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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환경과조경

월간 환경과조경
[슬기로운 공원 생활] 나무가 부족한 도시에서
  • 환경과조경 202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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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덕분에 매일 한 시간 이상 산책하며 유산소 운동을 할 수밖에 없다. 세종호수공원은 이럴 때 좋은 해답이 된다.

 

 

나무 그늘이 부족한 세종시

세종시 거리에는 나무가 부족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가로수가 심겨 있는 것은 분명한데 나무가 제대로 자라지 않아 나무 그늘이 부족한 편이다. 가로수는 대부분 크게 자라지 못했고 수관도 넓지 않은 편이라 길을 걸으며 나무가 햇살을 가려주는 축복을 누리기 어렵다. 누군가는 도시 개발 당시 토목 공사를 너무 일찍 시작해 땅 아래 콘크리트 공사가 먼저 끝나 버리는 바람에 나무가 자랄 만큼의 흙 깊이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대규모 면적을 단기간에 개발하면서 도시 전체에 공급할 만한 수목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서 생육이 좋지 않은 나무여도 가로수로 심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나무 그늘이 부족한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이곳에 직장을 얻게 되면서 별다른 연고가 없던 세종에 살게 된 지 6년 차. 매년 더위를 갱신하고 있다는 여름의 폭염이 다가올수록 세종은 걸어서 출근하기에 쉽지 않은 도시인 것은 분명하다. 거리와 공공 공간의 나무는 도시가 만들어진 지 십여 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생육이 부진하다. 짧은 출장으로 세종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청사와 아파트를 보면서 미래 도시 같은 모습이라고 놀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곳에 살면서 차 없이 걸어 다니거나 자전거를 이용해 출근하는 직장인이라면, 적어도 여름에는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바짝 다린 멀쩡한 셔츠를 입고 출근하며 십 분 남짓 걸었을 뿐인데 왜 땀에 젖어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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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게 펼쳐진 호수와 풀숲 너머로 보이는 고층 아파트가 공원의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세종 시민들이 많이 찾는 장소

세종시는 공무원들이 사는 도시, 젊은 부부와 아이로 구성되는 가족이 살기에는 최적화된 도시지만, 청년들에게는 놀거리가 마땅치 않은 도시, 나무 그늘이 적어서 걸어 다니기 좋지 않은 도시다. 이 도시 사람들은 어디서 여가 시간을 보낼까. 세종 사람들은 주말에 호수공원 아니면 이마트에서 다 만난다는 우스갯소리를 들은 적 있다. 처음엔 웃었는데, 몇 년 지내다 보니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이 농담 같은 이야기는 2019년 건축도시공간연구소가 세종 시민 3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일상생활 속 여가 생활 유형과 자주 가는 장소’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세종 시민이 자주 가는 장소로 세종호수공원, 이마트 세종점, CGV 세종, 코스트코 세종점, 국립세종도서관이 순차적으로 언급됐다. 2019년 이후 새로운 공간들이 더 생기면서 순위가 변했을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세종호수공원은 세종 시민들이 많이 찾는 장소 1순위에 있지 않을까.

 

 

 

환경과조경 457(2026년 5월호수록본 일

 

손은신은 서울대학교 조경학과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했고, ‘기억 경관’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건축공간연구원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조경과 건축, 도시의 경계에서 새로운 연구자들을 만나고 외연을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