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4일, 서울디자인재단이 주관한 ‘서울디자인어워드 2025’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개최됐다. 2019년 시작된 서울디자인어워드는 지속가능한 디자인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확산시키고자 하는 글로벌 어워드다. 일상의 문제를 창의적 디자인을 통해 해결하고, 사람과 사람, 사회, 환경의 조화롭고 지속가능한 관계를 맺는 데 선한 영향력을 불어넣은 프로젝트와 디자이너, 단체, 기업을 발굴해 공유하고 있다.
서울디자인어워드는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기반으로 건강과 평화, 평등한 기회(유니버설디자인), 에너지와 환경(업사이클·리사이클), 도시와 공동체 등 네 개 분야의 작품을 모집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74개국에서 941개의 프로젝트가 출품됐다. 그중 알루스타 파빌리온(도시와 공동체), 아나코-긴급요람(건강과 평화), 해방의 좌석(평등한 기회), 사막의 방주(에너지와 환경), 재생 깃털 섬유(에너지와 환경), 자자 에너지 허브(도시와 공동체), 라디스 음용수 UV 살균기(건강과 평화), 되살아난 빛(에너지와 환경), 순환의 전시(에너지와 환경), 원주민 예술의 도시(도시와 공동체)의 10개 프로젝트가 본선에 올랐다. 올해는 심사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시상식 전 최종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았다. 대신 본선 진출자들이 현장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심사위원과 시민이 참여하는 라이브 심사 방식을 도입했다. 글로벌 심사위원 수도 13명에서 32명으로 대폭 늘렸다.
심사 결과, 논픽션 디자인의 ‘자자 에너지 허브’가 대상을 수상했다. 자자 에너지 허브는 아프리카 농촌 지역에 친환경적이며 저렴한 태양광 전력을 공급해 불안정한 전력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 모델이다. 현재 나이지리아 오요주 감바리(Gambari)에서 운영 중이며, 2024년 7월부터 나이지리아 전역에 500개 허브를 확산시키고 있다. 모듈형 구조로 설계된 허브는 운송이 쉬울 뿐 아니라 하루 만에 기본 공구만으로 설치가 가능하다. 주민들은 자자 에너지 허브에서 교체형 배터리 팩(60~180Ah)을 빌려 조명, 휴대폰, 선풍기, 상점 기기 등을 구동해 생활의 질을 높이고 있다. 모든 허브는 전문 교육을 통해 양성된 현지 여성 운영자 ‘자자 스타(Jaza Stars)’가 관리한다. 자자 스타는 여성의 경제 활동이 제한적인 농촌 지역에서 성평등을 촉진하는 중요 기반으로 작동한다. 모든 허브는 재활용 자재로 제작되며, 배터리는 추적·정비·재활용 과정을 거쳐 자원 순환 구조를 완성한다. 수상자 마디스 배글리(Mardis Bagley)는 “세계 디자인의 중심인 서울에서 인간과 자연, 공존을 중심으로 한 디자인을 높게 평가해줘서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대상을 수상하지 못한 9개 프로젝트는 최우수상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 프라듀므나 뱌스(Pradyumna Vyas)(2026 세계디자인기구 회장)는 “디자인이 미래 사회에 제시할 수 있는 방향을 시스템 프로젝트 관점에서 검토했다”며 “각 작품은 사회·경제 전반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과 파급력을 보여줬다”고 총평했다. 심사위원 에치오 만지니(Ezio Manzini)(DESIS 회장)는 “서울디자인어워드는 도시가 직접 주최하는 유일한 국제 지속가능디자인상으로, 독창적인 운영 방식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 중 공간과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 ‘알루스타 파빌리온’, ‘사막의 방주’, ‘순환의 전시’, ‘원주민 예술의 도시’의 네 개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정리 김모아 자료제공 서울디자인재단 디자인 팽선민
알루스타 파빌리온
환경을 지키고 문화를 나누는 열린 공간으로, 도시 속에서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보여준다. 알루스타 파빌리온은 인간의 건강과 행복이 곤충, 식물, 흙 속 미생물 등 모든 생명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일깨운다.
이 파빌리온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헬싱키 도심에 설치됐다가 현재는 알토대학교로 옮겨졌다. 점토 구조물, 썩어가는 나무, 벌과 나비가 좋아하는 꽃, 흙을 돌보는 균과 숯 등을 활용해 곤충과 새들에게 서식지와 먹이를 제공하고, 토양을 건강하게 만들어 인간에게도 이익을 돌려준다. 구조물 자체가 계절의 변화를 품어, 매번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도시 생활 속에 자연의 리듬을 불어넣는다.
파빌리온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의 재사용을 고려해 설계했다. 계절마다 다른 꽃이 피어나고 다른 나비가 찾아오는 풍경은 방문객에게 즐거움과 치유의 경험을 선사한다. 이곳에서 벌어지는 학습, 토론, 참여 프로그램은 환경의 소중함을 지식이 아닌 체험으로 습득하게 한다. 아이부터 학자까지 다양한 사람이 이곳을 찾았고, 곤충학자와 생태학자들은 긍정적인 자연 변화를 관찰했다.
알루스타 파빌리온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자, 값싸고 단순한 기술로 만들어져 누구나 쉽게 재현할 수 있는 모델이다. 단순한 전시물을 넘어, 공동체와 자연이 함께 회복하고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도심 속에서 모두가 자연의 치유력을 경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 환경과조경 452호(2025년 12월호) 수록본 일부
주최 서울시
주관 서울디자인재단
주제 사람과 사회, 환경의 조화로운 관계를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일상을 위한 디자인
분야
건강과 평화: 모든 사람의 건강과 웰빙 보장 및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한 프로젝트
평등한 기회: 모든 사람의 평등한 기회 조성을 위한 유니버설디자인
에너지와 환경: 생태계 보전과 지속가능한 자원 관리를 위한 업사이클링
도시와 공동체: 지속가능한 인프라 및 혁신 기술을 활용한 공동체 지향 프로젝트
공모 기간 2025. 3. 17. ~ 2025. 6. 30.
심사 기간 2025. 7. ~ 2025.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