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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펠리스 옥상조경
·위치 :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펠리스·조경면적 : 285㎡ (약 86평)·조경설계 : 우정상(경원대학교 도시계획조경학부 교수)·조경시공 : 새암조경(이진욱 대표)·협력업체 : 조명등 - 흥전사(이성흥 대표), 석재 - 세진 그라나이트산업(류승범 대표)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타워펠리스. 거대하고 세련된 건물에 감탄하게 되지만, 한편으론 주변에 기죽어 있는 아파트의 모습과 비교하여 권위적인 느낌도 적지 않다. 땅값과 아파트값이 비싸기로 워낙 유명한 곳이고, 사회상류층들의 요새라는 말도 들렸던 터라 이곳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곳을 이루는 모든 요소들의 가격이 궁금해 졌다. ‘도대체 얼마짜리일까?’최근 아파트조경의 발전으로 일부에서는 아파트단지가 마치 공원처럼 변해가고 있지만 고층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래도 접근성이 약하여 적극적인 공간이용을 방해하고 역시 주거민들을 각박한 환경속으로 묶어놓게 된다.이렇게 1층을 제외하고는 개인의 정원을 갖기가 거의 힘든 것이 고층주거지의 특징 중 하나인데, 지상 50층이 넘는 곳에 사택정원이 조성되어 있다면 믿을까? 영화 속에서나 본듯한 옥상정원을 상상하게 될까?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타워펠리스의 또 하나의 특징은 비록 많지는 않지만 건물의 여기저기서 외부로 돌출되어 드러나는 옥상정원 공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타워펠리스 내의 한 옥상정원을 찾아보았다. 이곳은 거실, 식당 또는 침실에서 3면(남:구룡산, 동:종합운동장, 북:북악산)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이 매우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ㄷ자 모양으로 주거공간을 둘러싸고 있어 일반주택에서는 찾아 보기 힘든 공간의 형태이며, 위치적으로도 토심과 바람을 대비한 식재선택 및 식재방법 등을 고려해야하는 과제가 설계당시 주어져 있었다.
설계자는 데크를 중심으로 좌 우측으로 공간을 구분하였다. 좌측은 높은 곳에서 더 높은 곳을 향한 인간의 욕구를 조경계획에서 표현하고자 해·달·지구의 3대 혜성인 원을 주제로 하였고, 사선으로 빛을 표현하였는데 특히 강한 사선을 도입하였다. 그리고 수로, 실개울 등 수경공간을 도입하여 차분한 분위기에 초첨을 맞추었다.데크 우측은 잔디 위에 건물이 솟은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잔디를 위주로 하여 심플하게 계획하였으며, 마치 들(Field)이 연상되도록 조성하였다. 야경을 특별히 고려하여 조명등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조명등 선택에 신중을 기하였다.
거실앞 수경공간거실에서는 구룡산의 산등성이가 보여 경관이 매우 좋다. 거실에서 통하는 문을 열고 옥상정원으로 나서면 데크로 이어지는 동선을 따라 다른 입구를 통해 다시 실내로 안내된다. 거실 앞쪽 바람막이를 겸한 장식벽쪽에는 사각형의 수조에서 물이 넘쳐 실개천을 흐르도록 조성된 친수공간이 있다. 실개천의 반대쪽에는 원형 수조에서 넘쳐 내려온 물이 만나서 이루는 소연못이 있으며, 그 주변의 야생화를 통해 깊은 계류가 연상되도록 구성하였다. 5개의 분수는 활기 넘치는 힘찬 율동을 보여주고, 바닥에 깔아놓은 괴석과 백자갈의 조화는 야간 조명의 빛을 받아 멋진 경관을 창출해 낸다.
휴식공간남측에는 데크 위에 야외테이블을 설치하여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밤이 되면 내려다 보이는 서울의 야경과 정원의 조명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가족간의 파티나 대화장 및 휴식공간으로서 매우 좋은 장소가 되어 준다.
잔디위의 동선, 절제된 미북측은 동선이 외부로 이어지지만 거의 사용되지 않는 공간으로서, 잔디위주로 절제된 표현을 하였다. 앞으로 환경조형물을 놓을 예정이라고 하며, 코너에 장독대를 통해 생활적인 측면과 경관적인 측면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도록 구상하였다. 이 공간은 특히 겨울의 운치와 전통적인 한국적 향취를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가족들의 사랑과 정을 느낄 수 있도록 개인 옥상정원을 조성해 놓은 이곳은 고층건물 옥상조경의 대부분이 공공공간이라는 점과 비교하여 무척 재미있는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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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참여 한(一)평(坪)공원 만들기
한평공원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머릿속에 먼저 떠오른 것은 공간이 매우 협소하여 버려지거나 남겨지는 자투리땅이었다. 그래서 도시의 가능한 모든 곳을 악착같이 녹화해보겠다는 전투적인 의지가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직접 원서동에 시공된 사례를 보고 오히려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넓은 광장이나 녹지 위에 심겨진 푸르고 웅장한 수목은 한주도 찾을 수 없지만, 그곳엔 나와 내 이웃의 흔적과 따듯한 사람의 향기가 머물고 있다. 한평공원의 진정한 멋은 겉보기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겉보기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한평공원의 내면을 만나보자.
한평같이 작은 땅, 공원같은 공간
한평에 공원이 가능한가? 많은 사람들이 쉽게 던지게 될 의문점이다. 한평공원은 매우 상징적인 의미이다. 말 그대로 한평 크기의 공원이 아니라 ‘한평’ 같이 작은 땅이라도 찾아서 ‘공원’ 같은 공간을 만들자는 것이란다.
한평공원 만들기 프로젝트는 2002년에 공식적으로 서안연구소의 이름으로 제안하여 서울시의 녹색서울시민위원회에서 재정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그 성과를 맺기 시작했다. 작년에 원서동, 옥수동, 금호동, 전농동 등 4개의 대상지를 선정하여 현재는 원서동이 완공되어 있는 상태이다. 올해부터는 ‘걷고싶은 도시만들기 시민연대(이하 도시연대)’라는 시민단체가 중심이 되고 있으며, 도시연대 내의 건축 도시 조경을 전공한 사람들의 모임인 도시환경센터가 주축이 되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평공원 만들기 프로젝트를 최초 기획했던 김연금 씨(서울시립대 대학원 박사과정)는 “생각지도 않게 여러 언론을 통해 원서동의 사례가 소개되면서 관심을 모으게 되었는데, 이 프로젝트의 진행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효과가 없어서 마냥 즐거웠던 것만은 아니다”고 전한다.
원서동을 통해 한평공원 엿보기
프로젝트 1호인 원서동 한평공원은 행정동상으로는 종로구 가회동 20-2번지로서 20여세대가 마주보고 있는 5m 폭의 골목 입구 사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시공 전에는 방범초소가 기능을 상실한 체 서 있었고, 쓰레기들이 방치되어 있던 곳이다.
이 한평공원 프로젝트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참여 과정을 통해 공원을 조성해 간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주민의 리더인 통장과 지속적인 협력을 유지하는데, 도시연대가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서, 일을 진행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는 전언이다. 주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주민 조직을 만드는 것보다는 이미 있는 조직을 활용하는 것이 쉬운데, 예를들어 그 지역의 리더나 지역의 여론을 만들어 가는 규모있는 주민 조직이 있는지 알아보고, 계모임 등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기회가 있으면 수박이나 떡을 들고 찾아가서 의견을 묻기도 하면서 주민과의 친근감을 높이는 것이다.
원서동의 경우에도, 우선 주민들을 직접 찾아가 1차 면담을 통해 한평공원 조성에 대한 동의를 얻어냈다. 그러나 1차 면담의 결과 대부분의 주민들이 한평공원의 부지가 매우 지저분하다고 느끼고는 있으나 정비방안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을 보여 주민들의 적극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차 면담 때는 1차 면담에서 나온 내용들을 기초로 하여 작성된 설계안을 들고 다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였다. 어른들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에게도 동네의 대형지도를 놓고, 그림과 글씨를 써넣으면서 동네의 좋은점과 나쁜점, 사람들이 주로 모이는 장소, 내가 주로 노는 장소 등을 묻기도 했으며, 그 외 다양한 주민참여 프로그램을 실시하
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런 과정을 거치고 나서 마침내 2002년 11월 10일부터 일주일 동안 2차 설계안을 바탕으로 시공에 들어갔으며, 시공첫날은 준비한 떡과 고기를 주민들에게 돌리면서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준공일에는 주민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면서 공원의 이름을 ‘빨래골 쉼터’로 결정하는가 하면, 부지가 모퉁이어서 차량의 진입이 걱정이라며 이동식 화분을 놓아 막아놓자고 주민들과 동사무소 측이 자발적으로 입을 모으기도 했단다.
현재 완공된 원서동 한평공원은 겉모습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내공이 실려있다. 이렇게 시민단체, 주민, 동사무소, 조경설계, 시공 등의 파트너쉽을 구현하고자한 소중한 실험인 것이다.
아직은 높은 벽
지금까지 녹지정책에 주민참여라는 것은 없었다. 그래서 아직 우리 사회가 주민참여 과정에 대해 쉽게 이해하지 못하며, 그것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벽으로 존재한다.
원서동 한평공원은 방송과 신문에도 자주 소개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이 시민단체에서 시행한 미담 정도로 소개되었고, 기존의 공원조성이나 녹지정책상에서 이 프로젝트가 가지는 차별성이나 주민참여 과정의 중요성과 의미들에 대해서는 외면했다. 아마도 대중의 관심이 아니라는 자체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사실을 말해 준 매우 단적인 사례가 있었다. 원서동이 소개된 한 신문을 보고 성동구청에서 함께 사업을 해보자는 요구를 해 왔단다. 그러나 구청에서는 단기간 내에 조성하여 결과를 보기를 원했다. 주민참여에 대한 구청 직원들의 이해가 부족했던 것이다. 그리고 비용에 대한 인식의 차이도 컸다. 구청에서는 설계비와 주민참여 과정에서 필요한 비용을 고려하지 않았다. 결국 의자 몇 개를 가져다 놓는 것이 그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을 것이고, 그 조그만 공간을 조성하는데 무슨 설계비가 들어가느냐는 것이 성동구청의 가치관이었으며, 그러한 생각은 서울시의 다른 구청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시스템화가 과제
사회적인 인식과도 싸워야 하지만, 내부적으로 다져야 할 과제도 매우 많다.
우선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시민단체의 접근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사람들과의 친분쌓기 방식으로 치우쳐 있어서 당장은 큰 도움이 되더라도 이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는데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참여 프로그램이나 과정들을 좀더 시스템화 할 필요성이 있으며, 이러한 과제를 풀어가는 것은 전문가의 몫이다.
또한 행정기관, 주민단체, 시민단체, 전문가가 어떻게 파트너 쉽을 이루어 나가야 하는지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기본적인 바탕이 되어야 한다. 주민 여론 수렴, 재정지원 등의 상호간 의사전달과 협조 체계를 위해서는 반드시 표준화된 모델의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김연금 씨는 “한평공원은 적합한 대상지를 찾아가는게 아니라 확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것은 서울시에서 진행했던 자투리 공간의 녹화사업과 차별화 하여 적극적으로 한평공원의 공간을 확보·활성화 해 나가기 위해 필요한 자세이다.
이렇게 주민참여와 동의과정, 파트너 쉽의 표준화 된 모델, 대상지의 확보 등이 하나의 프로세서를 이루어 체계화 될 필요성이 있다. 그래서 올해 도시환경센터는 다른 무엇보다도 이러한 프로세서를 시스템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대상지 2곳을 더 선정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초라한 겉모습에 실망하지 말고, 한평이 만들어 내는 숨겨진 아름다움을 느껴보자. 소박한 한평을 통해 내 이웃과 조경인들이 너무도 밀접해져가고 있음을 반갑게 바라보자. 결코 만평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작은 것의 소중함이 느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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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 사람과 땅이 어울린 이야기 (15)- 8월, 이 땅의 큰 나무
지난달에 금속재와 강화플라스틱을 다뤘다. 다양한 표현력을 요구하고 뭔가 얘깃거리를 전달하고 싶은 소위 포스트모던의 영향에 따라 현대시대의 외부공간은 과거 어느 때보다 금속재와 강화플라스틱의 사용을 요구하고 있다. 언제까지 지속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당분간은 아니면 상당히 오랜 기간 금속재와 플라스틱재는 외부공간에서 그 영향력을 강화시켜 나갈 것으로 짐작된다. 나중에는 터미네이터에서 나온 기계 쪽의 전사, 즉 T-1000이나 T-X처럼 원할 때마다 모양과 색 그리고 질감을 바꾸는 재료가 외부공간에 등장해 사람들을 더욱 즐겁게 하게 될 지도 모른다. 또 그런 재료는 필요에 따라 다른 공간에 있는 사람과 서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거나 정보를 검색하게 하는 네트워크의 단말기 기능도 겸하게 될지도 모른다. 터미네이터와 매트릭스의 시대에 뭐가 불가능하겠는가. 메탈과 플라스틱은 현시대의 재료적 코드다. 먼지가 미끄러질 듯한 매끄러움에서 녹이 슨 거칠음까지, 눈부실 것 같은 광택에서 어두운 이끼가 덮인 것 같은 청색 녹까지, 날아갈 것 같은 날렵함에서 온 세상의 무게를 짊어진 것 같은 둔중함까지 금속재의 표현력은 무궁무진하고 변화무쌍하다. 가능성이 정말 무한한 재료다.
이번 달에는 약속대로 나무를 다루기로 한다. 전에 다룬 것은 죽은 나무에서 만들어지는 목재였지만 이번에 다룰 것은 살아있는 나무, 성장하는 나무에 대한 것이다. 이번 달의 글 제목은 과거 중앙일보 기자생활을 했던 고규용 씨가 쓴 책이름을 그대로 빌렸다. 고규용씨의 책은 제목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책 겉표지의 나무사진이 - 넓은 들판에 큰 나무 한 그루가 저녁햇살을 역광의 실루엣으로 받고 있는 나무 사진의 모습이 - 좋아 집어 들게 됐다. 나무가 우리에게 불러일으킬 수 있는 모든 감흥을 마치 한 곳에 집약시킨 모습으로 서있는 나무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나무는 다른 재료와 달리 살아있는 재료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오히려 더 새로워지는 재료이다. 나무의 이모저모를 이야기하면서 나무가 왜 조경하는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재료이면서도 또 왜 조경하는 이들이 가장 쓰기 어려워하는 재료인지도 함께 들여다보기로 하자.
미래를 보며 오늘을 심는다
나무는 태어나서 죽는 과정을 거친다. 나무에 수명이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생명을 유지하는 다른 어떤 것들보다도 그 수명이 유달리 길다. ‘나무와 숲이 있었네’의 저자 전영우에 따르면 무려 5천년을 사는 나무도 있다. 미국 모하비(Mojave)사막 인근의 화이트마운틴에 산다는 브리스틀 콘 소나무(Bristle cone Pine)라는 나무인데 고산지대의 건조기후에 적응하느라 천천히 살았던 모양이다. 그 정도면 나무 한 그루가 인류의 시작을 처음부터 지켜보면서 지금껏 살았다는 얘기가 된다. 나이도 나이지만 끔찍하게 큰 나무들도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시에라네바다산맥에 살고 있는 미국 삼나무인 레드우드(redwood)는 줄기의 구멍으로 자동차가 지나갈 정도로 크기 때문에 종종 관광책자에 실려 유명세를 유지한다. 27층의 건물높이라니까 층높이를 3미터만 잡아도 대략 80미터의 키를 갖고 있다는 얘기고 줄기의 직경이 무려 10미터가 넘는다고 하니 정말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생명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큰 나무도 작은 씨앗으로부터 생명을 시작한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자라기 시작한다. 나무의 긴 수명은 사실 따지고 보면 천천히 살기 때문이랄 수 있다. 어린나무인 묘목의 단계를 거치면서 성목(成木)이 되기까지 많은 시간을 요하기는 하지만 쉬지 않고 자란다. 나무에 따라서 다소 빨리 크는 나무가 있고 천천히 크는 나무가 있다. 다른 재료는 설계에 따라 완성된 형태로 시공이 된다. 하지만 나무의 경우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외부공간을 설계하는 이가 머리에 그리고 있는 나무모습은 나무가 어느 정도 자라 제 모습을 갖춘 성목, 즉 나무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 40년을 자란 나무들이다.
하지만 시공 당시에 설계가가 의도한 크기의 나무를 그대로 구해다 심는 예는 거의 없다. 그 정도로 자란 성목을 농장에서 찾는 것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나이가 그 정도 되면 나무를 옮기는 이식작업이 그리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통상 조경가가 시공 당시에 심겨질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대략 10여년 정도 자란 다소 어린 나무들이다. 그 정도 연륜의 나무들이 구하기도 좋고 농장에서 떠나와 옮겨 심겼을 때 무사히 적응해 삶을 지속하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나무의 성장 가능성과 이식의 어려운 점 때문에 조경가는 쉽게 얘기해 10년 나이의 나무로 30년 후의 성목을 예상할 수 있어야한다. 그런데 그 예측이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아무리 나무를 잘 아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어떤 나무가 몇 십 년 뒤에 어떤 모습으로 자랄지 누군들 쉽게 그리고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또 어려운 점은 나무라는 재료가 생육조건을 따질 수밖에 없는 생명체라는 것이다. 돌이나 벽돌처럼 어디에 놓이건 놓인 대로 견뎌내는 것이 아니라 나무는 자신의 삶을 지속하기 위한 조건들을 까다롭게 따져낸다. 추위에 약한 나무가 있고 공해에 약한 나무가 있다. 모든 나무가 햇빛을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강한 직사광선을 싫어하는 나무도 적지 않다. 물을 좋아하는 나무가 있는 한편 오히려 마른 땅을 좋아하는 나무도 있다. 이러한 소위 생육조건은 나무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경기이북의 외부공간에 추위에 약한 동백이나 매화를 쓸 수 없는 것처럼 나무를 잘 쓰려는 이들은 이들 생육조건에 대해 많은 이해를 해야 한다. 그런데 나무는 오죽 그 종류가 많은가. 그래서 나무는 외부공간을 다루는 이들이 가장 흔히 쓰며 그들만이 쓰는 유일한 재료이기도 하지만 종종 애를 먹이는 재료이기도 한 것이다.
진 양 교 Chin, Yang Kyo·(주) 토문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무소 부소장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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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마법의 왕국 디즈니랜드
황홀한 꿈과 기상천외한 마법의 나라 디즈니랜드(Disneyland)에 들어서는 순간, 모든 사람들은 동심의 세계에 빠지고 만다. 동심의 세계에는 순수한 마음과 함께 기쁨과 즐거움이 넘치고 있다. 만화영화 제작자로 유명한 월트 디즈니(Walt Disney)가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 인근의 애너하임(Anaheim)에다 그의 이름을 딴 디즈니랜드의 문을 연 것은 1955년 7월 17일이었다. 1954년 7월 21일에 공사가 시작되었으니 공사기간은 1년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대단히 짧았으나, “모든 사람들이 즐기는 놀이동산을 만들겠다”는 최초의 구상이 개장에 이르기까지는 20여 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매주 토요일을 아빠와 함께 노는 날로 정할 만큼 가정적이었던 디즈니는 두 딸을 데리고 집 근처에 있는 공원에 자주 놀러 가곤 했다. 아빠와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 딸들은 공원에서 아주 재미있게 놀았지만, 그는 벤치에 앉아 애들이 노는 것을 바라보는 외에는 달리 할 일이 없었다. 애들과 함께 있어 즐겁지만 한편으로 무료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공원에는 어른들을 위한 시설이 없었던 것이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완벽한 놀이동산을 만들자”는 생각이 바로 위락공원(慰樂公園, Amusement Park)으로 유명한 오늘날의 디즈니랜드를 있게 한 계기가 된다. 디즈니랜드를 만들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사람들이 디즈니랜드에 있는 동안에는 그들이 살고 있는 현실세계를 보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들이 마치 다른 세계에 와 있는 것처럼 느끼기를 바란다.” 그의 생각에 따라 디즈니랜드는 「일상에서의 도피」와 「환상세계로의 몰입」이라는 뚜렷한 목적의 주제를 갖게 되었고, 이러한 주제를 설정한 것이 디즈니랜드를 성공으로 이끈 원동력이 되었다.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동안이라도 환상세계에 머물게 되면, 삭막하고 따분하기만 했던 일상은 의욕이 가득 찬 새로운 삶으로 바뀌게 된다. 공원의 분류에 있어 이용객이나 유치거리에 따르는 어린이공원이나 근린공원 등과는 별개로, 어떤 주제를 갖는 공원 즉 주제공원(主題公園, Theme Park)은 특정한 주제를 중심으로 전체 공간을 구성하는 공원을 일컫는다. 기존의 공원들과는 달리 몇 개의 주제를 설정하고 그에 따라 전체 공간을 구성함으로써 흥미와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는 대규모 위락공원인 디즈니랜드는 이러한 주제공원의 효시이자 대명사로 여겨지고 있다. 디즈니랜드가 자리잡은 곳은 원래 오렌지농장이었던 곳으로, 위락공원의 건설을 위해 당시 180에이커(약 22만평)에 이르는 땅이 개간되었다. 디즈니랜드는 현재 5개의 큰 주제공간으로 구획되어 있다. 「메인 스트리트(Main Street, U.S.A.)」, 「모험의 나라(Adventure Land)」, 「개척의 나라(Frontier Land)」, 「환상의 나라(Fantasy Land)」, 「미래의 나라(Tomorrow Land)」가 바로 그것이다. 모험의 나라와 개척의 나라 사이에 위치한 ‘뉴 올리언즈 스퀘어(New Orleans Square)’와 ‘크리터 컨트리(Critter Country)’를 별도로 구획하여 7개의 주제공간으로 보기도 하는데, 5개의 주제공간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창의적인 성격을 갖는 각각의 주제공간들은 서로 독립적인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한편, 서로를 보완함으로써 전체로는 하나의 완벽한 위락공원을 구성하는 한 부분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중략 … 아름다운 자연경승지는 신이 빚은 천혜의 자연공간이다. 이에 반해 디즈니랜드는 인간문명이 만든 인위적 공간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위적 공간이 자연경승지와는 달리 관심을 끄는 측면이 있다. 오늘날 관광지로 유명한 곳들은 행락철에 한꺼번에 몰리는 이용객들과 그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산이나 계곡처럼 지속적인 관리가 어려운 자연경승지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특히 심각한 편이다. 앞으로 여가활동의 폭발적인 증가에 비추어 자연경승지가 감당할 수 있는 이러한 수용능력과 관리문제를 감안하면, 디즈니랜드와 같이 인위적으로 조성된 위락공원이 이러한 관점에서는 더욱 주목을 받게 된다. “디즈니랜드는 결코 완성되지 않았다. 꿈이 사라지지 않는 한 계속 발전되어야 한다”는 디즈니의 말처럼, 디즈니랜드는 1955년 개장 이후 끊임없는 시설확장과 투자로 이용객들의 구미를 계속 돋구어 왔다. 매년 천만 명을 훨씬 넘는 사람들이 입장함으로써 폭발적인 호황을 누렸다. 이러한 디즈니랜드의 성공에 힘입어 1971년에는 플로리다(Florida)주 올랜도(Orlando)에 디즈니랜드 면적의 150배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의 ‘디즈니월드(Disneyworld)’가 세워졌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미국인들의 꿈과 역사가 깊게 배어 있는 디즈니랜드가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너게 되었다. 1983년에는 동경(東京) 인근에 ‘도쿄 디즈니랜드(Tokyo Disneyland)’가, 1992년에는 파리(Paris) 인근의 마른 라 발레(Marne la Vallee)에 “싸구려 미국문화의 수입을 반대한다”는 거센 반발과 콧대 높은 프랑스인들의 자존심을 꺾고 ‘유로 디즈니랜드(Euro Disneyland)’가 개장되었다. 디즈니랜드와 함께 미국문화를 대표하는 맥도널드(McDonald)는 세계 어디에서나 그 맛이 거의 같다. 이와 마찬가지로 디즈니 프로덕션(Disney Production)에 의해 운영되는 올랜도의 디즈니월드와 도쿄 디즈니랜드, 그리고 유로 디즈니랜드도 처음 만들어진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와 거의 흡사한 공간구성과 동선체계를 보이고 있다. 금년에 이르러 홍콩(Hong Kong)에서는 세계에서 5번째로 디즈니왕국의 건설을 알리는 기공식이 열렸다. 강 철 기 Kang, Cheol-Gi 경상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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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 사람과 땅이 어울린 이야기 (14) - 7월, 외부공간의 별난 재료들
목재 - 바깥으로 나온 우물마루
나무는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시원하다. 과학적인 용어로 얘기하자면 열전도율이 낮은 재료다. 반면 콘크리트와 금속재는 여름에 뜨겁고 겨울에 차다. 돌은 여름에는 시원하지만 겨울에 너무 차다. 사람 몸이 직접 닿을 때 느껴지는 촉감이 그렇다는 얘기다. 예로부터 사람 몸이 직접 닿는 곳의 재료는 천이거나 목재였다. 온돌바닥처럼 온기가 일부러 주어지는 경우가 아니면 말이다. 현 시대에도 외부공간의 의자, 벤치에서 사람의 몸과 맞닿은 부위에 가장 많이 쓰이는 재료가 그래서 목재다. 통나무를 흉내 낸 콘크리트 벤치가 한때 유행한 적이 있지만 그 조악한 형태와 겨울의 차가움 때문에 일찌감치 사라졌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옛날에는 지붕이 있는 정자(亭子)나 루(樓)를 제외하곤 외부공간의 바닥에 나무를 깔지 않았다. 나무는 쉽게 망가지고 또 쉽게 썩는 바람에 비바람에 씻기고 발에 밟히는 외부공간에 두지 않았다. 대신에 신을 벗고 올라서는 집안의 바닥, 즉 신체가 직접 접촉하는 바닥인 마루에는 나무를 깔았다. 마루는 땅바닥으로부터 올라오는 냉기와 열기를 차단하는 기능을 했다. 대청마루에서 여름에 웬만한 더위가 아니면 마루의 나무면에 등을 대고 눕는 것만으로도 시원했다. 나무를 지붕이 없는 외부공간에 쓰는 방식은 물 건너 저쪽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북유럽이나 캐나다 쪽의 목재들은 외부공간에 견딜 정도로 단단하기도 했고 우리처럼 따뜻한 지방에서 자란 나무와는 달리 쉽게 무르지도 않는다. 물 건너 저쪽에서 집의 거실에 붙여 나무바닥면을 외부에 깔 때 그네들은 실내의 공간을 외부로 확장시킨다는 개념을 담았다. 실제로 나무바닥면은 우리가 실내에 있거나 아니면 실내로 들어가기 직전의 중간공간에 놓여 있다는 느낌을 - 일종의 편안하고 친근한 느낌인데 - 전해준다. 우리의 벗은 몸과 친했던 목재의 속성 때문일 것이다. 외부공간의 나무바닥을 밟을 때 들리는 소리, 즉 나무가 끌리는 소리라든지 나무에 힘이 전달되면서 생겨나는 뻐근한 소리들도 과거 실내에서 우리가 마루를 밟을 때 들었던 익숙하고 친근한 소리들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나무바닥면을 볼 때 여차하면 앉아도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수변공간주변으로 나무바닥면을 - 조경하는 이들은 이걸 목재데크 또는 목재테라스라고 부른다 - 많이 두는 것도 물 쪽으로 발을 내리고 걸터앉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물 쪽이 아니라도 나무바닥면은 언제든지 퍼질러 앉아도 좋을 거라는 느낌을 전해준다.
우리는 예부터 우물마루라는 아주 예쁘면서도 쓰임새도 좋은 마루가 있었다. 우물마루는 먼저 세로로 길게 이어지는 장귀틀을 두고 가로에 일정간격으로 동귀틀을 배치한다. 동귀틀과 동귀틀의 사이에 마룻널(널빤지)을 끼우면 우물마루가 완성된다. 장귀틀과 동귀틀의 만남의 모양이 우물 정(井)자를 닮았다하여 우물마루라고 불린다. 못을 사용치 않는 우리의 전통마루이고 그 형태가 친근하면서도 빼어나다. 아쉽게도 외부공간에서 우물마루와 같은 정교한 목재바닥면을 주기는 쉽지 않아서 통상 좁고 긴 판자를 길이로 못으로 이어가는 방식을 사용한다. 우물마루의 모티브를 부산국악원의 마당에 시도했는데 아직 준공전이라 실제 어떤 모습이 될지 모르겠다. 시공후의 모습을 나중에 다시 소개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금속재 - 간결함과 둔중함의 이중성
금속은 재료 중 아마 가장 복합적인 성격을 지닌 재료가 아닐까 싶다. 아주 무겁고 둔중한 느낌을 주고 싶거나 또는 정반대로 아주 간결하고 날렵한 느낌을 주고 싶을 때 외부공간을 만드는 이들은 금속재를 고려한다. 금속재를 외부공간의 재료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정말 최근의 일이다. 금속재를 외부공간에 쓰기 시작하는 경향은 다음에 얘기할 플라스틱의 경우도 마찬가지이지만 외부공간에 요구되는 표현력의 정도가 점차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고 또 우리가 늘 새로운 것, 즉 특이성을 추구한다는데 그 원인이 있다.
목재나 금속재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한계는 비바람과 세균에 의한 부식에 약하다는 것이다. 목재나 금속재가 외부에 쓰이기 위한 첫 조건은 부식에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목재는 벌레나 세균에 취약하고 금속재는 산화에 의한 부식에 취약하다. 외부공간에 목재를 사용하기위해 여러 가지의 목재방부방법이 개발되어 쓰이고 있다. 간혹 독자여러분들이 외부공간에서 약간 청색 끼가 도는 나무 바닥이나 목재시설물들을 만난다면 이는 크롬과 구리 그리고 비소 등의 화합물로 방부처리 (CCA방부)를 한 것으로 보면 된다. 금속재의 경우에는 두 가지의 방법이 있다. 하나는 아예 녹이 슬지 않는 금속을 쓰거나 녹이 슬더라도 녹이 내부까지 침투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금속표면에 페인트칠 등의 도장(塗裝)을 하여 금속표면이 공기와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다. 도장의 경우 어차피 금속재의 표면에 색을 준다든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금속표면에 칠함과 동시에 금속표면의 부식을 방지하는 이중의 효과를 노리게 된다. 목재의 방부처리도 겉만 도포하는 방식과 압력을 주어 방부제를 목재내부까지 스며들게 하는 방식이 있듯이, 금속재의 도장도 겉만 칠하는 방식과 열처리를 하여 표면과 도료의 접착력을 높이는 방식이 있다.
도장을 하지 않고 금속자체의 표면을 그대로 표현하고 싶은 경우에는 붉은 녹이 쉽게 스는 일반 철재를 사용해서는 곤란하다. 붉은 녹 자체가 고르지 않고 불규칙하게 앉아 보기에 좋질 않고 녹이 내부까지 들어가 결국 철 자체를 무르게 한다. 산화과정에 의해 부스러지는 철의 본질적인 약점은 철과 다른 금속을 합금형태로 섞음으로서 해소된다. 합금중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스테인리스강(剛)이다. 스테인리스강은 이름그대로 녹(stain)이 없는(less) 철재를 말한다. 스테인레스강은 철에 크롬을 섞은 합금인데 크롬은 대기 중에 노출되면 산화 막을 형성하여 내부의 원판을 보호하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강도도 일반강보다 높고 가공성과 용접성도 우수하다. 무엇보다 표면이 미려하고 밝아 금속재의 깔끔함을 대표하는 재료다. 가격이 높은 것이 흠이고 때에 따라서 표면의 지나친 밝음과 깔끔함이 오히려 다른 공간요소들과 이질감을 초래하는 것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 중략 …
공간을 만드는 이에게 재료의 선택은 공간의 나눔이나 짜임새만큼이나 중요한 문제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자신이 사용할 그림 재료가 목탄인지 수채화물감인지 아니면 유화물감인지를 모르고 있다면 그 그림이 잘 그려질 턱이 없다. 예를 들어, 수채화물감이 갖고 있는 여러 성질, 즉 물의 양으로 색의 농도나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다든지 또는 다른 색과 같이 섞일 수 있다든지 등의 성질은 그것을 사용할 화가에게 기본적인 지식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경주 힐튼호텔의 외부공간을 설계한 이원조경의 작품들이나 도곡동의 아크로빌 외부공간을 설계한 오이코스의 작품들처럼 설계가들이 자신들이 사용하는 재료에 대해 탁월한 안목과 철저한 이해를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는 적지 않다. 이원조경의 작품은 다른 재료보다 특히 돌과 수목에 대해 설계가가 탁월한 안목을 갖고 있음을 잘 말해준다. 이원조경의 설계가가 다른 설계가들과 교류를 갖지 않고 있는 것은 양쪽을 위해 참 아쉬운 일이다. 다음달에는 재료의 마지막 항목으로 수목, 그중에서도 주로 키 큰나무만 중점적으로 얘기하고자 한다. 수목은 조경가들만 다룰 수 있는 유일한 재료이자 무기인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 조경가들이 가장 다루기 어려워하는 재료이기도 하다. 수목으로 여러분들을 뵙는 다음달까지 건강하시기를.
진 양 교 Chin, Yang Kyo·(주) 토문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무소 부소장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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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건설기능경기대회
- 조경직 처음으로 개설, 기능인력의 자부심을 키우자 -
지난 5월 23일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전문건설공제조합 직업전문학교에서는 제11회 건설기능경기대회가 열렸다. 건설관련 협회와 조합 등 16개 단체가 가입되어 있는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회장 마형열)가 주최하고 건설교통부와 노동부가 후원한 이번 대회에는 거푸집, 건축목공, 미장, 조적, 철근, 타일, 건축배관, 전기용접, 도장, 전산응용 건축제도(CAD), 전산응용 토목제도(CAD), 측량, 조경 등 총 13개 직종에서 299명이 참여한 가운데 기량을 겨뤘다. 특히 조경직은 올해 처음으로 신설되었는데 애초 12명이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당일 예정인원의 절반인 6명이 나오지 않아 가장 저조한 참여율을 보였다. 이에 홍보부족이 가장 큰 문제였다는 판단아래 내년부터는 적극적인 홍보로 현장의 조경 기능인들의 많은 참여를 이끌어 낼 계획이라고 한다.
이 대회의 각 직종별 1위 수상자는 100만원의 상금과 상패, 그리고 건설교통부장관상을 받게 되며, 2위 2명에게는 70만원과 상패, 3위 3명에게는 50만원과 상패가 수여된다. 무엇보다 입상자 모두에게는 기능사 자격증이 주어지게 되는데, 이는 현업에서 자격증 없이 종사해 온 기능인들에게 기술자라는 공식적인 이름을 줌으로써 일의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한 것이 근본 취지라는 설명이다.
조경직은 수작업 조경제도, 수목감별, 조경시공의 3과목으로 진행되었다. 수작업 조경제도 과목은 조경기사 실기시험(설계)보다 매우 쉬운 난이도로 출제되었으며, 어려운 설계시험이 현장 기능공들의 조경기사자격증 취득에 가장 큰 장애가 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조경기능공들의 기술자 등용문으로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경시공 과목은 보도블럭 포장을 채택하여 2×1m의 격자 안에 직접 포장을 하는 것을 측정하였다. 그러나 조경시공은 잔디식재, 수목식재 등 다양한 공정을 포함하고 있는 특성상 기능공 대회의 취지에 적합하게 좀더 세분화된 응시체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식재, 전산응용 조경제도(CAD) 등으로 분리하여 대회에 응시한 각 기능공들의 현실에 맞는 시험과목이 체계화되어야 할 것이다.
평가는 수작업 조경제도 50%, 수목감별20%, 조경시공 30%의 비율이 적용되었으며, 13개 직종 총 75명의 입상자 명단이 5월 29일에 발표되었다. 조경직은 6명밖에 참가하지 않아 4명의 수상자가 발표되었는데, 조경직 최초 1위는 임현택 씨((주)장원조경, 67년생)가 차치하였으며, 2위는 이기향 씨((주)영원산업개발, 56년생)와 김기성 씨((주)영원산업개발, 56년생)가, 3위는 정일호 씨(신한그린텍, 57년생)가 수상하였다. 시상식은 7월에 열릴 계획이다.
특히 이번대회는 철근부문 범유붕 씨(중국)와 이안상 씨(중국), 거푸집부문에서 신흥덕 씨(중국) 등 외국인 산업연수생 3명이 입상하여 이야기 거리가 되었다. 국적을 넘어 초여름의 더위속에 간질거리듯 흘러내리는 땀방울에도 아랑곳없이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여 열중하고 있는 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참여자들 중에 젊은 사람의 모습을 찾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1년 이상의 경력자라면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으며, 내년에는 조경 기능공들이 많이 참여하여 자신이 가진 기량을 마음껏 뽐내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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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인 체육대회
지난 5월 31일 한강시민공원 뚝섬지구 축구경기장에서는 (사)한국조경사회(회장 유길종)가 주최하는 조경인 체육대회가 열렸다. 올해로 13번째 맞는 이번 행사에는 37개의 조경관련 업체에서 약 460여명의 인원이 참여하여 역대 대회 중 가장 큰 규모로 치루어졌다.
37개 업체가 회사를 상징하는 피켓을 앞세워 차례로 입장을 하여 경기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개회식 행사가 진행되었다. 유길종 회장((사)한국조경사회,)의 개회인사, (사)한국조경학회의 김세천 부회장(전북대 교수)의 축하인사에 이어 이용훈 수석부회장((사)한국조경사회)의 "오늘 하루 잘놀다 갑시다!"라는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의 개막선언으로 공식적인 체육대회의 막이 올랐다.
해를 거듭할수록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는 경기장 입장식은 각 업체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홍보 기획으로 올해도 많은 볼거리를 남겼는데, 유니폼을 맞추어 입는 것은 기본이고, 구호와 축포, 의상 퍼포먼스 등으로 회사도 알리고, 결속도 다지는 등 조경인의 화합의 장을 여는 서막으로서 손색이 없는 모습이었다. 푸른 요정복을 입고 등장하면서 부터 주목받았던 (주)씨토포스가 예상대로 1등 입장상에 선정되었으며, 폭죽을 터트리며 요란하게 등장한 (주)한설그린이 2등, 한림조경기술사사무소가 3등상을 받았다.
경기는 모두 4개 팀으로 나뉘어 족구, 축구, 줄다리기, 릴레이와 공동체 게임 등이 진행되었다. 모든 경기에 열의와 열정이 대단했지만 축구와 족구에 대한 관심은 무엇보다 지대했다.
특히 작년 월드컵 이후 남녀 모두에게 최고의 인기종목으로 부상한 축구는 동인조경마당기술사사무소, 서영기술단 등이 속해 있는 3조가 우승을 하고, 조별대항이 아닌 회사별 대항경기로 치루어져 어떠한 경기보다 높은 관심도를 나타낸 족구는 (주)씨토포스가 결승전에서 신화컨설팅(주)를 맞아 이기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장 여기저기서 "씨∼토포스"라는 구호가 울려퍼질 정도로 그칠줄 모르는 응원과 직원들의 단합으로 경기장 입장상과 함께 족구까지 우승을 거머쥐는 기염을 토하면서, 조경인 체육대회를 (주)씨토포스의 날로 장식했다.
줄다리기에서는 4조, 릴레이는 1조가 우승을 하였으며, 최종결과 종합우승은 4조가 차치했다.
공동체 놀이와 상품권 추첨을 끝으로 공식적인 행사는 끝이 났고, 잔디밭에서는 예전 직장 상사·동료와 동문 선·후배들이 오랜만에 만나 삼삼오오 둘러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했다. 좀 이른 시간부터 이미 얼큰하게 취기가 오른 사람들도 자주 보였다. 운동장 사용시간 때문에 예정된 행사를 좀 축소하면서 좀 이르게 막을 내리게 되어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행사 내내 시골 마을 잔치와 같은 자유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매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예전보다 빨리 찾아온 여름의 무더위와 작열하는 태양속에서도 전혀 지칠 줄 모르는 조경인들의 인내와 패기가 돋보인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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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100만평문화공원 학생설계경기 당선작
e-매거진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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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복원 프로젝트
e-매거진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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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옥천 공원(玉泉公園)
계획의 배경2002년 북경시 "만미녹지"(万米綠地 년 일만㎡씩 녹지 확보 시민운동으로, 녹지와 녹지와의 연결 기능을 목적으로 함) 사업에서 완성한 제일 큰 도시 공원이다. 면적은 약 220000㎡로서 자금성안 중산공원의 규모와 비슷하며 지난해 준공 기념으로 이곳에서 국제 조각전이 개최되었다. 생태, 경관, 시민건강 등 3개의 기능을 갖춘 문화 휴식공원으로 북경시 장안거리 서쪽 연장선에 위치하고 있다.천안문을 중심으로 서쪽 석경산구의 동쪽 끝으로 주변의 녹화율이 높고, 경치가 좋아 공원과 도로 경관의 연속, "백리장가"(百里長街, 천안문 좌우 42km 직선도로인 동·서 장안거리를 지칭함) 시작점의 경관제고 등을 고려하여 공원 건설계획사업에 포함시키게 되었다. 아울러 뒷면 도로변의 미개발지구와 불량한 공장시설들을 차폐하기 위한 효과적인 대안이기도 하다.이용객을 위한 12개의 경관구(景觀區) 와 동서남북으로 뻗은 두개의 축선을 중심으로 한 옥천공원의 탄생은 조경문화건설의 출발점이자 북경도시 환경 개선의 주목받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된다.
공원내 주요 공간북쪽 주입구 옥천광장 양쪽에는 노인과 아동들을 위한 도연원(陶然園)과 소하원(小荷園) 공간을 배치하여 휴식광장, 비 동력 놀이기구 등을 설치하였다. 녹음수로서 은행나무 열식에 9개의 화강암 석주가 둘러싸고 있어 가로변 광장으로서의 위치를 강조하고 있다.입구를 들어서면 "봄의 의식"을 주제로 한 선큰 형 문양 화단으로서 만훼원(万卉園)이다. 주경(主景)은 나비의 의미를 갖는 전시장으로 철 골재에 막구조의 현대적인 동감을 지니고 있다. 이 곳을 지나면 6000㎡의 호수 면에 반사되는 모습과 대형 음악분수가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 주는 미래 광장이다.남쪽 끝 후문에는 "수마의 계시"(數碼의 啓示 Bar code를 주제로 한 추상조각으로서 투시벽 기능을 하고 있음) 반원형(弧形)의 광장으로 이루어져 남북의 주 축선을 갖추고 있다.혼경원(婚慶園)은 공원의 서남쪽 끝에 위치하며 목제데크, 장미와 오동등 경축을 뜻하는 식물들이 식재되었다. 높이 5m정도의 동산을 조성하여 무대를 설치하였고 국포원(菊圃園)이라는 별칭으로 시민들의 문예활동에 재미를 덧붙였다. 이와같은 지형변화는 공원밖 불량공장시설을 차폐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였지만 부감경(俯瞰景)의 효과로 수평적인 도시경관에 부대적인 변화를 얻게 되었다.동서축의 서쪽끝은 대형 서비스 센타를 건설할 예정으로서 전정은 연못과 잔디밭이 교차한 축선광장으로서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청리원"(廳 園)이다.서북쪽은 춤과 무예를 익힐 수 있는 국술원(國術園)으로 전통 무도를 위한 공간이다.특별히 강조되는 것은 공원을 가로지르는 붉은 포장의 유선형 조깅코스로 기대이상의 호응을 받고 있다.그 외에 14개 국가에서 온 138개의 현대 조각은 각 경관구(景觀區)에 분산되어 우아한 문화와 공원의 예술활동에 활력을 가해 주게 될 것이다.옥천공원은 "세개대표"( 선진적 생산력의 발전에 대한 요구, 선진적 문화의 발전방향 추구, 시민들의 근본적 욕구 충족을 목적으로 한)를 추구함에 있어 조경분야의 하나의 실천이며 "문화건원"(文化建園)의 사상을 구체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하겠다.추가적인 계획 개념이나 설계 설명을 정리한다면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첫째, 공원의 성격과 기능은 장안거리와 주변의 도시환경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였고,둘째, 국내의 각종 도시광장에 대한 비평과 의견들을 참조, 휴먼스케일의 공간감 조성을 전제로 하였다.이에 의한 구상단계에서는 우선 주축을 이룰수 있는 동선과 공간배분, 그리고 이용객을 위한 요구와 행태예측에 의한 편익시설 배치 등을 고려하였다.이를 실천하기 위하여1) 새로운 것의 창조, 즉 개성 있는 환경설계로서 조깅코스의 긍정적 도입.2) 새로운 수법으로서 공간의 에워싸임과 분할 기법.3) 처음 시도한 환경조각과 조경의 조심스러운 조화.4) 시설 관리 및 설비에 대한 효과적인 방안 강구.5) "나비화원"主景 탄생과정에서 설계, 업주, 시공자들의 공통된 감각의 필요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
유수진 (劉秀辰 - 중국 북경시 원림국 부국장)장태현 (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김선희 (청주대학교 환경조경학과 3년, 유학생)(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