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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환경과조경

월간 환경과조경
천안삼거리공원
Cheonan Samgeori Park
  • 그룹한 어소시에이트+도화엔지니어링
  • 환경과조경 202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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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삼거리와 공원

천안삼거리는 한양과 경상도 그리고 전라도로 통하는 옛 삼남대로의 분기점으로, 예부터 길손을 재워주는 원과 주막이 즐비해 사방에서 사람이 모여드는 길목이었다. 능수버들의 유래가 담긴 아름다운 전설과 천안삼거리 흥타령을 간직한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끝없이 이어지는 세 갈래의 길은 수많은 사연과 옛이야기를 머금고 아쉬운 이별과 새로운 만남을 이어가는 삶의 여정을 보여주는 듯하다. 능수버들 휘늘어진 물가는 아름다운 풍경이자 수많은 새와 생명의 소중한 보금자리다.

 

1970년대 천안삼거리를 기념하며 천안삼거리공원이 조성됐으나 주차장 등으로 활용되면서 공원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천안시는 2018년 설계공모를 통해 문화와 자연이 공존하는 시민 휴식·여가 공간이 될 새로운 천안삼거리공원을 계획했다. 부지 17만 3,364㎡에 소하천 정비와 지하 주차장, 자연마당, 생태놀이터, 공원 시설 조성 등을 추진했다. 1단계 사업(2022~2023)에서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지하·지상 주차장을 마련하고, 자연 경관을 활용한 자연놀이터, 생태연못, 경관작물원, 생물다양성숲 등으로 구성된 자연마당을 조성했다. 삼거리소하천 정비가 함께 이루어졌다. 2단계 사업(2024~2025)으로 온 가족이 함께 문화와 자연을 누릴 수 있는 가족형 테마공원 조성과 생태 환경 정비가 완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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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갈래의 테마 길

삼남대로 만남의 공간을 사람 인(人)으로 표현해 세 갈래의 테마 길로 조성했다. 테마 길은 임금님의 행차를 상징하는 신명나고 흥이 가득한 한양길, 자연이 수려한 영남길, 너른 평야를 가로지르는 호남길로 구성된다.

 

한양길은 임금님의 온천 행차 길을 모티브로 한다. 백일장숲과 다목적 광장, 먹거리터와 소담정원, 미디어 아트월이 있는 선큰 광장으로 구성되어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펼쳐지는 장으로 쓰인다. 백일장숲과 다목적 광장에 조성된 마당들은 크고 작은 방 모양을 이루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용한다. 어떤 공간은 놀이터가 되고 어떤 마당은 공연장이 되며 어떤 마당은 장마당이 된다. 가변적 유연성을 가진 이 공간들은 때로 비어 있어도 어색함이 없다. 미디어 아트월을 접목한 선큰 광장은 공원의 다양한 행사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시민들의 축제를 벌일 수 있는 공간이다. 지하 주차장의 노출 외벽을 따라 설치한 미디어 월에서 화려한 조명과 현대적인 미디어 아트를 즐길 수 있다. 낮에는 생동감 있는 영상, 밤에는 다채로운 빛의 연출로 공원 내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 주차장 출입구를 따라 자연스럽게 광장에 사람들을 유인함으로써 활력을 불어넣고, 선큰 광장이 닫힌 구조가 아닌 열린 구조가 되어 공원의 활력소가 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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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삼거리공원을 관통하는 세 갈래의 길마다 다른 테마를 부여하고 다채로운 마당과 정원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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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의 온천 행차 길을 모티브로 한 한양길 유기적 동선이 어울정원의 다양한 공간을 유연하게 엮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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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마당에서 내려다본 선큰 광장

 

호남길은 끝없이 펼쳐진 너른 황금빛 들판과 낮은 구릉의 이미지를 살려 박현수가 능소를 만나러 가는 옛 이야기(박현수와 능소 이야기)를 담은 길이다. 넓게 펼쳐진  너른 뜰과 사색정원 사이로 호남 옛길의 향수와 추억을 되살린 녹색정원을 조성했다. 자연마당은 능수버들 군락이 발달해 있던 기존 대상지의 특성을 토대로 계획했다. 버드나무류가 우점종인 넓은 습지에 물골, 둠벙, 생물다양성 숲 등 물새와 개구리 등 다양한 생물의 먹이 터이자 휴식처인 공간을 조성했다. 버들가지를 닮은 수계를 따르는 실개천과 둠벙으로 더 넓은 습지를 형성해 다양한 생태계 경관을 연출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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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습지에 물골, 둠벙, 생물다양성 숲을 조성해 생태계가 번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영남길은 수려한 산세와 깊은 계곡을 간직한 영남의 자연을 모티브로 삼아 구릉을 따라 다양한 자연 체험 프로그램을 담은 생태 길이다. 문화테라스와 다목적 센터를 중심으로 자연 체험 놀이터와 어르신 친화 시설, 숲트니스장을 조성해 학습과 참여 교육 프로그램이 펼쳐지도록 했다. 국내 최장 41m 규모의 숲속빌리지 놀이터는 가족형 복합 놀이 공간으로 아이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잔디 언덕과 원목 놀이 시설, 모래 공간 등으로 구성했다. 


공원 중심에 위치한 물빛광장에는 중앙 광장을 조성하고 수변을 따라 산책로와 수변무대를 설치했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삼기제의 영남루를 과거의 역사를 보전 하는 의미를 담아 존치하고, 그 맞은편에 삼기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 삼기제를 조성했다. 신 삼기제는 시기와 계절에 따라 음악분수, 바닥분수, 물놀이장, 거울연못으로 변모할 수 있는 가변형 광장이다. 신 삼기제의 삼각 반사연못은 물의 표면적을 확장해 청량감을 느끼게 한다. 삼각 반사연못 중심에 위치한 바닥분수는 승천하는 용을 상징한다. 반사연못의 수면에 반 사된 빛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미래지향적 풍경을 만들고, 천안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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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위한 공원

천안삼거리공원은 문화와 자연이 어우러진 공원으로,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사계절 내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산책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공원 경계를 따라 단 풍나무, 이팝나무, 벚나무, 능수버들을 심은 2.5㎞ 길이에 달하는 순환 산책로, 숲속 산책로, 계절별 들꽃을 즐길 수 있는 들꽃길, 물가의 정취를 더하는 수변 산책길을 조성했다.  


 

글 박명권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대표

사진 유청오


1단계

기본 및 실시설계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도화엔지니어링, 건화

건축 설계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

시공 동화이앤씨

자연마당 시공 남해종합개발


2단계

실시설계 도화엔지니어링, 경동엔지니어링, 케이아트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시공 및 건축 대광건영/건웅

 

위치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충절로 410

규모 173,343㎡

완공 2025. 9.


그룹한 어소시에이트는 인간과 자연의 상생, 미적 가치와 효용성의 극대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해 창의적이고 선한 디자인을 실천하고 있다.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위해 생명의 원천인 자연을 경외하고, 생물종 다양성과 전 지구적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생태적으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지향한다.


도화엔지니어링은 상하수도, 수자원 개발, 도시계획, 도로 교통, 구조, 항만, 철도, 환경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엔지니어링 회사다. 국립중앙수목원 조성 사업, 새만금 관광 용지 개발 기본계획 등 대규모 국책 사업을 수행했으며,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창조적이고 지속가능한 공간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