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가 없다. 조안 조나스(Joan Jonas)는 작품 밖에서 아름다운 조형을 만들어내는 창작자가 아니다. 자신이 만드는 작품의 안과 밖을 자유롭게 드나든다. 조나스의 몸짓과 눈빛과 목소리가,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작품이 되기도 한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에도 한계를 두지 않는다. 퍼포먼스, 비디오, 드로잉, 설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실험을 지속해왔다.
백남준과 조안 조나스
2025년 11월 20일,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조안 조나스: 인간 너머의 세계’ 전이 개최됐다. 이번 전시는 제8회 백남준예술상 수상을 기념하며 열린 전시이기도 하다. 백남준아트센터는 2009년 백남준아트센터예술상을 신설해 운영해오다 수상 제도를 개편해, 2024년 백남준예술상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재개했다.
조나스는 개편 이후 처음으로 선정된 백남준예술상의 수상자다. 백남준예술상의 취지는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탐구를 지속해 갈등 없던 사회를 꿈꾸었던 백남준 예술의 현재적 의미를 오늘의 예술가들과 함께 사유하고 확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나스와 백남준은 어떤 지점에서 만나는가. 그에 대한 답은 박남희 관장(백남준아트센터)의 칼럼에서 찾을 수 있었다. “한때 뉴욕에서 서로의 작업을 지켜보던 두 예술가는 이제 ‘백남준 예술상’ 이름 아래 다시 대화한다. 이 만남은 우리에게 예술가란 어떤 존재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백남준예술상은 “예술가의 역할은 미래를 사유하는 것이다”라는 백남준의 말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이는 예술가가 새로운 감각과 전환적 사유를 통해 사회에 질문을 던지고 변화를 야기하는 일에 주목한 것이다. 기술과 예술, 매체와 몸, 제도와 주변을 새롭게 연결하는 시도들, 그리고 그 속에서 드러나는 ‘다르게 생각하고 느끼는 힘’은 무엇인가. 때때로 미술관은 사회적으로 가장 개인적인 존재로 여겨지는 예술가가 가장 공적인 상상력의 중심에 있음을 선언적으로 보여준다.“(각주 1)
박남희 관장의 말처럼 1932년생 백남준과 1936년생 조나스는 동시대에 함께 작업하며 서로의 작업을 목도했던 사이다. 뉴욕 소호의 한 골목에 둘의 집이 마주보고 있었고, 조나스는 백남준의 아내이자 비디오 아티스트였던 구보타 시게코와 가깝게 친교하기도 했다. 비디오 아트가 태동하던 시기, 조나스와 백남준 부부는 실험적 예술 세계를 공유했다. 백남준이 비디오 아트를 통해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고자 했다면, 조안 조나스는 물질과 비물질, 인간과 비인간, 그 모든 것을 넘어선 평화에 다다르고자 한다.
* 환경과조경 453호(2026년 1월호) 수록본 일부
**각주 정리
1. 박남희, “[문화더하기] 예술가는 무엇을 보는가: 백남준예술상과 조안 조나스의 질문”, 「중부일보」 2025년 12월 2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