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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 농장
K-Farm
케이 농장(K-Farm)은 극단적인 환경에서 도시 농업에 도전하며, 농업을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융합 교육)으로 변모시키는 프로젝트다. 대상지인 빅토리아 항구를 따라 형성되는 해안가 기후를 고려해 대상지에 적합한 세 가지 유형의 농법을 결합했다. 365일 내내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수경 농법, 어류와 식물이 공존하는 방법을 연구할 수 있는 수중 재배법, 포용력 있는 농업을 위해 다양한 종과 키의 식물을 활용하는 유기 농법이 그 주인공이다. 해안가 기후는 극한의 상황에서 농업을 이어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최적의 환경이다. 이 실험은 홍콩과 아시아 전역에 걸쳐 더 많은 농장을 도심에 마련할 수 있는 기틀이 될 것이다.
2018년 대상지를 처음 마주했을 때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마스터플랜을 구성했다. 원형 패턴은 통일성, 식물, 부둣가의 특성을 의미하는 요소로, 이 상징적인 디자인은 방문객들이 지역의 특성을 좀 더 쉽게 이해하게 한다. 농작물 재배 시설은 홍콩 북서쪽 케네디 타운의 벌처 베이Belcher Bay와 연결되며, 연못, 잔디밭, 비를 피할 수 있는 쉼터가 늘 개방되어 있어 농업에 관심 없는 이들도 찾아와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환경과조경404호(2021년 12월호)수록본 일부
Design Team Avoid Obvious Architects
Branding Studio 9527
Lighting ComosC Design
StructuralEngineer David S. K. Au and Associates
Contractor Wan Chung Engineering
Farmers Fat Kee Organic Farm
Farmacy Valley Farm, Key Learning Center
Major Sponsor Hong Kong SAR Development Bureau, The Hong Kong Jockey Club Charities Trust, Harbourfront Commission
Sponsor Autodesk, Betrue, Bluet Garden, Steelcase, Ergotron
Client Rough C
Budget 7,000,000USD
Location Belcher Bay, Kennedy Town, HongKong
Area 2,000m2
Completion 2021. 6.
Photographs Imagennix | Scott Br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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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가흥 더리브 스위트엠
The LIV Sweet M
경상북도 영주 가흥동은 영주종합터미널을 비롯해 다양한 업무 단지와 교육 시설이 집중된 지역이다. 가흥동 한복판을 길게 가로지르는 서천은 천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고, 수변을 따라 조성된 다양한 수변 공간은 지역 시민들의 쉼터로 역할하고 있다. ‘영주가흥 더리브 스위트엠’은 이 풍부한 자연·문화 자원을 한데 누릴 수 있는 주거 단지다. 자연 생태 공원이자 주민들의 운동 공간, 축제 공간인 서천생활체육공원이 걸어서 10분이면 닿는 거리에 있고, 철탄산과 석벽산의 부드러운 능선이 서천 너머로 펼쳐진다. 더리브 스위트엠은 영주 최초 지상에 차가 없는 공원형 아파트로 더 많은 녹지와 오픈스페이스를 마련한 단지이기도 하다. 차와 부딪칠 걱정 없이 뛰놀 수 있는 외부 공간과 집 근처에서도 자연과 더불어 휴식하고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 의의가 있다.
단지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문주 주변에는 소나무를 심어 입구의 상징성을 강조하고,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을 돕는 어린이 정류장을 설치했다. 주동은 주상복합이라는 단지의 특성에 따라 대상지를 두르듯 ㅁ자 형태로 배치됐다. 자연스럽게 중정 형태의 오픈스페이스가 형성되는데, 높은 건물에 둘러 싸여 자칫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곳을 더 넓고 쾌적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설계의 주안점이었다.
*환경과조경404호(2021년 12월호)수록본 일부
조경 기본설계 사람과나무
조경 특화설계 SGC이테크건설 조경팀, 동영조경 설계팀
조경 시공 SGC이테크건설
식재·시설물 시공 동영조경
놀이·휴게·운동 시설 토인디자인, 디피엘엔씨, 디자인파크개발
위치 경상북도 영주시 대학로 324
대지 면적 25,017.3m2
준공 202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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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 조경 50
2022년, 한국 조경이 쉰 살을 맞이합니다. 2021년 8월호로 『환경과조경』은 통권 400호를 발행했고, 오는 2022년 7월호는 40주년 기념호입니다. 2021년, 본지는 『환경과조경』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한국 조경의 현대사를 되짚는 다양한 기획 지면을 마련한 바 있습니다. 지난 4월 진행한 설문조사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본지는 한국조경학회, 한국조경설계업협의회와 함께 4월 19일부터 5월 21일까지 한국조경학회 회원, 한국조경설계업협의회 회원, 조경설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국 현대 조경을 대표하는 작품이 무엇인지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303명의 전문가가 참여해주었습니다. 2021년의 끝자락, 설문조사 결과 1위부터 50위를 차지한 조경 작품을 소개합니다. 50개 작품에는 당시의 시대상과 경향이 담겨 있습니다. 이번 지면이 한국 조경의 현재를 반추하고 미래를 가늠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설문조사 결과
1. 경의선숲길
2. 서울숲
3. 선유도공원
4. 청계천
5. 아모레퍼시픽 본사 신사옥
6. 노들섬
7. 화담숲
8. 광교호수공원
9. 순천만국가정원
10. 서울식물원
11. 서울로 7017
12. 광화문광장
13. 올림픽공원
14. 서서울호수공원
15. 베케정원
16. 동대문디자인플라자
17. 북서울꿈의숲
18. 희원
19. 문화비축기지
20. 송도센트럴파크
21. 하늘공원
22. 브릭웰정원
23. 디에이치아너힐즈
24. 길동자연생태공원
25. 경춘선숲길
26. 양재천
27. 오설록 티뮤지엄·이니스프리 제주
28. 덕수궁 보행로
29. 사우스케이프 오너스 클럽
30. 일산호수공원
31. 여의도공원
32. 여의도한강공원
33. 서소문역사공원
34. 경주보문단지
35. 서울어린이대공원
36. 반포한강공원
37. 동탄호수공원
38. 부산시민공원
39. 국립세종수목원
40. 파리공원
41. 미사강변센트럴자이
42. 래미안신반포팰리스
43. 배곧생명공원
44. 여의도샛강생태공원
45. 경주힐튼호텔
46.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47. CJ 블로썸 파크
48. 울산대공원
49. 세종중앙공원
50.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환경과조경404호(2021년 12월호)수록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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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올해의 조경인
본지는 한 해 동안 조경 분야의 발전에 공헌한 이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98년부터 ‘올해의 조경인’을 발굴·선정해왔다. 올해의 조경인은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 후 이메일, 팩스 등을 통해 독자와 관련 단체, 기관, 업체로부터 후보 추천을 받고, ‘올해의 조경인 선정위원회’(조경 관련 단체장+역대 올해의 조경인 수상자+본지 자문위원)에서 주요 공적을 토대로 수상자를 선정한다. 학술·산업·정책·특별상 등 4개 부문에서 부문별 1인을 뽑아 총 4인을 선정해왔으나, 2018년부터는 공적을 더욱 뜻깊게 기리고자 한 명의 올해의 조경인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했다. 지난 10월 5일부터 11월 5일까지 후보 추천을 받고, 11월 9일 ‘올해의 조경인 선정위원회’를 개최해 주신하 교수(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한국경관학회 회장)를 최종 수상자로 선정했다. ‘선정위원회’에는 김요섭 대표(디자인파크개발, 19회 산업분야), 노환기 대표(조경설계 비욘드, 23회 수상자), 박명권 발행인(월간 『환경과조경』,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대표, 10회 특별상), 오순환 본부장(한국조경학회 조경지원센터, 11회 정책분야), 홍광표 회장(한국정원디자인학회, 동국대학교 교수, 17회 학술분야)이 참여했다. 인터뷰를 통해 그간의 주요 공적과 수상 소감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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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올해의 조경인 _ 주신하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2019년 1월부터 한국경관학회를 이끌고 있는 주신하 교수는 조경계획 및 경관학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 특히 경관 분야에서 조경가의 역할 증대에 공헌했다. 경관법 제정과 개정을 통해 전국 지자체에서 경관계획을 의무적으로 수립하도록 제도화하는 데 힘을 보탰고, ‘대한민국 국토경관헌장’ 제정과 선포에서는 주도적 역할을 맡았다. 건축공간연구원과 함께 지자체의 경관 담당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경관아카데미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고, 학회장을 맡는 동안 학회지가 연구재단 등재지로 승격되기도 했다. 2020년부터는 화성시 조경 및 경관 담당 총괄계획가로서 공공 조경 및 경관의 품질 개선, 전반적인 조경·경관 행정 시행을 조율하며 조경의 인식 제고에 기여해 왔다. 또 2014년부터 진행된 어린이 조경학교 교장을 맡아 방학 때마다 묵묵히 봉사하며 조경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조금씩 넓혀나가고 있다.
대한민국 국토경관헌장, 경관은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
“국토를 가치있게, 국민을 행복하게, 미래를 아름답게.” 경관법 제정 10주년을 맞아 2017년 5월 17일 열린 ‘대한민국 국토경관헌장’ 선포식에서 소개된 슬로건이다. 주신하 교수는 30여 개가 넘는 단체가 참여한 대한민국 국토경관헌장 제정위원회의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국민들에게 경관의 중요성을 알기 쉽게 알리는 데 기여했다. 경관은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 경관헌장은 이에 대한 함축적이고 간결한 대답과 다짐을 들려준다. 그 핵심은 ‘삶의 터전이자 정신과 문화의 뿌리, 미래 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공공의 자산,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경관, 경관자원의 발굴·보전·활용, 지역 특성을 살린 경관, 경관의 가치에 대한 교육과 확산’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국 경관 행정의 토대인 경관법은 2007년 제정되었다. 경관법은 국토 경관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정하여 아름답고 쾌적하며 지역 특성이 반영된 국토 및 지역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제정된 법이다. 이후 2014년 경관법이 개정되었는데, 개정 과정을 통해 2015년에 경관정책기본계획이 수립되었고, 이 기본계획에 근거해 추진된 사업 중 하나가 대한민국 국토경관헌장 제정이었다. “경관 관리는 건축물 하나만 잘 관리한다고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건물과 가로, 녹지 등 얽혀 있는 요소들이 무수하다. 문화 경관, 역사경관, 자연경관, 농촌경관을 비롯해서 특수성도 다양하다. 그래서 경관의 중요성을 많은 국민에게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경관헌장이 의미 있었던 이유다. 헌장 선포 이후 행동 강령도 만들고 대국민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서 각 지자체의 참여를 더 이끌어냈어야 했는데, 앞으로의 과제다.”
*환경과조경404호(2021년 12월호)수록본 일부
주신하는 서울대학교 조경학과를 거쳐 같은 학과 대학원에서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토문엔지니어링, 가원조경, 도시건축 소도에서 조경과 도시계획 실무를 담당했고, 현재 서울여자대학교 원예생명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경 계획과경관 계획에 학문적 관심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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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젊은 조경가
본지는 한국 조경의 내일을 설계하는 젊은 조경가를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과 생각을 널리 알리고자 지난 2018년 ‘젊은 조경가’ 공모를 제정했다. 참가 대상은 만 45세 이하의 조경가로, 공모 및 추천을 통해 선정한다. 본지 지면과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 후 10월 5일부터 11월 5일까지 추천서와 지원서,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를 접수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11월 9일 ‘젊은 조경가 선정위원회’를 개최하여 조용준(CA조경기술사사무소 소장)을 ‘제4회 젊은 조경가’로 선정했다. 선정위원회에는 김영민 교수(서울시립대학교, 한국조경학회 집행이사), 김호윤 대표(조경설계호원, 제1회 젊은 조경가), 박명권 발행인(월간 『환경과조경』, 한국조경설계업협의회 회장,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대표), 배정한 편집주간(월간 『환경과조경』, 서울대학교 교수), 오화식 대표(사람과나무, 한국조경협회 설계담당 부회장)가 참여했다. 수상 소감과 인터뷰, 설계 철학, 주요 작품 등은 다가오는 2022년 1월호 특집 지면에서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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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젊은 조경가 _ 조용준
조용준은 서울시립대학교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조경을 공부했다. CA조경기술사사무소 소장으로 새로운 ‘광화문광장 기본 및 실시설계’를 이끌고 있으며, ‘워커힐 더글라스 정원 기본 및 실시설계’, ‘이스탄불 하천 회복 프로젝트’, ‘종로구 통합청사 설계공모’ 등 국내외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개인 자격으로 ‘서울시 72시간 도시생생 프로젝트’ 공동우수상, ‘서울형 저이용 도시공간 혁신 아이디어 공모’ 대상을 수상한 그는 즉흥적인 기획, 전시하지 않는 그래픽 작업 등을 즐기기도 한다. 최근 ‘IFLA 2020 World Landscape Architects Summit’에 한국의 조경가로 초청되어 ‘새로운 기술로 변화되는 삶에 대한 조경의 역할’을 주제로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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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개봉작 상영기] 조경업개론
업과 학
나누자는 것도 합쳐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직업적으로 다를 뿐인데 사고방식 자체가 나뉘어 그 안에만 머물고, 주어진 역할에 성실히 임한 나머지 각자의 가능성이 확장되지 못하거나 직위가 여러 가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세태가 아쉬울 뿐이다. 학자와 업자는 따로 있지 않다. 모두 자신이 맡은 업을 할 뿐이고 배우며 살아간다. 모든 일은 신성하다. 공공을 대상으로 하는 조경 일은 더 그렇다. 약 2천 년 전에 비트루비우스가 쓴 『건축십서』 제1서 제1장에는 이런 글이 있다. “지식은 이론과 실제의 소산인바, 실제란 조형 의도에 따라 필요한 재료를 써서 작품을 완성하는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실기의 적용 방식이고, 이론이란 완성된 작품을 비례 원칙에 따라 증명해주고 설명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학문에 입각하지 않고 단지 손으로만 숙련되려고 노력하는 건축가는 그 수고에 합당할 만큼 명예로운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지만, 이론과 학문에만 의존하는 사람은 근본이 아닌 환상만을 좇는 결과가 된다. 그러나 양쪽을 다 겸비한 이는 훌륭하게 무장한 군인과 같이 그 목적을 이루어 응분의 권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모리스 히키모건, 오덕성 역, 2011).
이 글을 소개하는 목적은 훌륭한 전문가가 되기 위함도, 응분의 권위를 차지하기 위함도 아니다. 세계가 나눈 기준에 맞추다 각자의 가능성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자, 조경을 하며 맞닥뜨리는 현상을 다각도로 인지하고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고 연구하며 실험하는 학자적 업자가 되길 바라는 스스로의 다짐이자 목표이기도 하다.
논리와 직관, 기술과 감각
흔히 논리와 직관을 구분하여 생각한다. 하지만 논리와 직관은 다르지 않다. 직관을 설명하는 것이 논리다. 설계 작업은 논리와 직관을 넘나들며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형태에 담는 작업이다. 논리와 직관, 기술과 감각을 나누어 생각해선 안 된다. 논리란 대상을 이해하기 위해 보편적 상식과 지식으로 풀어헤쳐 설명하는 것이고, 직관은 경험과 기술을 통찰하는 수준 높은 정신적 산물이다. 누구에게나 직관은 있다. 기술은 논리와 직관에 따른 결과물을 표현하는 방법이고, 감각은 주관을 가진 주체가 세계를 느끼는 오감의 상태다. 직관적 설계와 논리적 설계,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없다. 조사‧분석‧연구 등 논리적 방법론을 통해 만든 계획이 직관적 디자인보다 더 낫다고 할 수 없다. 높은 직관에는 설명하기 힘든 논리가 내포되어 있을 수 있다. 공모 작업은 결과물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조사 분석을 기초로 한 논리를 계획안에 담는 작업이다. 하지만 직관을 먼저 내세우고 직관을 설명하기 위한 탄탄한 근거를 내놓는 것 또한 좋은 조경 계획을 만드는 방법이다. 아인슈타인의 많은 이론은 본인의 감각과 직관을 사고 실험으로 수없이 검증하고 그것을 본인 이외의 세계와 소통하고 알리기 위해 수학‧물리학 등의 기술을 사용해 논리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환경과조경404호(2021년 12월호)수록본 일부
김지환은 영남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씨토포스와 스튜디오엘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으며, 현재는 조경작업장 라디오의 대표다. 스스로를 작업반장, 설계공이라 칭하듯 설계와 시공 사이의 중재자(신호등) 역할의 중요성을 인지해 그 관계의 매커니즘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사회적 대기업을 만들어 도시 내 모든 디자인을 손대고 싶어 하는 야망과 유명 건축가와 조경가의 작업을 보며 절망과 환호를 즐기는 이상주의적 성향이 자신의 작품 세계를 더욱 견고하게 한다고 믿는다. 때론 못다 한 말을 해시태그로 덧붙이기도한다.
#라디오에이스 #정원작가 #은근히낯가려요 #조경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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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자락 식재 탐험기] 숲자락을 정원에 적용하기
“난 풀떼기는 잘 모르겠어. 네가 알아서 해.” 조경설계사무소에 다니는 3년 차 L양은 온갖 참고 자료를 뒤져 간신히 식재계획도 지피ㆍ초화 리스트를 작성했다. 꽃의 색깔, 성장 높이, 개화 시기에 대한 정보를 토대로 식물들을 고르느라 고생했는데 다시 이것을 조합하고 배치해야 한다니. 요즘 유행하는 피트 아우돌프 식의 도면 표현 기법을 흉내 내보고도 싶지만 쉽지 않다. 결국 종전에 선배가 작성한 도면을 토대로 늘 해오던 식의 블록 식재를 그린다.
앞선 연재를 통해 식재 디자인의 새로운 흐름을 이해하고, 서식처 기반 식재 디자인에 필요한 요소(생육 환경, 생장 방식 등)를 중심으로 식물을 어떻게 관찰 기록하고 정보를 축적해나가야 하는지 살펴보았다. 이제 어떤가. 식재 디자인에 대한 자신감이 조금은 상승했을까. 여전히 낯선 식자재를 모아 두고 어떤 형태로 다듬어야 할지, 구워야 할지 아니면 튀겨야 할지, 어떤 순서로 솥 안에 넣어야 할지 주저하는 초보 요리사의 마음은 아닌가. 필자들을 비롯해 이 글을 읽는 다수의 숙련된 조경가에게 개개의 식물 특성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식물을 ‘생태적이면서도 아름다운 하나의 군락’으로 디자인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일 듯싶다.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지난달에 소개한 숲자락에 서식하는 자생 여러해살이풀을 실제로 어떻게 조합해 디자인에 적용하면 좋을지 소개할 차례다. 자연에서 식물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토대로 식물 공동체를 구성 배치하는 방법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방법에 따라 식물탐험대가 직접 숲자락 식물들을 배치해본 사례를 제시하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환경과조경404호(2021년 12월호)수록본 일부
식물탐험대는 2021년 봄, 써드스페이스 베를린 환경아카데미의 식물적용학 수강생 42명이 결성한 그룹이다. 강보경, 김은정, 김장훈, 노진선, 오세훈, 이양희, 정은하 등 42명의 대원을 대표하는 일곱 명의 집필진은 정원·조경 분야의 실무자와 학계, 수목원·식물원의 연구자 등 다채로운 경력을 가진 이들이다. 숲자락의 단면을 정원에 도입하기 위해 떠난 흥미롭고 유익한 탐험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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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스케이프] 권력을 위한 앎, 플리니우스 『박물지』
‘아는 것이 힘이다.’ 압축 근대화 시기 대한민국에서 교육 받은 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격언이다. 사실 앎을 통해 무지함에서 벗어나고 미지의 영역을 정복해 나가는 계몽은 근대의 특징 중 하나이며 진보의 토대를 이룬다. 하지만 17세기 초 프랜시스 베이컨이 이 말을 하기 전에도 여러 이가 지식의 확장과 축적을 통해 세상을 통제하려 했다. 『동물지Historia Animalium』에서 수백 종에 이르는 동물과 물고기의 생리와 내외부 기관, 생태 등을 기록한 아리스토텔레스가 처음으로 지식 권력을 추구했다. 하지만 『박물지Historia Naturalis』를 통해 곤충부터 우주에 이르는 방대한 분야를 아우른 플리니우스Gaius Plinius Secundus Major의 작업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환경과조경404호(2021년 12월호)수록본 일부
각주1.
『박물지』도 여러 판본이 전해지는데, 라틴어 원전과 영어 번역이 병기된 하버드 로엡 고전 총서(Loeb Classical Library)가 가장 널리 쓰인다(Pliny, H. Rackham, Pliny: Natural History vol 1-10, Harvard University Press, 1938). 국내에는 『플리니우스 박물지』(서경주 역, 노마드, 2021)가 있으나 정원과 관련해 참조할 만한 식물학과 농업, 원예학 부분은 수록되어 있지 않다.
각주 2.
플리니우스의 생애에 대해서는 고증이 잘된 만화는 『플리니우스 1-5』(이재화 역, D&C미디어, 2017~2019)이며 원서는 11권까지 출간되었다.
황주영은 서울대학교 협동과정 조경학전공에서 19세기 후반 도시 공원의 모더니티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파리 라빌레트 국립건축학교에서 박사후 연수를 마쳤다. 미술과 조경의 경계를 넘나들며 문화사적 관점에서 정원과 공원, 도시를 보는 일에 관심이 많으며, 이와 관련된 강의와 집필, 번역을 한다. 그러는 동안 수많은 책을 사거나 빌렸고 그중 아주 일부를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