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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이달 특집에 참여한 조경가 필자들과 똑같이 ‘나의 식물에게’를 주제로 에디토리얼을 써볼 생각이었다. 공간을 만드는 조경가에게 식물은 어떤 존재일까. 그들에게 던진 이 질문에 조경계의 소문난 ‘식물맹’인 나도 한번 응답해보리라. 그러나 진심과 고심을 담아 눌러쓴 그들의 이야기를 밑줄 쳐가며 곱씹다 보니 마감이 눈앞이다. 예컨대 허대영 소장(조경설계…
- 배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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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알보 몬스테라가 생겼다. 평소 관심을 두었던 식물이기에 길러보겠냐는 친구의 말에 가벼운 마음으로 좋다고 했다. 그런데 작업실에 나타난 친구의 손에는 길이가 1m는 족히 넘는, 친구네 정원 한 켠을 몇 년간 지키던 녀석이 들려 있었다. 요즘 무척 바빠진 탓에 잘 보살펴주지 못한다며 내가 길러주면 좋겠다고 했다. 몬스테라는 줄기 한 마디를 심어 새…
- 조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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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으로서 조경 ‘아파트는 상품이다’라는 말이 세속적으로 느껴지지만 부정하기 어렵다. 우리에게 집은 자산으로 사는(living) 곳이 아니라 사는(buying) 것이라는 풍조가 만연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이유로 지난 20년간 아파트 조경이 급속도로 발전해 왔다. 아파트 공화국에서 조경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며 단순히 많은 양의 녹지를 만드는…
- 조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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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의 특징 중 하나는 살아 있는 재료, 식물을 다룬다는 점입니다. 식물은 참 재미있는 소재입니다. 자라나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다시 지며 공간에 변화를 만들어내고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합니다. 굵어지는 줄기와 점점 높아지는 수목의 캐노피는 세월의 적층을 보여줍니다. 누군가는 식재가 조경설계의 핵심이라고 이야기하고, 어떤 이는 식물은 설계에 더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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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 사이 조경가에게 식물은 어떤 의미인가. 순간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영화화한 ‘이성과 감성(sense and sensibility)’이 생각났다. 두 주인공 가운데 언니 엘리너는 침착하고 바른 판단을 중시하는 ‘이성’을 대표하는 인물이고, 동생 메리앤은 열정에 자신을 맡기는 ‘감성’을 대변한다. 이들은 각기 힘든 연애를 겪으며 자신에게 부족한…
- 조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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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설계자 1990년 조경학과에 입학했고, 고향의 시골 어르신들은 “대체 조경이 뭐냐”며 물었다. 동네에서 그래도 세상 물정 꿰고 있다는 어르신이 먼저 나서서 “조경은 나무 심는 게지”라고 답하곤 했다. 당시에는 조경을 한낱 나무 심는 일로 잘못 알고 있다고 억울해하면서, 전체 배치도도 그리며 포장과 시설물을 섬세히 디자인하는 일도 조경이라고 애써…
- 허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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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만드는 조경가에게 식물은 어떤 존재일까. 질문에 내포된 의미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즉답이 망설여진다. 이 질문은 ‘조경가라면 꼭 식물을 다루어야 하는가’와 같은 직업 정체성에 대한 원론적인 물음이 담길 수도 있고, ‘조경가는 식물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와 같은 태도나 방법론에 대한 물음이 담길 수도 있다. 광범위한 주제를 펼칠 수…
-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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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활동과 관계하는 공간이 세상에 태어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이 그 공간에 담겨야만 한다. 하지만 단지 태어났다고 계속 실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공간이 오래도록 세상 속에서 지켜지고, 살아갈 수 있게 되는 이유는 그 공간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이 되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을 이루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 박경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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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이 식물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고, 조경에 식물이 필수적인 것도 아니다. 조경가가 다루는 공간이 자연을 배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보니 으레 자연의 한 요소로 식물을 다루게 되는 것인데, 조경가를 식물 전문가로 바라보는 시선이 종종 갑갑하다. 한편으로는, 식물을 다룬다는 점이 그래도 여러 공간 설계 분야 중 조경을 특별하게 만드는 게 사실이기에 많�…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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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식물이란 석재, 목재, 철재, 콘크리트 등과 더불어 조경 디자이너로서 활용할 수 있는 수많은 소재 중 하나다. 다른 모든 소재가 질감, 무게감, 형상 등이 매우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듯이, 식물도 마찬가지로 땅에서부터 줄기가 하나 혹은 여러 개가 뻗어 올라가고 그 가지들을 따라 수많은 녹색의 잎이 붙어 있고, 그 형상, 크기, 질감, 색상 등이 다양한…
- 김태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