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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에코스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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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퍼니처] 파이프앤파입스
공간과 도시, 사람을 잇는 지속가능한 디자인
  • 환경과조경 2025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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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공원에 조성한 피플로의 모듈러 퍼걸러 시리즈와 벤치(출처: 유청오)

 

 

퍼니처는 도시와 공공 공간에서 단순한 ‘시설’이나 ‘설비’가 아니라, 공간의 성격을 규정하고 이용자의 경험을 형성하는 핵심 요소다. 특히 아파트 단지, 놀이터, 공원 등 서로 다른 규모와 성격의 프로젝트에서는 각기 다른 목적과 이용 행태에 맞는 설계와 제작이 요구된다. 파이프앤파입스(Pipenpipes)는 이처럼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재생 소재 기반의 기술력과 모듈형 설계, 그리고 공간과의 조화를 중심으로 디자인 철학을 발전시켜 왔다.

 

지속가능한 순환

버려진 플라스틱 자원을 재활용해 특수 코팅 공법으로 가공한 파이프 소재를 개발 및 적용하고 있다. 재생 플라스틱 코팅은 기존의 도장 방식보다 내구성과 기후 저항성을 높여 부식·변형·변색을 방지하며, 제품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환경적 가치는 탄소 저장이다. 플라스틱은 생산 시 탄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폐기 및 소각될 경우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배출된다. 하지만 재생 플라스틱을 시설 소재로 재활용하면, 제품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탄소 배출 시점을 늦출 수 있다. 이로써 시설은 제작 단계에서부터 폐기물 감축, 탄소 저장, 장수명화로 이어지는 환경 선순환 구조를 구현하며,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공공 공간을 만드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모듈을 통한 공간과의 공존

현대 공공 공간은 이용자의 연령, 목적, 시간대에 따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용된다. 아침에는 조용한 산책로, 오후에는 아이들의 놀이터, 저녁에는 소규모 모임의 휴식처로 변모한다. 다변화된 공간 사용 패턴을 반영해, 설계 단계부터 유연하게 적용 가능한 모듈형 구조를 전 제품에 도입했다. 모듈형 퍼니처는 클라이언트가 공간 기획 단계에서 다양한 배치·형태·구성을 자유롭게 설계에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직선형, 곡선형, 개별형, 연속형 등 여러 형태를 조합해 프로그램에 맞는 공간 구성이 가능하며, 프로젝트 특성에 따라 맞춤형 디자인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 파이프앤파입스의 모듈형 퍼니처는 단순한 설치물이 아니라, 설계 단계에서부터 공간의 성격과 활용 방식을 설계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도구이며, 이를 통해 완성된 공간은 더 활기차고 매력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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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지 수변 생태공원에 설치한 벤치 시리즈(FLO-01, FLO-02)는 공간의 용도에 맞춰 새로운 디자인으로 변모할 수 있다.

 

 

새로운 가능성을 담는 디자인 언어

기존 공공 시설은 오랜 시간 기능 중심의 설계가 이어져 왔고, 이러한 형태와 색감은 많은 사람에게 익숙하고 조화로운 경관을 손쉽게 제공한다. 그러나 변화하는 도시 환경과 다채로워진 이용자 요구 속에서 익숙함만으로는 공간의 개성과 서사를 충분히 드러내기 어렵다.

 

우리는 이러한 시설의 한계를 넘어 기존의 편안함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미학과 경험을 제안하는 선택지를 만들고자 한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도시 퍼니처 브랜드 ‘피플로(PIPLLO)’다. 피플로의 디자인 언어는 단순히 형태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간의 맥락과 분위기를 읽어내어 그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곡선과 직선의 절묘한 균형, 구조의 안정감과 시각적 경쾌함, 그리고 주변 환경과의 색감적 조화가 어우러져 ‘새롭지만 이질적이지 않은’ 존재감을 만들어낸다.

 

팬톤 컬러 기반의 폭넓은 색채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공원에서는 자연과 어울리는 차분한 톤으로, 도심 광장에서는 활기를 주는 강렬한 색상으로, 상업 공간에서는 브랜드와 조화를 이루는 시그니처 색상으로 변주된 퍼니처를 선사한다. 이러한 시각적 유연성은 공간의 성격을 강화하고, 방문객이 그 공간을 기억하도록 만든다. 피플로의 퍼니처는 기능을 넘어 공간의 표정을 디자인하는 매개체로서 익숙함 속에 새로운 가능성을 담아낸다. 이는 단순히 자리를 채우는 가구가 아니라, 공간과 사람을 이어주고 그 경험을 더욱 깊게 만드는 하나의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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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전어린이공원의 플로 플랜터 벤치(FLO PLANTER+BENCH) 파라솔과 결합해 휴식의 기능을 강화했으며, 네 개 방향으로 결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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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어린이 놀이터에 조성한 벤치 시리즈

 

 

보라매공원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장인 보라매공원에 선플라워(SUNFLOWER) 퍼걸러, 웨이브(WAVE) 벤치 등 모듈러 퍼걸러 시리즈와 벤치를 선보였다. 이 제품들은 다양한 실내외 공간의 형태와 사용 용도에 따라 맞춤형 디자인을 제공하며 다채로운 색감의 모듈 조합을 통해 개성 있는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 특히 고대 그리스 건축물에서 영감을 얻은 선플라워 퍼걸러는 차양과 빛을 활용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기둥에 드리우는 차양의 그림자 형태가 시간에 따라 달라지며 이용자에게 시각적 흥미를 선사한다. 퍼걸러 아래에는 공간과 조화를 꾀하는 곡선 형태의 웨이브 벤치를 조성해 입체적인 휴식 경험을 제공한다. 웨이브 벤치는 곡선과 직선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운 연출이 가능하며 앉음벽, 수목 보호대, 벤치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가변성이 뛰어나다. 또한 보라매공원 생태연못의 탁 트인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큐브CUBE 퍼걸러는 공간의 다양한 형태와 크기, 용도를 고려한 맞춤형 디자인이 가능한 퍼걸러다. 이 퍼걸러는 데크와 펜스, 루버, 비 가림을 위한 상부 유리까지 구성하는 공간의 특성에 맞게 변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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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 위에 드리우는 그림자 패턴은 시간에 따라 달라지며 시각적 흥미 요소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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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 퍼걸러는 큐브 형태의 모듈을 바탕으로 다양한 공간 형태와 계획에 맞춰 유연한 활용이 가능하다.

 

 

문화역서울284

피플로를 통해 새로운 소재를 시설에 도입하는 일은 단순한 제작 과정이 아니라, 사용자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여정이었다. 금속이나 목재 마감이 당연하던 시장에서 재생 플라스틱 표면은 낯설고 이질적으로 보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의 제품을 전시와 박람회에서 직접 보여주며 사용자, 클라이언트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렇게 얻은 피드백은 디자인과 접근 방식을 다듬는 나침반이 되었고, ‘환경을 위한 선택’이 ‘공간을 위한 미학’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문화역서울284 프로젝트는 이러한 여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 문화유산의 가치를 지닌 구 서울역사에서 기존의 가설 펜스를 대체하는 동시에 행사에 따라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제품을 구현해야 했다. 또한 노숙인 점유, 시위, 종교 행사 등 다양한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는 충분한 내구성도 중요하게 고려한 점이었다. 그 결과 단순한 경계 시설이 아닌, 공간의 질서를 지키고, 일상과 행사를 부드럽게 전환하며, 장소와 조화를 이루는 이동형 펜스를 만들 수 있었다.

 

지속가능한 프로세스와 공간 미학 우리는 여전히 배우고, 설득하고, 만들어가고 있다. 낯섦을 친숙함으로 바꾸고, 기능과 미학을 동시에 구현하며, 사람과 공간, 환경을 잇는 이 과정은 파이프앤파입스의 존재 이유다. 앞으로도 우리는 지속가능한 프로세스와 새로운 공간 미학을 기반으로 공간의 표정을 디자인하며 매력적인 공공 공간을 구현하는 여정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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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서울284에 조성한 이동형 펜스

 

 

파이프앤파입스(Pipenpipes)는 도시 퍼니처 브랜드 ‘피플로(PIPLLO)’를 통해 재생 소재와 모듈형 설계를 바탕으로 한 공공과 야외 공간 시설을 만들며 자연친화적 도시 환경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 공공 공간의 다변화된 요구를 수용하며 모듈 기반의 유연한 설계와 커스터마이징, 공간 기획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속가능한 디자인과 순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