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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펫팸족을 위한 테마파크 놀이터 왈로
반려견과 견주가 함께 즐기는 반려견 놀이터
반려동물 인구가 천만이 넘어가면서, 애완동물은 이제 가족이나 다름없는 시대가 됐다. 애완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펫과 패밀리의 합성어)이 늘어났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 아쉬움을 호소하는 견주가 많았다. 이에 예건은 도심 속 공원의 자투리땅을 분리해 손쉽게 개를 위한 놀이터로 바꿀 수 있는 반려견 테마 놀이 시설 ‘왈로(Waalo)’를 개발했다.
왈로는 반려견과 주인이 함께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다. 반려견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마치 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처럼 보이게 연출했다. 단순한 놀이 시설의 개념을 넘어 원목을 사용하고 유쾌한 색채감을 연출해 주변 경관과 조화를 꾀했다. 운동량이 부족한 실내견과 소심한 성격의 반려견이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개의 습성을 체계적으로 분석 및 연구한 자료를 토대로 과학적인 설계를 실시했다. 개의 습성과 육체적 성장을 고려한 놀이 시설에서 반려견은 주인과 함께 훈련이 아닌 놀이를즐길 수 있다. 또한 휴게 시설물을 설치해 견주가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트와짓&저니브릿지는 일광욕을 할 수 있는 옥상층과 지붕을 타고 오르는 재미를 주는 계단으로 구성한 놀이 시설물이다. 둥둥 떠 있는 구름 속을 탐험하고, 구름 위를 지나는 반려견의 짧은 여정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강아지 벤치는 견주의 편의를 위해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동안 반려견의 목줄을 잠시 묶어둘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TEL. 031-943-6114 WEB. yek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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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토리얼] 2022년을 보내며
분주했던 2022년이 저물어간다. 올해 잡지 지면에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는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IFLA 2022)와 한국 조경 50주년이었다. IFLA 2022 조직위원회 사무국 역할을 맡아 일 년 내내 전쟁터 같았던 환경과조경 편집실을 정리하다 2022년 과월호들을 다시 펼쳤다.
본지가 주최한 ‘제4회 젊은 조경가’ 수상자 조용준 소장(CA조경기술사사무소) 특집으로 1월호를 꾸렸다. 평평한 땅, 생성적 경계, 보이지 않는 깊이, 반응하는 표면 등 그의 설계 사고와 중심 개념을 만날 수 있었다. 3월호에는 IFLA 2022의 주제 ‘리:퍼블릭 랜드스케이프’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특집 ‘미리 보는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를 기획했다. 7개월 뒤인 10월호 특집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에는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광주에서 열린 IFLA 2022의 성과를 기록했다.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는 기후변화와 도시 위기에 대응하는 조경가의 비전과 전략을 심층 논의하고 지혜를 모았으며, 이를 통해 한국 조경계 또한 혁신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근대 조경의 창립자 프레더릭 로 옴스테드의 탄생 200주년(4월 26일)을 맞아 4월호 특집 ‘옴스테드 200’을 구성했다. 참여 필자들의 헌신적인 수고로 옴스테드의 삶과 업적, 공원관, 저작과 작품, 기록물을 폭넓게 아우르는 지면을 꾸릴 수 있었다. 5월호에 특집으로 담은 ‘Z+T 스튜디오’의 작업들은 동시대 중국 조경설계의 진격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전통의 무게와 개발 시대의 속도전 모두를 넘어선 작품들에서 중국 조경의 현재를 가늠할 수 있었다는 피드백이 많았다.
6월호 특집 ‘공원, 고쳐 쓰기’는 도시공원의 리노베이션을 둘러싼 복원과 변경, 보존과 재생의 충동 등 여러 난제를 국내외 다양한 사례를 통해 짚었다. 창간 40년을 맞은 7월호(통권 411호) 특집으로는 한국 조경의 기반을 질문하는 기획, ‘조경, 그 이름을 묻다’를 올렸다. 한국 조경의 태동과 함께 랜드스케이프 아키텍처의 번역어로 선택된 조경이라는 이름이 조경(학)의 목적과 대상, 영역을 포괄하지 못하며 조경의 사회‧문화적 역할을 전달하지 못한다는 이슈를 일곱 가지 시선으로 다뤘다. 이어서 8월호 지면에는 조경계가 당면한 현안 중 하나인 자격 제도의 문제를 담았다. 2023년에 새 회장단을 꾸릴 한국조경협회가 8월호 특집 ‘조경설계 자격제의 문제와 대안’에서 제시된 과제를 적극 추진해줄 것이라 기대한다.
11월호 특집으로는 북서울꿈의숲에서 열린 ‘2022 서울정원박람회’의 주요 작품을 배치했으며, 지난 8월에 개장한 새 광화문광장도 두 편의 비평과 함께 비중 있게 다뤘다. 이번 12월호에는 한국 조경 50년의 성과와 『환경과조경』 40년의 발자취를 간략하게 기록한 ‘한국 조경 50, 환경과조경 40’을 마련하며, 매년 본지가 주최하는 ‘올해의 조경인’과 ‘젊은 조경가’ 선정 결과를 싣는다. 제25회 올해의 조경인으로는 IFLA 2022 조직위원장으로 활약한 조경진 교수(서울대 환경대학원 원장, 한국조경학회 회장), 제5회 젊은 조경가로는 정원에서 공원에 이르는 다양한 유형의 조경 설계와 시공에서 성과를 낸 최윤석 소장(그람디자인)이 선정됐다.
눈 밝은 독자들은 2022년에 『환경과조경』이 시도한 몇 가지 변화를 쉽게 알아챘을 것이다. 새로운 시도 중 하나는 본문 첫 순서로 근작과 조경가 인터뷰를 배치한 지면이다. 다른 지질, 다른 분량, 다른 구성으로 실험한 이 꼭지에 대해 공간의 형태와 문법뿐 아니라 조경가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2월호에 랩디에이치(Lab D+H)의 ‘타임워크 명동 공유 정원’으로 처음 선보인 이 지면에 지난달 11월호까지 에이치엘디자인(HLD)의 ‘LH 시그니처 가든’, 김아연의 ‘전주 야호 맘껏숲놀이터’, 오피스박김의 ‘현대자동차 영남권 연수원’, 바이런의 ‘파리공원 리노베이션’, 조경작업소 울의 ‘광나루 모두의 놀이터’, 얼라이브어스(ALIVEUS)의 ‘포스코 파크1538’, CA 조경기술사사무소의 ‘KT 디지코 가든’, 디자인 스튜디오 엘오씨아이(loci)의 ‘미래농원(mrnw)’을 담았다.
또 다른 새 기획은 본문 후반부에 배치한 ‘어떤 디자인 오피스’였다. 이 꼭지에는 매달 한 회사를 선정해 설계 작업과 설계사무소 경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조경하다 열음, 안마당더랩, 본시구도, 오픈니스 스튜디오, 엘피스케이프, 조경설계 디원, 얼라이브어스, 안팎, 조경그룹 이작, 씨에이티 조경설계사무소, 조경사무소 사람과나무가 참여했는데, 기사가 나간 뒤 인턴과 신입사원 지원자가 적지 않게 늘었다고 한다.
올해 1월호부터 시작한 박희성 교수(서울시립대 서울학연구소)의 연재 ‘모던스케이프’는 도시공원과 도시계획은 물론 동물원, 경마장, 관광, 전차, 식목일, 어린이 등이 근대 도시의 풍경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탐사하는 내용으로 많은 독자의 시선을 붙잡았다. 내년에도 모던스케이프 시즌2가 이어진다. 지면의 청량제 역할을 해온 조현진 일러스트레이터의 ‘풍경 감각’과 유청오 포토그래퍼의 ‘유청오의 이 한 컷’ 또한 내년에도 계속된다.
한국 조경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기록될 2022년을 이렇게 통과한다. 늘 함께해주신 독자 여러분, 편집위원과 필자, 번역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2023년에도 『환경과조경』은 조경 저널리즘의 최전선에서 소통하는 공론의 장이 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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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경계의 화이트 스완
‘화이트 스완(white swan)’은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반복적으로 일어나 충분히 예측이 가능한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을 일컫는 경제학 용어로, 뉴욕 대학교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교수가 『위기의 경제학(Crisis Economics)』(2011)에서 처음 사용하면서 알려졌다. 그는 모든 경제 위기는 시기와 상황에 따른 고유한 요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통화 정책의 완화, 금융 시스템에 대한 느슨한 감독, 과도한 차입에 의한 자산 가격 거품, 투자자들의 지나친 탐욕 등 공통적 요인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며 예방 역시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같이 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을 이르는 말인 ‘블랙 스완(black swan)’과 대비되는 이론이다. 블랙 스완은 월스트리트 투자 전문가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가 2007년 월스트리트의 허상을 파헤친 동명의 책을 출간하면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고, 전 세계의 경제가 예상하지 못한 사건으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의미로 쓰였다. 최근에 벌어진 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블랙 스완이라면, 카카오 먹통 사태와 레고랜드발 금융 위기, 세월호 참사에 이어 수많은 사전 징후에도 전혀 대비하지 않아 소중한 젊은이들의 생명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는 정부의 정상적인 사전 대응이 있었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화이트 스완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거래량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고, 강원도 레고랜드의 지급 보증 거부 사태가 낳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의 혼란으로 건설 경기가 얼어붙고 있는 상황에서 조경계의 긴장감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조경 분야의 블랙 스완의 예로 폭우, 가뭄, 혹한 등 기후위기에서 비롯된 예측 불가능한 식생 환경을 들 수 있다. 이상 기후로 식재 수목이 예전과 다르게 높은 하자율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의 불규칙한 기후변화는 통계 예측 수준을 넘어 언제 어디에서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대응이 불가능할 정도로 위협적이다.
반면 조금만 더 면밀히 살펴보고 준비하면 충분히 예측하고 대처할 수 있는 화이트 스완도 있다. 올해 탄생 반세기를 맞은 한국 조경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 발전과 함께 학문과 산업 모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고도 성장기에 급속한 개발로 인해 훼손된 국토의 상처를 치유하고 도시 환경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가꾸는 데 누구보다 조경인들이 앞장서 왔다. 하지만 여전히 조경은 위상에 걸맞은 사회적 인정을 못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조경 분야에 대한 정책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못한 것이 그중 하나다. 조경계가 잘 나가던 지난 세월 동안 우리는 ‘누군가가 해결해 주겠지’ 하며 우리의 권익을 찾는 데 침묵해왔다. 반면 건축 등 인접 분야는 정부의 지원과 업역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분주히 움직인 결과, 설계대가를 현실화하고 설계공모 제도를 정착시키는 등 그들만의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런 결과는 정부의 지원을 받는 대한건축사협회나 건축공간연구원과 같은 정부출연 연구 기관의 치밀하고 지속적인 연구와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조경 분야도 조경진흥법을 마련하고 체계적 연구를 지원할 수 있는 조경진흥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요원하다. 한국조경협회를 비롯한 여러 조경 단체는 여전히 정부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쌈짓돈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조경 분야의 정책 브레인이라 할 수 있는 환경조경발전재단 또한 조경진흥법에 지원 관련 조항이 명시되어있음에도 여전히 관련 기관에서 정책 자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법과 시행령 등 제도적 장치없이는 정부의 정책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조경계는 그동안 능동적 준비와 대응을 하지 못했다. 그 결과 늘 위기를 겪는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 조경계의 첫 번째 화이트 스완이다.
조경이 사회적 가치나 중요도에 비해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조경 분야를 지원하는 강력한 중앙부처가 없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장기적으로는 국토교통부의 일개 녹색도시과를 넘어 산림청과 환경부 그리고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는 조경 관련 사업을 모두 아우르고 하나로 통합하는 강력한 녹색 정부 부처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조경가로서 전문성을 확실히 인정받을 수 있도록 자격 제도도 보완해야 한다. 건축가처럼 창의적 디자인을 수행하는 조경가에게 조경기술사와 기사로 대표되는 엔지니어 라이센스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이나 다를 바 없다.
올해 한국조경학회와 한국조경설계업협의회는 그 필요성을 절감하고 가칭 ‘조경사’ 제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조경가를 위한 법정 단체를 구성하고 ‘조경사’ 제도를 도입해 정책적, 제도적 지원을 받게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도 올해 조경진흥법 제5조에 따른 ‘제2차 조경진흥기본계획’의 ‘조경설계 자격 및 면허제도’ 신설로서 ‘조경사 제도’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늦었지만 반가운 소식이다. 조경계도 앞으로 진행 상황에 더욱 깊은 관심을 가지고 힘을 실어야 할 것이다.
조경계의 두 번째 화이트 스완은 조경 분야의 성장을 이끌어야 할 인재들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현상이다. 전국 대학에 50개가 넘는 조경학과가 있고 매년 1,000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지만, 대다수 학생은 전공인 조경 분야로 진출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설계, 시공, 자재 할 것 없이 조경 업계 모두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조경계가 호황일 때 대부분의 학생이 조경설계가가 되고 멋진 조경시공기술자가 되는 게 꿈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MZ세대의 특성상 건축, 토목 등 타 분야도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지만, 기후위기라는 시대상을 생각하면 그 어떤 분야보다 역할이 크고 비전이 있는 조경 분야에서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후진 양성을 소홀히 해온 선배 조경인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 이제라도 미래의 전문 조경인이 될 조경학과 학생과 후배에게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비전과 희망을 주어야 한다. 인재 양성이야말로 건강한 조경 산업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일일 것이다.
올해는 한국 조경이 50주년을 맞이하고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IFLA 2022)’가 30년 만에 다시 한국 광주에서 성공리에 개최된 뜻깊은 해다. 코로나19 사태로 여전히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도, 세계 40개 나라에서 1,500여 명의 조경가가 참여해 어느 대회 못지않은 성황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한국 조경의 위상과 저력을 세계에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조경가는 코로나19와 기후위기로 야기되는 도시 환경과 생태계의 변화, 인류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선도적이고 실천적인 해법을 제시해왔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탄소중립적인 미래로 옮기는 데 크게 공헌하고 있다. 조경계가 과거의 성장을 이어가고 새로운 비전을 가지려면 학회와 관련 단체는 전략적 연구를 바탕으로 안정적 미래를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해야 하며, 업계도 인재가 우리의 업을 계승할 수 있도록 후학들을 양성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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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감각] 매일의 호흡법
새벽의 수영장. 레인 한쪽 끝에서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코앞에 바닥의 타일이 보일 정도로 깊이 내려간다. 손발을 뒤로 크게 휘저어 앞으로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레인의 절반쯤에 다다르면 숨이 찬다. 다시 수면 위로 올라갔다 오면 속력이 줄어들 테니 ‘조금만, 조금만 더’를 되뇌며 손발을 재촉한다. 드디어 반대편 끝에 손이 닿는다. 수영장 바닥을 치고 올라와 참았던 숨을 몰아 마신다.
레인을 잠영으로 헤엄치고 나면 실력이 좀 나아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초급반 때에는 키 판을 부여잡고 얼굴을 물 밖에 내놓고도 숨이 가빴는데…’하며 몇 번이고 자꾸만 잠영으로 수영장 바닥을 오간다. 수영을 마치고 돌아와 일과를 시작한다. 메일을 확인하고 원고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려고 하는데 눈꺼풀이 무거워져 좀처럼 집중하기가 어렵다. 참았던 숨을 하루 종일 나눠 쉬는 기분이다.
숨 가쁘지 않아요? 오랫동안 수영을 해온 분들이 숨을 쉬며 하라고 건네준 말이다. 사실 ‘이렇게 열심히 해야 느는 것 아닌가?’ 생각하고 가볍게 들은 것이 뒤늦게 생각난다. 이제는 적당한 호흡법을 생각한다. 때때로 속력을 줄여 숨을 넉넉하게 쉴 것. ‘조금만 더’는 즐겁지만 이후 밀려오는 피곤함은 무거우니까. 내일도 수영장에 다녀오고 원고를 쓰고 그림을 그려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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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변 보행네트워크
Pedestrian Network along Han River Waterfront
한강코드의 탄생
‘한강변 보행네트워크’는 거창한 이름처럼 한강변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어내는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한강의 수변 접근성이 자주 문제로 거론되지만, 이미 현실이 허락하는 선에서 도시와 기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여의나루에서 동작역까지의 네트워크를 재정비하려 했을까. 이 구간은 세 가지 특성에서 다른 한강변과 구별된다. 우선, 여의도 구간을 제외하곤 한강공원으로 이용되는 강변 둔치의 면적이 거의 없이 도시와 급격한 경계를 형성한다. 그렇기에 제방은 옹벽으로 처리한 경우가 많다. 옹벽과 그 하부에 위치한 광역상하수도관 상부면을 이용해 설치한 좁고 긴 광역 자전거도로가 이동 체계의 중심이다. 또한 올림픽대로의 교량화 구간인 노량대교가 전 구간의 40%가량(한강철교~반포천 합류부)의 하늘을 가리고 있다. 자전거에 치여 설 자리가 비좁은 보행자는 하늘도 한강도 바라보기 어려운 고립되고 어두운 환경을 걸어야 한다. 도시 지역과 한강변을 연결하는 나들목의 출연 빈도도 다른 한강공원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여러 오픈스페이스와 관계를 맺을 주요한 연결점에 위치하고 있어 네트워크에서 전략적 축을 이룬다.
유난히 추웠던 2019년 11월, 일정 중복으로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국회대로 상부 공원 설계공모’를 떠나보내고 며칠 뒤 ‘한강변 보행네트워크 설계공모’에 접수 등록을 했다. 랩디에이치 팀원 5명은 우리 스튜디오 나름의 문화인 ‘사이트 디자인 데이’를 진행했다. 대상지 답사 직후 남아 있는 현장감을 살려 인근 카페에서 가벼운 구상안 샤레트를 하는 참여적 설계공모 문화다. 여의나루역에서 동작역까지 긴 답사를 마치고 다시 흑석역으로 돌아와 원불교 1층 카페에서 몸을 녹이니 해가 저물고 있었다. 구상안은 거의 그리지 못했다. 길이가 길고 구간마다 특수성이 다양한 답사 내용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며칠이 지나 팀원들은 자신이 맡은 구간에 대한 구상에 살을 더하며 정리하기 시작했고, 계획안에서 공통의 자취가 읽히기 시작했다. 그 자취의 집합은 모든 팀원의 지향점과 이용자들을 이끌고자 하는 방향성이 동시에 읽히는 어떤 패턴이었다. 한강을 향해 숨통을 여는 방향의 선형이 있었고, 선형들의 집합은 저마다 다른 율동감을 보이며 보행로를 따르고 있었다. 현재의 보행로와 자전거도로에 선의 집합이 더해지며 만들어지는 의미가 생각보다 컸다. 우리는 이를 ‘한강코드’라 이름 지어 제출하고 당선됐다.
우리가 한강변을 따라 찍는 한강코드들은 수변 길의 속도와 경험의 방향을 유도하고, 새로운 쉼터의 영역으로 그 자취를 확장하게 만드는 조작을 가능하게 하며, 해당 구간의 정체성을 새겨주는 지문이다. 이를 통해 세 가지를 성취하고자 했다. 가장 큰 목표는 보행자의 안전 확보였다. 좁은 보행로에서 자전거는 생각보다 위협적인 존재다. 보행로와 자전거도로의 적절한 분리를 유도해 보행자의 안전을 제고하려 했다. 안전한 보행로가 없는 구간에는 공중에 뜬 보행데크나 보행소육교를 제안했다.
다음 목표는 풍성한 보행 경험의 제공이었다. 한강 지천과 만나고 여러 교량 시설물이 혼재한 구간에서 영화 ‘괴물’의 한 장면 같이 예상하지 못한 경관 경험을 선사하는, 머물 만한 지점들을 찾을 수 있었다. 반면 긴 구간임에도 불구하고 쉼터가 없어 오랫동안 단조로운 아스팔트 길을 걸어야 하는 구간도 있었다. 특색 있는 경관 포인트에 전망휴게쉼터를 제안하고, 매력적인 길을 따라 걷는 경험을 선사할 벚꽃둔덕길, 억새띠녹지길 등 주제가 있는 길을 고안했다.
마지막 목표는 한강의 환경적 가치를 고취할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 실현하지 못했지만, 이 목표는 보행로와 노량대교와의 관계에서 만들어지는 특수한 조건에 뿌리를 두고 있다. 구교와 신교 사이 1m 정도의 틈에 놓인 철재 덮개를 걷어내 선형 스카이라이트를 설치함으로써 하부의 미기후를 건강하게 바꾸고, 그 아래에 레인가든을 두어 한강으로 방류되던 우수의 표면 유출수 일부를 여과하고 땅에 침투시키고자 했다. 눈에 드러나는 시설물을 추가하는 것을 넘어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태도였다.
프로젝트를 구성하는 또 다른 축은 연결거점이라 이름붙인 보행 거점이자 쉼터다. 설계공모 지침에 9개의 연결거점 중 1~2개소를 제외하고는 다른 설계사무소와 협업해 만들어 통일성과 장소적 개성을 동시에 성취해야 한다고 지시되어 있었다. 연결거점이라는 생소한 개념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이 작업의 시작이자 첫 번째 난관이었다. 마스터플래너와 협의를 거쳐 도출한 개념은 ‘쉴 만한 영역을 땅에 각인하기’였다. 언젠가는 낡을 오브제 같은 시설물을 설치하는 일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상습적으로 침수되는 한강변 공공 공간이 가져야 할 일종의 덕목 같은 기본 태도를 규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7개 협력 팀은 지면의 형상에 집중한 땅의 설계와 이를 뒷받침하는 물성의 정의를 통해 다른 보행로와 구분되는 영역성을 만들었다. 흥미로운 점은 마치 짜놓은 것처럼 9개소의 주 재료와 마감이 달랐다는 점이다. 잔디 블록, PC 콘크리트 블록, 골재 노출콘크리트, 목재 루버링, 조형 PC 블록, 테라조 콘크리트, 벽돌, 자연석, FRP 패널 등 외부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물성의 재료가 다양하게 적용됐다. 우리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거나 인근 공공 프로젝트를 진행해 대상지에 대한 이해가 깊은 팀을 초대해 7개 협업 팀을 구성했다. 성공적인 협업으로 각자의 개성이 살아 있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다. 글 최영준
한강코드의 상세
5.6km의 선형 대상지는 조사·설계 과정에서도 중간에 한 번은 쉬어야 할 긴 연장이었다. 따라서 유사한 조건의 세부 구간으로 면밀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했다. 전체 구간은 한강공원 연접부(여의도공원 P1), 노량대교 하부 및 전후 구간(P3/P4/P5), 지천 합류부(샛강 P2, 반포천 P6)로 나눌 수 있다. 한강공원 내 성격, 인접 도심지의 특징, 노량대교 및 한강다리와의 관계 등에 따라 마스터플랜 단계에서 6개 구간으로 나누고, 내부적으로 한 번 더 구분해 12개 구간으로 작업했다.
P1 구간은 여의도 한강공원의 중앙부에서 동쪽 끝까지의 영역이다. 이미 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고 자전거도로와 멀찍이 분리되어 있지만, 많은 인파가 몰리는 주말에는 보행자뿐 아니라 퍼스널 모빌리티와 레저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로 보행로가 혼잡해지고 충돌 위험도 커진다. 폭원이 넉넉한 공원 내 보행로이기에 띠 녹지를 2/3 지점에 불연속적으로 놓아 빠른 길과 느린 길로 구분하고, 녹지 영역 안쪽에는 더 느린 걸음의 호젓한 산책로를 두었다. 길가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상태로 방치되어 있던 휴게 시설과 대피 시설을 활용한 휴게 시설을 제안함으로써 보행자 통행량의 분산과 머무르는 시민의 영역 분산을 꾀했다.
P2 구간은 63빌딩 앞 문화마당과 샛강의 합류부다. 여의도 한강공원의 주변부에 방치된 공간이 있어 공간적 여유가 있었다. 문화마당 앞길은 자전거도로와 분리된 보행자만을 위한 길이었는데, 너비가 8m로 매우 넓고 문화마당을 둘러싼 유려한 지형의 후면이 안정감을 형성해주는 데다 길 양편에 벚나무가 심겨 있었다. 이 길의 중앙에 벚나무를 심은 20개의 연속된 둔덕을 계획했다. 둔덕의 안쪽은 여의도를 상징하는 3열의 벚나무 아래에서 율동감 있는 지형을 느끼는 ‘벚꽃둔덕길’이 된다.
P3 구간은 노들섬과 한강철교가 중앙에 있어 보행 환경이 가장 좁고 열악한 곳이다. 보행로 폭원을 확대하고 넉넉한 휴게 공간을 한강철교 양편에 하나씩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올림픽대로를 받친 제방의 사면 하단에 개비온 옹벽을 쌓아 제방을 육지로 밀어 넣음으로써 여유 공간을 조금이라도 확보해 보행자와 자전거도로를 분리하고 경관을 개선하는 여러 아이디어를 제안했는데, 결과적으로 쉼터 2개소만 실현됐다. 바지선을 한강에 띄워 어렵게 제방에 기초를 설치한 전망휴게쉼터 2개소를 만들었다. 자전거 거치대와 바 테이블 역할을 하는 안전 난간의 다기능 디자인에 초점을 두었고,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모두 강의 시원한 경관과 질감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환경과조경416호(2022년 12월호)수록본 일부
글
최영준 Lab D+H 디렉터, 서울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조성희 조경Onn 실장
이정빈 HLD 팀장
권순엽 SOAP 소장
이남진 VIRON 소장
강한솔 ALIVEUS 소장
이치훈 SoA 소장
김지환 LADIO 소장
조경 설계 랩디에이치 조경설계사무소(Lab D+H seoul, 디자인팀: 최영준, 심보원, 최병길, 조애려, 조재연, 조상은, 강재우, 서규원)
협력 조경Onn(조경설계사무소 온), HLD(에이치엘디자인), SOAP(에스오에이피 건축사사무소), VIRON(조경기술사사무소 바이런), ALIVEUS(얼라이브어스), SoA(건축사사무소 에스오에이), LADIO(조경작업장 라디오)
구조 설계 BASE구조(베이스구조기술사사무소)
경관 조명 설계 및 전기 시공
경관 조명 설계: SAAD(라이팅스튜디오 사드)
경관 조명 및 전기 시공: 루미터치
시공 에이스종합건설
발주 서울특별시 도시공간개선단
위치 서울시 한강변(여의나루역~동작역)
길이 약 5.6km
설계 2019. 12. ~ 2020. 10.
공사 2020. 12. ~ 2021. 12.
완공 2021. 12.
사진 김지환, 김진환, 유청오, 최영준
랩디에이치(Lab D+H) 조경설계사무소는 설계를 통해 사회에 긍정적 영향력을 확산하고자 하는 조경 중심의 디자인 그룹이다. 한국, 미국, 중국 등의 문화를 기반으로 정원부터 마스터플랜까지 다채로운 성격과 규모의 프로젝트를 다룬다. 201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설립되어 현재 한국의 서울, 중국의 상하이에 오피스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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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롯데캐슬 골드아너
Gaya Lotte Castle Gold Honor
가야 롯데캐슬 골드아너는 부산광역시 가야동 186 일대에서 진행된 재개발 사업으로 조성되었으며, 동의대역과 바로 인접한 단지다. 가야동은 엄광산(504m)과 수정산(315m), 팔금산(236m)의 산지 지형의 높낮이에 따라 도시화가 진행된 동네이며, 단지 내부에 약 10m의 고저차가 있다.
단차가 있는 단지의 외부 조경 공간을 레벨별로 나눠 구성해야 했다. 테라스 경관을 중심으로 공간을 나누며, 테라스에서 경치를 즐기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먼 테라스 가든으로 조성하는 것이 설계의 목표였다. 공간 내부의 각 가든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갤러리로드와 외곽 순환 산책로에는 초봄부터 겨울까지 절기마다 계절감을 느낄 수 있는 일곱 색상의 식재를 배식해 다채로운 경관을 선사하고자 했다.
워터밸리플라자
중앙 공간인 워터밸리플라자는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부대시설 전면에 위치한 공간이다. 선형의 녹지에 위치한 대규모 석경관은 부대시설 내부 혹은 외부, 석가산 인근에 조성된 휴게 공간 등 다방면에서 초점 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깎아지른 절벽에서 흘러내리는 폭포를 연상시키는 세 개의 석가산의 높이를 서로 다르게 구성했으며, 바위틈 사이로 소나무를 식재해 생동감을 더했다. 서로 다른 레벨의 조경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이용자에게 색다른 경관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하고, 석가산 폭포 특유의 청량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가든갤러리 가든
아름드리 팽나무 하부에 조성한 산책로의 디딤돌을 따라 들어서면 그라스 초화와 작은 관목들 사이에 고즈넉한 분위기의 휴게 공간이 나타난다. 갤러리의 작품을 감상하듯 자연의 배경을 구경하며 삼삼오오 모여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공간을 분리했고, 정적인 휴식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구성했다.
*환경과조경416호(2022년 12월호)수록본 일부
글 노용연 우리엔디자인펌 설계팀장
사진 유청오
조경 기본설계 우리엔디자인펌
조경 특화설계 우리엔디자인펌
건축 설계 신도시건축사사무소
시공 롯데건설
조경 시공 다원녹화건설
놀이 시설 드림월드, 원앤티에스
휴게 시설 스페이스톡
위치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가야동 186
면적
대지면적: 32,201.90m2
녹지면적: 12,517.28m2
준공 2022. 9.
우리엔디자인펌의 ‘우리엔’은 우리(Uri)와 환경(Environment)의 약자로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환경을 지향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이다. 우리엔이 꿈꾸는 세상은 삶이 빚어내는 정겨운 이야기를 담은 따스한 소통의 장이다. 자연 속에서 호흡하며, 그 안에서 살아가는 소소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한다. 나아가 무절제한 훼손으로부터 되살아나는 자연, 그 네트워크 속에서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사는 지속가능한 환경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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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조경 설계공모
3기 신도시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는 주변에 굴포천 등 하천이 흐르고, 서울과 인천을 잇는 고속도로가 지나간다. 앞으로 이 지역은 새로운 생활 환경, 다양한 세대를 포용할 수 있도록 주거와 배움, 일과 놀이가 융합된 스마트 도시로 거듭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주변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자연 친화적 경관과 새로운 도시 이미지를 창출하는 대표 경관, 사람 중심의 활력적인 경관을 만들어내는 공원 녹지 계획이 필요했다.
지난 7월 LH는 3기 신도시 조경 설계공모의 첫 주자로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 공공주택지구 조경 설계공모’를 공고했다. 설계의 기본 방향은 5개의 공원형 생활가로 계양벼리와 워터프런트 등을 통해서 대표 도시 경관을 구현하며, 녹지에 대한 입주민의 체감도와 접근성을 높이는 이동 체계를 형성하고, 계양지구가 가진 지형적 맥락을 고려한 특화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대상지는 계양벼리, 근린공원, 연결녹지로 구성됐다. 계양지구를 가로지르는 계양벼리는 지구의 대표 공원 녹지 공간으로 다양한 활동이 일어나는 장소다. 1인 가구, 반려동물 양육 가구 등 다양한 입주민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프로그램이 요구됐다. 아울러 서부간선수로와 굴포천 등에 조성될 워터프런트와 보행 연결성을 갖춰야 했다.
지구 안팎의 공원 녹지를 연결하는 중요한 거점에 위치한 근린공원은 물리적 및 프로그램적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계획이 필요했다. 다섯 계양벼리와 근린공원 등 계양지구의 거점을 연결하는 연결녹지는 이동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쾌적한 보행을 경험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역할을 해야 한다.
심사의 주안점은 도시 전역의 보행 체계, 접근성 강화 방안, 단위 공원 녹지 계획과 특화 방안 등이었다. 심사 결과 그룹한 어소시에이트와 건화의 ‘계양벼리 24h’가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2등작은 CA조경기술사사무소와 동일기술공사의 ‘계양벼리; 다공의 땅’으로 선정됐다. 당선작은 다양한 이동 수단과 보행 주체의 특성을 고려한 이동 체계와 더불어 배움과 일 그리고 놀이가 융합된 자족 기능을 강조함으로써 MZ세대 등 다양한 세대를 포용할 수 있는 계획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수공간의 유지 및 관리, 스마트 기술의 관리 및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2등작은 오픈스페이스형 자족권 접근 체계, 다양한 식재가 돋보이는 도시숲을 중심으로 한 동선 체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유기적이고 자연스러운 형태의 녹지 체계는 우수하나, 공원 이용자의 특성을 고려한 공간 구성이 다소 미흡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당선팀에게는 설계권이 주어지며, LH는 선정된 작품을 바탕으로 마스터플랜을 마무리해나갈 예정이다. 또한 계양벼리 24h에서 제시한 설계 이미지는 상위계획 변경 및 설계 과정에서 수정될 수 있다
최우수작
계양벼리 24h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 건화
2등작
계양벼리; 다공의 땅Porous City
CA조경기술사사무소 + 동일기술공사
주최 LH
위치 인천광역시 계양구 귤현동, 동양동, 박촌동, 병방동, 상야동 일원
면적
사업 면적: 3,331,714m2
조경 면적: 821,033m2
방식 일반 설계공모
대상 근린공원 5개소(270,228m2), 어린이공원 3개소(9,111m2), 소공원 3개소(4,373m2), 문화공원 5개소(237,341m2), 도시농업공원 1개소(11,713m2), 수변공원 1개소(90,746m2), 반려동물공원 1개소(5,000m2), 완충녹지 2개소(30,299m2), 연결녹지 4개소(97,971m2), 경관녹지 5개소(22,515m2), 광장 2개소(2,832m2),공공공지 6개소(12,156m2), 보행자전용도로 28개소(26,748m2),가로수 1식, 관리사무소 10개소(1,300m2), 화장실 6개소(480m2)
공모 금액 23억3천1백만원(조경설계비 20억9천3백만원, 관리용역2억3천8백만원)
설계 기간 설계용역 착수일로부터 36개월(본 용역기준)
시상
최우수작(1점): 설계권 부여
2등작(1점): 3천3백만원
심사위원
윤영조(강원대학교 생태조경디자인학과 교수)
이성행(부산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권오만(경동대학교 건축디자인학과 교수)
류재석(한양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이정(순천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김성일(한국철도기술연구원 철도구조연구실장)
안수갑(부산광역시 산림녹지과 산림행정팀장)
홍석우(동의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조상권(서울주택도시공사 조경사업부 부장)
김항집(광주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박상욱(전남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윤중만(신안산대학교 스마트토목디자인과 교수)
염성진(한경대학교 식물자원조경학과 교수)
임윤택(한밭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임의제(경상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진행 금민수 디자인 팽선민
자료제공 LH 도시경관단, 수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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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 테크노벨리 공공주택지구 조경 설계공모] 계양벼리 24h
3기 신도시의 공원은 1, 2기 신도시의 대형 중앙 공원에서 탈피하여 휴먼 스케일의 선형 공원을 도입해 입주민의 일상 깊숙한 곳까지 자리 잡는 것을 지향한다.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는 3기 신도시의 첫 주자로서 공원 내부 공간의 변화를 꾀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생활환경과 세대, 신기술의 등장 등 수많은 변화의 중심에 있다.
우리는 설계 전략을 통해 입주민의 24시간을 공유하는 일상적인 공원, ‘계양벼리 24h’를 조성하고자 한다. 지역 경관을 담은 디자인 모티프, 도시와 상호 작용하는 일상의 공원,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공유 스마트 큐브의 운영, 지속가능한 생태 기반 조성 등을 통해 계양벼리 24h는 3기 신도시의 능동적 라이프스타일과 다양한 세대의 요구에 발맞춰 가는 공원으로 성장할 것이다.
설계 전략
원경관으로서 넓게 펼쳐진 계양들녘이 가진 특유의 선이 만들어내는 그리드 패턴은 새로운 공원 내 녹지와 물길, 동선 골격의 디자인 모티프가 됐다. 이로써 본래 땅의 기억 위에 신도시의 새로운 문화를 생산해 나갈 것이다.
계양벼리 24h는 입주민의 24시간을 공유하는 전체 녹지 체계의 브랜드로서 일상의 공원을 의미한다. 창작소, 놀이터, 아지트 등 일상과 가까운 대상지의 정체성을 투영한 5개의 계양벼리는 도시적 맥락과 입주민 요구를 반영한 개별적 정체성을 통해 주변의 토지 이용과 상호 작용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공유 스마트 큐브는 사물인터넷IoT 기반 통합 솔루션을 접목해 도시에서 필요로 하는 기능을 탄력적으로 지원하는 스마트 공유 시설이다. 입주민들이 능동적으로 공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카페, 회의, 놀이 등의 기능을 갖춘 플랫폼의 역할을 한다.
계양산, 굴포천 등 풍부한 산지와 수환경을 갖춘 계양지구의 특성을 반영해 지속가능한 생태 기반도 마련했다.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건강한 생태 기반 확보를 위한 숲, 물길, 대체 서식지를 조성해 계양산과 굴포천을 연결하는 생태 코리더를 만들고자 한다.
나래벼리공원과 늘솜벼리공원
나래벼리공원은 배움, 일, 놀이가 융합된 자족 기능 활성화의 축으로 MZ세대를 주축으로 하는 자족 시설 근로자들의 지속가능한 워라밸을 추구하는 ‘모두의 스튜디오’다. 공원의 중앙에 위치한 나래문화마당은 카페, 화장실 등의 생활 편의 시설과 문화 공간들을 계획하여 공동화를 방지하는 주민 체감형 광장이다. 늘솜벼리공원은 동양근린공원과 굴포천의 열린 경관을 연결하는 수변 문화축으로서 특별계획구역3(창의혁신지구)과 연계해 새로운 세대의 창작 기능을 지원하는 ‘모두의 창작소’다.
가온벼리공원
계양산과 굴포천을 연결하면서 도시 중심을 관통하는 근린주구 활성화 축으로 주변의 다양한 토지 이용과 상호작용을 통해 도시민이 각자의 방식으로 공원을 즐기는 ‘모두의 아지트’다. 특히 계양의 풍부한 수환경을 반영한 다양한 수공간들은 공원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도담벼리공원
상업, 공동주택, 학교 등 다양한 도시 기능이 혼재하는 중심기능 활성화 축이자 선형 놀이공원이다. 다양한 연령대의 입주민으로 구성된 지역 커뮤니티 및 학교와 공유하는 ‘모두의 놀이터’다. 특히 400m 길이의 스마트 놀이길은 놀이 공간들을 연결하여 공원 전체를 하나의 놀이터로 통합한다.
가온누리공원
계양벼리의 녹지축과 굴포천의 수변 축이 만나는 결절부로서 입주민의 여가 활동부터 대규모 이벤트까지 수용하며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거점 공원이다. 계양산을 모티프로 한 ‘벼리의 창’은 계양산과 굴포천의 경관축을 연결하는 랜드마크 조형물이다. 벼리의 창이 드러내는 유연한 곡선의 디자인은 주변 경관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동시에 공원으로 이용자들의 발걸음을 유도한다.
새늘벼리공원
일터와 삶터가 신기술을 통해 만나는 상생 융합 축으로서 실증 단지로 계획된 인접 자족 용지와 연계해 스마트 기술 요소 및 프로그램을 도입한 ‘모두의 쇼룸’이다. 입주민들은 일상 속 휴식과 함께 선진 기술을 앞서 체험하는 기회를 얻는다.
들찬누리공원
공원 내 서식하는 법정 보호종인 금개구리와 맹꽁이가 서식하는 기존 논 습지 구조를 유지한 대체 서식지로 기후변화 시대의 비전을 담아 낸 환경 대응형 공원이다. 개체의 생활사를 고려한 서식처 조성, 안정적인 수원 및 수질 확보를 통해 기존 생태계와 안정적인 균형을 도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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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경 50, 환경과조경 40
2022년, 한국 조경 태동 50주년과 『환경과조경』 창간 40주년을 보내며 본지는 한국 조경의 발자취를 이미지로 되돌아보고자 합니다. 지난 3월부터 환경과조경 공식 인스타그램(@lak_korea)과 페이스북(@환경과조경 LAK)에서 매달 5개년씩 한국 조경사에서 의미 있었던 사건을 소개했습니다. 2022년의 끝자락, 1972년부터 2022년까지 51개의 이미지로 한국 조경의 역사를 소개합니다. 51개 이미지에는 당시의 시대상과 조경 경향이 담겨 있습니다. 지난 한국 조경의 50년을 되짚어보고 앞으로 다가올 50년을 설계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진행 김모아, 금민수, 이수민 디자인 팽선민
환경과조경 40년의 기록
* 2022년 12월호에 수록된 ‘환경과조경 40년의 기록’ 중 일부 오기된 내용을 위 이미지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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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올해의 조경인
본지는 한 해 동안 조경 분야의 발전에 공헌한 이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98년부터 ‘올해의 조경인’을 발굴·선정해왔다. 올해의 조경인은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 후 이메일, 팩스 등을 통해 독자와 관련 단체, 기관, 업체로부터 후보 추천을 받고, 별도의 ‘올해의 조경인 선정위원회(조경 관련 단체장+역대 올해의 조경인 수상자+본지 자문위원)’가 주요 공적을 토대로 수상자를 선정한다. 학술·산업·정책·특별상 등 4개 부문에서 부문별 1인을 뽑아 총 4인의 올해의 조경인을 선정해왔으며, 2018년부터는 공적을 더욱 뜻깊게 기리고자 한 명의 올해의 조경인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했다.
지난 10월 12일부터 11월 7일까지 후보 추천을 받고, 11월 9일 ‘올해의 조경인 선정위원회’를 개최해 조경진 교수(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 조직위원장, 한국조경학회 회장)를 최종 수상자로 선정했다. 선정위원회에는 김선미 부사장(건화엔지니어링, 16회 정책상), 노영일 대표(예건, 6회 특별상), 박명권 발행인(환경과조경, 그룹한 어소시에이트 대표, 10회 특별상), 주신하 회장(한국경관학회, 서울여자대학교 교수, 24회 수상자), 홍광표 회장(한국정원디자인학회, 동국대학교 교수, 17회 학술상)이 참여했다. 수상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간의 주요 공적과 수상 소감을 들어보았다. 진행 김모아, 금민수, 이수민 사진 유청오 디자인 팽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