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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환경과조경

월간 환경과조경
[더 나은 조경 설계공모를 위한 질문들] 4번
심사위원 선정과 구성, 공개 시점은 적절한가
  • 환경과조경 2025년 8월호

심사위원 선정과 구성, 

공개 시점은 적절한가

 

심사위원의 전문성과 공정성

 

자격증과 학력, 직책 등 조건이 부족하더라도 공모 성격을 고려한 관련 전문가를 심사위원으로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심사위원 풀을 꾸려 놓고 그중 무작위 선발을 하되, 프로젝트 성격을 고려해 해당 분야에 대한 전공 지식이나 이해도가 높은 사람들로 심사위원을 구성하면 좀 더 대상지에 적합한 안을 선정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분야별 인적 배분도 프로젝트 성격을 고려해야 한다. 심한 경우 공원을 심사하는데 건축으로만 채워지거나 조경 분야는 20%, 나머지 80%는 타 분야인 경우도 더러 경험한 적이 있다. 이럴 경우 어떤 기준으로 심사를 진행할지, 설계안에 담은 고민들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기천

 

조경이 다루는 대부분의 대상지가 공공 공간의 성격을 갖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으로 계획안을 바라봐야 하는 건 조경의 숙명이다. 하지만 심사위원 선정 시 그 관점의 범위를 어느 정도로 설정할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의도는 좋지만 계획 대상과 지나치게 관련성이 적은 분야의 심사위원이 선정되는 경우, 그의 평가를 다른 심사위원과 같은 비중으로 반영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조경 설계공모에서 조경 전문가의 수보다 다른 분야의 심사위원 수가 더 많은 경우, 과연 좋은 심사 결과를 낼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공모가 끝난 뒤, 수차례의 다양한 협의와 심의 과정을 통해 당선안에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반영할 기회는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 공모 단계에서의 심사는 계획성, 경관성, 기능성 등을 바탕으로 대상지를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작동시킬지를 제안하는 마스터플랜이라는 큰 틀과 작동 전략, 세부적인 공간 디자인 등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현민

 

현행 심사위원 선정 방식은 투명성과 전문성 측면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예를 들어 평가위원 공개 모집 방식은 형식적 투명성을 강조하지만, 특정 이해 관계자의 참여가 편중되거나 전문성이 미비한 위원을 선정할 가능성이 있다. 불균형한 전문 분야 배분을 비롯한 명확한 기준 없이 이뤄지는 구성과 평가 근거는 심사의 신뢰성을 저해할 수 있다. 이하나

 

너무 당연한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해당 유형의 설계를 직접 해본 사람이 심사위원 중 다수를 차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공원 설계공모라면, 실제로 공원 설계를 수행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심사위원의 절반은 되어야 하고, 나머지 인원은 공모의 주안점에 맞는 관련 전문가를 보완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맞다. 공원 설계를 심사하는 데 공원 설계를 해본 사람보다 안 해본 사람이 더 많은 경우, 설계의 적절성을 어떻게 판단할 수 있겠는가. 이는 단순히 조경·건축·도시 등 분야 비율만의 문제가 아니다. 조경 심사위원 중에서도 해당 과업 유형에 대한 설계 경험이 충분한 사람이 적어도 절반 이상은 되어야 한다. 또 아무 기준 없이 연차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위원장이 되는 관행 역시 이제 그만할 때다. 이해인

 

심사위원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은 꾸준히 제기됐다. 편파적 심사 논란이 반복되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특정 심사위원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데도, 공공 기관에서 별다른 제재 없이 위촉을 반복하는 경우가 있다. 이로 인해 심사위원을 공개적으로 기록하는 민간 웹사이트까지 생겨났다. 발주처는 반복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는 인물에 대해서는 위촉을 지양하고, 심사 공정성에 대한 적극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조경 중심의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조경 심사위원이 아닌 타 분야 위원의 전문성 없는 평가로 인해 당락이 좌우되는 경우도 있어 분야에 따른 점수 비중 조절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이형석

 

심사위원 사전 공개의 효과

 

심사의 공정성을 확보하려면, 프로젝트의 성격을 반영해 심사위원을 구성할 뿐 아니라 사전에 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 조경이 핵심인 공모의 심사위원에 조경 전문가가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심사위원은 단순한 평가자가 아니라 책임감 있는 리더로서 사회적 판단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선정 기준과 배점 방식의 논리 역시 사전에 충분히 설명되어야 하며, 심사 내용 또한 공개되어야 한다. 서미경 

 

심사위원 사전 공개 여부에 대한 논쟁은 설계공모가 시행될 때마다 반복된다. 공모 공고와 동시에 심사위원을 발표하는 것이 타당한가. 사전 접촉을 방지하기 위해 심사 당일에 공개하는 것이 옳은가. 이 질문은 결국 일부의 부적절한 로비나 접촉이 공모의 공정성을 훼손한 사례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심사위원은 사전에 공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설계자로서 공모 참여 여부를 결정할 때 심사위원의 면면을 살펴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전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공모의 당선작이나 심사평, 평가 경향 등은 이 심사위원이 공정한 시각을 가진 사람인지, 또는 우리 설계안을 의도대로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인지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 물론 심사위원이 누구든 매력적인 공모에는 참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심사위원이 사전에 공개된다면, 설계자는 좀 더 명확한 정보에 기반해 공모 참여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된다. 이는 공정성의 한 축이기도 하다. 로비나 사전 접촉을 완전히 막는 것은 공개 시점과 무관하게 어려운 일이다. 심사위원이 공모 공고 시점에 공개되든, 접수 마감 이후에 공개되든, 로비를 시도하는 사람은 여전히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중요한 것은 공개 시점의 조절이 아니라, 로비 자체를 통제할 수 있는 구조적 장치와 윤리적 기준이 마련되는 일이라 생각한다. 송민원

 

심사위원은 공고와 동시에 공개되어야 하며, 이는 단지 투명성 확보를 넘어서 참가자들이 평가 경향을 예측하고 전략을 세울 수 있게 하는 최소한의 정보다. 로비 방지를 이유로 심사 직전까지 심사위원을 비공개로 두는 관행은 실제 효과도 없었고, 오히려 공모 전반의 신뢰만 저해해 왔다. 이해인

 

심사위원 사전 공개 방식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었으나, 놀랍게도 큰 문제가 없었고 오히려 장점이 단점보다 훨씬 많아 보인다. 설계 지침에 아무리 좋은 문장과 날카로운 조건을 제시해도 참가자 입장에서 공모 참여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심사위원 명단이다. 개인적으로는 대상지 위치 등 기본 정보를 제외하면 모든 설계공모 정보 중 심사위원 면면을 가장 주의 깊게 살핀다. 심지어 조건이 좋지 않은 설계공모라도 신뢰할 수 있는 심사위원이 참여한다는 사실만으로 그 불리한 조건에는 어떤 속사정이 있을 것이라 추정하며 실리보다는 의미적 측면을 찾았던 경험이 많다. 의식 있는 심사위원을 섭외한 운영위원회가 있다는 것은 그들이 준비한 사항들이 책임감 있게 갖추어졌을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게 만든다. 반면 공고 시점부터 심사위원이 공개되지 않은 공모는 기획 단계에서 아직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있거나 편향된 동기나 행정적 관성에 이끌리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게 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최영준

 

환경과조경 448(2025년 8월호수록본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