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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환경과조경

월간 환경과조경
[더 나은 조경 설계공모를 위한 질문들] 3번
공모 발주처는 설계 범위와 내용에 부합하는 공사비를 책정하는가
  • 환경과조경 2025년 8월호

공모 발주처는 설계 범위와 내용에 

부합하는 공사비를 책정하는가

 

설계공모만이 아닌 복합적 시스템의 문제

 

엄밀히 말하면 이는 설계공모에 한정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다. 설계공모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와 다른 방식으로 수주하는 프로젝트의 공사비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면 모르겠지만, 실제로 설계공모라고 해서 공사비 책정 기준이 다르지는 않다. 오히려 공모라는 단어를 뺐을 때 더 의미 있는 질문일 수 있다. “설계 범위와 내용에 부합하는 공사비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설계자의 기준과 발주처의 기준이 다를 수는 있다. 대체로 설계자가 설계비와 공사비가 박하다고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발주처가 공사비를 마음대로 적게 책정하거나 많게 책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사비가 적정한가 아닌가’의 문제는 의회와 같은 예산 결정 기구의 정치적 판단, 담당 부서의 정치력과 행정력, 지자체장이나 기관장의 의지, 공사비 단가 기준 등 여러 복합적 시스템의 문제다. 공사비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면 그것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김영민

 

획일적인 공사비 책정

 

일반적으로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설계공모에서 제시되는 설계 범위는 지나치게 많고, 그에 따른 공사비는 현실적이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설계 지침서는 관습적이고 구태의연하며, 비슷한 규모의 공사비 단가를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경향이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새로운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설계안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그에 맞는 공사비 예산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김이식

 

공모 여부와 상관없이 적정 공사비를 책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적정하다는 것은 근거를 가지고 공사 예산을 산출해야 한다는 것이고, 또 공사비가 사업의 목적을 무리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인지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설계비 산정의 근거가 공사비에서 출발했는데, 설계 품셈을 적용하는 지금까지도 공사비 대비 설계비 수준을 참고하고 있다. 적정 조경 공사비 책정 여부는 건축 설계공모에서도 중요하다. 건축 공사비는 대부분 연면적에 기초한 단가를 적용하는데, 조경 면적이 많이 포함된 대지의 경우에도 연면적 기준 최소 조경 공사비만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기획설계에서 누락된 것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프로젝트에서는 조경 관련 부서의 검토를 거치게 하는 등 공공건축심의에서 이 부분을 반드시 확인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박승진

 

적당한 설계비 산정의 필요성

 

언제나 그렇듯, 공사비와 설계비는 항상 부족하다. 특히 공공의 경우는 여러 제도적 문제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사정을 반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설계공모에서 책정된 부족한 공사비는 낮은 설계비로도 연결된다. 당선 후 설계 과정에서 공사비 증액이 되는 경우는 종종 보지만, 이에 맞게 설계비가 증액되는 경우를 본 적은 거의 없다. 이에 대한 법적 제도가 정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현민

 

공사비의 문제는 아니라 생각한다. 공공사업에서 예산은 항상 부족하다. 문제는 공사비 요율에 근거해 설계 예산이 산정되기 때문에 공사비가 적으면 설계 예산도 함께 적어진다는 점이다. 설계자가 적은 예산의 공사비 내에서 실현할 수 있는 좋은 설계를 할 수 있다면, 설계자의 품삯―조경 설계 용역비라는 용어를 쓰지 못할 정도로 적은 설계비가 책정된다―을 조금 더 높여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아주 낮은 품삯을 받을 경우, 설계공모에서 당선되더라도 아주 잠깐의 시간만 즐거울 뿐이다. 이후 진행되는 설계 수행 과정은 설계자에게 고난의 시간이 된다. 사실 공공 기관이 발주하는 설계공모는 회사의 재정적 측면에서 득이 되는 프로젝트라고 말하기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다. 김호윤

 

설계공모에 참여하다 보면, 종종 ‘공모를 하면 설계비가 기존보다 후한 편이다’라는 인상을 받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그렇다. 아마도 기존의 입찰 방식에서 이뤄지는 낙찰률 경쟁, 저가입찰, 수의계약 등에 비해 설계공모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고 설계비가 온전히 보전되는 구조이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일반 입찰에서는 낙찰률에 따라 설계비가 크게 삭감되거나 수의시담 과정에서 무조건 90% 수준으로 설계비를 깎는 일이 흔하다. 공모 방식에서는 설계비의 약 10% 내외가 추가로 보전되는 셈이니 ‘후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설계대가 품셈’이 도입되면서 과연 실제로 공모 설계비가 품셈 기준대로 산정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현실에서는 설계비 산정 방식이 일정하지 않고, 발주처의 입맛에 따라 요율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경우에는 엔지니어링 사업대가 요율을 따르고, 또 어떤 경우에는 공사비 대비 요율로 계산하는 식이다. 이처럼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매번 달라지기 때문에, 설계자가 공모 참여 시 합리적 설계비가 책정됐는지를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송민원

 

비현실적 공사비, 비현실적 설계안

 

설계공모를 진행한다는 건 대상지에 적합하고 더 좋은 공간을 위한 설계 아이디어가 필요해서일 것이다. 목적에 맞게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해도 정해진 공사비 안에서 구현하기에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사실 대부분 그렇다. 과한 설계안을 제시하는 것도 문제겠지만 특별함을 담고자 하는 설계가의 상상을 펼치기에 공사비가 부족한 것도 현실이다. 싼 값에 좋은 공간을 만들려고 공모를 하는 것이라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값싸고 좋은 공간을 공모로 풀어내기에 적당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김기천

 

원칙적으로 공모 발주처는 적법한 기준에 따라 설계 범위와 내용에 부합하는 공사비를 산정하지만, 발주처의 정치적·행정적 이유로 인해 예산이 축소되거나 민원 및 이해 관계자의 의견 반영으로 사업 범위가 커지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또한 ‘이벤트성 결과물’ 또는 ‘랜드마크형 설계’가 당선작이 되어 실현 가능한 예산을 초과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공모 후 VE(Value Engineering) 또는 재설계의 과정에서 당선안과 괴리된 결과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백종현 

 

대부분의 설계공모는 제한된 예산 조건하에 설계자에게 무한한 창의력을 동원한 최상의 성과물을 구현하기를 기대한다. 과도한 의욕을 가진 설계자는 예산 범위에 맞지 않은 설계안을 제시하고, 당선된 뒤 현실과 타협하거나 포기하며 기대와 다른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경우에 맞닥뜨리고 좌절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창의성을 요구하되 구조적으로 경제성을 더욱 강조하여 설계 VE 과정에서 주요 항목이 평준화되거나 삭제되고 설계의 본질이 흐려지는 일이 빈번하다. 사안에 따른 공사비 가중치를 적용해, 품이나 단가로만 풀어낼 수 없는 창의적 해법을 모색하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서미경 

 

공사비 산정은 발주처인 지자체나 공공 기관에 따라 산정 방식에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설계공모에 나오는 공사비가 부족하다고 할 수는 없을 듯하다. 공사비의 적정성보다는 설계안 제출 시 설계가의 자질 부분이 더 큰 문제인 듯하다. 설계안 제출 시 수량 산출과 일위대가를 같이 제출하지 않고 계략 공사비만 제출하기 때문에 당선을 위해 예정 공사비를 초과한 과도한 설계안을 제출하고 당선된 후 설계안을 수정하는 사례가 더 많다. 공모 발주 시 공사비의 적정성보다는 심사 시 공사비에 대한 검증을 통해 실현 가능한 설계안을 당선시키는 방안이 필요할 듯하다. 오화식

 

설계 범위와 내용에 상응하는 공사비가 적절히 책정되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지만, 주어진 예산 내에서 최적의 해답을 제시하는 것은 설계자의 기본 책무다. 다만 공사비의 변경 혹은 비현실적 책정은 공공 공간의 질적 저하와 설계 변경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이다. 현실성 있는 공사비 책정과 일관성이 중요하다. 이하나

 

환경과조경 448(2025년 8월호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