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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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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거진 가격 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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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옛 잡지를 다시 펼치며
시험 전날 굳이 책상을 정리하고 소설책을 펼치던 버릇처럼, 마감 때만 되면 책장 한구석에서 과월호 몇 권을 무작정 꺼내 드는 습관이 생겼다. 명분은 마감 압박감 해소인데 자칫 대책 없는 추억팔이로 흐르곤 한다. 몇 시간 후면 최종 교정본을 인쇄소로 넘겨야 하지만 그만 과월호 보관용 서가로 발걸음을 옮기고 말았다. 오늘은 이번 호 기준 5년 간격으로 옛 잡지를 소환했다. 불과 일곱 권의『환경과조경』 과월호로 무려 35년의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 물론 묵은 먼지와 책벌레가 선사하는 온몸 가려움증을 감수해야 한다. 딱 5년 전인 2014년 9월호(317호), 마치 석 달 전 잡지처럼 기획과 편집 과정이 또렷이 떠오른다. ‘거버너스 아일랜드’(West 8)를 필두로 여섯 개의 근작이 밀도 있게 배치돼 있다. 편집부 전원이 참여한 ‘활자산책’은 파주 시대의 마지막 여름을 뜨겁게 달군 기획 특집이었다. 당시 편집부의 막내 양다빈 기자는 설계사무소를 두 번째 직장으로 택했고, 조한결 기자는 대학원에 진학해 예술 이론과 테크놀로지를 공부하고 있다. 우성백 인턴기자는 공기업에 취업했고, 김정은 편집팀장은 2018년 늦은 봄, 건축 전문지 『Space』의 편집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리뉴얼 첫해의 열정과 땀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2014년 9월호를 한참 뒤적이다 최근의『환경과조경』이 놓치고 있는 지점을 새삼 발견한다. 공교롭게도 2009년 9월호(257호)의 대표작은 최근 재조성 논란으로 시끄러운 ‘광화문광장’이다. 그해 8월 1일 완공된 ‘오세훈 표’ 광화문광장을 다룬 지면과 비평 집담회가 실렸다. 그 밖의 근작 중에는 ‘송도 중앙공원’과 ‘광진교 걷고 싶은 다리’가 눈에 띈다. 당시의 인기 연재물 ‘스튜디오 101’(정욱주+김아연)을 10년 만에 다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남기준 편집장이 야심 차게 이어가던 조경가 인터뷰 코너, 257호의 인터뷰이는 이수학 소장이다. 시인 허수경을 매개로 절절하게 이어지는 푸릇한 대화가 귓전을 때린다. 15년 전인 2004년 9월호(197호)를 펼치면 몇 가지 편집 실험이 한눈에 들어온다. 국영문 병기가 가장 큰 특징이고, 잡지 앞쪽에 ‘피플’ 꼭지를 마련해 필자뿐만 아니라 여러 프로젝트의 관계자들을 전면에 등장시킨 시도가 이채롭다. 근작 지면을 넘기다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시선이 꽂혔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의 비극적 현장에 무심하게 새로 솟은 최고급 주상 복합 단지다. 15년 전 잡지 책값은 12,000원. 1999년 9월호(137호)에서는 제도권 바깥 고급 조경설계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이교원(이원조경 대표)의 회고록 마지막 회를 볼 수 있다. “이제 조경이 무엇인지 그 맛을 느낄 듯 말 듯한데 … 벌써 인생의 노을은 저만치 다가섰구나”라는 회한으로 글이 마무리된다. 특집은 ‘조각공원의 새로운 가능성.’ 그때나 지금이나 새로운 가능성은 참 만만한 제목이다. 남기준 편집장의 이름 뒤에 ‘기자’가 붙어 있다. 그의 신입 시절, 벌써 20년 전이다. 1994년 9월호(77호)는 디자인과 콘텐츠 둘 다 지금과 매우 다르다. 1990년대까지 『환경과조경』은 작품과 설계 프로젝트 중심의 디자인 전문지라기보다는 뉴스, 기고, 이슈별 특집이 섞인 종합지 성격이 강했다. 그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77호에는 인도네시아, 사이판, 방글라데시 등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기획 기사가 배치돼 있다. 1989년은『환경과조경』이 아직 격월간으로 발간되던 때다. 이 해의 9-10월호(31호)는 ‘건설업법 어떻게 달라졌나’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싣고 있다. 당시 건설업법 개정에 반대해 학부 3학년이던 본지 박명권 발행인이 전조련(전국조경학과학생연합)을 창립해 국회 앞에서 시위를 이끌던 장면이 떠오른다. 1984년 가을호는 제호부터 다르다. 1982년 7월 창간된 계간『 조경』의 통권 7호. 창간 주역들의 열정과 분투가 지면에서 그대로 읽힌다. 한국 조경 원로들의 35년 전 모습을 모처럼 다시 만날 수 있다. 표지에 적힌 책값은 3,500원이다. 35년이 흐른 2019년 9월호(377호), 이번 달에는 그룹한, 이수, 자연감각, CA, JWL, KnL 등 국내 조경설계사무소의 근작들로 프로젝트 지면을 구성했다. 대형 공원, 광장, 오피스 건물, 호텔 정원, 모델하우스 정원 등 다양한 스케일의 작업에서 한국 조경의 현재를 여실히 확인할 수 있다. 김기천 소장(그룹한)의 연재 ‘도면으로 말하기, 디테일로 짓기’는 이달로 막을 내린다. 세 달의 수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배곧한울공원
배곧한울공원(이하 한울공원)은 도시의 외곽을 따라 바다와 접한 경계에 조성된 약 6km 길이의 수변 공원이다. 그룹한은 시흥군자배곧신도시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배곧생명공원(『환경과조경』 2016년 10월호 참조)과 한울공원을 설계했는데, 2016년 배곧생명공원이 준공된 데 이어 작년에 한울공원이 완공됐다. 한울공원은 북측으로 월곶 포구, 남측으로 오이도, 서측으로 서해와 면하고, 인근 옥구공원과 시흥늠내길을 연결한다. ‘인간을 품은 도시’, ‘자연을 품은 도시’라는 배곧신도시의 개발 목표에 부합하는 친환경적 공원을 조성하고자 했다. 바다와 갯벌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조류 서식처를 조성해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대상지가 도시와 갯벌이 공존하는 특별한 환경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갯벌의 경관적 아름다움과 체험 공간으로의 활용 가능성을 공원에 담아내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해안선의 재조성 신도시가 들어서기 전 이곳은 화약 성능을 시험하는 매립지였다. 매립지의 직선적 해안 경계는 경관을 단조롭게 만들고 바다를 다채롭게 경험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한울공원에는 갯골의 형태에서 영감을 얻은 구불구불한 동선을 계획했는데, 이를 통해 해안선의 단조로움을 완화하고 생태적 다양성을 높이고자 했다. 길은 크고 작게 너울대며 인간과 자연을 품는 새로운 가능성의 공간을 만들어내고, 바람의 흐름과 파도의 울렁임을 시각적으로 전달한다....(중략)... *환경과조경377호(2019년9월호)수록본 일부 조경 설계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조경 시공(주)건림원, 신화건설(주) 발주 시흥시 위치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1771-1번지 일원 면적1,249,871m2 설계 기간2012. 6. ~ 2016. 1. 완공2018. 7. 사진 유청오 그룹한 어소시에이트(대표 박명권)는1994년 창립 이래,경제 발전의 피로에 찌든 도시인에게 자연과 호흡하는 아름다운 삶의 방식을 제시해 왔다.그룹한의 디자인은 삭막한 주거 환경의 한복판에 고향에 대한 향수와 어린 시절의 추억,자연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가치를 구현해 왔으며,여유와 즐거움이 넘치는 문화 환경을 헌정해 왔다.
방학사계광장
대상지는 서울의 북쪽, 의정부로 이어지는 왕복 10차선 도로변의 교통 광장이다. 도봉로와 방학로가 교차하는 사거리에는 네 개의 삼각형 교통섬이 봄, 여름, 가을, 겨울마당이라는 이름으로 조성되어 있었다. 이 중 북측의 봄마당과 여름마당을 재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교통 광장의 변신 대개의 교통 광장은 자동차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녹지와 보행로로만 이루어진다. 하지만 방학사계광장에는 시민을 위한 휴식 공간이 있었다. 산을 형상화한 기존의 환경 조형물이 광장의 관문처럼 동서로 나란히 배치되어 있었는데,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보다는 자동차에 탄 사람의 눈에 띄기 좋은 크기였다. 도봉구는 봄마당과 여름마당이 시민을 위한 문화 활동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자연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동네지만 정작 가까이에는 휴식이나 이벤트를 위한 공간이 부족했다. 대상지와 주변 현황을 파악해보니 왜 대로변에서 쉬고 놀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이곳을 자동차보다 사람을 위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로 했다....(중략)... *환경과조경377호(2019년9월호)수록본 일부 조경 설계 기술사사무소 이수(서영애,황혜성,정경화,이명금,남금비,이정현) 조경 시공 봄마당:홍용종합건설 여름마당:옥포건설 발주 도봉구청 위치 서울시 도봉구 방학동679일원 면적 봄마당: 3,633.77m2 여름마당: 4,330.81m2 완공2019. 5. 사진 유청오 기술사사무소 이수는2002년 설립되어2007년 기술사사무소로 전환했다. 7명의 직원 중4명이10년 이상의 경력자로 구성되어 있으며,공원,가로 경관,건축 외부 공간 설계 등의 업무를 주로 수행한다. 2015년에 서울특별시 환경상 조경생태분야 우수상을 수상했으며,평창 동계올림픽특구 도시경관 지원사업 기본계획공모에 당선된 바 있다. 2018년에 부설 연구소를 설립하여 조경 아카이브와 공원 보존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윤동주 문학동산
숲과 언덕에서 만나는 문학 연세대학교의 중심축인 백양로 끄트머리 좌측에 나지막한 언덕이 있다. 졸업생 윤동주의 시비가 여기에 있다. 시비 주변 천여 평을 ‘윤동주 문학동산’으로 조성했다. 이 프로젝트는 윤동주 탄생 100주년 사업의 일환으로 시비 주변 동산을 재정비하면서 시작됐다. 시비와 함께 연세대학교 동문의 시를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계획했다. 설계부터 감리까지 참여했고 연세대 염상훈 교수, 성주은 교수와 함께 진행했다. 오랜 고목들이 풍성한 녹음을 만들어내고 있어 디테일한 식재 계획보다는 문학적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는 공간 계획에 더 많은 힘을 쏟았다. 주 동선인 계단은 핀슨관과 백양로를 연결하고 있다. 통로 역할을 하던 이 공간을 시비와 시의 담장으로 장식했다. 이를 통해 단순한 통행 공간이 시와 함께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길 바랐다. 입구는 다듬어 완만한 둔덕으로 만들었다. 외부에서 바라본 마운드는 시비를 부드럽게 감싸며 마운드 너머 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기존 지형을 보존하며 오래된 고목 사이에 공간을 재조성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시공 과정에서도 레벨과 지장물 등으로 인해 어려움이 잇따랐고, 현장에서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일이 더러 있었다. 하지만 풍성한 녹음 덕에 터만 잘 마련하면 오래된 숲 속에서 시인의 유산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중략)... *환경과조경377호(2019년9월호)수록본 일부 설계·감리KnL환경디자인스튜디오 시공 방림이엘씨 발주 연세대학교 위치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내 윤동주 시비 주변 면적3,938.8m2 완공2018. 10. KnL환경디자인스튜디오는 2001년 설립된 이래 다양한 유형의 정원과 공원, 건축 옥외 공간 등을 조성해 왔다. 설계에 그치지 않고 공사와 감리까지, 설계한 모든 부지를 실제로 조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양수리 주택을 시작으로 주택 정원과 한국 정원, 치료 정원 및 주제 정원을 조성했고, 공원 조성 및 마을만들기 등 공공 영역의 조경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생태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풍경 만들기를 추구하고 있다.
더글라스 정원
무엇을 남기고 어떻게 바꿀지 아는 통찰력이 필요한 시대다. 특히 조경가는 땅과 자연을 다루기 때문에 매번 새로운 것을 만들 수는 없다. 주어진 대지에 창의적이고 합리적으로 개입하는 방식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이는 1960년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더글라스 호텔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호텔은 지형에 순응해 계곡을 가로지르며 자연스러운 곡선으로 길게 뻗은 형태다. 멀리서 바라보면 산의 일부처럼 보인다. 흔적을 따라 더글라스 호텔은 2018년 4월 해안건축사사무소가 리모델링해 도심형 리조트인 워커힐 더글라스 하우스(이하 더글라스 하우스)로 재개장됐다. 기존 정원은 건물 서측 사면에 자리했다. 폭 1.5m의 데크 산책로가 있었고, 인공 장미, 하트 조형물, 데크를 따라 설치된 조명들이 조잡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대상지의 아름다운 숲을 보존하고자 기존의 데크 길을 따라 정원을 조성했다. 어린 시절 눈 내린 운동장을 걸을 때 눈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 누군가 만든 발자국을 따라 걷곤 했다. 마찬가지로 숲을 또 다른 발자국으로 망가뜨리고 싶지 않은 마음을 담아, 숲의 빈터나 나무 사이에 뜰과 숲길 등 작은 공간을 더하는 방식으로 설계를 진행했다....(중략)... *환경과조경377호(2019년9월호)수록본 일부 조경 설계CA조경기술사사무소 (진양교, 조용준, 김지현, 최은지, 유지영, 이재현, 김미경) 조경 시공 창우조경(이순오) 식재 컨설팅 최재혁 발주SK네트웍스 위치 서울시 광진구 워커힐로 177 면적 약 1,500m2 설계 기간2018. 2. ~ 2018. 3. 완공2018. 5. 사진CA조경기술사사무소 2004년 설립된 CA조경기술사사무소는 지난 15년간 작은 공간부터 도시 스케일의 계획에 이르는 국내외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서울 청계천 MA, 한강르네상스 기본계획,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서울광장, 터키 이스탄불 젠데레 하천 복원 설계, 부산 에코델타시티 설계공모, 더글라스 정원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설계공모에 당선됐다. 창의적인 생각으로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며, 공공을 위한 의미 있는 장소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란문화재단
우란문화재단 우란문화재단은 2016년에 설계를 진행한 뒤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2018년 여름에 구현한 프로젝트다. 대상지는 택시 회사의 부지였다가 성수동 개발 붐에 힘입어 부티크 건축물이 들어선 곳이다. 초기 건축 용도는 문화 시설 및 호텔이었는데, 문화 시설 및 사무 공간과 F&B로 바뀌면서 용도 변경에 따른 조경 설계 변경이 진행되었다. 공개공지를 포함한 1층 외부 조경, 3층 실내 조경, 4층 실내 조경과 테라스 정원, 12층 옥상 정원의 설계와 시공이 프로젝트의 범위였다. 1층은 주 출입 공간과 공개공지 조성이 주된 과제였다. 성수역 방향으로 이어지는 주 출입구에 노각나무와 계수나무로 방문객을 환영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공개공지는 시민에게 제공되는 오픈스페이스이자 1층 카페 전면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공간이다. 자작나무를 군식한 휴게 공간을 조성해 활용성을 높이는 동시에 이미지 향상을 꾀했다. 3, 4층의 실내 조경은 떠맡은 숙제였다.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 점수를 얻기 위해 식물이 생육하기 힘든 조경 공간을 강요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식물 공장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광원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생육에 필요한 환기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4층 테라스 정원은 전통적 양식을 추구하는 클라이언트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고장대석 등 오래된 재료를 사용하되 건축물과 어우러지는 모던한 공간으로 구성했다. 12층에는 11층의 F&B와 연계해 활용할 수 있는 넓은 데크와 화단을 조성했다. 조경 설계·시공JWL(정욱주, 원종호, 송윤정, 이상윤) 조경 설계 파트너 바인플랜(윤미방, 천현우) 조경 시공 파트너 서화, 쌔즈믄 건축 설계 더시스템랩(THE_SYSTEM LAB) 위치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2가 314-12 대지 면적1,782m2 완공2018 사진 유청오 JWL은 2014년에 설립되어 공원, 광장 등의 공공 공간, 주택, 오피스, 호텔, 연수원, 리조트의 오픈스페이스를 계획·설계하고, 정원을 직접 구현하고 있다. 간결하고 심미적인 설계 언어를 통해 단순한 대상지의 문제 해결을 넘어 동시대의 격조 있는 문화적 산물로 공간이 인식되도록 합리적 배치와 감각적 연출을 추구한다. 대표작으로 디에이치 아너힐즈 헤리티지가든(2019), 동원플라자 하늘정원(2017), 울릉도 힐링 스테이 코스모스(2017) 등이 있다.
e편한세상 주택전시관 작은 숲 정원
아파트의 진화, 아파트 조경, 아파트 정원 미적 가치가 없다, 공동체 문화를 와해한다, 투기의 대상이다 등 여러 비판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는 한국의 대표 주거 형태다. 1960년대 근대식 아파트가 도입되고 아파트 붐을 경험하며 아파트는 공동 주거의 일반적 모델로 정착했다. 아파트에서 나고 자라 이 같은 주거 형태만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세대도 등장했다. 하지만 현시대의 아파트는 과거의 아파트와 겉모습뿐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삶의 방식도 아주 다르다. 시대를 거치며 나름의 진화를 거듭한 것이다. 아파트의 조경 또한 변화했다. 1990년대 조경 특화 아파트 붐이 일며 아파트 조경은 한국 조경 산업 성장의 동력으로 작용했고, 동시에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양산형 결과물의 원인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현재의 아파트 조경은 그로부터 얼마큼 변화하고 발전했을까. 모델 하우스 × 모델 정원 지난 5월 성남에 문을 연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 주택전시관(이하 모델 하우스)의 ‘작은 숲 정원’은 분명한 기획 의도에서 출발했다. 모델 하우스는 초기 계획 단계에서부터 소비자가 직접 공간을 체험하며 상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기획됐다. 같은 맥락으로 조경 상품에 대한 경험 또한 컴퓨터 그래픽이나 조화로 꾸민 화단 등의 간접적인 방식 대신 실제 오픈스페이스나 정원 공간에서 직접 체득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 모델 하우스와 같은 개념의 모델 정원을 조성한 셈이다.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양질의 조경 공간에 대한 요구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보다 나은 조경 공간을 조성하고자 모델 하우스 운영 기간 동안 정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과 행태 관찰을 진행해 공간 만족도와 개선 사항도 도출했다....(중략)... *환경과조경377호(2019년9월호)수록본 일부 기획 및 발주 대림산업 상품개발팀 설계 및 시공 디자인그룹 자연감각 위치 경기도 성남시 하대원동 면적 중정: 120m2 테라스: 70m2 기타 조경 공간: 50m2 설계 기간 2019. 1. ~ 2019. 4. 시공 기간 2019. 3. ~ 2019. 5. 사진 우승민 안동혁은 대림산업 상품개발팀에서 조경 상품을 기획, 개발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조경 코디네이터이다.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조경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뉴욕의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스에서 9년간 근무하며 필라델피아 레이스 스트리트 피어, 부산시민공원,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 파크, 홍콩 침사추이 워터프런트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아크로, e편한세상 브랜드의 조경 상품을 총괄하고 있다. 최재혁은 자연감각의 소장이다. 디자이너 그룹 자연감각의 활동 주체는 에이치이에이(HEA), 자연감각, 스튜디오 오픈니스(Studio Openness) 등의 회사이며, 조경 및 공공 예술 분야에서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이론부터 실제에 이르기까지 창의적이며 실천적인 디자인을 추구한다. 최근 국립수목원 야생화명소 설계,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한강예술공원 시범사업에 등에 참여했다.
DMC 리슈빌 더 포레스트
편안한 삶과 어울림의 공간 고양시 향동에 위치한 ‘DMC 리슈빌 더 포레스트’는 자연과 도시에서의 삶을 균형 있게 누릴 수 있는 주거 단지다. 은행산과 봉산, 수색산으로 둘러싸여 풍부한 숲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인근에 난지한강공원이 있어 다양한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다. 레벨차로 인해 단지는 크게 세 개의 단으로 구성되는데, 이를 공간의 큰 틀로 삼고 곳곳에 다양한 테마 공간을 조성했다. 특히 다채로운 테마 숲을 계획해 주변 녹지와의 연계를 도모하고 쾌적한 환경을 마련했다. 테마 숲 주변으로는 휴게, 놀이, 운동 공간 등을 고루 배치해 자연 속에 크고 작은 일상이 담기게 했다. 극적이고 화려한 외부 공간을 연출하기보다 편안하지만 무게감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두었다. 진입 공간과 진경산수원 진입 공간은 단지의 얼굴이자 차량과 보행자의 원활한 진출입을 도모하는 기능적 공간이다. 입구에 회전 차로를 배치하고 중심에 원형 녹지를 마련했는데, 소나무를 모아 심고 가장자리에 둥글게 마감한 석재를 둘렀다. 이는 대형 소나무 분재를 연상시키며 정갈한 진입부를 형성한다. 소나무 뒤로 보이는 단의 형태, 주동 건물, 멀리 있는 산 등 다양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시야를 확보하고자 적정한 규격과 밀도로 수목을 식재했다. 이로써 입구 공간의 개방감을 확보하고 경관성을 향상할 수 있었다. 진입 공간의 동쪽에는 진경산수원이 있는데, 진경산수원으로 가는 길에 가로 정원과 대왕참나무 산책로를 더해 사람들의 발길을 유도하는 경관을 연출했다. 진경산수원은 석가산, 생태 연못, 현대적 디자인의 티하우스가 어우러진 휴게 공간이다. 주변에 식재된 소나무는 진경산수원의 경계이자 배경으로 역할하며 석가산 및 계류와도 잘 어울린다. 연못 맞은편의 티하우스에 앉아 고즈넉한 풍경을 바라보며 사색이나 담소를 즐길 수 있다....(중략)... *환경과조경377호(2019년9월호)수록본 일부 시공(주)계룡건설산업 조경 설계 조경설계 호원 면적54,689m2 위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향동동 270 완공2019. 1.
부산 에코델타시티 조경 2-1구역 설계공모
설계공모 경과 부산시가 자연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어우러진 도시로 거듭날 예정이다. 2018년 1월 부산시와 세종시가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 도시로 지정되었고, 같은 해 12월 ‘부산 에코델타시티EDC(Eco Delta City)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마스터플랜’이 수립됐다. 부산 에코델타시티의 비전은 자연, 사람, 기술이 만나 미래의 생활을 앞당기는 글로벌 혁신 성장 도시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해 대상지를 미래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고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다. 에코델타시티 프로젝트는 명지동(1단계), 강동동(2단계), 대저동(3단계)의 단계적 사업으로 진행된다. 지난 3월 25일 수자원공사는 2단계 사업의 일환으로 ‘부산 에코델타시티 조경 2-1구역 설계공모’를 공고했다. 대상지인 강동동 일원은 공동 주택과 단독 주택 등 주거지가 밀집한 지역이다. 따라서 공원, 녹지, 가로수 등 그린 인프라를 통해 친환경적 정주 환경을 조성하는 설계안을 요구했다. 2-1구역은 제1호 근린공원, 제2호 근린공원, 제2호 문화공원, 스마트 시티 구간으로 구성된다....(중략)... *환경과조경377호(2019년9월호)수록본 일부 주최 수자원공사(K-water) 위치 부산시 강서구 강동동 일원 공모 대상 공원 3개소(근린공원 2개소, 문화공원 1개소),스마트 시티 구간 면적 총 443,617m2 제1호 근린공원: 139,274m2 제2호 근린공원: 80,326m2 제2호 문화공원: 32,794m2 스마트 시티 구간: 191,223m2 추정 공사비455억원(부가가치세 미포함) 예정 설계비1,359백만원(부가가치세 포함) 사업 기간 2012 ~ 2023 방식 제한공개공모 시상 당선작(1팀): 실시설계 용역권 우수작(1팀 이내): 2,800만 원 가작(3팀 이내) 1,800만 원 심사위원 양정원(K-water 송산사업단, 토목) 오세청(K-water 유역관리처, 토목) 최정필(K-water 인천김포권지사, 조경) 어정희(K-water 물환경처, 조경) 박영길(성남시도시재생지원센터, 단지 및 도시계획) 안병철(원광대학교, 조경) 오민석(단국대학교, 경관) 진행 김모아 디자인 팽선민 자료제공K-water, 수상팀
[부산 에코델타시티 조경 2-1구역 설계공모] W-파크: 세 개의 물결
세물머리에 위치한 부산 에코델타시티는 친환경 수변 도시다. 상위 계획에 따르면 남북 방향의 주 녹지축과 동서 방향의 부 녹지축을 따라 주거지, 교육 및 상업 시설이 자리해 어느 곳에서나 쉽게 공원에 접근할 수 있다. 세물머리에서 뻗어 나온 운수로를 따라 다양한 수 공간이 위치하며, 도시 전역과 공원을 아우르는 자전거길은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이 같은 특성을 고려한 넓은 공원을 조성함으로써 자연과 도시, 사람이 유기적으로 호흡할 수 있는 친환경 도시를 계획한다. 자전거길에는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 특색 있는 공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세물머리로부터 이어지는 세 개의 물결을 통해 새로운 스마트 도시 공원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중략)... *환경과조경377호(2019년9월호)수록본 일부
제주 신화역사공원 J지구 공원 조경 설계공모
설계공모 경과와 심사평 1990년대 후반 경제 위기를 겪은 대한민국은 새로운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제주도를 눈여겨봤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동북아시아의 중심이라는 지리적 이점에 주목해 ‘제주국제자유도시기본계획’(2001. 11.)이 수립되었고,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2002. 5.)가 설립되었다. JDC는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만들기 위해 관광, 교육, 의료, 첨단 과학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서귀포시에 조성되는 ‘제주 신화역사공원’은 제주국제 자유도시기본계획의 핵심 프로젝트로 제주를 비롯한 전 세계의 신화와 역사를 소재로 하는 복합 관광 단지다. 신화역사공원은 네 개 지구(A, R, H, J)로 나뉘는데, A, R, H지구는 민간 투자 유치를 통해 복합 리조트인 제주신화월드로 조성되어 2021년 개장을 앞두고 있다. J지구는 제주의 신화와 역사를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는 테마 공원을 목표로 한다....(중략)... *환경과조경377호(2019년9월호)수록본 일부 주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위치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산35-7 일원 면적38,296m2 공모 대상 솟을마당: 13,273m2 신화놀이터: 25,053m2 사업비148억원(부가가치세 포함, 설계비 등 부대비 제외) 설계용역비(예정)777,260,000원(부가가치세 및 손해배상보험료 포함) 상금 최우수상(1점): 기본 및 실시설계권 우수상(1점): 2,300만원 장려상(1점): 1,500만원 입선(1점): 700만원 심사위원 김성균(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임의제(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경학과/도시시스템공학과) 이시영(배재대학교 조경학과) 이애란(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 허남춘(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진행 김모아 디자인 팽선민 자료제공JDC, 당선팀
[제주 신화역사공원 J지구 공원 조경 설계공모] 신화의 경관
제주도는 약 189만 년 전부터 시작된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섬이다. 섬 전체를 화산 박물관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다양한 화산 지형이 곳곳에서 발견되는데, 땅 위에는 368개의 오름과 주상절리가, 땅 아래에는 160여 개의 용암동굴이 흩어져 있다. 18,000여 개 신들의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 제주는 신화의 땅이다. 신화는 땅의 기원과 제주 고유의 풍광을 만든 초자연적 힘에 대한 경외와 상상력에서 비롯됐고, 오랜 세월 일상과 문화에 깊이 스며들어 왔다. 제주 땅의 기원과 신화를 재해석한 솟을마당을 세워 ‘신화의 경관’을 구현한다. 신화의 경관의 여러 켜는 수직적, 수평적으로 확장되어 신화역사공원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갈 것이다. 솟을마당 솟을마당의 땅이 화산으로 융기하며 태고의 땅이 드러난다. 중앙에서 솟아오른 신성한 나무 ‘낭’(나무를 의미하는 제주도 방언)은 신화적 상상력을 자극하고, 새롭게 떠오른 표면은 한라산에서 분출된 용암의 흐름에 따라 형성된 제주도의 지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수평적 층위인 태고의 땅과 신생의 표면, 이를 잇는 수직적 층위인 신성한 나무를 통해 솟을마당의 수직적·수평적 확장을 꾀한다....(중략)... *환경과조경377호(2019년9월호)수록본 일부
[도면으로 말하기, 디테일로 짓기] 스카이데크
길이 150m의 스카이데크 제시한 도면은 그룹한이 설계하고 2016년 준공한 시흥 배곧생명공원의 스카이데크skydeck 상세도다. 공원 초입부터 중심 공간인 해수연못까지 거닐며 주변 바다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길이 150m, 2층 구조의 스카이데크를 설계했다. 대상지가 매립지여서 나무를 많이 심을 수 없었기에, 스카이데크 하부를 휴게 공간으로 계획해 부족한 그늘을 제공했다. 공모전 단계(시흥군자배곧신도시 개발사업 조경설계공모)에서 제안한 시설물 디자인을 바탕으로 구조 전문가와의 협의를 거쳤다. 기초 형식을 비롯한 배근, 골조, 자재 규격과 공법 등 세부 요소를 결정해 도면에 풀어냈다. H형강으로 기본 뼈대를 만들고 구조용 각관으로 세부적 틀을 잡았다. 주요 마감재는 목재(멀바우)를 기본으로 하되 기둥에 석재(개비온)를 적용했으며, 스카이데크를 수평적으로 가로지르는 난간은 유리로 만들어 다양한 물성의 조화를 추구했다. 매립지의 대형 구조물 배곧생명공원은 바닷가 매립지에 조성된 공원으로, 지반 침하와 바람 등 해양 환경을 고려해 설계됐다. 성토된 매립지의 지반은 연약하기 때문에 일정 기간 안정기를 거쳐도 계속 침하 현상이 발생한다. 대형 구조물을 설치하기에 매우 불리한 조건이다. 기초 공법으로 자중과 지내력을 활용하는 매트 기초를 적용했다. 부등 침하와 풍력의 영향을 분산하고자 구간마다 신축이음expansion joint을 두었다. 2층 유리 난간이 받는 풍력과 상부 구조물의 하중, 사람들의 이동에 따른 활동 하중 등을 고려해 기초의 두께와 배근, 기둥 간격 등의 제원을 결정했다. 김기천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후 그룹한에 입사하여 현재 전략디자인본부를 이끌고 있다. 조경 이론과 담론이 왕성하던 2000년대 초부터 여러 설계 이슈에 그룹한의 고민들을 담아내며 다양한 유형의 공공 오픈스페이스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프로젝트의 스케일을 다양화하며 설계가의 고민을 공간에 구현하는 접근 방식에 관심이 많다. 주요 작업으로는 서울대공원 재조성 국제 설계공모, 시흥 배곧생명공원, 영천 렛츠런파크, 양평 현대 연수원 블룸비스타 등이 있다....(중략)... *환경과조경377호(2019년9월호)수록본 일부 김기천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후 그룹한에 입사하여 현재 전략디자인본부를 이끌고 있다. 조경 이론과 담론이 왕성하던 2000년대 초부터 여러 설계 이슈에 그룹한의 고민들을 담아내며 다양한 유형의 공공 오픈스페이스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프로젝트의 스케일을 다양화하며 설계가의 고민을 공간에 구현하는 접근 방식에 관심이 많다. 주요 작업으로는 서울대공원 재조성 국제 설계공모, 시흥 배곧생명공원, 영천 렛츠런파크, 양평 현대 연수원 블룸비스타 등이 있다.
[그리는, 조경] 경관을 새롭게 상상하기
색종이, 사진, 헝겊 같은 여러 재료의 조각을 한데 조립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기법을 콜라주collage라고 한다. 사진이 재료가 된 경우 포토몽타주photomontage라고도 부른다.1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재료를 자유롭게 조립해보면 스케치로는 그려내기 힘든 경관의 특성을 발견할 수 있다. 기초 디자인 교육에 종종 콜라주와 몽타주(이하 콜라주)가 포함되는 이유는 디자인하고 있는 경관의 겉모습을 사실처럼 그리기보다 다소 느슨하게, 말하자면 구상과 비구상 사이를 오가며 핵심 아이디어와 경관의 분위기를 상상해보기 위해서다. 콜라주 기법으로 여러 드로잉을 그려낼 수 있지만 투시도의 형식을 빌릴 때가 많다. 지금은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로 대표되는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통해 투시도가 제작된다. 소프트웨어가 제공하는 다양한 식물과 인물 재료, 기존의 사진 재료 등을 조립해 작품 사진처럼 보이는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소프트웨어가 상용화되기 전에는 손으로 투시도를 그렸다. 이 연재에서 계속 살펴보았듯, 윌리엄 켄트처럼 한 가지 색으로 스케치하거나 험프리 렙턴과 프레드릭 로 옴스테드처럼 공들여 색을 입히기도 했다. 지금부터 설명하겠지만, 콜라주 기법으로 투시도를 그리기도 했다. 콜라주된 경관 1980~1990년대의 조경가들은 콜라주를 통해 경관을 새롭게 시각화하고자 했다. 새로운 방식은 새로운 인식을 동반했다. 조경이 그간 디자인해 온 아르카디아적arcadian 자연, 즉 18세기 풍경화식 정원과 19세기 중반 옴스테드의 센트럴파크가 구현했던 목가적이고 전원적인 자연을 벗어나 도시 경관을 포함하는 인공적 자연을 긍정하기 시이브 브뤼니에Yves Brunier(1962~1991)가 로테르담의 뮤지엄파크Museumpark를 설계하면서 선보인 콜라주는 사진, 과슈, 오일 파스텔, 잉크, 은박지, 와이어 메시 등 혼합 매체로 제작됐다. 사과나무 수피가 하얗게 채색되어 인공 자연처럼 보이는 게 인상적이다(그림 1과 2).2 아드리안 회저Adriaan Gueze(1960~)의 초기 작업인 로테르담 쇼부르흐플라인Schouwburgplein의 콜라주는 광장과 도시의 모습을 과장, 왜곡, 병치해 그려낸 투시도로, 광장이 지닌 도시적 맥락과 역동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그림 3). 조경 설계가 더 이상 인간의 손때가 묻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자연을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도시의 맥락을 고려한 인공 자연을 만드는 실천이라 여기는 그의 인식이 반영되어 있다.3...(중략)... *환경과조경377호(2019년9월호)수록본 일부 1. 콜라주는 풀칠하다, 붙이다, 조립하다의 뜻을 지닌 프랑스어collage에서, 몽타주는 조립하다를 뜻하는 프랑스어monter에서 유래했다(https://www.oxfordlearnersdictionaries.com/). 2. 이 프로젝트를 함께한 렘 콜하스는 브뤼니에가 “자연을 짓밟거나(rape) 자연의 속성을 벗겨내 표현의 대상으로 바꾸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고 회상한다. Odile Fillion, “A Conversation with Rem Koolhaas”, Yves Brunier: Landscape Architect , Michel Jacques, ed., Basel: Birkhauser, 1996, pp.89~90. 3. Adriaan Geuze, “Introduction”, West 8 , Luca Molinari, ed., Milano: Skira Architecture Library, 2000, pp.9, 10, 12. 이명준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받았다. 조경 설계와 계획, 역사와 이론, 비평에 두루 관심을가지고 있다. 박사 학위 논문에서는 조경 드로잉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현대 조경 설계 실무와 교육에서 디지털 드로잉이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고, 현재는 조경 설계에서 산업 폐허의 활용 양상, 조경 아카이브 구축, 20세기 전후의 한국 조경사를 깊숙이 들여다보고 있다. ‘조경비평 봄’과 ‘조경연구회보라(BoLA)’의 회원으로도 활동한다. 자료출처 그림 1. Charles Waldheim and Andrea Hansen, eds., Composite Landscapes:Photomontage and Landscape Architecture, Charles Waldheim andAndrea Hansen, eds., Ostfildern: Hatje Cantz Verlag, 2014, p.159. 그림 2. 같은 책, p.160.
[공간의 탄생, 1968~2018] 2010년대 공간의 탄생, 자연의 도시화
길을 만들어라 지난 달에는 한국 도시화 50년의 세 번째 공간 사례로 지방의 도시화를 행정중심복합도시와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네 번째 사례로 2010년대 자연의 도시화를 살펴본다. 이를 위해 자연과 자연의 도시화에 대한 개념적 이해로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자연自然, nature은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우주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존재나 상태를 뜻한다.1다시 말해 자연은 사람의 힘, 즉 인공으로 조성된 건조 환경과 대비되는 공간, 환경 또는 영역이라 정의할 수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자연의 도시화는 사람이 인위적으로 개입하지 않았거나 설령 개입을 했더라도 그 정도가 크지 않았던 공간, 환경 또는 영역에서 일어나는 도시화라 할 수 있다. 2010년대 자연의 도시화는 역설적으로 당시 자연 이외의 지역이 도시화가 더 진전되기 어려울 만큼 충분히 성숙되어 있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1970년대 농촌의 도시화, 1980~1990년대 근교의 도시화, 2000년대 지방의 도시화로 인해, 2010년을 전후로 도시화가 진행될 수 있는 인공적 영역이 남아있지 않았다. 더욱이 당시에는 세계적으로 자원 고갈, 기후 변화, 지속 가능 개발, 녹색 성장 등 인간과 자연의 미래 지향적 관계 설정에 대한 논의가 뜨거웠다. 같은 맥락에서 흥미롭게도 과거 현대건설의 사장이었으며 서울시장으로서 청계천 복원 사업을 진두지휘한 장본인이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이명박 정부(2008~2013)는 대통령 선거에서 한반도 대운하 건설, 747공약(연평균 7% 성장, 1인당 소득 4만 불, 세계 7대 강국 진입) 등 대규모 토목 사업 및 고도 경제 개발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대통령 당선 이후, 2008년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한반도 대운하 건설은 경제적·생태적 관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리하여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건국 60주년 광복절 경축사 연설에서 저탄소 녹색 성장을 국정의 비전이자 핵심 기조로 천명했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은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변모해 임기 중에 추진됐다. “본 의원은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운하를 건설할 것을 제의하는 것입니다. 낙동강과 한강, 540km 강을 준설하고 두 강의 가운데를 조령의 해발 140m 고지에 20.5km의 터널을 하여 연결하게 되면 경부운하가 건설이 될 것입니다. 이제 수문과 적당한 댐을 설치하게 되면 수위를 조절하여 5,000톤의 바지선이 부산을 거쳐 인천까지 갈 수가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2 “저는 신년연설을 통해 ‘전국 곳곳을 자전거 길로 연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마무리되는 2012년이면 한강·금강·영산강·낙동강 물줄기를 따라 약 2,000km에 이르는 자전거길이 만들어집니다. 그때가 되면 목포에 사는 젊은이가 영산강을 출발해 금강을 거쳐 서울에 오고, 서울에서 출발한 청소년들이 강바람을 가르며 한강과 낙동강을 거쳐서 부산까지 갈 수가 있습니다. 자전거를 통해 동·서와 중·남부가 통해서 사람들도 동서남북으로 다 통하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3 13년의 세월을 사이에 둔 이명박 대통령의 두 발언을 보면서, 한반도에 물길 대신 자전거길이 만들어졌다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우리에게 길이란 과연 무엇이며, 2010년대에 왜 그토록 길을 만들고자 했는가....(중략)... *환경과조경377호(2019년9월호)수록본 일부 1. “자연”, 표준국어대사전, 2019년 8월 10일 접속(https://ko.dict.naver.com/#/entry/koko/c413f4f2bd48406eb455 361de527dca0). 2. 1996년 7월 18일에 열린 국회 제8회차 본 회의 이명박 의원의 발언 일부. 『이명박정부 국정백서: 2008.2~2013.2. 7, 녹색뉴딜 4대강 살리기와 지역상생:국토』, 문화체육관광부, 2013, p.65. 3. 이명박, “제13차 라디오 연설, 4대강 따라 열리는 자전거길”, 2009, 대통령기록연구실, 2019년 8월 10일 접속(http://pa.go.kr/research/contents/speech/index.jsp). 김충호는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도시설계 전공 교수다.서울대학교 건축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워싱턴대학교 도시설계·계획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우설계와 해안건축에서 실무 건축가로 일했으며, 미국의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와 워싱턴 대학교, 중국의 쓰촨 대학교, 한국의 건축도시공간연구소에서 건축과 도시 분야의 교육과 연구를 했다. 인간, 사회, 자연에 대한 건축, 도시, 디자인의 새로운 해석과 현실적 대안을 꿈꾸고 있다.
[이미지 스케이프] 버드 아이 뷰
창가? 복도?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나요. 고속버스나 기차, 비행기를 탈 때 한 번쯤은 고민합니다. 꼭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같은 선택. 가방을 짐칸에 올리거나 화장실 가기엔 복도 쪽이 더 편하긴 한데, 저는 창밖 풍경을 보는 걸 좋아해서 주로 창가를 선택합니다. 날이 좋으면 좋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비가 오면 비 오는 대로 다 보는 맛이 있거든요. 운이 좋은 날에는 멋진 일몰이나 무지개도 볼 수 있습니다. 드론으로 찍은 거예요? 요즘 경관자원조사 드론 사진을 SNS에 계속 올렸더니 이번 사진에도 이런 댓글이 달렸더군요. 이 글을 읽는 분 중에도 드론 사진이라 생각한 분이 있을 겁니다. 좀 허무하긴 하지만 이번 사진은 비행기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그러니까 좀 큰 새(?)의 눈으로 본 풍경인 셈입니다. 아마 드론으로는 이런 높이에서까지 찍기 어려울 거예요....(중략)... *환경과조경377호(2019년9월호)수록본 일부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같은 학과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가원조경, 도시건축 소도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실무를 담당했고,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경 계획과 경관 계획에 학문적 관심을 두고 있다.
인류세, 생태 환경에 대한 논의를 넘어
인류세anthropocene는 ‘인간이 지배하는 지질 시대’를 가리키는 용어다. 네덜란드 대기화학자 파울 요제프 크뤼천Paul Jozef Crutzen이 제시한 이 개념은 지구 온난화나 기후 변화 등 인간의 환경 훼손으로 인한 생태 위기를 이야기할 때 자주 거론된다. 과연 인류세는 단순히생태 환경에만 국한된 이야기일까. 지난 5월 31일 일민미술관에서 개최된 ‘디어 아마존Dear Amazon: 인류세 2019’(이하 디어 아마존 전)는 인류세의 의미를 확장하는 전시다. 전시를 기획한 조주현 학예실장(일민미술관)은 “인류세는 아직 정확히 규정되지 않은 거대 담론이다. 인류세에서 이야기하는 생태학은 과학적 생태 환경만을 뜻하지 않는다. 생태 시스템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 이웃, 가족, 문화, 정치 등 인간을 둘러싼 모든 환경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의미한다. 인간이 비인간을 다루는 자세 역시 인류세의 단면 중 하나다. 이를 보여줄 수 있는 작업을 전시해 인류세에 대한 논의의 폭을 넓히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그는 수많은 나라 중 브라질의 젊은 예술가들을 전시장으로 초대했는데, “유럽이나 백인 중심으로 전개된 인류세 담론이 다양한 문화와 지역 속에 생성된 비서구권의 수많은 내러티브를 통합시켜버리는 도구로 이용되는 사례가 공공연하다. 아마존은 자본과 개발의 논리에 사로잡힌 인류의 인간성 회복을 시험하는 치열한 현장이며, 브라질리아는 인간 중심의 사고방식의 산물인 모더니티 도시계획(브라질리아 건설)이 실패한 곳이다. 이러한 브라질을 들여다봄으로써 그들이 인류세를 대하는 태도를 살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11명의 브라질 예술가들의 작업을 선보이는 ‘디어 아마존’을 중심으로, 국내 아티스트, 디자이너, 문학인, 애니메이션 감독, 환경 운동가, 가드닝 스튜디오 8팀이 진행하는 ‘라운지 프로젝트’, 인류세를 주제로 한 브라질 비디오 작품 아홉 편을 선보이는 ‘비데오브라질 히스토리 컬렉션’으로 구성된다....(중략)... *환경과조경377호(2019년9월호)수록본 일부
대구도남지구 어린이공원 아이디어 공모
지난 8월 12일 ‘대구도남지구 어린이공원 아이디어 공모’의 수상작이 발표됐다. LH 도시경관단이 개최한 이번 공모는 대구도남 공공주택지구의 어린이공원을 여가와 휴식뿐 아니라 시민들의 다양한 활동과 문화를 담는 다변적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하고자 마련되었다. 특히 시민이 직접 일상 공간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대학생과 시민이 참여하는 아이디어 공모 형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6월의 제안서 심사, 8월의 작품 심사를 통해 부문별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 가작이 선정됐다. 대학생 부문 최우수상은 김지원의 ‘동산動山, 아이들의 언덕Children’s Hill’, 시민 부문 최우수상은 오지윤의 ‘무럭무럭 공원’이 차지했다. LH는 당선작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내년 12월까지 어린이공원을 새롭게 단장할 예정이다....(중략)... * 환경과조경 377호(2019년 9월호) 수록본 일부
만화로 그린 조경 이야기
‘조경가 김공일의 하루’는 만화의 형식을 빌려 조경을 이야기하는 연속 기획물로, 네이버 디자인프레스 포스트1에 작년 12월부터 올 6월까지 연재됐다. 이 시리즈는 조경을 잘 모르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며, 김공일이라는 친근한 인상의 캐릭터가 등장해 재치 있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조경을 설명한다. 조경의 세부 분야, 세계적 조경가, 설계공모 뒷이야기부터 여의도에는 왜 벚꽃이 많은지와 같은 일상적 궁금증까지 다채로운 주제를 글과 그림으로 풀어낸다. 한 회의 조회수는 평균 약 2,000뷰, 많은 건 4,000뷰가 넘는다. 조경 전문 매체가 아닌 대중적 플랫폼에서 조경을 이야기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작가 김공일(가명)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조경이 도대체 뭔데 김공일은 조경설계사무소를 다니고 있는 평범한 조경가다.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공공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다 복수 전공으로 조경을 택했다. 졸업 후 조경설계사무소에 취직까지 했지만 학부생 때부터 들어온 숱한 질문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도대체 조경이 뭐냐’는 것이다. 주변에 조경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건축가는 아시죠? 저희는 건물 말고 공원 같은 거 만들어요’라는 식으로 뭉뚱그려 대답하는 게 싫었다. 언젠가는 사람들에게 조경을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지내다 출근길에 우연히 본 디자인프레스 온라인 기자단에 지원해 포스트를 올리게 됐다. 먼저 김공일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었다. 김공일은 공원이라는 단어를 숫자 0(공)와 영어 one(일)으로 보고 생각한 이름이다. “원래는 두 편의 포스트만 올리기로 했는데, 디자인프레스 측이 연재를 해줄 수 있냐고 요청했다. 의외였다. 일반인은 크게 관심 가지지 않을 줄 알았는데 흥미롭게 봤다는 피드백을 받았다.”...(중략)... * 환경과조경 377호(2019년 9월호) 수록본 일부 1. 네이버 포스트는 네이버가 제공하는 모바일 기반의 콘텐츠 창작 플랫폼이다. 디자인프레스는 네이버 디자인 판을 운영하는 콘텐츠 기업으로, 블로그에 약 8만 명, 포스트에 17,000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달의 질문] 시공자가 설계자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한다면?
질문에 답하기가 조금 조심스럽다. 모든 설계 도면이 내가 봐 온 설계 도면과 같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접했던 몇몇 도면을 떠올려 보았다. 무엇보다 현장에 맞는 설계가 필요하다. 좁은 공간에 커다란 수목, 넓은 공간에 작은 크기의 수목이 자리한 도면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도면상의 지형 레벨과 실제 현장의 레벨이 다르면 이를 맞추기 쉽지 않다. 게다가 레벨을 상세히 나누지 않고 간략하게 표시한 경우도 많다. 도면과 현장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 시공자의 일이지만, 이런 경우 불가피하게 설계 변경을 할 수밖에 없다. 현장을 조금만 더 고려해 설계를 해 준다면 도면 그대로의 공간을 구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정현 광양시 조경 시공자는 새벽 밥 먹고 별을 벗 삼아 출근하고, 온종일 땡볕에서 일하다 달을 벗 삼아 퇴근합니다. 시공자에게 가장 힘든 일은 설계 변경입니다. 설계자는 시공자만큼 현장 실정을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번은 설계 내역서에서 토공 부분이 통째로 빠져 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TBM과 CP점이 맞아서 광파 측량 후 레벨을 측정해 해결할 수 있었지만, 야간에 사무실에 남아 토공 물량과 변경 내역을 작업해야 했던 점이 아쉬운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안기수 공간시공에이원 대표 설계안에 부합하는 시공을 지향하는 시공자로서 설계자에게 전하는 부탁 몇 가지를 적어본다. 첫째, 설계자가 설계한 공간에 대해 시공 전, 중, 후에 한 번씩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의도한 콘셉트가 잘 구현되고 있는지 그때그때 확인하면 시공사와 좀 더 원활하게 논의할 수 있지 않을까. 둘째, 설계도서를 보면 대부분 개념은 있지만 디테일이 없다. 이 수목을 왜 여기에 심어야 하며, 이 장식벽은 왜 여기 설치되어야 하는지 설명이 부족하다. 설계 개념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곁들여진 디테일한 실시설계 도면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 셋째, 식재 패턴과 시설물 배치가 대상지에 잘 어울리지 않아 시공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기도 한다.세심한 현황 분석을 토대로 한 설계안이 주어지면 좀 더 원만한 시공이 이루어질 것이다. 박창호 현대건설 설계자가 공간에 담고자 하는 의미를 단순히 시설물로만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설계 콘셉트가 시설물뿐만 아니라 공간 자체에서도 드러나면 어떨까. 공간과 시설물이 하나의 콘셉트로 어우러지면 더 좋은 공간이 만들어질 것이고, 시공자들도 보람을 느끼며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임세진 디자인파크개발 곡선 말고 직선으로 부탁드립니다. 박창현 우수하다고 소문난 조경 공간을 답사하다 보면 작은 앉음벽부터 공간 전체의 분위기까지, 눈에 보이는 것을 넘어 그 공간이 조성된 과정과 공간을 만든 사람들을 생각하게 된다. 얼마나 많은 협력과 부딪힘이 있었을까. 이 지난한 과정은 그 순간에는 큰 의미가 없어 보이지만 결국 좋은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번 ‘이달의 질문’이 설계자와 시공자가 서로를 이해하고 설계와 시공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장으로 역할하길 바란다. 성문현 현대건설 설계자가 그린 점, 선, 면의 조합인 도면은 현장에서 실제 공간으로 구현됩니다. 설계 내용과 현장 여건이 일치하지 않아 설계가 변경되기도 하지만, 이 역시 감리자나 발주처의 의지와 노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선 하나, 점 하나에도 분석 내용, 경제성, 디자인 철학이 담긴 타당성 있는 설계를 해주길 바랍니다. 서동욱 계룡건설
[편집자의 서재] 보스토크
‘꼭 붙잡음’이라는 뜻의 ‘포착’은 사진과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가 아닐까. 사진은 시간을, 정확히 말하면 특정 순간을 포착한다. 피사체의 움직임, 빛과 그림자를 재빠르게 붙잡아 프레임 속에 가둔다. 이번 달 ‘이미지 스케이프’에서 주신하 교수가 말한 것같이 사진은 언제고 찍을 수 있지만 “그 순간은 다시 만나기 어렵다.” 그래서 사진은 몇 픽셀 그 이상의 크기와 무게를 갖는다. 사진이 분절된 시간이라면 장대한 서사의 일부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의 한 문장이나 한 줄의 노랫말처럼. 사진에 대한 단상을 그럴듯하게 늘어놓았지만 사실 난 사진에 ‘ㅅ’도 모른다. 부끄러운 고백을 하나 더 하자면 한때 사진이 글보다 못하다 여겼다. 글보다 사진이 많은 책은 소장 가치가 없어 보였다. 내 기준에서 이미지는 한 번 보고 뭔지 알아차리고 나면 그만이고, 글이 적고 사진이 큼지막하게 들어간 페이지는 훌훌 넘기다 금세 읽어버려 돈이 아까웠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내 책장에 사진이 많이 들어간 책이 꽂히기 시작했다. 『보스토크Vostok』, 올해만 들어 세 권째다. 『보스토크』는 2016년에 창간된 격월간 사진 잡지다. 창간호의 첫 문을 여는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것은 유쾌한 이야기다. 우리는 새로운 사진 잡지를 만들어 세상에 보낸다. 이 잡지는 한국의 사진 지형에 어떤 깊은 균열을 낼 것이고, 이 작은 세계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2이 문장에는 『보스토크』가 사진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리라는 비장한 선언이 담겨 있지만, 필자는 이는 유쾌한 일일 뿐이라며 가볍게 일축한다. 『보스토크』가 실제로 어떤 균열을 만들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이에 버금가는 유의미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 잡지는 예술, 디자인, 문학의 범주를 넘나들며 사진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전달한다. 사진계뿐만 아니라 사진계 밖의 독자도 끌어오고야 말겠다는 근사한 기획과 함께. 『보스토크』의 특집 앞에서 나는 종종 무장 해제되고 만다. 을지로 일대 재개발과 철거를 다룬 ‘사라지는 나의 도시’(2019년 3-4월호), 늦은 밤을 밝히는 일터의 풍경을 담은 ‘오늘도 야근을 마치고’(2019년 5-6월호)는 안 읽고는 못 배길 주제였다. 다시 보지 못할 도시 풍경과 그 속의 사람들, 고된 노동의 하루 끝을 담아낸 사진을 소장하지 않는 건 도시에서 나고 자란 직장인으로서 예의가 아니라는 둥, 말 같지도 않는 명분을 만들어냈다. 또한 보스토크 편집부는 최신호인 ‘SF 스타일’(2019년 7-8월호)에서 사진과 SF 소설의 만남을 주선했다. 무려 현실 세계와 평행 세계를 연결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현실 세계의 대상을 다루는 사진과, 눈에 보이지 않는 평행 세계를 다루는 SF의 거리는 언제나 생각보다 멀다. … 우리는 양쪽의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 네 명의 사진가가 찍은 사진들을 폴더로 묶어서 네 명의 소설가에게 보냈다. 규칙은 간단하다. 받은 사진을 보고 적절한 거리를 유지한 채로 소설을 한 편 써서 보내줄 것. 소설가들에게는 사진에 대한 어떤 정보도 제공되지 않는다.”3덕분에 나를 포함한 어떤 독자들은 사진에서 평행 세계로 진입하는 웜홀worm hole 같은 것을 찾느라 분주했을 것이다. 사진을 통한 다른 세계로의 여행, 그 여독이 아직 풀리지 않았을 즈음 어김없이 『환경과조경』의 마감도 돌아왔다. 바쁜 마감 중에 사진 하나하나를 깊게 들여다보는 일은 사치다. 하지만 얼마 전 사진에서 어떤 이야기의 단서를 너무 열심히 찾아다닌 탓인지, 평소보다 이번 잡지에 실린 사진을 오래 그리고 길게 보았다. 특히 표지를 장식한 유청오 작가의 사진, 갯벌 위의 구불구불한 두 줄에 자꾸만 눈이 갔다. 어째서 저런 모양을 하고 있나. 누가 만들어 낸 걸까. 파도일까, 아니면 바다 속 생명체일까. 만약 하나의 줄이 외계의 문자로 조합된 문장이라면? 평행 세계의 누군가가 남겨 놓은 신호일지도. 나는 보스토크 편집부가 보낸 사진을 손에 든 소설가처럼, 사진이 포착한 순간에 이따금씩 머물렀다. 그때마다 잠시 어떤 이상한 나라에 다녀온 것도 같았다. 1. 보스토크 프레스 편집부, 『보스토크』, 보스토크프레스. 2. 김현호, “잡지는 가볍게 바다를 가르고”, 『보스토크』 2016년 11-12월호, p.6. 3. 『보스토크』 2019년 7-8월호, p.45.
[CODA] 시적 공간
기억하기 쉬운 내 이름은 선생님들의 좋은 표적이었다. 날이 좋은 날에는 좋아서, 비 오는 날에는 비가 와서 이름이 불렸다. 칠판 앞에서 문제를 풀기도 했고, 난해한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 날도 있었지만, 가장 많이 한 일은 교과서를 읽는 것이었다. 문학보다는 비문학이 읽기 편했다. “이 바보!”나 “느이 집엔 이런 거 없지?” 같은 소설 속 대사를 감정과 사투리를 제대로 살려 읽을 걸 요구하는 경우가 있었으니까. 시 읽기 역시 곤혹스러운 일 중 하나였는데, 소설과는 조금 다른 이유 때문이었다. 단어와 단어, 행과 행, 연과 연 사이 침묵의 길이가 문제였다. 몇 안 되는 글자를 후루룩 읽어버리려 하면 ‘누가 시를 그렇게 읽냐’는 꾸짖음이 돌아왔다. 단어와 문장을 음미할 수 있는 틈, 그 짧은 여유를 두는 일이 뭐 그렇게 민망했는지 애꿎은 내 이름만 원망했었다. 침묵의 힘을 깨닫게 된 건 뜻밖에도 영화 ‘동주’(2015)에서였다. 영화의 마지막 시퀀스, 쿠미와 마주 앉은 동주는 자신의 시집의 제목을 천천히 발음한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네 어절 사이사이에는 공백의 시간을 대신하는 영상들이 자리한다. 시인으로서 고뇌와 열망, 몽규를 향한 열등감이 빚어낸 동주의 모습들이 하늘, 바람, 별이라는 단어들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마지막 단어인 시를 발화하는 순간, 장면은 잠시 프리즈 프레임으로 멈춰서며 침묵을 직설적으로 영상화한다. 신기하게도 그 찰나의 정적이 길게 느껴졌다. 그런데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동주를 보고 나선 종종 눈으로만 읽던 시를 소리 내 읽고 싶어졌다. 독자에게 소개할 만한 조경 작품을 찾다보면 이따금 시적 공간, 문학적 공간이라는 표현을 만난다. 시와 문학, 모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니 그러한 공간 역시 좋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게시물을 클릭하면 대체로 서정적 분위기가 가득한 사진이 모니터를 채우곤 한다. 좋은 곳도 있고, 마음에 차지 않는 곳도 있다. 그렇게 작품을 뜯어보다 보면 시적 공간, 문학적 공간이라는 표현에 대한 의문은 자연스럽게 저편으로 잊혀지기 일쑤였다. 이번 호를 준비하며 또 한 번 그러한 표현과 마주했다. “오랜 고목들이 풍성한 녹음을 만들어내고 있어 디테일한 식재 계획보다는 문학적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는 공간 계획에 더 많은 힘을 쏟았다.”(‘윤동주 문학동산’, pp.32~39) 사전에서는 ‘시적(문학적)’을 ‘시(문학)의 정취를 가진, 또는 그런 것’1이라 정의한다. 즉 시적(문학적) 공간이란 ‘시(문학)의 고요한 느낌이나 맛을 느낄 수 있는 공간’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느낌이나 맛은 지극히 주관적 판단의 영역이지만, 그간의 작품 서치 경험에 비추어보면 많은 사람이 간결한 공간에 고즈넉한 자연이 가미된 곳에서 시적 분위기를 느끼는 것 같다. 오래전에 읽었던 건축가 이종건의 글이 생각났다. 그는 『시적 공간』에서 “시에 의한 사물의 의미화 작업은, 짓기 작업에서 사물(의 완성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 곧 사물 페티시즘에 대한 경계를 시사한다. 건축가들은 대개 작품의 완성도를 디테일에서 찾는다. … 그런데 문제는 무엇을 위한 디테일인지 묻는 일을 종종 망각한다는 것이다. … 우리 전통 건축이 보여주는 비정합적이고 느슨한 결구와 기하학적으로 경직되기보다 흐트러진 질서에 기초한 아름다움은 우리에게 여전히 하나의 가능성으로 남아있다”2고 말한다. 어쩌면 느슨함, 흐트러짐 등 시가 품고 있는 너그러움이 시적 공간과 맥이 닿아있는 게 아닐까. 우연히도 즐겁게 구독 중인 문학 잡지 『릿터Littor』 8/9월호의 주제가 ‘누가 시를 읽는가’였다. 출판인, 작가, 서점 종사자, 유튜버, 동영상 제작자, 뮤지션 등 다양한 분야의 필진과 수기 공모로 참여한 독자의 글이 실렸다. 수 편의 글 중 한 문단이 마음을 온통 뒤흔들어 놓았다. “그러니까 꿈꾸다 말고 마시는 자리끼처럼 나는 시를 필요로 했던 것 같다. 악몽과 꿈 사이에 청량한 물을 흐르게 하고, 꿈이 혈관에 스며들게 해서, 그토록 땀 흘리며 삼키던 열도 잠시 내려놓게 하는 것.”3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를 보내고 나니 거짓말처럼 바람에 시원한 기운이 그득하다. 독서의 계절 가을이다. 이번 가을에는 내게도 꿈꾸다 말고 마시는 자리끼 같은 시 한 편과 그와 어울리는 공간 하나가 생겼으면 좋겠다. 1. ‘시적’, 네이버 어학사전, 2019년 8월 26일 접속. 2. 이종건, 『시적 공간』, 궁리, 2016, pp.119~120. 3. 김겨울, “흐르는 말들”, 『릿터』 8/9월호, p.11.
어딜가든 동네정원, 2019 서울정원박람회
바삐 살아가는 도시인에게 자연은 언제나 그리움의 대상이다. 골목길 한편에 옹기종기 놓인 화분이나 콘크리트 틈에서 핀 꽃 한 송이에도 우리는 위로를 받곤 한다. 그래서일까 작게나마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정원은 공동체를 형성하고, 사회적 관계망을 확산하는 매개체로 곧잘 이용된다. 다가올 10월, 이러한 정원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2019 서울정원박람회’가 서울로7017과 해방촌 일대에서 개최된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매년 정원 문화 확산과 정원 산업 활성화를 위해 서울정원박람회를 개최해 왔다. 5년 차를 맞이한 서울정원박람회는 한 가지 변화를 꾀했다. 노후 공원을 재단장해 시민들을 불러 모으는 대신 오래된 도시, 즉 시민들의 삶 속으로 직접 찾아가는 도시재생형 박람회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서울로7017과 백범광장 일대를 정원 문화를 확산하는 공간으로 꾸리고, 용산구 해방촌 곳곳에 시민들이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동네 정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만리동광장에서는 다채로운 정원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정원 산업의 최신 정보와 트렌드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정원산업전이 진행되며 음악회, 버스킹 공연 등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문화 행사도 열린다. 백범광장에서는 여러 자치구가 정원 작가와 협업해 만든 자치구정원을 만나볼 수 있으며, 목공 체험을 비롯해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해방촌에는 작가와 학생, 지역 주민이 계획한 16개의 동네정원이 조성된다. 곳곳에 조성된 작은 정원이 도시재생의 씨앗이 되어 지역을 활성화하고, 나아가 동네에 새로운 커뮤니티를 구축할 것이다. 지난 서울정원박람회가 ‘면’적이었다면 2019 서울정원박람회는 ‘점’에서 시작해 ‘선’을 그려나간다. 만리동 광장에서 출발해 서울로7017, 백범광장을 거쳐 해방촌까지 이어지는 가든로드는 그동안 소외되었던 노후 도시에 사람들의 발길을 유도하고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다. 콘크리트가 가득한 해방촌 일대에 조성되는 작은 정원들이 공원 녹지 소외 지역을 초록으로 물들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PRODUCT] 세련되고 차별화된 공간을 연출하는 ‘스크린블록’
블록은 아름답고 세련된 공간을 조성하는 유용한 소재다. 보도 블록부터 옹벽, 계단, 화단, 담장에 쓰이는 경관 블록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한 이노블록이 손쉽게 차별화된 경관을 연출할 수 있는 ‘스크린블록Screen Block’을 출시했다. 육면체의 스크린블록은 독특한 질감과 파스텔 톤의 색상이 특징인 조경용 경관 옹벽 블록이다. 한쪽 표면에 줄무늬 형태의 요철이 새겨져 있어 구조물이 좀 더 입체적으로 보이게 한다. 내구성이 뛰어나 건축물 내·외장재로 사용되며, 크기가 크지 않고 색감이 부드러워 실내 공간에도 잘 어울린다. I형, R형, L형 스크린블록을 조합하면 독특한 디자인의 담장이나 파사드를 만들 수 있다. 무게도 가벼운 편이라 중장비를 동원하지 않고도 운반하고 설치할 수 있어 편리하다. 또한 콘크리트 백화저감시스템 처리가 되어 있어 백화 현상 없이 오랜 기간 미관을 유지할 수 있다. TEL.031-358-4711 WEB. www.inobl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