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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자가 만난 문장들] 어떤 종류의 상상력
    할아버지의 단짝 친구인 고물상 아저씨는 가끔 자신의 파란 트럭 아래를 살핀다. 거기에는 동네 고양이들을 위한 작은 그릇 두 개가 있다. 하루는 그 습하고 어두운 곳의 풍경이 궁금해 트럭 아래를 들여다봤다가 팔자 좋게 늘어져 있는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다. 생각과 달리 아주 아늑했고 배를 불린 채 누운 고양이들은 행복해 보였다. 그날 이후 가끔 골목을 고양이의 시선으로 바라보곤 한다. 간식을 주는 사람이 많은 독서실 앞 쉼터가 그들에게는 자판기 같은 공간일까, 무릎 높이 정도 되는 화분이 옹기종기 모인 곳은 작은 공원 같을까. 작은 상상력을 동원하면 지겹기만 했던 일상 공간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흔히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만드는 창의적 힘을 상상력이라 일컫는다. 그런데 사실 상상력의 범주는 더 넓고, 타자의 삶에 나를 이입해 세계를 넓히는 데도 상상력이 쓰인다. 내가 고양이의 시선으로 골목을 이해하려 애쓴 것처럼 말이다. 황현산은 이를 ‘어떤 종류의 상상력’이라고 불렀는데, 이 능력은 결코 겪고 싶지 않은 상황을 마주했을 때 더욱 그 가치를 발한다. 가령 “세상에는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은 구의역의 수리공을 진실로 제 자식처럼 여기는 사람도 많고,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자신이 위선자가 아닌지 자문하는 사람도 많고,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는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도 많고, 비록 위선적일지라도 그 생각을 마음에 새기려고 애쓰는 사람도 많다.”1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은 “어떤 종류의 상상력을 가진 사람들과 갖지 못한 사람들의 차이이며, 슬퍼할 줄도 기뻐할 줄도 아는 사람들과 가장 작은 감정까지 간접화2된 사람들의 차이이다. 사이코패스를 다른 말로 정의할 수 있을까.” 이 독특한 능력을 키우고 싶을 때 전시장에 가곤 한다. 물론 작품에 담긴 뜻을 다 이해하지 못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구시렁대기도 하지만, 직접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설이나 영화와 달리 전시장의 작품들은 내게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예술에서의 조경을 다룬 작품을 여럿 실은 이달에는 꼭 한 번은 전시장에 방문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추석 연휴를 틈타 기형적인 단절이 일어나는 세계 속의 두 남자를 만나러 갔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지에서 온 소식, 자유의 마을’.3 한 남자가 눈이 잔뜩 내린 산길을 오른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풍경이 외롭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이곳의 이름은 자유의 마을. 하지만 1953년 정전협정 이후 남한도 북한도 아니게 된 이 지역은 외부와의 통행이 제한된, 자유와는 거리가 먼 곳이다. 주민들은 서른두 살이 되면 마을에서 계속 살아갈지 밖으로 떠날지 결정해야 한다. 줄곧 땅만 보며 걷던 남자는 돌연 무릎을 꿇고 앉아 눈 속에 파묻힌 식물을 소중히 캐낸다. 채집된 식물들은 얼마 뒤 풍선에 매달려 하늘을 난다. 마을에 남는 쪽을 택한 남자가 바깥 세상에 가지 못하는 자신을 대신해 보내는 식물이다. 둥실둥실 떠오른 식물은 먼 미래 또 다른 고립된 세계에 살고 있는 남자에게 가닿아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는다. 무균실을 연상시키는 공간에서 매일 같은 일과를 보내던 그는 우연히 하늘을 떠돌던 식물 표본을 접하고, 있는 줄 몰랐던 바깥으로의 탈출을 감행한다. 두 남자의 이야기는 각기 다른 모니터에서 상영된다. 고립된 세계를 암시하듯 모니터는 서로 등을 맞대고 있지만, 조명과 스피커는 공유되기에 경보음이 울리거나 느닷없이 불빛이 점멸할 때면 건너편 세계가 곧장 이쪽 세계를 침범한다. 이런 장치는 영상과 더불어 자유의 마을의 이야기를 팬데믹으로 수많은 단절을 경험하게 된 우리의 현실로 확장시킨다. 전시장을 빠져나오는 순간부터 나는 미래의 남자가 식물을 통해 그린 세상의 모습이 궁금했다. 머릿속에 어떤 풍경이 펼쳐졌기에 안온한 울타리 밖으로 뛰쳐나오고 싶어졌을까. 아마 그 역시 어떤 종류의 상상력을 지닌 사람이었을 것이다. “한 식물이 사라진다는 건 그와 연관된 복합 생태계와 인류 문화유산의 한 부분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김아연 교수의 말이 떠올랐다(34쪽). 시시각각 망가지는 지구를 조금씩이나마 치유해주는 건 아마 작은 씨앗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사람들 덕분일 것이다. 늘 그들에게 빚을 지고 얹혀 간다는 생각을 하며 산다. 때때로 골목을 길고양이나 돌 틈에 핀 잡초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면서. *각주 정리 1.황현산, “간접화의 세계”, 「한겨레」 2016년 7월 14일. 2.황현산은 사람들이 수많은 인터페이스를 거쳐 실제 상황을 접하며 우리가 삶에서 겪어야 하는 불편과 위험,치욕, 때로는 죽음까지도 간접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3.문경원과 전준호의 ‘MMCA 현대차 시리즈 2021: 미지에서 온 소식, 자유의 마을’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2022년 2월 20일까지 열린다. 2009년부터 함께 활동한 두 작가는 인류가 직면한 위기와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예술의 역할을 탐구했다. 그중 ‘미지에서 온 소식’은 2012년부터 시작된 장기 프로젝트로 지난 10여 년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어 왔다.
  • [PRODCUT] 여름부터 겨울까지 활용도 높은 ‘스마트 그늘막’ 자동 개폐, 미세먼지 알림, 온습도 측정 기능을 갖춘 휴게 시설물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도시 곳곳에 그늘막이 설치되고 있다. 하지만 사계절이 있는 한국에서 대부분의 그늘 시설물은 여름철에만 활발히 사용되며, 일반적인 어닝 구조의 그늘막은 잦은 고장을 일으켜 도리어 불편을 안기기도 한다. 디자인파크개발의 ‘스마트 그늘막’은 자동 개폐식 텔레스코픽 차양, 미세먼지 알림, 온습도 측정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어 사계절 내내 편리한 이용이 가능하다. 스마트 그늘막은 기본형과 고급형으로 나뉜다. 기본형은 일정 조도를 기준으로 차양이 접혔다 펴지며, 갑작스러운 강풍이나 우천에 대응해 자동으로 접힌다. 고급형은 기본형에 온습도와 미세먼지 농도를 표시하는 기능을 더한 제품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할 수 있어 사람이 일일이 다니며 그늘막을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 개별 그늘막뿐만 아니라 관리 대상을 구역 단위로 설정하면 여러 개의 그늘막을 한꺼번에 열고 닫을 수 있다. 강판, ABS 플라스틱, 방수천, 알루미늄 등 변색과 부식에 강한 소재로 구성되어 유동 인구가 많은 교차로, 가로수가 많지 않은 오픈스페이스, 버스 정류장 등에 설치하기 적합하다. TEL. 1577-0343 WEB. designpark.or.kr
    • / 디자인파크개발
  • [에디토리얼] 함께 만드는 용산공원
    반년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가 미래 세대를 위한 희망의 땅, 용산공원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최고위원은 용산공원 부지의 ‘절반만’ 활용하면 분당 신도시보다 많은 9만 가구의 공공 임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며 용산기지 개발론에 불을 지폈다. 부지의 20%만 용적률 1,000%로 초고밀 개발하면 무주택 서민에게 튼튼한 주거 사다리를 제공할 수 있고 탄소 중립에도 도움이 된다는 현실성 없는 주장이 계속되기도 했다. 일회성 해프닝으로 끝나길 바랐지만, 정치권의 여론몰이는 끝내 법안 발의로 이어졌다. 강의원을 비롯한 여당 의원 15명은 8월 3일, 용산기지 반환 본체 부지에 주택 공급을 가능하게 하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사회적 동의와 국민적 합의를 통해 지난 30년간 진행된 용산공원 계획의 역사를 백지화하는, 문재인 정부의 용산공원 조성 의지와 노력을 한순간에 뒤엎는 근시안적 매표 포퓰리즘이 아닐 수 없다. 황당한 아파트 개발론의 여파에 안타깝게도 ‘용산공원 국민참여단’의 소중한 성과가 묻히고 말았다. 다양한 연령대의 국민 300명으로 구성된 용산공원 국민참여단은 올해 1월부터 6개월간 공원의 정체성과 미래를 논의한 끝에 지난 7월 27일, 용산공원의 온전한 조성을 위한 ‘7대 제안’을 발표했다. 국민참여단이 제시한 용산공원의 좌표는 “1) 사회적 약자를 포함하여 모든 국민이 언제나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 2)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가 모두 공감하는 역사 문화적 가치를 지키는 공원, 3) 남산과 한강을 이어 주변 자연환경과 균형을 맞추며 역사적 건축물을 보존하는 공원, 4) 모든 사회 구성원이 공존하며 다양한 가치와 새로운 가능성을 포용하는 공원, 5) 여가.소통.배움의 장소로 널리 활용되도록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유연하게 운영되는 공원, 6)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주변 지역과 상생하는 공원, 7) 공원 조성의 전 과정에서 국민과 소통하여 국민의 참여 과정이 곧 역사가 되는 공원”이다. 공원 조성 방향을 토론하는 ‘논의 그룹’ 210명, 논의를 지원하고 운영을 보조하는 ‘지원 그룹’(코디네이터) 40명, 용산공원 관련 연구 공모전에서 선정된 ‘연구 그룹’ 30명, 국민참여단 활동 내용을 홍보하는 ‘소통 그룹’(청년 크리에이터) 20명으로 조직된 300명의 국민참여단은 코로나19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이러닝e-learning을 통해 대상지의 역사성, 자연환경, 도시적 특성을 탐구했고, 네 차례의 대면 숙의 워크숍에 참여했다. 복합적 의제를 심층 토론하기 위해 ‘용산공원의 정체성’, ‘용산공원과 지역사회’, ‘용산공원의 역사ㆍ생태ㆍ문화적 활용’, ‘용산공원의 역사문화유산’ 등 네 가지 주제를 나눠 맡는 10개 분임을 구성해 6개월간 주말을 반납하며 열띤 논의를 펼쳤다. 10개 분임은 64개 제안 사항을 도출했고, 이를 정리한 것이 ‘7대 제안’이다. 이번 국민참여단 활동은 용산공원 조성 과정에 체계적인 ‘참여 계획’을 도입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참여와 소통은 법정 계획인 ‘용산공원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2011)부터 이미 용산공원 조성 철학의 하나로 제시되었지만 후속 계획과 공론화 절차에서 늘 레토릭 수준에 머물렀다. 용산공원 국민참여단의 성과와 제안은 정부와 전문가가 주도하는 하향식 계획의 한계를 넘어 본격적인 참여 프로세스와 방식을 모색한 실험이다.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위원장 유홍준)는 국민참여단의 ‘7대 제안’을 적극 수용해 기본설계안을 보완한 뒤 올해 말까지 용산공원 조성계획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8월부터 용산공원 국민 참여 홈페이지(yongsanparkstory.kr)를 통해 ‘용산공원 친구들’을 상시 모집하고 있다. 용산공원 친구들은 개방 부지 공간 대여, 랜선 피크닉 등 프로그램 기획부터 운영과 자원봉사에 이르는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7대 제안이 조성계획에 반영되는 과정에도 참여해 정책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용산기지를 공원으로 온전히 탈바꿈시키는 과제는 질곡의 근현대사를 치유하는 일이자 왜곡된 도시 구조를 교정하는 일이며 도시의 여백을 미래 세대에게 양보하는 일이다. 용산공원의 완성은 한국 사회의 건강한 도시 문화와 성숙한 공간 정치를 입증하는 지표다. 근시안적 아파트 공급론과 특별법 개정안으로 용산공원사 30년을 뒤흔들고 있는 정치인들에게 권한다. 7월 말에 발간된 보고서 『용산공원 국민참여단의 제안: 용산공원을 위한 국민의 바람』을 꼭 읽어보시길. 세월호, 7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번 401호 특집 지면에는 ‘416 생명안전공원 국제설계공모’ 수상작들을 담는다. 손은신의 비평이 묻듯, “모두의 기억은 모두의 공간이 될 수 있을까.”
  • [풍경 감각] 방 안의 온실
    식물 집사들의 SNS 계정을 둘러보니 방 안에 온실을 만들었다는이야기가 많다. 물론 식물원에서 볼 수 있는, 철제 골격에 유리로된 거대한 온실이 아니다. 유리 수납장에 식물 생육용 전구와작은 선풍기, 가습기, 그리고 온습도계를 달아 직접 만든 것이다. 온실을 만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건 희귀한 열대 관엽식물이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이 식물은 높은 습도와적정한 온도를 유지해줘야 무탈히 자라나는데, 이런 환경을만들어주지 못하면 상태가 나빠지고 때론 고사한다. *환경과조경401호(2021년 9월호)수록본 일부
  • 416 생명안전공원 국제설계공모 416 Memorial Park International Design Competiton
    오랜 시간이 흘러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2014년4월16일,세월호 참사로304명의 희생자가 세상을 떠났다.피해자는 희생자의 유가족과 생존자만이 아니었다.그 시각 참사 장면을 목격한 모든 국민이 깊은 충격을 받았다.아직도 사건의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으며 그날의 기억을 간직한 국민들 또한 가슴 한구석에 슬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국민을 위한 추모 시설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지만,진상 규명을 위한 과제를 해결하느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상황이었다.참사가 발생한 지5년이 흐른 뒤에야416생명안전공원 조성을 위한 틀이 마련되었다. 2019년2월27일 정부는416생명안전공원의 기본 방향을 발표했다. 공원의 입지를 둘러싼 첨예한 의견 대립이 있었지만,오랜 논의와 협의를 거친 끝에 화랑유원지 남측2만3천m2의 빈 부지가 대상지로 확정됐다.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이 오갔던 일상의 공간과 맞닿아 있을 뿐 아니라 단원고가 바라보이는 곳이다. 설계공모를 열기 전,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자 피해자 가족과 전국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의 워크숍을 진행했다.워크숍에서 오간 대화를『416생명안전공원 국제설계공모 시민지침서』로 만들고,지침서의 내용을 녹여내2021년2월9일‘416생명안전공원 국제설계공모’를 개최했다.공모전을 통해 공원을 설계하는 것을 넘어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기억해야 할지 묻고 또 대답하는 기회로 삼고자 했다. 416생명안전공원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피해자의 아픔을 함께할 수 있는 봉안,전시,교육 시설이 복합된 문화 공원이다.공원을 통해 세 가지 목표를 이루고자 했다.첫째,참사의 기억이 미래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교육 및 행동 프로그램을 담는다.둘째,국가 권력이 국민의 생명권에 갖는 책임에 대해 질문하고 사회적 재난에 대한 연대 의식을 깨우치게 한다.셋째,삶과 죽음을 이분법으로 나누는 공간이 아니라,죽음을 현재의 삶과 잇고 기억하는 공간을 만든다.화랑유원지의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고,사람들이 쉽게 접근해 이용할 수 있는 설계안이 요구됐다.또한 추모와 위로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방문하는 공원을 만들되,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추모,전시,봉안 공간을 연계하는 동선과 시퀀스,방문자 경험 설계도 중요 과제였다. 좀 더 전문적인 설계안을 발굴하고자 건축,조경,전시 세 분야의 전문가가 컨소시엄을 이뤄야 공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국내외75개 팀이 작품을 제출했고,그중5개 팀이2단계에 진출했다.심사 전 과정은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됐고,그 결과 이손건축건축사사무소+건축사사무소 기오헌+안팎+임여진+마크 와시우타 컨소시엄의 작품이 당선작으로 선정됐다.심사위원회는“당선작은 두 개의 건축물로 축을 만들고 화랑저수지를 향한 열린 공간의 중정을 계획했다.도시 가로와 만나는 경계면에는 부드러운 풍경을 구축하고 소음을 차단하는 도시적 해법을 제시했다.기능성과 완성도가 높은 평면 계획,대지 외부와의 적절한 연결 동선,독특한 전시 계획,봉안과 추모 공간의 완결성 등의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416생명안전공원은416세월호 참사10주기인2024년4월 개원을 목표로 한다.당선 팀은 올 하반기 기본설계에 착수하고2022년에 착공에 돌입할 계획이다. 당선작 이손건축건축사사무소+건축사사무소 기오헌+안팎+임여진+마크 와시우타 2등작 나종원+세이브종합건축사사무소+HEA+미디어버스 3등작 카타콤베+사파리건축사사무소+디나웍스 4등작 이건국+HNSA건축사사무소+완리샤+구샤오위 5등작 리소건축사사무소+플로라앤파우나+서브디비전+권정현 주최안산시 지원국무조정실(416세월호 참사 피해자 지원 및 희생자 추모 사업 지원단),해양수산부(세월호 후속 대책 추진단) 위치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667번지 화랑유원지 내 대지 현황 지역:자연녹지지역 건폐율: 20%이하 용적률: 80%이하 층수: 4층 이하 면적 대지면적: 23,000m2 연면적: 9,962m2(±5%) 용도 문화 및 집회 시설(전시장) 공모 방식2단계 국제설계공모 사업비 전체 사업비: 365억원(부가세 포함) 공모 대상 공사비: 310억원 전시·콘텐츠 실시 설계 및 제작·설치비,추모비(별도 발주): 55억원 설계비1,681,935,000원(부가세 포함) 설계 기간 착수일로부터12개월 시상 내역 당선작:계획,중간,실시설계에 대한 설계권과 설계의도구현권(별도 계약) 2등작: 6천만원 3등작: 4천5백만원 4등작: 3천만원 5등작: 1천5백만원 운영위원장 이충기(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심사위원 김정빈(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배정한(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이충기(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임지택(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정다영(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최욱(원오원아키텍츠 대표) 박승진(디자인 스튜디오loci대표,예비심사위원)
  • [416 생명안전공원 국제설계공모] 1등작
    추모에서 시작해 가치 창조와 향유의 장으로 416 생명안전공원(이하 416 공원) 프로젝트는 세월호 사건의 기억을 보존해 성찰하고 미래를 위한 가치로 승화시키는 실천 작업이다. 죽음에 대한 진실에 응답하고 슬픔에 예의를 갖추는 곳이자 궁극적으로는 질문의 장이 되어야 한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세월호 사건으로 촉발되어 진화해나갈 가치들을 토론하고 실험해, 동시대의 가치를 학술적·예술적·윤리적으로 생산하고 축적해 소비할 것이다. 즉 416 공원은 ‘가치 제작소’인 동시에 가치를 축적하는 ‘기억과 생산물의 저장고’이며 재생산을 위한 자원이다. 화랑유원지를 문화와 예술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화랑문화공원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인근의 문화·예술 시설과 416 공원의 기능이 어우러지도록 동선 체계를 다듬고, 일관성이 부족한 화랑유원지의 경관을 개선해 문화공원으로서 모습을 갖춘다. 전략 사건의 건축: 사건들을 그물 모양으로 직조하고, 상황과 사건을 디자인하고자 한다. 빛의 광장을 매개로 그룹 1과 그룹 2를 배치하고, 각 그룹의 기능블록들이 융합되어 하나의 유기체를 형성하도록 조직한다. 장소성 구축: 간척지였던 평탄한 땅에 언덕, 계곡, 들판 등 건강한 지형 요소를 관입해 장소성을 구축한다. 물과 대, 바람과 들꽃 언덕, 빛과 빛의 광장, 하늘과 봉안 공간, 나무와 기억의 숲이 대응해 자연과 인공 공간이 서로 관계를 맺는다. 이로 인해 건축적 풍경이 조영되고 하나의 독특한 문화 풍경을 이루게 된다. 외부 공간 대: 대臺는 호수를 관조하는 일상적 공간이자, 기울어진 판과 팽나무로 세월호 사건을 은유하는 장소다. 단순한 산책로였던 통로에 너른 마당과 물가를 향해 넓어지는 대를 구성해 여유롭게 거닐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이를 통해 단원고와 화랑문화공원, 416 공원을 연결하는 수변 공간이 확장된다. 들꽃 언덕: 단원고와 호수를 바라보는 들꽃 언덕은 호수와 빛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환기의 공간이다. 광화문광장에 설치했던 ‘기억과 빛’을 이곳으로 이전한다. 언덕은 쉼터이자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가변적 필드로 기능하고, 곳곳에 피어나는 들꽃은 망자를 추억하게 한다. 호수 변에는 공사에서 발생한 흙을 활용해 한국적인 구릉지 경관을 연출한다. *환경과조경401호(2021년 9월호)수록본 일부
    • 이손건축건축사사무소(마진숙)+건축사사무소 기오헌(김남형)+ 안팎(반형진, 정주영)+임여진+마크 와시우타(Mark Wasiuta)
  • [416 생명안전공원 국제설계공모] 2등작
    수전 손택은 『타인의 고통』에서 타인이 겪는 고통을 간접적으로 느끼며 상상하는 쉽고 얄팍한 연민의 단순함을 경고했다. 연민은 타인과 우리를 구분하며 무의식적으로 우리의 무고함을 상기시키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추모 행위가 순간의 감정에 그치지 않도록 추모 공간은 실질적 행동―그 행위에 직접적인 추모의 의도가 있지 않더라도―을 수용해야 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희생자와 유족 옆에 있어 주는 것이다. 공원에서 친구를 만나고, 책을 읽고, 운동을 하고, 숲을 거닐고, 호수를 바라보고, 크고 작은 행사에 참여하며 함께 평범한 매일을 살아가야 한다. 전략 추모 공간의 역할은 세 가지다. 첫째, 단원고 학생을 포함한 모든 시민이 쉽게 접근하고 정신적, 신체적 여가 활동을 누리는 일상적 장소를 제공한다. 주 진입 동선을 축으로 나뉘는 외부 공간은 다양한 활동을 수용한다. 넓고 평평한 광장은 아이들이 뛰어노는 운동장이자 연주를 듣는 공연장이며 호수를 향해 탁 트인 전망을 제공한다. 남쪽 숲에는 304그루의 나무와 다채로운 노란 꽃이 심겨 소풍 장소, 사생대회장, 조용한 산책로로 쓰인다. 둘째, 은유와 상징이 과잉된 설계를 지양하여 희생자들이 익명의 집단으로 환원되는 것을 경계한다. 동시에 사소한 기억을 보존하고 전달하는 전시를 구성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기능적 공간을 계획한다. 기념관 내 모든 공간은 목적에 맞게 간결하고 명확하게 구성한다. 봉안 공간은 희생자 및 유가족, 시민이 서로 대화하는 장소이며, 상설 전시 공간은 세월호 사건 발생 이전, 참사 당일, 이후에 대한 정확하고 올바른 이해를 돕는다. *환경과조경401호(2021년 9월호)수록본 일부
    • 나종원+세이브종합건축사사무소(박성기, 류근학, 김준수, 김성수)+ 에이치이에이(백종현, 안연수, 김소희)+미디어버스(임경용)
  • [416 생명안전공원 국제설계공모] 3등작
    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회에 안전과 생명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화랑유원지에서 일어나는 일상적 경험과 추모 공간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참사에 대한 기억과 일상의 공원을 연결하는 매개로서 세월호 선체의 길이와 같은 146m의 ‘추모의 벽’을 세운다. 추모의 벽은 158m 길이의 ‘일상 문화의 벽’과 교차한다. 두 벽의 길이의 총합이 304m에 달하는데, 이는 304명의 희생자를 은유한다. 희고 정갈한 형태의 벽은 화랑유원지 어디서나 눈에 잘 띌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공원의 배경이 된다. 설계 주안점 일상의 공원: 삶과 죽음, 일상이 어우러진 공원이 되도록 추모의 벽 사이사이 길을 낸다. 이 동선은 화랑저수지를 향해 난 주 출입구와 동쪽 화정천에서 유입되는 방문객들을 공원 내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인다. 완충 녹지와 연계한 오솔길, 추모의 벽과 만나는 너른 잔디밭, 녹화된 옥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은 추모의 공간을 휴식과 여유가 담긴 공원으로 환원 시킨다. 시민들로 붐비는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공원은 희생자들이 외롭지 않은 안식처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환경과조경401호(2021년 9월호)수록본 일부
    • 카타콤베(백두산, 이용훈)+사파리건축사사무소(김재환)+디나웍스(최동인
  • [416 생명안전공원 국제설계공모] 4등작
    바다의 기억 반성과 다짐, 소망을 바탕으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공원에서 시작해 전시 공간, 호수로 이어지는 주 동선을 따라 참사 이후 겪은 기억의 단편을 순차적으로 거슬러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다. 이를 통해 방문객은 세월호 참사와 희생자뿐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자 새겼던 다짐과 반성을 되새기게 된다. 또한 지역 주민의 일상생활 공간이 화랑공원의 자연 풍경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도록 해 더 다채로운 풍경을 만들고자 한다. 외부 공간 지형: 호수는 대상지의 주요 특징 중 하나다. 인근 산업역사박물관에서 보는 전망을 해치지 않으면서 대상지에서도 호수를 바라볼 수 있도록 북동쪽 대지 일부를 들어 올린다. 하부에는 호수를 바라보며 활동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을, 상부에는 녹지가 공원으로 자연스럽게 파고들어 이어지는 전망 공간을 만든다. 동선과 데크: 방문객의 유입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고잔역 방면에서부터 호수의 리본 데크까지 이어지는 동선을 계획했다. 이 주요 동선을 따라 주변에 위치한 화랑공원과 문화 체육 시설, 단원고로 향하는 진입로가 연결된다. *환경과조경401호(2021년 9월호)수록본 일부
    • 이건국+HNSA건축사사무소(이영남)+ 완리샤(Wan Lisha)+구샤오위(Gu Xiaoyu)
  • [416 생명안전공원 국제설계공모] 5등작
    살아 있는 기림비와 장소들 추모는 기억의 모습에 따라 만들어지고 이어진다. 세월호 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며, 우리는 ‘잊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무언가를 오랫동안 기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일상과 죽음의 거리를 지켜보고 살피는, 살아 있는 기림비들의 공간을 제안한다. 참사의 기억을 안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뿐 아니라 기억을 심어 가꾸기도 하고 두 발로 순례하며 몸으로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일상의 추모, 화랑유원지의 일상 화랑유원지는 다양한 도시 시설을 담은 만큼 큼직한 공원으로, 대규모 행사를 열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시민들이 산책하고 기분 전환을 하는 곳이다. 살아 있는 기림비가 놓이는 장소가 이러한 일상의 모습을 닮기를 바랐다. 416 생명안전공원(이하 416 공원)은 어느 방향에서도 접근할 수 있는 여러 입구가 있다. 그중 단원고와 화정천에서 이어지는 길을 주 동선으로 설정해 진입 마당을 계획했다. 화랑유원지를 향해 지역 주민들을 위한 쉼터를 배치하고, 이들의 활동이 수변의 데크까지 이어지게 한다. *환경과조경401호(2021년 9월호)수록본 일부
    • 리소건축사사무소(김대일)+플로라앤파우나(이다미)+ 서브디비전(나성진)+권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