 그것이다. 이승에서 저승으로 갈 때 모두 버리고 가야 할 감정이나 기억을 상징하는 강이다. 동양에서는 이승에서 저승으로 들어갈 때 삼도천이라는 죽음의 강을 건너야 한다. 신성한 장소에도 항상 물이 있다. 불교의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수미산은 바다 한 가운데 있다. 예수는 요르단강에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았다. 힌두교에서는 우유의 바다 젓기를 통해 불사의 감로수 암리타를 만든다. 바다의 여신 테티스는 그녀의 아들 아킬레우스를 불사의 존재로 만들기 위해 스틱스 강에 담갔다. 물이 지닌 정화와 재생의 의미가 연관된 이야기다. 동양신화에서 요지(瑤池)는 서왕모가 사는 연못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은 요지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들여다보자. 용호좌의 주인 서왕모위의 두 작품에 등장한 서왕모는 아름답다. 곱고 세련됐으며 우아하다. 그런데 원래 서왕모의 모습은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다. 『산해경(山海經)』 「서산경(西山經)」에는 서왕모가 곤륜산이 아닌 옥산(玉山)에 산다고 적혀 있다. 또 「해내북경(海內北經)」에는 서왕모가 아리따움과는 전혀 상관없는 모습으로 다음과 같이 묘사되어 있다. ‘생김새가 사람과 같은데 표범의 꼬리에 호랑이 이빨을 하고, 휘파람을 잘 불며 흐트러진 머리에 옥비녀를 꽂았으며 하늘의 재앙과 오형(五刑)을 관장한다.’ <낭원여선도>에서 묘사된 것 같은 조신함이나 부드러움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가히 봉두난발한 괴물 같다. 하는 일도 무시무시하다. 서왕모는 하늘의 재앙과 함께 오형을 담당한다. 우박이 내리고 천둥과 번개 치는 일, 돌림병과 괴질 같은 하늘의 재앙이 전부 서왕모의 몫이다. 오형은 어떤가. 오형은 옛날 중국에서 죄인을 처벌하던 다섯 가지 형벌이다. 즉 살갗에 먹물을 넣는 묵형(墨刑), 코를 베는 의형(劓刑), 발뒤꿈치를 베는 비형(剕刑), 불알을 까는 궁형(宮刑), 죽이는 대벽(大辟) 등이 그것이다. 그 잔인한 형벌을 서왕모가 결정한다. 서왕모는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신인만큼 그녀가 어떤 형상이든 실제 모습이 아니다. 상상일 뿐이다. 그런데 굳이 그녀에게 이런 잔인한 역할을 맡긴 것은 곤륜산이 서쪽에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동쪽이 해가 뜨는 곳이라면 서쪽은 해가 지는 곳이다. 뜨는 해가 생명을 상징한다면 지는 해는 죽음을 상징한다. 스산하고 황폐하고 쇠락함이 서쪽의 특징이다. 뭔가 평범하지 않은 기괴한 모습이어야 특출한 능력이 있다고 믿은 의식도 반영된 탓이리라. 그런데 서왕모는 원래 이렇게 혐오스런 신선이 아니었다. 곤륜산의 주인으로 신 중에서 최고의 여신이었다. 지난번에 살펴본 삼황오제를 묘사한 화상석의 맨 윗부분에도 서왕모가 앉아 있었다. 산동성에서 출토된 <서왕모화상>은 최고 여신으로서의 역할을 확인할 수 있다. 얇은 부조에 새겨진 이 화상석에는 서왕모가 단정히 앉아 있고 머리에는 그녀의 상징인 청조가 앉아 있다. 그녀 어깨에서는 구름이 피어오르는데, 문양이 도안적이어서 마치 날개가 달린 것 같다. 그녀의 양 옆에는 서왕모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복희와 여와가 서 있다. 주인공을 크게, 조연을 작게 표현하는 것은 고대로부터 인물화와 조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법이다. 서왕모가 복희와 여와보다 위대한 여신임을 보여준다. 우주를 창조한 복희와 여와는 뱀이나 용처럼 하반신이 서로 얽혀 있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복희와 여와가 얽힌 꼬리는 다시 두 마리의 새 꼬리로 연결된다. 사나운 부리를 가진 두 마리 새는 서왕모의 머리 위에 앉은 새와 함께 삼청조일 것이다. 화상석에 드러난 것처럼 ‘청조’나 ‘난봉’은 결코 예쁘거나 고운 새가 아니다. 독수리나 매처럼 사납고 무서운 맹금류다. 서왕모에게 날라다 주는 음식도 콩이나 씨앗 같은 열매가 아니라 토끼나 꿩 같은 고기였다. 서왕모의 우측에는 ‘서왕모(西王母)’라는 글자가 음각되어 있다. 사천성에서 출토된 <서왕모화상> 역시 서왕모의 위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곤륜산의 주인 서왕모가 용과 호랑이가 새겨진 의좌에 앉아 있다. 흔히 좌청룡(左靑龍), 동 우백호(右白虎), 서로 배치되는 용호좌(龍虎座)는 권위와 위엄의 상징이다. 그녀의 좌우에는 신선세계에서 사는 구미호(九尾狐)와 삼족오(三足烏)가 배치되었다. 꼬리가 9개 달린 구미호는 흔히 천 년 묵은 여우로 알려져 있는데, 사람들의 혼을 쏙 빼놓을 만큼 변신을 잘하고 재주가 뛰어나 수많은 이야기와 전설을 만들어낸 동물이다. 삼족오(三足烏)는 태양을 상징하는데, 우리 동이족(東夷族)의 문화권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신령스런 새다. 서왕모의 곁에 구미호와 삼족오가 있다는 것은 서왕모의 권위와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설이 되어 가는 여행
Travellers going to be legendary 몇 달 전 나에게 이상한 프로젝트가 하나 생겼다. 폐교의 조경설계이다. 언제부터인가 폐교는 미술관, 동호회장 등으로 다양하게 변모되어 갔다. 대개 폐교를 인수한 사람들은 공공의 건물을 인수해 자신들의 취미 또는 개인적 공간으로 바꾸기를 원하지만 이번 경우는 달랐다. 주인장과의 첫 번째 회의 주제는 ‘나무의 이용가치’였다. 2차 회의 결과, 장소성을 유지하되, 나무를 살리기 위해 위치변동을 하기로 했다. 나무의 뿌리를 걷어 보니, 서로가 살기 위해 뿌리가 한 쪽으로만 뻗고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마치 서로가 부부인 것 같았다. 순간 나는 “할배나무, 할매나무야” 라고 외쳤다. 조경팀이 뿌리돌림 하는데 꼬박 이틀이 걸렸다. 마지막 날 위치이동을 위해 25톤 크레인을 섭외했다. 느티나무를 드는 순간, 동네사람들이 몰려 왔다. 나무를 옮기지 말라고 항의를 했다. 자신들의 소유라고. 사실 동네의 소유는 아니다. “나무가 아파서, 잘 살리려고 잠깐 앞으로 위치 변동하는 거예요. 어르신.” “하지마. 죽든지 살든지. 그 자리에 놓아.” 어르신의 답이었다. 순간 인간의 욕심이 야속해지는 순간이었다. 알고 보니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속셈이었다. 주인장은 나무를 생명으로 살리려고 하고, 어떤 이들은 단지 소유물로 보려하고, 인간들의 관점에 따라 말없는 자연생명이 어떻게 생존되는지를 아는 순간이었다. 할 수 없이 느티나무를 그 자리에 다시 묻었다. 다행히 약간 서로의 간격을 떨어뜨렸다. 세 번째 회의주제는 학교본관 앞에 있는 향나무였다. 등나무로 인해 그 형체도 알아 볼 수 없었다. 처음은 살리기보다는 없애는 것이 효율적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 소장님의 생각은 역시 달랐다. “작업비 생각하지 말고 생명이 있는 것이니, 어떻게든 한번 살려봐” 어떻게 보면 나도 느티나무를 소유로 바라보았던 동네 어르신과 똑같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워 졌다. 향나무를 살리는 작업은 은단풍과 느티나무 보다 힘들었다. 등나무를 걷어내고 하루가 지나서 서서히 그 자태를 보이기 시작했다. 가려서 보이지 않는 나무들이 용처럼 보였다. 특별한 안목의 건축가가 나무들의 생명을 살렸던 것이다. 이런 식으로 향나무, 호랑가시, 석류, 산수유, 동백, 목련, 소나무 등을 살려 학교 운동장에 이식하니 하나의 정원이 완성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토목이다. 학교본관과 운동장과는 약 5m 정도의 단차가 발생되었다. 내 생각은 그 단차를 완만히 하려 했다. 토목장비에게 단차를 무너뜨리라고 지시하고, 나는 식재에 집중했다. 그런데 토목장비는 단차를 무너뜨리지 않고 마치 논두렁 조성하듯 스탠드 단차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결국 공사 중지를 시켰고, 그 다음날 단차를 무너뜨렸다. 하나의 장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심한 신경이 쓰인다. 잠시라도 한 눈을 팔게 되면 의도하지 않는 일들이 발생된다. 순간의 판단력도 중요하다. 그래서 조경가는 경관위에 글을 쓰는 시인이다. 어느 정도 공사가 마무리 될 무렵, 성균관대 정기호 교수과 이 소장님이 방문하셨다. “그래. 이 소장 여기다 뭘 짓을 건데?.” “허참. 안 짓는 다니까” 이 소장님의 답이었다. 공사를 하기 시작하면서 동네사람들도 말이 많았다. 요양원이 들어선다, 별장이 들어선다… 별 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이 소장님과 나 그리고 주인장은 아무 생각이 없었다. 단지 건물 철거와 나무를 살리자는 것이었다. “그래. 정말 아무것도 안 해?” 정교수는 다시 친구에게 물었다. “그래 그대로 둘 거야. 그냥 정원부터 조성할거야. 주민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게. 앞으로 김 박사가 다 알아서 해야지.”새로운 조경시대의 서막이었다. 건축을 하고 조경이 마무리 하는 것이 보통은 관례이다. 하지만 이 경우는 무엇인가 독특하다. 마을주민을 생각하는 주인장과 건축소장의 마음이 아름답다. 나무 하나도 생명으로 생각하는 마음이 아름답다. 이번 글을 소개하는 이유는 전설이 되어가는 실례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앞으로 그 땅이 어떻게 변해갈지 아직 모르겠다. 단지 나도 시나브로 생각할 것이다. 사계절, 아침과 밤, 그리고 별과 달과 바람. 이 모든 것을 느낀 후에 계획할 것이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최대한 비워둘 것이다. 진정한 대지예술은 자연이 지니고 있는 본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다. 지금 그 곳에 가면 산수유와 목련이 봄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벤치에 대한 불만
Complaint about Bench (중략) 공원을 만났습니다. 아이들 놀이터가 있고 화장실과 벤치 몇 개가 놓여 있을 뿐인 공원이었습니다. 그러나 반가웠습니다. 화장실이나 놀이기구나 벤치 등이 모두 새것이었습니다. 그곳이 공원으로 조성된 지 얼마 안 되어 보였습니다. 공원 둘레에 서 있는 나무들은 빈약해 보였습니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오랫동안 팍팍한 길을 걷다가 만나게 된 공원은 반갑기 그지없었습니다. 한숨을 내쉬면서 걸음의 속도를 늦추었습니다. 화장실에도 다녀왔습니다. 다리쉼을 하기 위해 빈 벤치에 걸터앉았습니다. 벤치는 등받이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한 사람씩 따로따로 떨어져 앉으라는 듯 세 칸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쇠로 만든 낮은 팔걸이로 칸을 나눴습니다. 등을 편하게 기대고 앉아 어깨의 긴장을 풀고 싶은 사람은 앉을 수 없는 벤치였습니다. (중략) 나는 벤치에서 일어났습니다. 등받이가 없어서 어깨를 옹송그린 채 잠시 걸터앉는 것만이 허용된 벤치였습니다. 공원의 벤치는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었습니다. 화단 턱에 걸터앉아 해바라기를 하는 노인들의 말을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이나 연인들 심지어 그 동네 주민들의 말을 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벤치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드러눕는 것은 안 됩니다. 입을 맞추거나 끌어안고 있는 것도 안 됩니다. 옆 사람과는 적당히 떨어져 앉아 있어야만 합니다. 오래 앉아 있어도 안 됩니다. 잠시 걸터앉아 있는 것만허용됩니다.” (중략) 늦도록 노닥거릴 수 있는 여름밤 공원을 상상해 봅니다. 도시 공원에서 잠든 아이를 안은 채 말놀음을 놀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부질없는 상상인 줄은 압니다. 그래서인지 느리게 노닥거릴 수 있는 여름날밤 공원에 대한 상상은 가닿을 수 없는 낙원의 꿈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공원을 나서기 전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벤치들은 여전히 모두 비어 있었습니다. 벤치의 말이 아니라 거기 앉아 있는 사람들의 말이 들리는 공원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저귀를 찬 갓난아기와 그를 돌보는 엄마가 돋보이고 그들의 말이 들리는 환경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노인들처럼, 느리게 걷는 것이 가능한 구역이 어딘가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연구하는 정원. 파도바 대학 식물원
L’Orto Botanico dell’Università 야 Padova 파도바 대학 식물원이탈리아 북부 Veneto(베네토)주에 위치한 Padova는 Sant’Antonio산 안토니오로 인해 전 세계에서 몰려 온 독실한 기독교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성지이다. 1222년에 설립된 파도바대학6은 Bologna볼로냐대학에 이어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들 중에 하나이기에 배움에 목마른 젊은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온 도시를 누비는 활기찬 도시이기도 하다. Padova는 Breda(브레다)강을 중심으로 발전해 나갔고 Venezia와 겨우 30㎞의 거리에 있어 베네치아의 영화(榮華)를 함께 누리게 된다. 교역이 활발히 이루어졌던 베네치아의 항구를 통해 들어온 신기한 물품들 중에는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도 끼어 있었다. 필자가 처음 이탈리아에 도착했을 때도 우리나라에서는 보지 못했던 식물들에 매료되어 종종 편지에 말린 잎을 동봉해서 보냈던 기억이 있다. 씨앗들을 가져다가 키워보려고 애쓰기도 했는데 기후의 차이와 미숙함으로 인해 성과는 낮았고, 겨우 수확한 것조차도 미니어처 수준이었다. 1997년 UNESCO에 의해 “파도바 식물원은 전 세계 식물원의 원형이고 과학의 요람이며, 과학 교류와 자연과 문화의 관계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현대 과학, 특히 식물학, 의학, 화학, 생태학과 약학 등 교육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는 평가를 받으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렇게 해서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또 하나 이탈리아9에게 안겨준 이 식물원은 1545년 베네치아 공화국 상원의 결정으로 조성되었는데, 식물 연구의 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그 건축적 가치 또한 높다. 그 당시 식물연구에 관해 파도바 대학은 이미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와 Theophrastos(테오프라스토스)와 같은 그리스 학자들의 식물학에 관한 작품들이 읽혀지고 토론되었다. 독일의 Albertus Magnus(알베르투스 마그누스, 1193~1280)와 고대 의학을 집대성한 Claudius Galenus(클라디오스 갈레노스)의 의학서적을 라틴어로 번역한 Pietro D’Abano(피에트로 다바노, 1253~1316) 등 많은 학자들이 이곳을 거쳐 갔다. 당시는 무지無知에 의한 약물 오용이 난무했던 시대였는데 이를 바로 잡기 위해 Francesco Bonafede(프란체스코 보나페데)는 학생들에게 약용식물을 식별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사천향교
Sacheon Hyanggyo 사천향교는 경상남도 사천시 사천읍 선인리 119번지 일원에 위치하며, 면적은 3,455㎡로, 세종 22년1440 치성재(致誠齋)·동재(東齋)·서재(西齋)·명륜당(明倫堂) 등의 건물을 짓고 수학원 학사서재(修學院 學舍書齋)라고 칭한 것이 효시이다. 이후 임진왜란1592 때 소실되었다가, 인조 23년1645 현재의 위치로 옮겨 중건하고, 현종 5년1664 대성전(大成殿) 등을 건립한 이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중요 건물로는 외삼문, 풍화루, 동재, 서재, 전사실, 명륜당 등이 자연과 인공이 화합하는 순응의 미학을 공간적, 지형적으로 연계시키고 있다. 1983년 8월 12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20호로 지정되었다. Sacheon Hyanggyo which is located in 119, Seonin-ri, Sacheon-eup, Sacheon-si, Gyeongsangnam-do is 3,455㎡ area. After constructed in the 22th year of King Sejong’s reign(1440), it was used for a religious service to ancient sages as a emotional support of the Joseon dynasty. The aesthetics of adaption is connected with Daeseongjeon, Gongbansil, Chiseongjae, Myeongnyundang, Dongjae, and Seojae spatially, topographically and functionally. It was appointed as tangible cultural properties of Gyeongsangnam-do 220 in 12th of August, 1983.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Ⅰ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오랜 산고 끝에 드디어 막을 올렸다. 4월 20일부터 10월 20일까지 6개월간이어진다. 한국의 첫 국제정원박람회라는 점에서 기념비적이다. 더구나 그 장소가 이미 세계 5대 연안습지로 이름 높은 순천만이기에 한층 더 뜻 깊다. 역사적으로 볼 때 박람회는 동시대적 가치의 표현이었다. 그만큼 이번 정원박람회는 우리 사회에서 점차 높아지는 정원에 대한 관심을 잘 보여준다. 정원의 역사는 매우 길다. 대중의 공공공간이자 공유공간인 공원에 앞서 발전해 왔다. 기후, 지형, 식생과 같은 환경조건과 저마다의 문화적 배경에 따라 그 모습이 다르다. 지역이나 민족에 따라 고유한 양식이 있고, 또 개인의 개성과 기호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갖춘다. 가히 한 지역과 개인의 환경적·문화적 총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이루어진 정원은 다양한 문화활동의 장이 되고 사유의 장소가 된다. 복잡한 도시와 반복되는 일상에서 대중의 심신은 쉽게 피로해진다. 그럴 때 필요한 공간은 생명의 활력과 삶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장소이다. 그럼에도 도심의 온갖 공공공간은 점점 상업화되어 ‘상품’으로 변질되었다. 그 속에서 도시민은 종종 더 큰 소외를 맛보게 된다. 그러한 공간은 피로에 지친 개인을 보듬어 주고 치유해 주기보다는 잠시 피로를 망각시켜 줄 뿐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정원이 다시금 호출되는 이유이다. 박람회장에는 우리의 전통정원을 포함하여 중국, 일본, 태국 등 장구한 역사를 가진 동아시아의 정원들이 있다. 중국 정원에선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인 양산백과 축영대의 사랑이야기가 절로 느껴진다. 물이 없이 돌과 모래만으로 된 일본 정원은 섬나라 일본문화의 축소판이다. 서구에 비해 가까우면서도 잘 모르는 태국 정원도 있다. 전통 건축물인 살라타이와 대나무 구조물 등 자연재료를 활용하여 아열대 지역의 열기를 저감시킨 그들의 생활에서 동아시아인의 지혜가 엿보인다. 그 외에도 7개 서구정원을 포함한 11개의 세계정원과 61개의 참여정원이 있다. 건설경기의 어려움 속에서 계속 이어지는 고단한 일상을 벗어나 잠시 머리를 식혀볼 만하다. 게다가 박람회장을 조금만 벗어나면 넓게 펼쳐진 순천만 습지는 말 그대로 장관이자 덤으로 누리는 또 하나의 볼거리이다. 지금 순천만에는 이렇게 무위자연과 인위자연이 5월의 햇살 속에 활짝 펼쳐져 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그 배경과 의의
순천만정원박람회는 단순히 예쁜 꽃과 나무, 정원용품, 시설물 등을 나열한 전시박람회가 아니고,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증대하는 생명산업의 장이며 한편으로는 전시, 문화, 힐링 등을 총망라하는 융합산업의 장이자 세계 5대 연안습지의 하나인 순천만의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하여 계획된 생명문화박람회이다. 다시 말하면 매년 300만 명 가량의 탐방객이 찾아오는 순천만의 생태적 수용력을 유지하고 도시의 확장에 따른 환경압력을 줄여 에코벨트를 만드는 것이 그 목적이다. 따라서 순천만정원박람회를 유치하게 된 배경과 의의를 살펴본다. 순천만정원박람회의 의의 인간은 수렵채취의 시대를 벗어나 가축과 작물을 기르기 위하여 자연을 파괴하면서 집과 농토를 만들어 모여 살기 시작하였다. 문명이 발달하고 도시가 발달하면서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점차 멀어지기 시작하였는데, 이는 오히려 인간이 끊임없이 자연을 동경하는 계기를 제공하는 단초가 되었다. 개인의 집에, 동네에, 도시 전체에 먹을거리를 위해 작물을 재배하였고, 아름다움을 위해 관상용 나무를 심었다. 따라서 정원의 중요한 특징은 자연에 의지하며 자원을 얻으며 살았던 인간이 담을 두르고 스스로 만든 토지를 가꾸면서 보호하려는 노력의 산물인 것이다.종류와 기능이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정원은 일반적으로 시각적, 신체적 즐거움을 제공하는 열락정원을 의미한다. 이탈리아의 화려한 계단식 정원, 프랑스의 기하학적 정원, 일본의 축소지향적 정원, 영국의 자연풍경식 정원 등은 모두 빼어난 경관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관상위주의 정원은 최근 휴식과 치유, 소통과 이해의 공간으로 그 기능이 다양하게 분화되고 있다. ‘정원가꾸기’는 최고의 정신적, 육체적 활동이며, 옛 조상이 살던 숲과 자연을 동경하는 인간의 본능적 행위인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원을 가꾸는 사람의 정성과 노력이다. 정원문화의 완성은 단순한 정원만들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원을 가꾸는 사람의 마음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치유와 건강과 자긍심이 개인과, 지역사회에 충만하게 되고 구성원 전체가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것이다.이미 서술한 바와 같이 순천만정원박람회는 순천만을 효율적으로 보전하기 위하여 시작되었다. 박람회 기간 동안 개최되는 습지보전에 관한 국제심포지엄은 순천만보전에 많은 유용한 정보와 사례를 제공할 것이다. 박람회장에 펼쳐지는 11개소의 세계정원에서 각국의 고유문화를 체험하고 정원을 통한 즐거움과 치유를 느낄 수 있다. 국내외 정원디자이너, 기업, 도시들이 참여하여 다양한 주제로 조성한 참여정원은 정원미학과 참여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영국의 유명한 건축·조경가 찰스 젱스가 순천시의 풍경과 순천만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정원인 ‘순천호수정원’은 세계정원 구역의 메인공간으로, 영국 첼시플라워 쇼의 금상 수상자 황지해 씨의 ‘갯지렁이 다니는 길’과 더불어 현대정원문화의 추세를 파악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정원박람회 동안 치러지게 될 크고 작은 많은 문화행사에는 전문예술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여 정원을 통한 나눔과 소통의 미덕을 보여줄 것이다. 정원해설사를 비롯한 자원봉사자의 검게 그을린 얼굴에서 참여와 봉사의 소중함이 우리 마음을 따스하게 할 것이다.일일이 다 열거하지 못하지만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서 얻는 가치는 경제적 가치보다는 생태적 가치, 심리적 가치, 문화적 가치가 훨씬 더 클 것으로 확신한다. 박람회장에 입장하는 관람객수를 성공의 지표로 삼는 것보다 관람객의 만족과 순천시민의 참여를 통해 나타나는 건강한 도시문화의 창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관계 공무원들과 시민들의 노력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글로 표현할 수 없어 아쉬울 뿐이다. 순천은 오랫동안 교육과 교통의 중심지로 전남 동부지역의 발전에 이바지하였다. 그러나 지난 시절 급격한 산업발달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산업적, 경제적으로는 다소 뒤쳐졌을지라도 생태문화적으로는 뛰어난 잠재적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1995년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되면서 순천시는 생태문화의 가치에 주목하였으며, 생태문화의 지속가능한 보전이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음을 간파하였다. 순천만을 보전하기 위한 민관학의 협력을 바탕으로 순천만은 생태관광의 모델지역으로 발전하여 순천시의 대표 브랜드가 되었다. 순천만 보전을 전제로 개최된 순천만정원박람회는 순천시의 모습을 새롭게 바꾸기 위한 인식의 전환이다. 정원박람회를 통해 생태문화의 지속가능한 보전이 도시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는 모델을 제시할 것이다. 정원을 통해 누리는 즐거움과 여유로 이해 우리는 치유를 통한 생명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연의 정원 ‘순천만’과 인간의 정원 ‘정원박람회장’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고, 지역과 세계가 소통하고, 세계인이 함께 나누고 누리는 생태수도 순천이 완성될 것이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시공일지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국제정원박람회가 어떤 과정을 거쳐 착수하게 되었으며, 개장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각각의 정원에는 어떤 공법이 사용되었는지 등에 대해 관심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지는 4월 초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박람회장을 방문하여 몇몇 분께 간략하게 인터뷰를 요청하여 시공하면서 있었던 생생한 경험들을 들어보았다. 그리고, 그 분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시공일지를 정리하였다.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정원화훼부 장성주 화훼관리팀장저는 박람회장 모든 부지의 잔디, 지피초화류의 관리를 담당하였습니다.아무래도 농경지였다가 정원으로 만드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에피소드들이 많습니다. 작년 태풍과 폭우 등의 자연재해로 인해 조성현장이 붕괴된다거나 식재를 해놓은 곳이 매몰된다거나 하는 일이 좀 있었습니다. 난감하고 마음고생을 많이 했었습니다. 직원들과 일하는 분들이 모두 혼연일체 되어 잘 극복했습니다. 무사히 마쳐서 감회를 느끼고 있습니다.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기획팀 행정7 이재성 주무관나무의 활착을 위해서는 지주목을 세워야 하는데, 이번 박람회를 준비하면서 공무원 몇 명이 땅속 깊이 말뚝을 박아서 지지하는 방법을 고안해냈습니다. 이 방법은 특허를 받기도 했으며, 지난해 태풍이 연속으로 2~3번 왔을 때도 이 방법을 쓴 나무는 피해가 없었습니다. 박람회장 대부분의 나무들이 이렇게 지주목이 없어서 깔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대한종묘조경(주) 조경부 장일웅 차장저희는 환경부정원, 하나은행정원, 순천만전시회실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환경부정원은 정원의 컨셉이 순수 한국 자생 원종으로만 식재를 하게 되어있습니다. 이곳에 사용한 나무는 주로 히어리, 노랑무늬벚꽃 등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보호종입니다. 식물이 많이 멸종위기를 겪고 있는데, 서울교도소, 청주교도소 순천교도소 등과 협약을 맺고 나무를 공급해주고 재배방법을 알려주어 재소자들이 직접 재배하게 하였습니다. 일종의 교화역할을 하기도 하면서 저희는 또 자라난 그 나무를 다시 공급받아서 사용합니다. 공법상 특별한 점은 잡초방지매트를 깔아서 식재한 것입니다. 이 방법은 다양한 식물을 좁은 공간에 식재할 때 세력이 센 식물이 우점해서 다른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는 현상을 방지합니다.(주)그람디자인 최윤석 대표정원이 꼭 ‘심어놓은 식물을 보는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조금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식물 자체의 모습보다는 그 분위기나 느낌을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묵수를 처음에 계약하던 데가 한지도 문제가 있었고 묵수라는 소재 자체가 전시구조물을 해본 적이 없는 거라서 천막을 치기 전에 바람이 심하게 불었던 날 무너지고 찢어져 다시 제작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었습니다. (주)가나안조경 아트락사업부 김득철 이사, 김진우 대리저희는 어린이 놀이정원에 캐릭터 시설물을 설치하고 식재공사를 하였습니다. 뽀로로와 앵그리버드 등의 캐릭터라던가 이런 부분을 가까이서 접해서 인지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으로 더 즐겁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공사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캐릭터 저작권 등이 많은 부분이 연관되어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의견충돌이 많았고 그것을 조정하는 부분이 약간 어려웠습니다.(주)그람디자인 오현주 대리작가정원 공모 당시 우수상을 수상했던 ‘네이처다이닝’이라는 작품인데, 생활 속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소품 위주로 꾸미고 채소랑 허브종류 위주로 구성하였습니다. 공간의 크기와 상관없이 실생활에서 베란다나 작은 정원에서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스 등을 활용하여 실용적으로 정원을 꾸며보자는 컨셉입니다. (주)그람디자인 이동은 대표‘일상’이라는 실내정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일상적으로 보던 것이지만 지금은 보기 힘든 것들을 소품으로 해서 꾸몄습니다. 정원을 통해 사람들이 추억하는 것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브제들이 들어가다 보니까 소품을 구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아이디얼가든 스쿨 에뛰드아미팀 이규철개인적으로 이전에는 공사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매일 이것저것 부딪혀보느라 고생이 많았습니다. 시공할 때 어려움이나 새로운 방법들, 재료를 구하는 요령들, 공정을 짤 때 순서를 잡는 방법 등 하나하나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재미있었습니다. 직접 디자인한 것을 끝까지 고집하면서 해볼 수 있고 완성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매력적입니다. 한국조형연구소 윤화수 대표일반정원의 개념을 벗어나서 조형정원을 꾸며보고 싶어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전체적인 컨셉은 ‘평화로운 지구’로 잡고 태양과 달의 빛을 나름대로 해석해보았습니다. 연못에서 물고기들도 놀고… 돌 다섯 개를 붙여서 세웠고 프레임 역할을 하는 정원의 테두리에 잔디를 도입하여 액자 속에 지구의 평화로운 모습이 들어가 있는 것을 표현했습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미리보기
Preview 01 _ 순천 02 _ 갯지렁이 다니는 길 03 _ 바위정원 04 _ 세계정원 05 _ 습지센터 구역 06 _ 순천호수정원 07 _ 습지 구역 08 _ 어린이놀이정원 09 _ 참여정원 10 _ 한국정원
Interview _ 정원박람회, 순천만보존을 위한 ‘생태놀이터’
나승병 _ (재)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조직위원회의 총괄을 담당한 나승병 사무총장에게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대해 물어보았다. 그는 “이번 박람회의 성공은 관람객 수가 아닌, 순천만을 항구적으로 보존하고 정원박람회장과 연계해 생태관광 모델을 만들어서 지속가능한 녹색성장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원관리는 물론이고 기획, 홍보, 관람객 유치 등 총괄을 담당하셨습니다.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중점을 두신 부분은 무엇이었습니까?먼저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총 사업비는 2,455억 원으로 박람회장 조성비 1,064억 원, 주변 연관사업 1,098억 원, 홍보·운영비 293억 원이며, 주무부처인 산림청과 정부의 지원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박람회장에는 각 나라의 전통과 고유의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 국가 전통정원 11개를 비롯해 전문가들의 아이디어에 의한 테마정원, 국내외의 자치단체·기업체·작가들의 참여정원 등 총 23개국의 83개 정원을 조성해 관람객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할 것입니다. 특히 세계 국가 전통정원은 해외에 가지 않고도 한자리에서 외국 정원의 멋을 느낄 수 있도록 해당 나라의 정원디자이너들이 정원의 역사와 특색을 담아 설계하고 조성하였습니다. 또한 관람객들이 사색과 경관을 즐길 수 있고 마음이 치유될 수 있는 자연과 어우러진 공연·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으며, 정원박람회 기간 동안 박람회장과 순천시내 전역에서는 6천여 회의 문화·예술 공연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정원박람회 문화행사 주제는 ‘생태놀이터’로, 박람회장 전체를 보고, 즐기는 공간으로 만드는데 중점을 두었으며 상설주제공연은 자연친화 뮤지컬인 ‘천년의 정원’을 매주 2회씩 공연하고 국내외 초청공연과 테마, 거리공연, 문화예술공연과 전시, 체험, 특별행사 등 박람회 기간인 184일 동안 박람회장 내에서는 총 93종 3,993회, 1일 22회의 다양한 문화예술행사와 전시·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순천만의 가치를 문화적으로 재해석해 표현할 계획입니다. 이번 정원박람회를 통해 기대하는 가장 큰 부분은?21세기는 자연과 생태가 경쟁력인 시대입니다. 정원박람회는 시대정신의 실천으로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함께 어우러져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가를 직접 체험하고 확인하는 박람회라 할 수 있습니다. 시는 정원박람회장 내 구축된 자연 생태 공간을 최대한 활용 힐링과 생태치유, 체험휴양단지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정원박람회를 통해 순천은 전국 초중고 학생들의 최고 생태 체험장으로 발돋움할 계획입니다. 정원박람회와 순천만, 낙안읍성, 선암사 등을 연계한 생태체험 및 학습여행의 메카로 육성해 수학여행의 허브가 될 것입니다. 또한 대한민국 모든 국민과 세계인이 찾는 생태관광 자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세계 각지에서 정원박람회를 방문할 관람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그동안 유럽 등 외국에서 개최되는 정원박람회는 폐광지역이나 쓰레기 매립장 등 버려진 곳을 정비해서 도시재생차원으로 정원박람회를 개최해왔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정원박람회는 이와는 좀 의미가 다른 ‘생태자원의 보호’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가지의 목적을 가지고 박람회를 개최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여러 가지 테마가 있지만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자연과 생태 즉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어우러져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지 체험하고 확인할 수 있는 박람회라는 겁니다. 또한 중세정원문화에서부터 현대정원 작가들의 예술작품까지 정원문화의 퍼레이드라고 할 수 있죠. 저희 조직위는 21세기 시대정신의 실천이라는 사명감으로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서 마무리하고 최고의 정원을 만들어서 관람객 여러분을 맞이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도시와 순천만 포구, 철새와 갈대가 조화를 이룰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은 전 세계인을 사로잡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꼬리를 물고 찾아올 관람객들을 상상만 해도 가슴이 뿌듯해집니다.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그 속으로 초대합니다.
Interview _ “실수가 두렵다고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최덕림 _ (재)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순천만 습지를 관람하기 위해 매년 300만 명의 사람들이 다녀간다. 때문에 생태계 훼손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에코벨트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 에코벨트의 방안으로서 선택된 키워드가 바로 ‘정원’이다.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정원을 조성함으로써 도시의 확장을막고, 순천만을 보호하는 완충공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 것. 이러한 기대를 안은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4월 20일부터 10월 20일까지 문을 연다. 최덕림 정원관리본부장은 국제정원박람회 개최지 선정부터 개장까지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 대표로 세계적인 강연 프로그램인 TED에 강연자로 나서 생태계 보전으로 경제적 가치를 높일 수 있음을 알려 정원박람회의 당위성을 설명한 바 있다. 정원을 “누구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보편적 복지의 모델”이라고 말하는 최 본부장은 이번 박람회가 생태도시를 너머 생태국가로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박람회를 통해 습지와 정원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의 만남을 주선한 최덕림 본부장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한다. 순천만 훼손을 막기 위한 에코벨트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그 방안으로 ‘정원’이 선택되었습니다. 에코벨트에는 여러 유형이 있을 텐데, ‘정원’이 선택된 이유는 무엇인지?순천만은 연간 30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갑니다. 그러다보니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어왔고, 국제습지센터를 현재 박람회장 입구로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그 주변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도심이 더 이상 순천만으로 확장하지 않도록 에코벨트를 만들어 완충공간으로 관리하자는 것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구상된 취지입니다. 에코벨트를 무엇으로 할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독일 정원 이야기』의 저자 고정희 박사에게 유럽에 정원박람회가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당시로서는 정원박람회가 우리나라에서 생소했기에 많은 토론을 거쳤고, 합의를 도출하기까지 매우 어려운 과정이었습니다. 결국 정원박람회에 대한 공감을 얻게 된 것은 순천만이라는 생태적인 자원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순천만이 생태적이다 보니 정원으로 생각이 귀결될 수 있었을 겁니다. 순천에는 순천만이라는 생태계의 보고가 있습니다. 하지만 생태적인 공간이 있다고 해서 그 자체로 생태도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도시까지 생태적인 기능을 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정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준비과정에서 가장 크게 보람을 느꼈을 때는 언제였습니까?시민들이 좋은 공원이 생겨서 좋다고 느낀다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좋습니다. 전문가들에게 국가의 일을 지방에서 하고 있다는 격려의 말을 들었을 때도 한 없이 힘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힘들다 보니 가끔 보람이 약해질 때도 있습니다. PRT 민자 유치를 통해서 지원을 끌어내었는데, 지정공고를 통해 업체를 선정하여 문제된 바 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이 기술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었습니다. 순천만의 생태에 사람의 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판단했죠. 유리창을 닦은 사람이 깨는 것이지, 닦지 않은 사람은 깰 수가 없습니다. 내가 한 실수의 책임은 내가 감당하면 됩니다. 그게 겁난다고 할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죠.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징계를 받더라도 시민들을 위한 일이라면 기꺼이 받겠습니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세계적인 명성의 정원박람회로 거듭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단순히 눈으로 보고 끝나는 박람회가 아닌, 행복감을 전해줄 수 있는 박람회가 되어야 합니다. 순천만을 왜 보호해야 하는지, 이곳에서 자생하는 동식물들을 통해서 우리가 무슨 행복감을 얻을 수 있는지를 실질적으로 느끼는 장소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흐름은 순천만이라는 생태의 보고가 있으니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순천만은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자원입니다. 이곳에 조성된 정원을 통해서 시민들의 자부심이 올라가고, 외부의 호응을 얻으면 시민들 스스로가 보존하려 할 것입니다. 저는 이곳의 우리 전통정원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따로 있을 때는 몰랐는데, 한 곳에 조성해놓으니 한국의 정원을 동시에 비교해 볼 수 있었습니다. 궁궐 정원을 두고 한 걸음 너머서면 선비 정원이 있고, 우리 어머니들이 이용하던 폭포수가 흐르는 소망의 정원이 있습니다. 한국 전통정원의 특징을 꼽자면 자연 지형을 잘 이용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 특성을 살리기 위해 지형을 그대로 이용해서 조성했습니다. 이러한 한국의 전통정원과 다른 나라의 정원을 비교해볼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함으로써, 조경을 공부하는 분들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이 우리의 정원문화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바로미터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박람회를 세계적인 명성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하는 과제일 것입니다.
지구의 자연정원, 순천만의 생명력을 생활속으로
지구의 정원 순천만의 가치 순천만, 지속가능한 자원으로서의 가치공유지구 상 자연의 정원, 순천만은 우리나라의 연간 300만 명 이상이 찾는 유명한 관광지로서 이제는 순천만 자체에 대한 관리, 보존, 운영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 대안으로 순천시에서는 지속가능한 자원으로서 순천만의 생물다양성과 순환성,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전략적 방안으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모색했다. 즉, 도시의 확장에 따른 순천만의 훼손이나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도심과 순천만 사이를 녹색완충지대Buffer Zone로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정원박람회장을 조성하였다. 순천만과 정원박람회장, 그리고 도심지 및 여수, 광양, 고흥 등의 주변지역을 연계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는 순천시민이나 여수반도권 지역민과 전남도민의 입장에서 순천만의 가치를 공유하고 순천만을 지속가능한 자원으로 영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번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하여 지역민 모두가 자연적 정원의 가치를 공유하고 인식할 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 정원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는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전남, 녹색의 땅, 풍부한 생활 속의 정원문화자원 보유전남에는 정원박람회와 연관된 자원이 풍부하다. 농도로서의 농지와 전원경관, 풍부한 산림생태자원, 그리고 누정이나 축제 등 다양한 문화자원이 있고 그 밖에도 자연이나 산업자원들이 풍부하다. 농수산도임에도 경지 비중은 27.1%에 불과하지만, 산림 비중은 60%에 육박하고 있어 산림이나 산촌 자원도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전남은 전통적인 농도로서 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고 산자락에 위치한 다랑논, 정감 넘치는 촌락 등이 산재하여 독특한 남도풍경을 형성하고 있다. 영산강, 섬진강, 탐진강 등과 주암댐, 장흥댐, 나주댐, 담양댐 등 크고 작은 하천과 담수호가 분포하고 있어 아름다운 수변경관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유서 깊은 누정 문화자원은 전국의 13.3%에 이르는 40개소 전국대비 13.3%가 지정되어 있다. 이 외에도 강변이나 해안, 그리고 구릉이나 산정山頂 등에 위치한,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다양한 누정들이 전남의 곳곳에 산재되어 있다. 전남에는 40여 개 정도의 축제가 개최되고 있는데, 이 중에서 20개 축제는 화훼류나 수목과 관련된 축제이다. 꽃과 수목, 정원을 주제로 하지 않더라도 축제장을 각종 화훼류나 수목 등을 활용해 주요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농경생태도시로서의 새로운 이상향을 실현하는 오아시스 농업생태신도시
Brazil Oasis Agrarian Eco-Town 수퍼매스 스튜디오(Supermass Studio)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작업해 온 브라질 바히아주의 ‘오아시스 생태농업신도시 마스터플랜 프로젝트’가 2013년 NY ASLA Awards의 Planning, Analysis, Research & Communications 부문에서 Merit Award를 수상하였다. 대단위 농업행위로 인해 급속히 훼손되어가고 있는 브라질 북동부의 생태적으로 민감한 세하도Cerrado 사바나 지역에 최초로 보존과 개발이 균형을 이루는 생태적 유기농업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로서 뉴욕의 수퍼매스 스튜디오에서 마스터플랜 및 전체설계의 총괄진행을 담당하였고 한국의 가원조경에서 조경계획을, 뉴욕의 SAMACH + SEO Architecture에서 건축계획을, 그리고 뉴욕의 Buro Happold Engineering에서 친환경 엔지니어링 계획을 담당하였다. 시상식은 4월 11일에 뉴욕에 있는 Center For Architecture에서 개최되었다. 프로젝트 개요브라질 북동부 바히아Bahia 주에 위치한 세하도Cerrado 지역은 전형적인 브라질 사바나Brazilian Savanna 수림지로서 4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아무 쓸모없는 황무지로 여겨지는 땅이었다. 이곳에 1970년대부터 대규모의 산업형 농업단지가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세하도 지역은 브라질 농업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르게 되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지Economist 에서 “세하도의 기적, 과연 다른 국가도 이를 따라할 수 있을까”라는 기사로 치켜세우기까지 했던 세하도의 농업개발은 십 수 년 전부터 생태학자들이 세하도의 생태적 가치를 깨닫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별다를 것 없는 사바나 수림지에 불과해 보이던 세하도가 아마존 열대우림에 버금가는 귀중한 생태적 가치를 갖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고 세계 야생동식물보존협회WWF: World Wildlife Fund는 지구상 생명체의 5%가 세하도 생태계에 존재하고 브라질 자생동식물의 1/3이 세하도 지역에서 발견된다는 놀라운 자료를 발표하게 되었다. 그러나 세하도 지역의 농업화 및 이로 인한 수림생태계의 벌목은 이미 심각한 경종을 울리는 수준에 이르러 있었고 농업개발과 생태보존의 균형잡힌 개발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었다. 오아시스 농업생태신도시 계획은 이러한 시점에서 책임감 있는 농업개발과 생태자원 보존의 두 가지 기치를 통해 대단위 친환경 순수유기농업단지와 자급형 친환경주거단지를 개발하려는 야심차고 혁신적인 계획안이다. 이를 위해서 오아시스 개발은 일반적인 선개발, 후보존의 관행을 벗어나 생태적 민감지역을 적극적으로 보존한 후 나머지 지역을 개발해 나가는 선보존, 후개발의 방식을 채택하였으며 고기능 친환경건축설계highperformance building design,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수자원의 보존, 마을공동체 복합주거단지의 개발 등을 통해 전혀 새로운 유형의 농업주거단지를 위한 개발 계획안이 수립되었다.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조성사업 실시설계(2)
Schematic Design and Construct Design for SUNCHEON BAY Garden Expo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이하 순천정원박람회). 그 박람회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무엇보다도 정원이다. 지난 회에 언급한 순천의 방재기능은 기존의 농경지가 수행하던 역할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측면에서의 논제였으나 박람회에서 실제로 전시되는 정원들의 규모와 배치, 이용 동선의 설정과 조성방안은 보다 실질적인 논의가 필요하고 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었던, 어찌 보면 가장 큰 이슈(?)였다. 주박람회장(세계정원구역)은 동천을 기준으로 동측의 삼각형부지이다. 이 삼각형의 부지에 10개의 세계정원, 몇 개의 테마정원, 수십 개의 참여정원(이 참여정원의 개수는 오랜 시간에 걸쳐 많은 변경이 있었다), 한방약초정원과 도시숲, 녹색나눔숲, 실개울로 시작하여 호수, 습지로 이어지는 물길에 대한 배치는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이어지면서 꾸준히 개선되었다. 물론 기본적인 배치나 규모는 초기 단계에 많은 논의를 통해 결정되었으나 그 안에 담겨질 콘텐츠는 그리 쉽게 확정지을 수 없는 문제이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을 지나오면서 가장 중요한 결정은 역시 순천시의 의지에 의해 결정된 부분이 많았다. 우리가 제시한 안과 순천시의 의지, 그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절충하는 시간은 많은 사례조사와 해외답사, 협의와 검증, 수용과 절충 그 사이 어디쯤에서 마무리되었다. 그 결과로 만들어진 실시설계도면은 용역완료 이후에도 조금씩 수정되고, 스토리텔링이 씌워지면서 2013년 4월 20일 그 결과를 보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이 보다 나은 국제정원박람회를 위한 길임을 알기에 지나온 시간과 과정들이 아쉽다거나 안타깝기보다 기대와 설렘이 더 크다. 그러한 이유로 주박람회장의 설계가 아닌, 그 기반의 설계라는 부재로 아쉬움을 달래고 그 결과물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본다. 과업명 :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조성사업 실시설계 용역위치 : 전라남도 순천시 오천동, 풍덕동, 해룡면 일원과업 진행 시 - 박람회장(녹색나눔숲 포함) _ 609,000㎡ - 수목원 및 습지 (습지센터 제외) _ 312,000㎡ - 저류지 (기본계획) _ 245,000㎡ - 총 1,166,000㎡
양평 주택정원
Yangpyeong House Garden 2012년 봄에 용문산 근처에 있는 주택정원 작업을 하게 되었다. 나지막한 뒷산이 있는 아늑한 분지에 작은 마을이 있고, 마을의 중심부에 위치한 주택이었다. 3,000㎡ 정도의 다소 넓은 대지에 펼쳐진 창고 모양의 주택이었는데 설계를 하던 중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면서 잠깐 일을 쉬게 되었고, 결국 프로젝트를 할 수 없게 되었다. 두 달이 흘러 건축가와 건축주가 다시 부탁을 해왔는데, 감사한 마음에 거절할 수가 없었다. 일을 시작한 후 땅을 조금씩 만들어가며 나도 기력을 회복했다. 점점 대지의 형상이 다듬어지며 아름다워지는 모습에 다 함께 즐거워하면서 내 몸과 마음도 다시 건강해졌다. 한편 현장을 오가며 보는 팔당호수의 풍경은 인상적이었다. 특히 이른 아침 물안개 오르는 풍경은 잊을 수 없다. 나에겐 여러 가지로 치유가 되는 프로젝트였다. 시나리오기다란 선형의 주택은 긴 동선을 만들고 여기에 연결된 공간들을 체험하며 다양한 감각을 느끼게 된다. 단순하지만 조금씩 다른 공간들은 시간에 따라 계속 변화하며 풍부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마당의 선형은 단순하지만 경계부에 소나무 숲과 억새초지가 있다. 이는 원경과 더불어 미묘한 경관의 변화를 만들어내며, 밤에는 은은하게 지형과 숲의 선형이 드러나 또 다른 인상적인 모습을 제공한다.세 개의 숨겨진 정원은 각기 다른 재료로 연출했다. 첫 번째 정원은 거실과 연결된 뒷마당으로, 넓은 데크 뒤편을 흙과 건생의 식물원으로 구성했는데 밝은 햇빛이 들어올 수 있도록 초본으로만 식재하였다. 담으로 둘러싸여 미기후로 인해 겨울 늦게까지 식물이 건강하게 남아있다.두 번째 정원은 복도 옆 낮은 창 너머에 있는 마당으로 다양한 색깔의 풀을 배치하여 미묘한 질감, 색감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세 번째는 별채 앞 전정Front Garden으로 이끼와 속새를 심어 노출콘크리트 외벽과 대비되도록 했다. 속새와 이끼는 사철 푸르러 담백한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뒷마당은 채원이 있고 작업공간으로 활용될 것이다. 두 마리의 진돗개가 놀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한다. 태양광을 받는 집열판은 세 개로 분리되어 조형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Landscape Architect _ knl landscape design studioLandscape Construction _ Yu jeong nong wonArchitect _ Jeong, Jae Heon Architect Construction _ narae construction co.,ltd.Location _ Yongmun-myeon, Yangpyeong-gun, Gyeonggi-do, KoreaLandscape Area _ 3,000㎡ Completion _ 2012 Photograph _ Park, Young Chea / Kim, Yong TeagEditor _ Lee, Hyeong JooTranslator _ Hwang, Ju Young Spring 2012, I started a house garden project near the Yongmunsan Mountain. It located in the middle of a small village on a snug plateau with a hill at the back. The house which reminds me of a warehouse on a quite large site of 3,000㎡ was very beautiful. But abrupt hospitalization exerted me to cease the project. Two months had passed away. Thanks to patient waiting of the architect and the client, I could not help but resume it. While making garden soil, I regained my vigor. As the site took shape, everybody was happy and my soul and body became healthy again. Meanwhile, the scenery of the Paldang Lake on the way to the site was very impressive. I would not forget the early morning haze on the lake. This project healed me in many ways. ScenariosLong linear house creates a long moving line, and provides multisensory spatial experiences. Simple but diverse spaces create rich image with the flow of time. There are pine tree groves and miscanthus sinensis meadows at the border of the simple yard. With a distant view, this creates subtle changes of landscape, including impressive night scenery of gentle landform and forest. I used different materials for three secret gardens respectively. First garden is a backyard connected to living room, where xerophilous plants grow at the behind of the large deck. I only planted herbaceous plants so as to get enough sunshine. Thanks to walled microclimate, plants remain verdant in late winter. In order to provide subtle changes in texture and colors, I arranged plants in various colors in the second garden, which is located over the lower window next to corridor. I planted mosses and horsetails in the third garden in front of the outhouse so as to contrast with exposed concrete exterior wall. Horsetails and mosses enliven this simple space all year round. Kitchen garden and working space are created at the backyard. It is also a playground for two Jindo dogs. Three separated solar walls looks like a sculpture.
조경의 경계를 넘어: 조경의 영토를 넓혀나가는 주목할만한 조경가 12인(5)
The Forefront of Landscape Architecture 12 Innovators Opening New Horizons of the Field 2011년도 ‘도시계획현황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국의 1인당 평균 공원면적은 7.6㎡며, 시도별로는 울산광역시가 16.6㎡으로 가장 많고 서울특별시는 8.4㎡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계획시설 전체 결정면적은 총 6,338㎢로 아직 사업시행이 되지 못한 미집행면적 총 1,425㎢ 중 공원이 623㎢로 가장 많다. 2020년 도시계획시설 일몰제를 앞두고 미집행공원의 해결방안으로 국유지 무상양여, 민간자본 유치 등 다양한 대안들이 회자되고 있는데 이번호에 소개될 토론토 다운스뷰 파크조성의 사례는 국민의 세금에 의존하지 않고도 국가공원을 조성하는 모범적인 예가 될 것이다. 다운스뷰 파크는 캐나다 토론토에 오래된 공군기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국가적인 프로젝트로, 1999년 국제설계경기를 통해 총 179개 팀의 제안서를 평가한 후 마지막 결선에 오른 5팀이 경쟁한 결과,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과 베르나르 츄미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렘쿨하스와 브루스 마우의 트리시티가 당선작으로 선정되었었다. 당시 우승작 트리시티는 조경계에 신선한 충격이었는데, 조경디자인이 아니라 경관전략을 통하여 알고리즘이나 벡터를 디자인했다는 일종의 디자인 레시피로서 진화하는 프로세스를 통해 결과물을 조직한다는 매우 파격적인 안이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작년 여름, 다운스뷰의 공원지역이 공식 개장했다. 공모전 이후 약 5년간 거의 침묵에 싸여 있었고, 2005년부터 서서히 진행된 공사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는 거의 없다. 공모전에서부터 오프닝까지 강산이 변할 만큼의 기간동안 과연 무슨 일이 있어왔던 것인지, 마침내 최초의 국가도시공원이 어떤 모습을 갖추어왔는지 돌아보는 것은, 이제 막 용산공원 공모전을 치른 한국의 조경가로서는 한편으로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1. 대규모 도시설계(Large Scale Urban Design) _ Signe Nielsen 2. 해일에 대비한 갯벌 및 해안 생태 공원(Salt Marsh Design) _ Susan Van Atta3. 좁은 도시면적을 이용한 레인가든(Stormwater Treatment) _ Mayer Reed4. 도시의 빗물관리를 위한 그린 인프라스트럭처(Green Infrastructure) _ Nette Compton5. 국가도시공원 조성의 성공적 모델(Downsview Park) _ David Anselmi 6. 브라운필드 및 도시생태(Brownfield Desig) _ Julie Bargman, Dirt Studio7. 토착 식물 디자인(Roof top and local planting design) _ Oehem van Sweden8. 조경 이론(Urban Design and Landscape) _ Witold Rybczinski9. 시민 참여(Community Design) _ Walter Hood10. 환경예술(Art & Design) _ Claude Cormier, Canada11. 탄소제로 및 친환경 소재(Life-cycle Design and low-impact materia) _ Michael McDonough Partners12. 친환경 주거정원(Sustainable Residential Design) _ David Kelly, Rees Roberts Partners13. 대규모 도시옥상농업(Urban Rooftop Farming) _ Ben Flanner, Brooklyn Grange 14. 스마트 성장 도시디자인(Smart Growth Design) _ Andres Duany 데이빗 앤셀미 (David Anselmi) 캐나다 토론토 다운스파크 수석부사장캐나다 최초의 국가도시공원을 지휘하는 조경가다운스뷰공원의 조성 과정은 몇 가지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캐나다 정부의 다운스뷰 조성에 관한 기본 철학을 이해하지 않는 한, 물리적인 형태로 이 프로젝트를 파악하려는 시도는 매우 국지적인 관점일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현재 다운스뷰의 모습을 배태한 주된 요인은 조경디자인이나 도시설계적 관점이 아니라, 정부를 대신해 공원 조성의 임무를 부여받은 다운스뷰공원회사가 기반한 운영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원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다운스뷰가 캐나다 중앙정부에서 관할하는 국가공원임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의 국립공원 시스템에 편입되지 않으며, 따라서 국민의 세금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수입원으로 조성비용을 자체 충당하도록 애초부터 계획되었다는 점이다. 다운스뷰의 건설에 대한 총괄 감독은 Public Works and Government Services Canada, 즉 공공시설부 장관이 맡고 있으며, 다운스뷰공원회사는 정부와 의회에 정기적인 보고와 승인을 받도록 되어있다. 현재까지 주된 수입원은 현존하는 건물에 대한 임대사업이었으며, 매년 일정 정도의 자금을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아 조성사업에 사용해 왔다. 2015년 지하철과 통근열차가 교차하게 되는 새로운 역사가 예정된 지금, 다운스뷰는 더욱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전체 부지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나대지가 다섯 개 구역의 개발부지로 계획되어 있다. 그러므로 다운스뷰는 단순한 공원이 아니다. 센트럴파크와 같은 이상적 자연의 모방도, 라빌레뜨와 같은 문화 컴플렉스도 아닌, 그야말로 공원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미래 도시의 형태인 것이다. 여가, 문화, 스포츠, 생태, 일자리와 경제활동, 주거, 이 모든 것이 융합되는 도시이며, 그 근간이 되는 것은 걷는 도시, 그리고 액티브한 라이프 스타일이다. Q. 실무와 교육으로부터 다운스뷰공원의 조성을 총괄하는 책임을 맡기까지 과정을 말씀해주시겠습니까?A.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곧 소규모 설계회사에서 일을 시작했고, 결국에는 다른 파트너 두 명과 함께 회사를 인수하고 운영하게 됐습니다. 약 15년 정도 경력을 쌓았고, 8년간 토론토대학 조경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실무와 교육, 그리고 1996년부터 1998년까지는 온타리오주 조경사협회 회장직을 맡아 봉사하는데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2000년부터 3년 정도 멀티미디어 업체의 임원으로, 박물관이나 과학센터 등에서 쓰이는 교육용 디스플레이자료를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현장에 시설을 디자인하고 설치하느라 잦은 출장을 다니곤 했는데, 조경설계와 전혀 다른 분야를 맛본다는 점에서 무척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2003년은 다운스뷰공원이 공모전 이후 약 3년간의 휴지기간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던 시기였죠. 저 또한 공모전에 참여했었습니다. 탄탄한 팀이었고, 꽤 훌륭한 안을 내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안타깝게도 최종 결선작에 들지 못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일한 후에 느끼는 기쁨과 만족, 그러나 그 후에 찾아온 실망이라는 반복이 설계업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이 너무도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더 이상 조경을 해야 할 별다른 이유를 찾지 못했고, 3년간 떠나있었습니다. 2003년에 동료 한 사람으로부터 지금 현 직책에 대한 제안을 받게 됐고, 후보군에 올랐고, 이제 막 탄력을 받기 시작한 다운스뷰공원 국영회사에 합류했습니다. 저의 실무경험과 교육경험, 그리고 멀티미디어 산업에서 얻은 최신 지식들을 결합해 조직을 관리하고, 개념에만 머물러 있는 프로젝트를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실현시키는 일은 또 하나의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 후 약 10여 년간 이 일을 하고 있고, 개인적으로 더 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바에 못 미치는 부분도 있으나, 회사 경영의 전반적인 부분을 경험하고, 도시 오픈스페이스 조성의 정치적 영역을 잘 이해하게 됐으며, 디자인과 계획, 시공 분야에까지 총체적인 시야를 갖게 된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정말 멋진 임무입니다. Q. 다운스뷰공원회사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습니까? 한국에서는 정부가 이러한 일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흥미롭습니다.A. 다운스뷰공원회사는 일종의 정부기관이라 볼 수 있으나, 실제로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희는 공무원이 아니고, 다만 중앙정부에 의해 권한을 위임받은 조직입니다. 캐나다에서는 Crown Corporation이라고 불립니다. 저희는 독자적인 운영규정을 가지고 있고, 자체적으로 선출하는 사장과 고위관리직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체 규정들에 의해 독자적으로 어떻게 비지니스를 운영해 나갈지를 결정하고, 이사회에 보고하며, 자체적인 회계보고서를 발간합니다. 대중들이 보기에는 정부기관처럼 보일 것이나, 사실 저희는 정부와 연계되어 있으나,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 부처의 일부분은 아닙니다. Q. 다운스뷰공원이 기존의 전형적인 공원을 넘어서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A. 우선 토론토시 내부에 위치하면서도, 국가공원이라는 점이 이곳을 독특하게 만듭니다. 둘째, 공원이라는 공적영역에 대한 공공투자를 통해 주변지역에 대한 민간부문의 투자를 유인해낸다는 전략이 또한 다운스뷰를 독특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결국 다운스뷰의 진정한 독특함은, 지역주민과 토론토 시민, 그리고 전 캐나다 국민 모두가 이 공원의 쓰임새와 형태를 결정하는데 실질적 기여를 행사할 때에만 성취될 것입니다. Q.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A. 다운스뷰공원의 경우로 말씀드리자면, 시각적으로 보기 좋다는 것과 더불어 공적 오픈스페이스로의 기능적인 면에 충실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형 행사와 거대한 인원을 수용하는 동시에, 아무런 이벤트 없이도 소수의 사람들이 알차게 즐길 수 있는 공원이라 생각합니다. 공원에 존재하는 자연의 체계, 즉 물과 숲, 이런 것들을 과장과 여과없이 솔직담백하게 보여주는 것이 좋은 디자인일 것이며, 건축에 있어서는 억지스런 역사적 모티브를 도입하지 않으면서, 간결하고도 주위 경관에 잘 들어맞는 건물이 좋은 디자인이라 생각합니다.
김아연 _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Kim, Ah Yeon 이번 호에는 조경 이외 다양한 분야와의 접점 속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조경가 김아연 교수의 이야기를 소개하게 되었다. 지난 호에서 보다 전문적인 특성을 가진 분들을 소개하겠다고 언급했듯이 전통적인 조경영역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는 디자이너이자 작가이자 교육자를 3회 인터뷰이로 모실까 한다. 한국 조경이 ‘조경가’에 조금 더 주목하고, 세계가 ‘한국 조경가’에 더 많은 조명을 비추길 기대하며 3번째 조경가 인터뷰를 시작해본다. 조경과 페미니즘조경의 대안적 담론을 담고자 하는 목적에서 발행된 『LOCUS2』 (조경과문화가 발행한 조경 무크지로 발행 당시 조경이 안고 있는 쟁점이나 과제를 수면 위로 드러내고자 했다)의 「여성, 페미니즘, 그리고 조경」이란 꼭지를 보면 이런 질문이 나열되어 있다. “여성들이 특수하게 느끼는 것이 있을까?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서 남성과 여성의 차이는 어떤 것인가? 이러한 차이가 여성들의 설계언어로 발현될 수 있을까? 설계언어로 발현된 감수성은 실제 공간으로 만들어질 수 있을까? 여성들이 설계한 공간이 남성들이 설계한 공간과 다른 점이 있을까”제목만 보아도 원고의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는 김아연 교수의 글에는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러한 질문들을 되뇌었고 잘 해결되지 않았던 질문들”이라고 고백하고 있다.김아연 교수가 조경학과에서 공부할 당시 한 클래스에 30명 남짓한 학생 중 여학생은 2~4명 정도에 불과한 소수그룹이었다고 한다. 모든 교수는 남자였고 지금보다도 더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였기 때문에 학교에서 배우는 수업들의 분위기가 도식적으로 말하자면 감성적이기 보다는 논리적이고 권위적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짐작이 가능하다. 그런 분위기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은 어쩌면 자연스러워 보인다. 발단은 ‘여자 선생님한테 배우면 조금 다를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이었고, 버지니아대학교 행 유학으로 이어진 결과를 낳았다.김아연 교수는 “문학이나 사회 운동 측면에서 페미니즘에 관한 연구는 많았지만 디자인 분야에서는 극히 드물거란 생각에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의외로 여성적인 관점에서 디자인을 연구한 논문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고 특히 조경에 관한 연구도 찾아볼 수 있었다. 그중 버지니아대학교의 엘리자베스 마이어Elizabeth Meyer의 어느 글이 나의 운명을 바꾸어놓았다.“고 소회했다. 교량적 역할을 위한 관계 맺기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경가 김아연은 타분야와의 관계를 맺는 프로젝트나 개인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김아연 교수는 여러 글을 통해 조경의 핵심은 관계성을 다루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경은 사람과 자연, 인문학과 생태학, 미래와 과거의 창의적인 관계를 설정하는 데에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분야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설계, 시공 등 세부적으로 분리되고 있어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도 세부 분야의 관계적 측면을 활용하는 곳은 별로 없다.조경이 관계성의 학문이기 때문에 조경과 연계할 수 있는 실험적 작업을 해오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또 조경 디자이너이자 커뮤니티 디자이너이자 가구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것도 그런 관계성에 기반한 것인지 물어봤다. ------ 중 략 ------- 마지막으로 디자이너로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물으니 사람들이 자신이 설계한 공간을 아껴줄 때라고 답하였다. 한 건축주는 바람에 날아온 잡초조차 디자이너의 의도인 줄 알고 없애지 못해 고민하던 일이 기억에 많이 남았다고 했다. 또 자신의 설계안과는 너무 다르게 시공된 어느 아파트 준공 현장에 우연히 들렀을 때, 스스로 실망스러운 그 공간에서 걸음마 연습을 하고 있던 어린아이를 보면서도 부끄러움과 행복을 함께 느꼈단다.사람들이 자신이 설계한 공간을 소중히 여길때, 사람들이 그 공간에서 기억을 만들고 싶어할 때, 조경가 김아연은 가장 기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함께 헤쳐나갈 수 있는 동료들(나이의 위아래와 상관없이)과 스튜디오 테라의 식구들 덕분에 설계하는 일이 더욱 즐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그린트러스트와 함께한 우리동네숲 프로젝트, Art in Village, 철새협동조합 등 사람이야기를 담고자하는 프로젝트가 최근 눈에 띈다. 앞으로도 ‘이야기’가 담긴 조경가 김아연의 작품이 사뭇 기대된다.
(사)한국전통조경학회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세미나
전통조경, 정원이라는 키워드를 불러낼 시점 Landscape와 Garden, 요즘 조경분야에서 다루어지는 뜨거운 이슈들이다. 여기서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조경’분야에서 Landscape라는 단어가 뜨겁게 다루어지는 이슈라니? 사전에 명시된 Landscape는 명사로 풍경, 눈에 띄는 모든 요소를 가리키는 단어이다. 동사로는 ‘조경을 하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단어가 뜨겁게 다루어진다는 것은 즉, Landscape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 조경분야의 정체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음이다.그동안 조경은 분야를 대표할 만한 모母법이 없어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조경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재)환경조경발전재단을 중심으로 이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런데 이와 동시에 인접분야의 간섭이 가속화되었다. ‘도시숲 조성 관리에 관한 법률(안)’, ‘산업디자인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 ‘건축서비스산업 진흥법’, ‘수목원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이 오히려 조경분야를 침범하고 들어왔다. 도시 내 녹지 조성을 산림사업으로 산입시키려 하고, “조경”을 법적으로 건축서비스업에, “정원”을 수목원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들이 난무했다. 환경·생태 디자인이 조경과는 또 다른 분야로 인식되며, 환경복원업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제기되었다. 심지어 조경분야에서 경관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까지 나돌며 조경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있다. 이를 방어하며 지난 몇 년 간 조경분야는 심한 몸살을 앓아왔다. 지난 3월 22일 강남 예인스페이스 세미나실에서 ‘(사)한국전통조경학회(회장 홍광표, 이하 전통조경학회)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홍광표 회장(동국대 교수)은 “건설경기의 악화로 조경 산업 자체가 위축되어 있다. 특히나 전통조경이라는 것은 한정된 분야를 다룬다는 오해로 인해 다른 학문분야보다 침체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전통조경학회가 실천학문임에도 불구하고 현실과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통조경학회가 앞으로 어떠한 생각을 가져야 할지 논의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세미나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날 특히 중점적으로 다루어진 사안은 ‘학회명칭 변경’에 대한 내용이다. 전통조경이라는 명칭을 계속 이어나갈 것인지, 아니면 개칭해야 할지, 만약 개칭한다면 어떠한 명칭이 적합할지 다양한 논의들이 오고 갔다. 전통조경학회는 1980년에 설립되었다. 이후 1989년부터 2004년까지 ‘한국정원학회’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이어왔고, 학회의 외연 확대를 위해 ‘한국전통조경학회’라는 이름으로 개칭한 이후 외부에는 정원과 무관한 학회로 비춰져 왔다. 오히려 타 분야로부터 왜 ‘전통조경학회’가 정원을 다루려고 하느냐는 항의까지 듣는 실정이다. 정원이 화두가 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학회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게 된 것이다.
“함께하는 창덕궁 나무가꾸기”
‘참나무 시듦병’ 심각올조회, 나무살리기 캠페인 앞장서 창덕궁 후원은 서울의 숲을 대표함과 동시에 가장 오래된 도시숲으로 꼽힌다. 비원으로도 불리는 창덕궁 후원은 사적 제122호로 지정된 조선시대 궁중 정원으로 정자와 연못, 괴석 등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최소 50년 이상 성장한 숲에서만 산다는 청딱따구리를 비롯해 무수한 야생동식물이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이다. 비원은 그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어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었다. 규장각과 더불어 영화당, 주합루, 서향각, 영춘루, 소요정, 태극정, 연경당 등 여러 정자와 연못들 그리고 물이 흐르는 옥류천이 보존되어 있다. 또한 수백 종의 나무들이 26,000그루 이상 심어져 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창덕궁 후원 내에 발생한 ‘참나무 시듦병’이 점차 심각해져 100년 가까이 된 고목들이 베어지고 있어 그 방제가 시급한 실정이다. 사실 참나무 시듦병이 국내에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으로 약 10년 가까이 그 방제가 뚜렷하게 되지 않고 있고 또 명확한 방제법도 없어 주변의 안타까움만 사고 있다.이에 조경계 리더들의 모임인 올조회(올해의 조경인 기수상자 모임)는 지난 2013년 식목주간을 맞아 4월 6일 창덕궁 후원존덕정 일원에서 ‘함께하는 창덕궁 나무가꾸기’ 행사를 통해 참나무 시듦병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참나무 시듦병’ 방제법 소개 및 창덕궁 사진이 담긴 엽서를 시민에게 전달하는 홍보 캠페인을 직접 벌였다. 이날 올조회는 참나무 시듦병 예방을 위한 롤 트랩과 홍보용 사진엽서 등을 포함한 약 300만 원의 기부금을 문화재청 창덕궁관리소에 전달했으며, 문화재청은 올조회에 김영택 화백의 펜화로 보답했다. 한편, 생태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창덕궁 내 참나무의 시듦병은 수년간 지속되고 있으며 정부의 예산 부족과 그 뚜렷한 방제법이 없어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LA CHINA』 주최, 중국 조경가 내한
선유도공원, 서서울호수공원 등 한국의 조경 답사 분야를 막론하고 이제 중국은 거대한 시장임에 틀림없다. 또한 지난해에는 한국과 중국의 조경교류 20주년을 맞이하여 보다 실질적인 협력의 방법을 모색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중국과의 교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시점, 중국에서 반가운 손님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바로 중국의 조경잡지 『LA CHINA』에서 모집한 한국답사단이었다. 답사단은 중국의 조경 실무자, 학생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서서울호수공원, 선유도공원을 비롯해 인사동, 이화여대, 디큐브시티 등을 4월 5일부터 6박 7일간 답사하였다. 특히 이들이 서서울호수공원과 선유도공원을 답사할 때에는 설계를 담당했던 씨토포스와 조경설계 서안(주)에서 이대영 소장, 이진형 실장이 직접 안내와 설명을 해주었다. 『LA CHINA』 佘依爽 편집장 미니인터뷰Q. 서서울호수공원과 선유도공원을 둘러보았는데 이 두 공원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았습니까?A. 한국 조경가가 가지고 있는 ‘공간의 다양성 창출’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면 두 공원에서 모두 정수지였던 곳을 허물고 보다 재미있고 다양한 공간을 조성하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단조롭고 작은 공간을 보다 풍부하게 만드는 것들은 아주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한국 고유의 공간문화를 이어나가면서도 한편으로는 과거의 존재 형식을 변형시키는 양면성을 보이며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제 다시 정원이다
It is Time for Gardens, Again 행복이야말로 인간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일 것이다. 누구나 행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서 오늘 힘든 것도 참아 낸다. 그런데 그렇게 참아낸 끝이 행복하지만은 않다는 데에 오늘 우리의 고민이 있다. 왜 그런가?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심오한 철학적 해답 대신에 필자는 정원을 주목한다. “정원이란 인간이 행복의 개념을 자연 속에 새겨 넣으려 한 것”이라는 어느 서양학자의 말이 아니더라도 정원은 인간다운 삶을 위한 원초적 장이다. 그 곳에는 치유와 안식이 있다. 연약한 식물을 보살피면서 우리는 스스로를 돌보게 된다. 땅을 파고 거름과 물을 주면서 자신도 모르게 마음에 위무를 얻는다. 광속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작은 식물에서 발견하는 경이가 내 마음을 붙잡게 되는 것이다. ‘불안과 불확실의 시대’에 마지막 푸른 희망처로서 정원의 의미는 크다. 이미 헤세가 간파한대로 정원은 ‘영혼의 안식처’인 것이다. 나무 몇 그루가 가정 폭력을 저감시키고, 잘 가꾸어진 정원이 폭력적 행동을 억제하는 기제로 작용하는 것은 정신건강 지킴이로서 정원의 효용을 잘 입증해 준다. 에덴에서 추방된 이래 인간이 기쁨을 만끽하는 “낙원적 평화”의 장이 바로 정원인 것이다. 정원을 비롯한 녹지에의 접근성 정도가 질병율 및 사망률과 의미 있는 상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니, 정원을 질병조차 인간에게 침범하지 못하는 곳으로 신성시했던 고대 수메르인들은 일찍이 혜안이 있었던 셈이다. 정원의 효용은 한 개인의 정서 차원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공동체에서 정원은 사회적 접촉을 촉발시키는 현장이다. 사회적 유대감이 높은 공동체 구성원은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낮으며, 취약한 사회적 관계는 흡연과 비만, 고혈압보다도 더 해롭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도 있다. “인류의 미래를 의지할 바는 오로지 정원사의 손밖에는 없다.”는 스탠퍼드대 해리슨 교수의 주장이나, “인간이 이뤄낼 가장 위대한 마지막 완성작이 건물이 아니라 정원”이라는 베이컨의 말은 결코 빈 말이 아님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컴퓨터와 텔레비전, 인터넷, 그리고 핸드폰이 이미 일상을 지배한 우리 사회에 한 뼘 땅과 식물의 효험이 얼마나 될지 의구심을 가질 수 있겠다. 그러나 게임과 사이버 폭력 등 온갖 자극과 스트레스가 자극의 역치를 넘어선 우리 사회에 정원은 생명수가 될 수 있다. 사이버와 스펙터클이 우리 아이들의 전두엽 성장을 저해하고, 정신을 황폐하게 만들기 전에 서둘러 해독제를 찾아야 한다. 작게는 정원, 크게는 자연이 그 해답처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한 줄기 뺨을 스치는 미풍, 포근하게 얼굴을 쬐는 햇볕, 상쾌한 새벽 공기를 폐부 깊숙이 느낄 곳으로 정원만한 곳이 어디 있는가? 디지털과 기계문명이 아무리 발달해도 온몸으로 만끽하는 자연과의 아날로그적 교감을 대체할 수가 없지 않은가. 그러니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제임스 매디슨 등 미국의 초창기 대통령들이 정원 가꾸기에 힘썼고, 영국의 찰스 황태자가 오랜 경험 끝에 정원에 관한 책을 쓴 것도 별로 놀랄 일이 아니다. 지금 한참 힐링이 대세다. 그 만큼 상처 입은 이들이 많다는 증거일 것이다. 바쁘게, 열심히, 힘들게 살아온 우리에게 그 상처를 보살피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물질이 마음까지 행복하게 해주지 못함을 우리는 뼈아프게 학습해왔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우리는 이제 정원을 되찾아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온갖 자극이 넘쳐나는 우리 삶의 환경에서 정원을 되찾아야 한다. 정원이란 인간의 꿈과 이상을 자연에 구축한 것이니 곧 인간으로서 꿈꾸기를 되살리는 것과 같다. “그래도 정원을 가꾸어 나가야 한다”는 볼테르 말은 온갖 세속적 질곡 속에서도 끝까지 잃지 말아야할 인간 삶의 희망과 구원이 정원에 있음을 역설해 주지 않는가? 마침 우리나라 첫 국제정원박람회가 순천에서 열린다. 순천만이라는 천혜의 자연이 만든 생태정원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원들이 펼쳐진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남도의 풍경 속에 펼쳐진 정원 속을 거닐며 삶을 되돌아보는 재충전의 기회를 꼭 가지기를 바란다. The pursuit of happiness is, without doubt, the most significant value in people’s lives. Everybody strives to be happier, and endures the pain of life for the better future. Unfortunately, it’s not always a happy end. What’s the reason, and what should we do? Instead of reflecting on some serious philosophical solutions, I would like to keep my eye on a garden. A Western scholar once said “a garden is displaying a human effort to inscribe the idea of happiness on the nature.” A garden is truly a space that helps us to live like a human being, with its own healing and soothing qualities. We start to care for ourselves by caring for plants, and unconsciously relieve ourselves by digging a ground for planting trees. A small wonder found in a tiny plant touches the hearts of us who have been living in a society changing at the speed of light. A garden has an important meaning to us in this ‘age of anxiety and uncertainty.’ As Sullivan and Kuo points out, a few trees can help prevent domestic violence, Donovan maintains that a well-managed garden controls violent behaviors. As there is an evidence that the access to green space including a garden has a meaningful relationship with the rates of disease and death, Sumerians in ancient times must have been knowledgeable enough to believe that a garden was a sacred place where humans could be protected from illnesses. A garden is not only useful to individuals. According to Kuo et al, a garden works as a place promoting a social connection in a community. According to a research by Putnam in 2000, members of a community with a strong social tie are less likely to become diseased, and a weak social connectedness is more harmful than smoking, obesity, and high blood pressure. Professor Harrison at Stanford University said “it could be hands of a gardener that we can rely on for the future of humankind,” and Bacon wrote “the final achievement of a human race would not be a building but a garden.” You probably doubt how useful a small piece of land or plants could be in a society already dominated by computers, television sets, Internet, and cellphones. Nevertheless, a garden will provide life-giving water to a community where people always feel stressed out because of excessive amount of stimulus and violence in cyberspace. We must protect our children from stress and violence leading to mental deterioration. I’m sure that a garden or nature can be a solution to the problem. Could you find any other place than a beautifully grown garden where you can breathe fresh air in the morning and feel warm sunshine in the afternoon? No matter how much the digital and mechanical technologies might be developed, they can never replace our interactions with nature. That must be one of the reasons that the early presidents of the Unites States including George Washington, Thomas Jefferson, and James Madison made great efforts for gardening, and Britain’s Prince Charles wrote a book on gardening after several years of experience. Many people are talking about healing recently, which, in turn, suggests that there are lots of people out there hurt and wounded. We need to care about those people. We have learned that material affluence doesn’t necessarily guarantee happiness. In order to be happy, we need to regain our rights to a garden. It shouldn’t be too late. A garden is the realization of our dreams and ideals in nature, so constructing a garden is starting to dream again. The first international garden expo is going to be held in Suncheon, where you can experience a variety of gardens in the wonderful landscape of Suncheon Bay. I suggest that you visit the exhibition, having a chance to recharge yourself and enjoying the beautiful scenery of the southern provi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