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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환경과조경

월간 환경과조경
[스러지는 것들의 아름다움] 도면의 빈자리를 채우는 자연
  • 환경과조경 202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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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며 공간은 훨씬 더 자연스러운 모습을 드러냈다.

 

 

설계를 하면서 종종 그 공간이 영원할 것처럼 생각한다. 도면 위의 선들이 대지 위에 정확히 구현되고, 심은 식물은 계획한 자리에서 계획한 모습으로 자랄 것이라 믿는다. 자연 소재라는 것이 계절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기본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마치 내가 알고 있는 대로, 그리고 예상한 대로 변화할 것이라 믿는다. 특히 민간 프로젝트에서는 완공 직후의 초기 효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지금 이 순간의 완성도에 집중된다. 그렇게 시간의 흐름은 부차적인 문제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외부 공간은 우리의 계획 밖에서도 계속 움직인다. 평창동 삼세영 작업을 진행하면서 절벽과 건물 사이의 좁고 어두운 틈새 공간에 이끼를 깔았다. 습하고 적당히 그늘진 그 자리는 이끼가 살기에 더없이 적합해 보였다. 설계자로서 꽤 확신에 차 있었다.


환경과조경 457(2026년 5월호수록본 일

 

최웅재는 조경 설계와 시공을 함께 이끄는 디자인스튜디오 도감의 소장이다. 설계자가 직접 현장을 구현할 때 공간의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그 간극을 좁히는 일에 꾸준히 힘써왔다. 미학과 기능이 잘 갖춰진 공간이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는 생각으로, 조경 분야 안팎의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조경은 지구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공간을 다루는 학문이자, 사람과 환경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구현해내는 종합예술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