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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에코스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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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올해의 조경인] 곽상욱
  • 환경과조경 2025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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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청오

 

 

“정원 정책 현장에서 만난 모든 분이 도움을 준 덕분이다. 올해의 조경인 상을 시민을 위한 도시 정원 문화가 꽃피울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뜻으로 생각하고 앞으로도 더욱 정진하겠다.” 곽상욱 이사장은 겸손하게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는 2010년부터 12년간 오산시장을 지내며 도시 정책 전반에 ‘정원적 사고’를 도입하며 오산천 생태하천 복원, 시민참여형 자투리정원 등 정원 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현재는 대한민국 ESG 정원정책포럼 초대 이사장으로서 기후 위기 대응과 도시 혁신을 위한 정원 정책 거버넌스를 구축하며 공무원 혁신 리더십 과정 등을 통해 전국 지자체의 조경·정원 정책 발전을 이끌고 있다.


시민이 만드는 정원 도시

오산시장 시절부터 자연기반해법과 정원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오산천을 살려야 오산이 산다’는 구호 아래 오산천 생태하천 복원 사업을 추진했다. 오산천은 용인 기흥 저수지에서 발원해 화성, 오산, 평택으로 이어지는 국가하천이다. 한때는 식수로 사용할 만큼 깨끗한 하천이었지만 산업화 후 폐수가 흘러들며 악취, 수질 오염 등으로 망가졌다. 또한 호안 블록, 주차장과 포장마차가 들어서며 하천은 자연 정화 능력을 잃어갔다. 곽 이사장은 기존 주차장과 포장마차를 철거하고,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생각으로 상류 지역의 지자체장을 찾아가 설득했다. “오산 도심의 살아 있는 허파인 오산천이 망가지는 걸 볼 수 없었다. 특히 오염된 발원지였던 기흥 저수지 정화 및 개선 작업을 할 수 있게 용인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을 설득했고, 오산천이 흐르는 지역의 지자체와 함께 하천 정화 대책을 같이 모색했다. 덕분에 오산천은 깨끗한 물이 흐르고, 수달을 포함한 다양한 생물이 뛰어놀고, 시민들이 맘껏 즐기는 오산의 자랑이 됐다.”

 

오산천은 생태 복원을 통해 5급수에서 2급수로 거듭나고, 천연기념물을 비롯한 수백여 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났다. 2017년과 2018년에는 연속해 환경부 주관 ‘생태하천복원사업 우수사례 콘테스트’에서 ‘우수하천’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그는 단순한 생태하천 복원에 머물지 않고, 시민들이 오랫동안 누릴 수 있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생태하천을 꿈꿨다. 이를 위해 시민의 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정원 정책을 도입했다. “정원은 도시의 표현이다. 오산천 곳곳에 시민들이 직접 가꾸고 조성하는 정원을 마련해 건강한 자연 생태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시민들이 이야기 꽃을 피우며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다.”

 

오산천을 시작으로 도심 곳곳에 정원 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마을정원 등 시민 참여가 중심이 되는 정원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버려진 자투리 공간을 정원으로 활용하고, 마을 공동체를 중심으로 유휴지 등 환경 개선이 필요한 곳을 정원으로 탈바꿈시켰다. 시민이 주인 의식을 느낄 수 있는 정원을 조성했다. 한뼘정원(가족 정원)과 같이 시민들에게 직접 심고 가꿀 수 있는 정원을 분양하고, 시민정원사 활성화를 통해 마을마다 정원 공동체를 만들 수 있게 지원했다. 담배꽁초 등 쓰레기가 쌓여 미관상 좋지 않았던 공간을 시민들과 함께 아름다운 정원으로 만들었다. “도시 문화의 변화는 공동체의 자발적 참여에서 비롯된다는 걸 알게 됐다. 정원 정책을 펼치며 작은 곳에서부터 변화를 만드는 정원 공동체의 힘을 목격하고, 지속가능성을 위한 시민 참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시민들과 함께 도심의 자투리 공간에 정원을 조성했는데, 정원 인근의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도구를 들고 나와서 물을 주고 가꾸는 정원 공동체를 형성했다. 산처럼 쌓인 쓰레기 때문에 시민들이 꺼리던 산책로도 정원 조성 이후 가장 가고 싶은 길로 변했다.”

 

정원 문화 실천을 위한 포럼

현재 그는 대한민국 ESG 정원정책포럼(이하 정원정책포 럼) 초대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5년 7월 창립 한 정원정책포럼은 정원을 국가와 지자체의 지속가능한 정책 전략으로 바라보고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도시 숲, 탄소 중립, 조경 등 정원과 도시 환경의 융합적 과제를 ESG 관점으로 풀어낸 대안 정책 제시와 실천을 추구한다. “좋은 정원 정책은 시민의 일상을 개선하고, 도시의 정주성을 회복 시킬 수 있다. 시민이 자부심을 느끼는 정원 문화를 형성하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가 있었다. 이처럼 고민하는 이들을 돕고 싶었다. 또한 정원 문화 확산의 기로에 선 지금, 도시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전략적 정원 문화 정책 기반이 필요하다. 좋은 정원 정책 수립을 지원하기 위해 전문가, 기업인, 공무원, 교수 등 다양한 구성원을 중심으로 민, 관, 학의 협력을 꾀하고 제도적, 정책적 비전을 공유하는 플랫폼인 정원정책포럼을 창립했다.” 


특히 그는 정원 정책을 추진하는 공무원 대상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9월에는 전국 지자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공무원 혁신 리더십 과정’을 진행했다. 이 과정은 기후 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도시 행정 역량을 높이고 정원을 매개로 탄소중립 행정과 도시 브랜딩, 정책 커뮤니케이션을 아우르는 실천형 리더십 프로그램이다. “지방정원, 국가도시공원 등 다양한 의제 가 등장하고, 정원 정책을 추진하는 지자체도 많아졌다. 모든 지자체가 천편일률적인 정원 정책을 추진하지 않으려면, 각 지역만의 고유한 장소성을 발견할 줄 알고, 정원 문화에 대한 이해와 소양을 갖춘 공무원이 많아져야 한다. 단순히 전문가에게 ‘알아서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대신, 정원 정책에 대한 소신과 철학을 토대로 전문가와 소통하며 도시의 정체성과 비전이 담긴 정원 정책을 실천할 수 있게 돕고 싶었다. 그래서 다양한 사례를 접하고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전문가 강연과 워크숍 중심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국가도시공원을 위한 통합 거버넌스

그는 의견을 수렴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돕는 거버 넌스 역할을 강조했다. 지난 8월에 진행된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공원녹지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해왔다. 국가도시공원이 생활권 기반 공원의 공익적 가치를 기반으로 지역소멸 대응과 다양한 도시 정책을 연계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2016년 제도 도입 이후 단 한 곳도 지정되지 못하며 국가도시공원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됐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지정 최소 면적 기준이 100만㎡ 이상으로 대폭 완화됐지만, 토지 소유권 확보 부담은 여전히 제도 정착을 가로막고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지자체장 출신으로서 국가도시공원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국가도시공원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고 활성화된다면 그 몫은 공원을 누리는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소멸하는 지방 도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성숙한  민 정원 문화가 정착할 좋은 기회로 바라보고, 전국 지자체들의 의견서를 모아 국회의원을 직접 만나 설득하며 국가도시공원에 대한 목소리가 국회에 잘 전달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통합적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꼈다.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주 무부서와 수목원법, 공원녹지법 등 법적 테두리가 나눠져 있다 보니 한 목소리를 내기가 어렵다. 앞으로 국가도시공원 문제도 여러 분야의 구성원들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제도적 개선을 꾀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가장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품격 있는 도시를 위한 정원 문화 플랫폼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기점으로 정원 정책 을 선보이는 지차체가 늘어났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차별화된 정원 정책은 드물다. 그는 이러한 현상과 각 지역의 고유한 정원 정책을 위한 자세를 설명했다. “지역의 정체성과 정원의 가치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장소의 역사성과 철학을 토대로 한 정원 문화 담론을 형성하며,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시민 정원 문화를 뒷받침하며 시민이 중심이 될 때 차별화된 정원 정책을 만들 수 있다. 정원정책포럼을 통해 이러한 정원 정책이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마지막으로 정원정책포럼의 방향과 비전에 대해서 말했다. 그는 차별화된 정원 정책, 시민 정원 문화, 문화 예술, 산업과 복지를 연계해 토론하고 담론을 형성할 수 있는 통합적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목표를 밝혔다. “꽃과 나무가 살아 숨쉬고,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이 쉴 수 있고, 문 밖을 나서면 언제 어디서든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공원과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품 격 있는 도시를 보고 싶다. 정원정책포럼이 품격 있는 도시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정원 문화 플랫폼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