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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환경과조경

월간 환경과조경
[조경가의 정원] 마음껏 만든 정원
  • 환경과조경 2025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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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주택을 짓는다고 하면 보통은 건축물에 온 신경이 집중된다. 건폐율에 의해 결정된 건축물의 1층 면적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다. 보통 상대적 중요성이나 경제적 문제 때문에 관심에서 비껴져 있다가 건물이 완공될 때쯤 당면 과제로 마주하게 된다. 물론 건축물이 들어서지 않는 나머지 부분에 대한 관심과 계획을 미리 갖고 있는 건축주들도 있다.

 

처음부터 ‘빈 땅(?)’에 대한 나름의 계획을 갖고 있던 건축주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시공 회사나 건축가에게 알아서 잘(?)해달라고 하거나 대략 법적인 준공 조경(?)으로 마무리하고 살면서 꾸며나가겠다는 야무진 생각을 하곤 한다. 주택을 구상할 때부터 같이 계획되어야 할 주택의 일부가 그렇지 못하고 떠밀려 처리되곤 하는 현실. 조경가의 입장이 아니더라도 아쉬움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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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건축주가 된 이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공공 조경은 규모도 상대적으로 크고 대중을 상대하는 만큼 복잡한 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계획된다. 반면 특정 클라이언트를 만족시켜야 하는 사적 공간에 대한 계획, 특히 주택 정원은 의사결정 구조가 간단할 것 같지만 그 부분이 양날의 검으로 다가온다. 오랜 기간 업으로 조경 일을 해오면서 체득한 스타일과 미적 감각은 좋게 말하면 작가의 정체성으로 치장되기도 하지만 변화를 거부하는 고집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당연히 마주보고 있는 건축주는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갖고 대상지를 보고 있는 결정권자다. 나름의 생각을 갖고 있는 건축주 중에서 전문가의 의견을 전적으로 따르겠다고 하는 건축주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은 본인만의 표현되지 않은 계획을 가지고 있다. 긍정적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산으로 향하는 배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전자의 경우 이해와 설득의 과정을 거쳐 긍정적 방향으로 노를 저어 갈 수 있다. 후자의 경우는 결정을 해야 한다. 그럴싸한 나만의 마음 속 핑계를 만들어 전문가로서의 자존심을 추스르고 건축주의 의견대로 해주면 된다. 아니면 공손히 일을 포기해야 한다. 공공 공간을 만들 때처럼 평균적 시선을 가지고 해나갈 수 없는 것이 사적인 주택 정원이다.

 

이와 같은 어려움을 피할 수 있는 경우가 두 가지 있다. 첫 번째가 가든쇼 혹은 정원박람회에 작품을 출품하는 것이다. 건축주의 선택을 받는 일이 심사위원의 눈에 드는 과정과 비슷할 수도 있지만 심사위원의 선택을 받으면 예술로서의 정원을 마음껏 만들 수 있다. 두 번째, 자신이 살 집과 정원을 직접 만드는 일이다. 내가 건축주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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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전경,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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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 겨울

 

 

환경과조경 449(2025년 9월호수록본 일부

 

김영준은 조경 설계와 시공을 함께하는 게이트준 대표다.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원에서 조경 설계를 전공하고 이원조경에서 실무를 거쳤다. 현재 삼육대학교 환경디자인원예학과에서 겸임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15년 일본 나가사키 가드닝 월드컵, 2018년 프랑스 쇼몽가든페스티벌에 출품했으며, 202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서울정원’을 디자인했다. 2025년 멜버른 가든쇼에 ‘낯설은 시선’을, 2025년 경기정원문화박람회에 초청작을 출품했다. CJ 쌍림동 본사 사옥, 용산 대우 푸르지오 써밋 옥상정원, 과천 대우센트럴 써밋 푸르지오 중앙 광장 등 공공 정원과 다양한 주택 정원을 설계, 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