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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토리얼] 한국 조경의 다음 50년을 설계한다
    다시, 한 해가 시작됐습니다. 누군지 기억나지 않는 이들에게서 새해 메시지가 날아듭니다. 뭔가 목표를 세우고 실천의 각오를 다져야 한다는 틀에 박힌 의무감이 고개를 듭니다. 매년 반복되는 새해의 일상은 언제나 새롭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번 새해맞이만큼은 느낌이 사뭇 다릅니다. 사회 환경의 변화와 기술 발전의 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숨 가빴던 21세기의 첫 10년이 막을 내렸기 때문일까요. SF 영화에나 나오는 줄 알았던 2020년대가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일까요. 불과 2년 뒤 2022년이 오면『 환경과조경』은 창간 40주년을 맞습니다. 한국의 제도권 조경은 쉰 살이 됩니다. “한국 조경의 다음 50년을 설계한다.” 새 노트를 펼쳐 진하게 눌러쓴 2020년의 편집 좌표입니다. 한국 조경의 오늘을 기록하고 내일을 기획하는 지면, 독자 여러분과 소통하며 정성껏, 꼼꼼히 만들어가겠습니다. 2020년대의 문을 여는 이번 1월호는 ‘제2회 젊은 조경가’ 수상자인 박경탁 소장(동심원) 특집호이기도 합니다. “생각하는 일과 만드는 일은 분리될 수 없다”는 작업 철학을 바탕으로 경관 제작 방식의 확장을 실험해온 그의 다각적 면모를 에세이, 작품, 인터뷰 등 다양한 형식의 지면에 담았습니다. 조경사 연구자 황주영 박사가 이어갈 새 연재 꼭지 ‘북 스케이프’의 막을 올립니다. 활자보다 사진이나 영상 같은 이미지 언어에 더 익숙한 시대라 하더라도, 여전히 독서는 낯선 무언가를 다른 사람의 생각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미술과 조경의 경계를 넘나들며 문화사적 관점에서 정원과 공원, 도시를 읽는 작업에 주력해온 황주영 박사는, 넓지는 않지만 깊고 촘촘한 ‘북 스케이프’ 지면을 통해 도시와 경관에 대한 책을 소개하고 때로는 도시와 경관을 책처럼 독해하고 또 때로는 그런 책을 수집하는 여정을 담아낼 것입니다. 이번 호부터 시작되는 또 다른 연재는 나성진 소장(얼라이브어스)의 ‘비트로 상상하기, 픽셀로 그리기’입니다. 이 연재에서 ‘컴퓨테이셔널 디자인’을 호출하는 것은 이제야 비로소 코딩과 네트워크 기반의 미디어를 본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저변이 구축됐기 때문일 것입니다. 널리 알려진 컴퓨테이션 덕후 나성진 소장은, 1년간 이어질 ‘비트로 상상하기, 픽셀로 그리기’ 지면을 통해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오픈 소스 알고리즘 적용 등을 기반으로 진화해온 컴퓨테이셔널 디자인의 주요 프로그램과 상호 연계 네트워크를 폭넓게 다룰 예정입니다. 도시공간 연구자이자 커뮤니티 디자이너인 서준원 소장(공간잇기)은 오는 3월호부터 ‘공간잇기’ 지면을 엽니다. “공간은 시간으로 인해 생명력을 갖고, 사람들로 인해 이야기와 추억을 머금고 이어져간다.” 계동, 용산, 철원 등 여러 동네와 마을의 공간과 삶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기록해온 서준원 소장의 신념입니다. 이번 연재 꼭지에서 그는 빠르게 사라져가는 도시 공간과 삶의 흔적을 재발견하고 그것이 경관으로 공유될 수 있도록 작업해온 그간의 과정을 펼쳐낼 것입니다. 참, 그의 전시회 ‘스토리스케이프(Storyscape)’가 지금 우란문화재단의 ‘우란1경’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동시대 소시민들의 삶과 그들이 만든 도시 풍경의 기억을 소환한 연구형 전시, 1월 11일까지입니다. 리뉴얼 2기 편집위원회의 활동이 지난 12월호로 마무리됐습니다. 2017년 1월호부터 3년간『 환경과조경』의 혁신을 위해 애써주신 강연주, 민성훈, 박승진, 이호영, 정귀원, 최이규 편집위원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 호부터 편집 방향을 함께 고민할 3기 편집위원은 김충호 교수(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박승진 소장(디자인 스튜디오 loci), 박희성 교수(서울시립대 서울학연구소), 오현주 소장(안마당더랩), 최영준 소장(Lab D+H), 최혜영 교수(성균관대 건설환경공학부)입니다.『 환경과조경』의 새 ‘절친’이 된 편집위원들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이렇게 2020년대의 문을 엽니다. 독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 조경가 박경탁 Landscape Architect Park Gyoung Tak
    지난 호에서 예고했듯 ‘제2회 젊은 조경가’ 수상자인 박경탁의 작품 세계를 탐구하는 지면을 마련했다. 박경탁은 뚜렷한 설계 철학을 바탕으로 조명, 가방과 같은 생활 소품부터 정원, 건물 외부 공간, 도시 공공 공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을 선보여왔다. 특히 미국 실리콘 밸리 인근에서 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온몸으로 경험한 그는 다양한 패브리케이션(fabrication)장비를 익혀 창작의 자양분으로 삼았다. 이번 지면에서는 그가 체득한 만들기 기술로 구현된 프로젝트들을 여섯 갈래로 나누어 살펴본다. 제작 방식의 확장이 디테일뿐만 아니라 작품의 콘셉트와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할 수 있다. 특집을 열고 닫는 두 편의 에세이에는 생각과 만들기를 일치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그의 진취적 면모가 담겨 있다. 남기준의 인터뷰는 학창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박경탁의 궤적을 쫓는다. 그의 관심사가 변화할 때마다 한층 풍부해지는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박경탁의 추진력은 한계를 넘고자 하는 의지에서 비롯된다. 벽에 부딪치면 이를 극복할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는 그의 이야기가 조경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긍정의 힘으로 다가가기를 기대한다. 진행 편집부 디자인 팽선민 자료제공 박경탁
    • 편집부 / 2020년01월 / 381
  • 춤추는 조경가의 성장 일지
    16년 전, 대책 없는 복학생이었던 나는 재학 중이던 조경학과의 당시 분위기에 이끌려 ‘제4회 늘푸른 환경조경설계 공모전’(이하 늘푸른 공모전)에 참여해 입선을 받았다. 친구들과의 뒤풀이에서 꼬드김에 넘어가 시상식에 참석했다. 그때 이유 모를 용기와 영감을 얻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지금 난 조경 설계를 하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날의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자의 수상 소감을 들으며, 이유 없이 머릿속을 스쳐 간 생각 때문에 조경학과 친구들에게 내년 늘푸른 공모전에서 저 자리에 올라 꼭 이렇게 수상 소감을 말할 거라고 다짐하게 된다. “공부가 제일 쉬웠습니다. 수업에 충실히 임하고 예습, 복습을 철저히 했던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 것 같습니다.” 매년 11월만 되면 9시 뉴스에서 전국 수석이 어김없이 전하던 소감의 핵심 구절이었다. 다음 해 늘푸른 공모전이 ‘제1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으로 바뀌었고, 난 대상을 받아 스스로 다짐했던 수상 소감을 말하게 된다. 언젠가 꼭 해보고 싶어 수도 없이 연습했던 말이었다. 그 일이 조경가로서 내 성장의 시작이었다. 춤을 추며 조경을 하다 보니 대통령상을 받는 기막힌 일이 벌어졌고, O3스코프(O3scope)를 열고 유학 자금을 마련하려 노력하다보니 유명 건축가와 일할 기회도, ‘제1회 대한민국 신진조경가 대상 설계공모전’에서 대상을 받는 기쁨도 누렸다. 마침내 목표했던 곳으로 유학을 떠났고, SWA 샌프란시스코 오피스에서 일하며 디자인 디벨롭(design develop)과 디테일 설계에 마음껏 빠져 지낼 수 있었다. 사는 곳이 실리콘 밸리의 직접적 영향권이었던 덕분에 워터젯 커터(waterjet cutter), CNC 라우터(router)등 4차 산업혁명의 흐름 속에 등장한 다양한 패브리케이션(fabrication)장비를 익힐 수 있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81호(2020년 1월호) 수록본 일부
  • 여섯 가지 만들기
    해외에서 공간을 만들면 감리까지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상세한 도면과 3차원 정보 제공이 꼭 필요하다. 국가별, 공종별 기술력 및 자재 수급 현황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동반되어야 한다. 중국은 한국이나 미국에 비해 식재비와 석재 수급비, 인건비 등이 월등히경제적이다. 비용을 절감하려 재료를 아끼다 오히려 추가 디테일이나 하자가 발생할 수 있다.기술력에 의지하는 디자인보다 원재료의 물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디자인이 아직까지 중국에서는 유용하다. 물론 최근 중국 대도시에서 진행되는 많은 프로젝트로 인해 중국 건설사의 시공력도 많이 높아졌다. * 환경과조경 381호(2020년 1월호) 수록본 일부
  • 한계를 넘어 실천으로 조경가 박경탁 인터뷰
    아직은 추위가 기승을 부리기 전인 12월의 초입, 가벼운 옷차림으로 서울숲을 향했다. 힙한 음식점과 빈티지한 풍경이 어우러진 인근 카페거리는 이른 시간부터 젊은이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그 열기로부터 한 발짝 물러난 대로변, 오피스 빌딩 2층에 동심원조경이 있다. 각양각색인 오피스의 특색을 반듯한 콘크리트 벽으로 재단해 놓은 듯한 복도를 걷다 보니 익숙한 패널들이 우리를 반겼다. ‘경의선숲길’, ‘인도 허왕후 기념공원’, ‘이사부 독도 기념공원’까지. 새로운 질문거리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이미지를 뜯어보는 사이, 맞은편의 문이 열렸다. 며칠 전까지 치열한 설계공모와의 싸움에 임했던 박경탁 소장의 얼굴에 피로한 기색이 가득했다. 그는 전투의 흔적이 가득한 전략기획실 대신 서재 앞 테이블로 우리를 안내했다. 염려와 달리 인터뷰의 물꼬를 트자마자 박 소장의 얼굴에 생기가 차올랐다. 그는 첫번째 질문을 던지기도 전에 먼저 말문을 열었다. 쏟아지는 이야기 속에 편집부가 포착하지 못한 질문에 대한 답이 가득했다. 오기가 빚어낸 열정 -‘제2회 젊은 조경가’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소장님은 유독 공모에 강한 것 같습니다. ‘제1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2004)과 ‘제1회 대한민국 신진조경가 대상 설계공모’(2007) 대상 수상자이시기도 하죠. 당시 제1회 공모전의 대상을 연달아 거머쥐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모든 조경학과 학생이 설계에 관심을 갖고 공모에 참여하진 않는데요, 공모전을 열심히 준비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사실 군대 가기 전에는 학교에서 문제아로 불렸습니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김충식 교수님이 당시 저희 학교 조교로 계셨는데, 학과 수업에 관심이 없다고 절 꾸짖기도 했어요.” -학과 수업을 약간 등한시한 건가요? “등한시했다기보다, 그때는 지금과 달리 모든 학생이 수업을 열심히 듣던 시절이 아니었어요. 다들 동아리 활동을 많이 했죠. 저 역시 기타도 배우고, 문선을 하는 동아리에서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안무를 만들고, 연습하고, 큰 축제에 공연을 올리고, 거리 공연도 하고, 이런 활동에 심취했죠. 동아리 활동에 지쳐 강의실 뒷자리에서 몰래 자기도 했고요.” -춤을 잘 추겠어요. “열정이 넘쳤죠. 그런 학생이 돌연 복학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니 아무도 안 믿었어요. 아무도 믿어주지 않으니 오기가 생기더군요. 교수님에게 인정받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공모전 소식을 들었어요. 당시 3학년이었는데 포토샵을 전혀 다룰 줄 몰랐어요. 늦게 배우기 시작했죠. 그 결과 ‘제4회 늘푸른 환경조경설계 공모전’(2003)에서 입선을 했습니다. 당시 친구들이 대상작을 보며 부러워할 때, 저는 내년에는 내가 대상을 받아 수상 소감으로 공부가 제일 쉬웠다고 말할 거라고 이야기하고 다녔죠. 실제로 일 년 뒤 ‘제1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에서 대상을 받았고, 소감으로 “공부가 제일 쉬웠다”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수상을 하니 얼떨떨하기도 했지만 어떤 자신감이 생겼어요. 포토샵이야 배우면 되는 거지, 감각은 어떻게 못 해! 친구들이 어디 가서 이런 소리 하지 말라고 했는데(웃음).” -이후에도 유학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공모전에 참여했다고 들었습니다. 마침 상금이 꽤 큰 공모전도 생기고, 여러 공모전이 열린 시기였죠. “2005년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주관하는 ‘제4회 21세기를 이끌 우수인재상’ 공모가 열렸어요. 학교를 대표해서 제가 참여하게 됐는데, 살사 국제대회 단체전 수상 등 독특한 이력이 심사위원에게 흥미롭게 느껴진 것 같아요. 운이 좋았던 셈이죠. 우수인재로 선정되어 대통령 메달과 교육부총리 상장을 받고, 금강산 체험 연수도 다녀왔습니다. ‘우수인재’라는 타이틀을 얻으니 유학이 내가 가야 할 길처럼 느껴졌어요. 원하는 대학원에 합격도 했죠. 그때는 학비를 마련할 길이 있겠지 막연히 생각했는데, 없었어요. 결국 입학을 못 했죠. 일주일 정도 짧은 방황을 했어요. 그러다 일단 돈을 벌어보고 그때도 안되면 포기하자고 결심했죠.” -그때가 O3스코프(O3scope)의 시작점이군요. “유학을 준비하며 건축을 경험할 겸 건축사무소에 잠시 다녔어요. 그곳에서 휴학 중 일을 하고 있는 실력 있는 학생을 만났는데, 함께 작업할 기회가 많았어요. 학비 문제로 유학의 꿈이 좌절되고 회사를 그만두어야겠다고 마음먹은 찰나, 이 친구랑 함께해보면 뭔가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큰맘 먹고 부탁했어요. 나를 위해 휴학을 계속해줄 수 있겠니? 이대로 유학을 포기하기 전에 직접 학비를 벌어 볼 생각인데 네가 함께해 준다면 할 수 있을 것 같아. 터무니없는 부탁이었는데, 정말 절 위해 휴학을 하고 O3스코프에 함께해줬어요. 그 친구가 에이트리의 김상윤 대표에요. 그때 진 빚을 갚기 위해 기회가 될 때마다 노력하고 있습니다.” -갓 졸업한 학생이 일을 수주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우선 명함을 예쁘게 팠습니다. 꽃분홍 색지에 엠보싱 가공을 넣어 책갈피처럼 만들었어요. 이름은 작게 넣고요. 소장님들을 찾아가 명함을 나눠드리며 일 있으면 달라고 했죠. 미쳤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학교를 막 졸업한 풋내기에게 무슨 일을 맡기겠어요. 그런데 운 좋게 당시 한국 조경이 성황이었어요. 다양한 현상공모와 턴키 PF가 쏟아져 나오는데 사람은 부족했죠. ...(중략)... * 환경과조경 381호(2020년 1월호) 수록본 일부 인터뷰이남기준 편집장 녹취·정리김모아 기자 사진유청오
  • 생각하는 일과 만드는 일은 분리될 수 없다
    처음 박경탁을 알게 된 건2010년 무렵의 일이다.하버드GSD를 갓 졸업한 그는 수많은 조경 회사가 탐내는 인재였다. SWA가 운좋게 그를 낚아챘고 샌프란시스코 오피스에서 함께 일할 수 있었다.그는2010년부터2015년까지5년 동안 우리 회사에서 일했다. 전도유망한 조경가였던 그는 리조트 커뮤니티, 복합 용도 개발, 주거 및 업무 공간 개발 등 다양한 범주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힘을 보탰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 그의 디자인이 가진 독창성과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박경탁의 디자인 감각과 기술, 강한 호기심, 실험과 창조에 대한 열망은 그의 혁신적 디자인의 기조를 지키고 발전시켰다. 박경탁의 초창기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탐구하고 창조하는 일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다. 그에게 생각하는 일과 만드는 일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작업이다. SWA에서 진행한 두 개의 프로젝트는 박경탁이 열정적으로 추구하는 디자인 방향을 여실히, 또 뚜렷하게 보여준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베이징의 폴리 인터내셔널 플라자(Poly International Plaza)다. 대상지는 강변 녹지를 따라 놓인 오피스 단지다. 세 동의 타워(설계: SOM)로 구성되는데, 그 모습이 강가에 놓인 세 개의 조약돌을 떠올리게 한다. 타워 사이의 공공 공간은 매우 중요하다. 전반적 정원 배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크기를 세심하게 조정해야 했다. 주차장, 지하 출입구, 공습 대피소, 환기 시설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이 공공 공간은 차량용 램프, MEP 구조물 등이 난립하는 번잡한 공간이 되어 버렸다. 공공 공간의 경관을 회복하고 재구성하기 위해 SWA는 서로 연결된 일련의 랜드폼(landform)으로 경관을 훼손하는 시설물을 전략적으로 은폐하고자 했다. 지하로 이어지는 통로가 필요한 경우 진출입구에 경관 벽을 통합시켰다. 또한 벽의 아랫부분을 잘라내거나 각도를 기울여 대상지 전역을 유연하게 흐르며 입체적 표면을 연상시키는 대규모 랜드폼의 특성을 더욱 부각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81호(2020년 1월호) 수록본 일부 제임스 리(James Lee)는 SWA 샌프란시스코 오피스의 소장이다. 40여 년 간 대상지가 내포한 고유의 특징과 그곳만의 독특한 프로그램을 고려한 설계를 수행했다. 특히 아시아 신도시의 복합 용도 공간을 지역적 특성과 프로그램을 존중하며 현대적 감각으로 조성해왔다. 환경적 해법과 디테일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인상적이고 친환경적 공간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대표작으로 폴리 인터내셔널 플라자(Poly International Plaza), 베이징 파이낸스 스트리트(Beijing Finance Street), 난후 뉴 컨트리 빌리지(Nanhu New Country Village) 등이 있다.
  • 바켄 파크 Baaken Park
    ‘바켄 파크(Baaken Park)’는 함부르크 하펜시티 동부 녹지 공간의 중심이다. 바켄하펜(Baakenhafen)부둣가가 자리하던 하펜시티 동쪽이 주거 및 상업 지역으로 개발되면서 지역민을 위한 공원이 조성됐다. 바켄 파크는 엘베(Elbe)강의 모래로 만든 면적 1.6헥타르의 인공 언덕으로, 자갈을 쌓아 만든 독특한 강기슭과 녹지 제방이 어우러져 주변 도시 경관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활기 넘치는 만남의 공간, 너른 초지와 놀이터, 조용하고 외진 공간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장소를 조성했다. 공원 순환 산책로와 맞은편의 페르스망카이(Versmannkai)부 두를 잇는 교량을 통해 시민들은 북부와 남부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됐다. 고원을 연상케 하는 세 언덕의 형태는 대상지의 특수한 방호 조건에서 비롯되었다. 홍수 시 범람으로부터 주거지를 보호하고 언제나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을 만들고자 고지대 위에 다양한 오픈스페이스와 편의 시설을 마련했다. 언덕의 경사면을 해일, 유빙, 바지선, 컨테이너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조치도 필요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81호(2020년 1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Atelier LOIDL Collaborators BBS Landscape Engineering,Grundbauingenieure Steinfeld und Partner, SellhornIngenieurgesellschaft Client HafenCity Hamburg Location HafenCity, Hamburg, Germany Area 1.6ha Cost 15,000,000€ Completion 2019 Photographs Leonard Grosch, Mark Pflueger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조경설계사무소 아텔리어 로이틀(Atelier LOIDL)은 1984년 설립되어 조경설계부터 도시계획까지 폭넓은 범위의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디자이너 개인이 드러나는 설계보다는 협업을 통한 최적의 해결책을 모색한다. 이용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맞춤형 디자인, 개념적이지만 개성이 드러나는 디자인을 제안하고자 힘쓰고 있다.
    • Atelier LOIDL / 2020년01월 / 381
  • 옌난 애버뉴 Yannan Avenue
    ‘옌난 애버뉴(Yannan Avenue)’는 중국 남서부 충칭 시에 있는 보차혼용도로다. 대상지는 너비 20미터, 길이 1킬로미터의 4차선 도로다. 이 가로 공간을 보행 공간과 차로의 경계를 흐리는 공유 가로(shared surface)디자인을 통해 차량의 도로 점유율을 낮추고 보행 친화적인 거리로 탈바꿈시켰다. 2014년, 충칭 시 개발 지역의 가로 환경을 개선하는 공모가 개최됐다. 대상지는 저소득 임대 주택 단지와 인접하고, 주변에 2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상업지와 고밀도 거주지가 예정된 지역에 위치한다. 당초 4차선 도로를 2차선으로 축소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으나, 지역 도시계획 및 교통 관련 부서와 협의를 거치며 차도와 보행로로 혼용하는 대안을 수립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81호(2020년 1월호) 수록본 일부 Landscape Architect WallaceLiu Client PKU Resource Chongqing office Location Chongqing, China Cost 600rmb/msq Design 2014 Completion 2018 Photographs WallaceLiu and Etienne Clement 월리스리우(WallaceLiu)는 제이미 월리스(Jamie Wallace)와 류지(Liu Jee)가 2013년 런던에 설립한 설계사무소로, 재생 건축과 재생 경관에 창의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을 통해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도시의 쇠락한 건물과 외부 공간의 근본적 변화에 중점을 두고 설계를 진행하며, 건축과 경관이 연결되는 장소, 풍부한 색상과 질감이 돋보이는 공간을 조성해 옛것과 새것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존중하는 장소를 만들고자 한다.
    • WallaceLiu / 2020년01월 / 381
  • 홍천 블루마운틴 CC 세이지우드
    홍천 블루마운틴 CC는 2013년 잭 윌리엄 니클라우스(Jack William Nicklaus)가설계하고 삼성물산 에버스케이프가 준공한 27홀 규모의 퍼블릭 골프장이다. 2018년부터 호텔과 빌라 시설 확충을 위해 외부 공간 설계와 시공이 추가로 진행됐다. 세이지우드(Sagewood)는 야외 수영장과 공연장이 마련된 호텔 및 연수 시설과 빌라 지역으로 구성된다. 모든 구간은 골프 코스를 마주 보도록 계획됐다. 숙박 시설 주변으로 균일한 녹지 경관을 연출하는 것이 초기 계획이었으나, 시야를 틔워주면 우수한 골프 코스의 경관을 차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 교목의 수량과 위치를 조정하고 사초와 초화류 경관을 보완해 근경과 원경이 하나로 읽힐 수 있도록 계획안을 조정했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정원을 하나의 예술품으로 정의하고, 여러 정원을 엮어 전체 공간이 하나의 주제를 가진 옴니버스 형식의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다량의 석재와 철물을 활용한 정원을 조성하고, 각 정원에 담긴 이야기를 읽으며 자연스럽게 경관 변화를 느끼게 하고자 했다. 그만큼 석공과 시공팀의 협업이 중요했다. 물결치는 곳 옴니버스 공간의 시작점에 놓인 ‘물결치는 곳’은 산천어의 이야기를 담은 정원이다. 산천어가 두려워하는 대상인 물결을 표현하고, 중력을 거스르는 긴장감을 조성하는 데 집중했다. 보령석과 검은 현무암 모래로 어둡고 깊은 골을 만들었다. 두께 20cm, 폭원 0.5~2m의 보령석을 세로로 세워 골짜기를 밀고 올라가는 파도를 연출하고 사이에 산천어 조형물을 배치했다. 위태로워 보이는 형태로 배치된 석재 사이에는 꽃을 심어물거품이 피어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백리향 같은방향 식물과 샐비어, 라벤더, 베로니카, 세덤, 파란김의털, 휴케라 등을 섞어 심고, 검은 현무암을 깔아 석재와 식물이 도드라지게 했다. 팽나무, 단풍나무, 자작나무를 주변에 밀식하고 수목의 그늘이 드리우는 곳에는고비와 이끼가 앉은 고사목을 두어 이끼 정원을 연출했다....(중략)... * 환경과조경 381호(2020년 1월호) 수록본 일부 발주 미래에셋 조경 설계·시공 삼성물산 에버스케이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종보 기본 설계 정욱주, 김미연 디자인팀 전재현,김소형, 기효순,윤영민, 김다혜, 백순철 시공팀 장동주, 서민교, 윤승현, 고동수, 김준영, 신현수, 신희종 위치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괘석리 광석로 898-87 대지 면적75,756m2 완공2019. 7. 사진 삼성물산 에버스케이프(류정훈/김종보) 삼성물산 에버스케이프는 40여 년간 쌓아온 삼성에버랜드의 조경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공 기술과 디자인 역량을 선보이는 회사다. 최근에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 ‘상해 국제 꽃박람회’ 대상을 수상해 조경 디자인 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 삼성물산 에버스케이프 / 2020년01월 / 381
  • 디에이치 아너힐즈 THE H HONOR HILLS
    주거 단지, 현대미술관을 꿈꾸다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현대건설이 선보이는 새로운 주거 브랜드 ‘디에이치THE H’의 첫 번째 완공작이다. 주거 단지의 외부 공간에 문화와 예술을 가미해 리조트 혹은 미술관을 연상케 하는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공동 주택 단지 조경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했다. 현대미술관을 콘셉트로 세 가지 전략을 세웠다. 첫 번째 전략은 수목이 만드는 명작이다. 계절의 변화에 반응하는 극적 경관을 조성하고자 했다. 설계 단계부터 수형이 아름다운 수목을 선별해 공사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공동 주택 단지에서 보기 어려운 독특한 형태의 소나무와 반송을 주요 공간에 식재해 압도적 경관을 연출했다. 이외에도 특대형 공작단풍, 배롱나무, 제주도에서 가져 온 윤노리나무와 팽나무 등이 거대한 숲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두 번째 전략은 시설이 만드는 명작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를 더하는 시설을 선보이고자 했다. 단지 곳곳에 석가산, 커뮤니티 폴리, 조형물, 휴게 시설물을 배치했다. 단지 입구에는 대형 석가산을 놓아 입주민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고자 했다. 단지와 도로가 맞닿는 도로변에는 힐링, 놀이, 카페 등을 주제로 하는 주민 커뮤니티 공간과 폴리를 설치해 주민 간의 소통을 도모했다. 중앙광장과 휴게 공간에 설치된 예술품과 다양한 시설물은 입주민들의 다양한 추억을 담는 장소로 활용되며 세월의 흐름에 따라 더 가치 있는 시설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 번째 전략은 공간이 만드는 명작이다. 세련된 감성과 예술성이 가미된 공간을 마련하고자 했다. 각 분야의 거장과의 협업을 통해 디에이치 아너힐즈만의 특색 있는 예술적 공간을 조성했다. 영국의 예술가 신타 탄트라(Sinta Tantra)의 독특한 디자인이 녹아 있는 예술 놀이터는 공동 주택 최초로 해외 예술가와 협업한 조형 놀이 공간이다. 독특한 색상과 패턴이 아이들의 창의력을 자극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지 커뮤니티 시설 중심에는 안개가 피어오르는 대모산의 고즈넉한 풍경을 모티브로 한 헤리티지 가든(heritage garden)을 조성했다. 펭귄과 수달을 주제로 한 놀이터에서는 직관적 조형 디자인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중략)... * 환경과조경 381호(2020년 1월호) 수록본 일부 조경 설계 기본 설계: 그룹한 어소시에이트(박명권) 특화 설계: 기술사사무소 예당(오두환, 김종민, 김해인) 시공 현대건설(본사: 박준호, 최연길 / 현장: 유송영, 이승환, 하지원) 식재 남도조경(김양수, 박승창, 도재광, 김효순, 권현주) 조경 시설 원앤티에스(이조원, 장윤복, 이기춘, 양효성, 백인호) 놀이 시설·조형 운동 시설 가이아글로벌(박명권, 박광수, 최진호) 정원 특화 정욱주, 이남철 미술 장식품 김병진, 신타 탄트라, 현대리바트(안정환) 위치 서울시 강남구 삼성로 11길 면적 대지 면적: 57,329m2(1,320세대) 조경 면적: 22,532m2 완공2019. 8.
    • 현대건설 / 그룹한, 예당 / 2020년01월 / 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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