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원’은 몇 해 전 울산 중구 예술공원 내에 한국동서발전의 후원으로 조성한 기부 정원이다. 도심과 이어진 작은 숲 가장자리에, 기업의 나눔과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담고자 비눗방울을 모티브로 한 정원을 구상했다. 조용히 걷다가 잠시 머물고 싶은 곳, 그 안에서 시간이 천천히 스며드는 풍경. 통나무 아치는 그런 마음에서 들여놓은 것이었다. 언젠가 이곳에서 숲에 사는 다양한 생명들이 기대어 살아가게 되기를 바라면서.
처음 통나무 아치를 만들 때, 둥근 형태가 분명했고 나무의 결은 선명했다. 정원의 중심을 잡아주는 상징을 담은 구조물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나무의 단면마다 작은 버섯이 피었고 표면은 부드럽게 바래갔다. 비와 바람, 햇살을 지나며 시간의 켜가 쌓여간 흔적. 버섯이 피어난 나무는 어느새 회갈색으로 변해 있었다. 허물어져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생명을 받아들이며 조금씩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이제는 이 숲의 일부가 되었다.
* 환경과조경 457호(2026년 5월호) 수록본 일부
정홍가는 경북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부산대학교에서 조경학 석사를 마쳤다. 현재 부산대학교에서 설계 스튜디오 강의를 진행하며, 쌈지조경 소장으로 실무를 병행하고 있다. 도시의 다양한 공간을 설계하는 한편, 식재 디자인과 식물 적용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이를 프로젝트에 반영한다. 정원 관련 공공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며 지역 사회의 조경 문화 정착에 기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