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슬러 2023년 9월 18일, 리노베이션 중이던 오목공원 일부가 회랑을 중심으로 먼저 열렸다. 그해 12월 22일, 숲 라운지, 오목한 미술관, 실내 놀이터 등 나머지 공간도 개방됐다. 오목공원은 설계자의 언어와 비평가의 문장으로 여러 번 소개되었다. 그 시기 오목공원은 조경 분야에 종사하거나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핫이슈’가 되었던 공원이기도 하다.
나에게 오목공원은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나는 공사 발주처인 양천구청의 담당자로 2021년부터 리노베이션을 기획했고, 설계공모부터 실시설계까지의 과정을 도맡아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공사 현장을 오갔다. 준공 이후에는 유지·관리의 책임을 맡아 공원을 드나들었고 그와 동시에 회랑 의자에 앉아 쉬고 공원 외곽 트랙을 달리는 동네 주민이기도 했다. 같은 장소가 일터가 되었다가 다시 일상이 되는 시간 속에서, 오목공원은 지난 4년 동안 나의 긴장과 애정이 교차하는, 꽤나 복잡 미묘한 장소가 됐다.
나의 글은 공원 일부가 동네 주민들에게 개방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공원 관리자이자 동네 사람인 나는 그동안 5,281장의 사진을 ‘오목’ 폴더 안에 쌓아왔고, SNS에 짧은 소회와 장면을 기록해왔다. 이제 그 기록을 따라 오목공원을 읽어보려 한다.(각주 1)
투시도와 똑같은 장면을 만나는 희열
2023. 9. 18.(월) 오목공원 임시 개방. 일 년 동안 내 모니터 바탕화면을 지킨 오목공원 투시도가 완결되는 날. 투시도와 꼭 닮은 이 장면들을 담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지내왔는지! 이제 개방 공간은 운영 팀에 넘겨주고, 펜스를 넘어 2차 구간으로 넘어간다.
오목공원 투시도를 한동안 컴퓨터 바탕화면으로 설정해 두었다. 회랑과 다층의 숲, 이동식 테이블과 의자가 그려진 장면을 볼 때마다 이 풍경이 실제 공간으로 구현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묻곤 했다. 그리고 2023년 가을, 투시도와 꼭 닮은 장면을 마주한 그 순간, 그동안의 수고는 눈 녹듯 사라졌다. 공원을 찾은 사람들이 당선작의 마스터플랜이 제시했던 ‘100가지의 행동’을 하나둘 실천하는 걸 목격할 때마다, 조용한 기쁨과 보람을 느꼈다. 100가지의 행동 중 나는 몇 가지를 해봤을까.
* 환경과조경 456호(2026년 4월호) 수록본 일부
**각주 정리
1. 필자가 SNS에 기록한 내용과 함께 지면을 구성했다. 기울임체로 표기한 부분이 필자의 SNS에 작성된 내용이다.
한아름은 서울시에서 공원을 기록하는 일을 맡고 있다. 공간이 만들어지고 변해가는 시간을 현장에서 지켜보며 글과 시간으로 남겨왔다. 오목공원 리노베이션을 계기로 공원의 ‘시간’을 바라보게 됐다. 현재는 매거진 『0·100』을 통해 서울의 공원과 그 안의 사람들을 담고 있다. 공공의 공간이 시민의 삶 속에 오래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parks.seoul.go.kr/story/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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