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새로운 것을 좇는 우리는 어쩌면 새것에만 현혹되어 있는 게 아닐까. 오랜 시간을 품은 자연 앞에서는 누구나 경외심을 느끼며 다가가고 싶어 하지만, 자연과 가까운 조경이라는 분야는 역설적으로 끊임없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 분주하다.
도시재생 사업이 한창이던 시절 참여했던 서울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 부지에는 근현대사의 부산물들이 남아 있었다. 장소성의 보존, 역사적 기록, 그리고 무조건적인 개발에 대한 저항처럼, 예장공원 진입부에도 과거 도로의 옹벽이 그대로 남겨졌다. 설계 당시, 공원의 얼굴이 될 명동 방면 진입 공간 우측에는 이 기존 옹벽을 존치하고, 좌측에는 지하로 이어지는 동선을 따라 새로운 곡선형 노출 콘크리트 옹벽을 세웠다. 솔직히 고민스럽고 걱정됐다. 역사적 가치가 크게 뛰어나지도 않은 낡은 도로 옹벽을 굳이 진입부에 재사용해 미관을 해치는 것이 과연 재생의 목적에 부합할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좁은 공간 탓에 녹지는 최소화할 수밖에 없었고, 궁여지책으로 옹벽 아래 50㎝ 남짓한 틈을 내어 담쟁이와 맥문동을 심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 환경과조경 457호(2026년 5월호) 수록본 일부
김호윤은 경관은 디자이너가 일방적으로 만든 형상이 아니라 시간과 맥락 속에서 진화하는 살아 있는 풍경이라 믿는 조경가로, 디스케이프의 소장이다. 형태를 통제해 경관을 만들기보다는, 경관이 스스로 고유의 형태를 갖추도록 돕는 디자인을 실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