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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초동 상지리츠빌
    · 위치 : 서울 서초구 서초동 1617-8번지 외· 조경면적 : 2,700㎡· 발주처 : 상지건영(주)(대표 유지호, 소장 윤석철)· 조경설계 : (주)그린에이드(대표 허윤정)· 조경시공 : 창성조경건설(주)(대표 조구상) 과거 고급빌라의 경우 자신만의 개성있는 공간에 살기는 편리한데 반해 높은 가격, 재산적 가치, 고가의 관리비 등의 문제로 특정계층을 중심으로 소규모의 시장이 형성되어 왔다. 이에 상지건영(주)는 많은 사람들이 고급빌라를 보다 저렴하게 소유하고 한차원 높은 주거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하는데 경영의 역점을 두고 ‘고급빌라의 보급화’를 전면에 내세워 상지리츠빌을 건설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제법 ‘명품빌라’라는 이미지를 굳히며 고급빌라를 이용자가 원하는 새로운 주거 트렌드로 정립해 가고 있다.고급빌라에 걸맞는 최고급 건축물과 내부 인테리어. 과연 그와 어우러지는 외부환경은 어떤 모습일까 상당히 궁금할 수 밖에 없는데, 최근 서초동에 위치한 상지리츠빌이 입주를 시작해 잠시 공간을 감상해 볼 수 있었다.서초동 상지리츠빌의 외부공간은 작지만 무한한 파워를 지닌 하나의 점과 같다. 여러개가 산만하게 흩어져 시선을 분산시키는 도트무늬가 아닌, 하나의 점. 바라보고 있으면 한없이 커다랗게 느껴지는 그런 점이다.서초동 상지리츠빌은 ‘ㄷ’자형 건물의 중앙에 위치한 공용정원인 중정, 개인정원, 옥상정원 등으로 나누어 조성되어 있는데, 깔끔하게 처리된 외부공간은 면적이 그리 넓은 편은 아니지만 그 안에서 최대한 많은 효과를 연출하고 있다. 정문 진입부에서 내부로 향하는 주동선은 넓지 않은 면적임에도 충분한 깊이감이 느껴지도록 시선을 끌고 있는 점이 독특한데, 건물 외장과 바닥 포장재의 밝은 대리석과 대비되는 강한 녹지축으로 시선을 모아준다. 주동선의 좌우측에는 건물외장 및 수경시설물과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이동식 화분이 놓여져 안내하듯 발걸음을 인도하고, 가로지르는 동선은 공간에 깊이감을 주기위해 단조로운 직선을 피하고 각을 주어 포장석재의 밝은 색채와 확실한 경계를 지을 수 있도록 푸른 양잔디로 처리하였다.특히 양잔디와 화단 경계부를 완화시키고 있는 회양목은 화단의 형태와 동일하게 가지런히 전정하여 녹지가 더욱 풍부해 보이면서도 마치 수목을 이용한 앉음벽과 같은 재미있는 공간으로 연출했다. 간간히 회양목의 주변부를 장식한 수호초와 자갈도 애교스러운 시선처리용 소재로 사용되었다.중정 축의 끝부분 중앙에는 편안한 분위기의 수경시설물이 자리해 적당히 경쾌한 정도의 물소리를 들려주고 있으며, 그 뒷쪽으로는 미색 조각상을 돋보이게 하려는 듯 쭉쭉 뻗은 장송이 배경으로 식재되어 있다. 장송의 주변부에는 여름철 화사한 꽃을 피우는 배롱나무가 식재되어 푸른 소나무와 수경과 어우러져 붉은 꽃을 움 틔우고 있다.중정의 화단은 대형목과 중관목, 관목, 지피, 자갈 등을 사용하여 층층이 식재를 함으로서 더욱 풍성하게 입체감이 느껴지도록 했으며, 단지의 외곽으로는 장송과 활엽수를 심어 외부로부터의 차폐와 1층 세대정원의 배경식재를 겸비할 수 있도록 했다. 깔끔한 처리와 공간에 깊이를 더하는 아이디어로 큰 기교없이 적은 면적을 백배 활용한 서초 상지리츠빌은 주거단지의 외부환경이 반드시 넓은 공간에, 화려한 디자인과 식재이어야만 ‘잘된’ 조경이라는 일반인들의 통념에 반기를 들고 있는 듯 하다.
  • Hidcote Manor 정원
    영국 Gloucestershire 지방에 자리 잡고 있는 Hidcote Manor 정원은 20세기 정원예술의 경계석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오늘날까지 정원사에서 중요한 역할과 함께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20세기 초반에 만들어진 매우 매력적인 정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정원이 위치하고 있는 Cotswolds 지역은 해발 180m 정도로 바람이 심하고 쌀쌀한 날씨로 정원이 자리 잡기에는 그리 이상적인 장소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정원이 자리 잡고 있는 Chipping Campden 마을이나 주변의 Broadway 등 조그만 마을들은 방풍림을 겸한 생울타리 수벽이나 수려한 자연환경으로 영국 내에서도 매혹적인 풍광으로 유명하며 그 중심에 정원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매혹적인 자연풍광 속에 새로운 문화풍경으로서의 정원에 Genius Loci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 정원 조성개념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테마별로 조성된 각각의 공간이 생울타리 수벽 등으로 둘러싸여 느슨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듯 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짜임새 있는 조화를 이루고 있는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200m에 이르는 Long Walk는 편안하게 느껴지는 주변의 자연환경과는 구별되는 절제되고 균형감 있는 공간을 보여주고 있다. 17세기의 건물인 Manor House는 특별히 지배적으로 돋보이지는 않지만 눈에 띠지 않게 정원구성의 중요한 시각적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정원관람을 시작해서 처음 접하게 되는 부분은 Old Garden이며, 이곳에서 원형의 수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으로 연결되어 계속해서 만나게 되는 붉은색의 화단이 이 정원에서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아름다운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잔디로 포장된 길 양쪽으로 조성된 붉은색의 화단은 계절별로 각종 붉은색의 꽃과 붉은 잎을 가진 소관목들을 만날 수 있는 아름답고 인상적인 공간으로 후에 설명하는 하얀색의 정원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붉은색의 정원 끝부분에 낮은 계단과 접하여 좌우로 두 개의 파빌리온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부터 Hidcote Manor의 특징적인 장소 중의 하나인 사각형으로 다듬어진 수벽 형태의 소규모 Allee로 구성된 Stilt Garden이 계속 연결되어져서 그 끝부분은 마치 보행로의 종점처럼 보여진다. 붉은색 정원과 Stilt Garden은 파빌리온을 중심으로 하나의 축을 형성하듯 이루어 있으며 좌우가 서로 다른 형태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붉은색 벽돌건물과 하얀색의 창문틀로 조화를 이루는 두 개의 파빌리온은 Hidcote Manor의 상징물로써 뿐 아니라 전체 정원에서 T자 형태의 축을 이루는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정교하고 세심한 배치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파빌리온을 통해서 또 다른 하나의 축으로 이루어진 200m 길이의 잔디로 포장된 Long Walk를 인상적으로 만나게 된다. 김 인 수 Kim, In Su 환경조형연구소 그륀바우 소장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설공사 일괄입찰 (T·K) 당선작
    - (주)대우건설 + (주)그리드환경디자인그룹 한국수자원공사에서는 안산시 시화호방조제에 국내 최초의 조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한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설공사 일괄입찰(T·K)’를 실시하였다. 지난 6월 2일에 작품접수를 받아 6월 중순 설계적격심사 등을 거쳐 심사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심사결과 ‘대우건설+그리드환경디자인그룹’이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설공사 입괄입찰’ 적격자로 최종 선정되었다. 이에 본지는 (주)그리드환경디자인그룹이 제출하여 최종 당선된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설공사’를 소개한다. 대상지 개요 · 위치 : 안산시 대부동 시화방조제 일원 · 사업내용 : 시화호조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토목, 건축, 전기, 기계, 전자통신, 환경, 경관, 관광, 조경분야 · 발전용량 : 적정시설용량 - 254MW · 부지면적 : 68,100㎡ 배경 및 목적 환경적 측면에서 시화호방조제 건설에 따른 시화호의 수질오염이 갈수록 심화되는 시점에서 수질오염을 개선하면서도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지역의 특성을 이용하여 CO2저감을 위한 대체에너지 개발을 위해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설공사를 추진하게 되었다.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설사업의 목표는 해수순환을 통한 시화호의 수질개선, 무공해이면서 친환경적인 대체 해양에너지개발, 국가 부존자원 개발이다. 사업의 기대효과로는 세계최대의 조력발전소건설, 수질개선에 따른 시화호 환경개선,관광수요 증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 등이 있다. 사업부지에 대한 기본적 사고 시화호 조력발전소 부지를 다음 세대에 물려줄 푸른바다의 약속으로 해석하고, 무공해의 섬, 흔적의 섬, 새천년의 섬, 즐거운 섬, 야생의 섬이라는 5가지 주제를 부여하여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상생의 터를 만드는 것을 주요한 방향으로 설정하였다. 설계의 전제 부지의 조성성격을 관광·휴게부지로 해석하고 특화전략을 수립하였으며, 도시와 일상에서 탈출하여 볼거리와 쉴 수 있는 장소를 갖춘 관광지로서, 관광이용객 추정에 의해 합리적인 도입시설의 선정 또는 관광휴게부지와 건축공간의 규모결정을 하였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지리산 자생식물 환경공원 설계 현상공모
    e-매거진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이란 쉬라즈
    -시와 장미로 대표되는 페르시아(Persia)문화의 심장- 수도 테헤란(Teheran)에서 남쪽으로 935km 떨어진 인구 120만의 쉬라즈(Shiraz)는 이란(Iran) 남서부 파르스(Fars)주의 주도(州都)이다. 파르스주는 한때 세계를 향해 강력한 힘을 과시했던 고대 페르시아(Persia)제국이 탄생한 곳이다. ‘페르시아(Persia)’라는 이름은 이 ‘파르스(Fars)’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파르스지역이 최초의 통일왕조인 아케메네스(Achaemenes)왕조의 발상지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고대 제국의 명칭이 된 것이다. 키루스대왕(Cyrus the Great, 재위 BC 559-529)에 의해 첫 수도로 정해졌던 파사르가드(Pasargadae),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다리우스대왕(Darius the Great, 재위 BC 522-486)의 영화를 한껏 드러내고 있는 페르세폴리스(Persepolis), 영원히 지속될 제국의 번영을 꿈꿨던 역대 제왕들이 묻힌 바위산 암벽묘(岩壁墓)가 있는 낙쉐루스탐(Naqsh-e Rustam)과 같은 페르시아제국의 고대 유적지들을 구경하려면 반드시 쉬라즈를 거쳐야 한다. 쉬라즈는 이러한 유적지들의 관문이자 거점의 역할을 하는 도시이다. 이 도시 외곽의 길목에는 ‘코란 게이트(Koran Gate, Darvaazeh Quran)’라 불리는 조형문을 설치하고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하여 관광도시로서의 상징성을 높이고 있다. 페르세폴리스의 석판(石板)에 새겨진 ‘SHIRA-ITS-TSI-ISH’가 당시 쉬라즈의 지명으로 알려지는 등, 이 도시의 역사는 대단히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제국의 수도였던 페르세폴리스의 변방에 지나지 않았던 이 도시가 파르스지역의 중심도시로 성장한 것은 3세기 무렵인데, 이후 역사의 부침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중심도시로서의 위상을 이어오고 있다. 흔히 쉬라즈를 “시와 장미의 도시”로 지칭한다. 이는 이 도시가 13-14세기에 사디(Saadi, 1190-1290)나 하페즈(Hafez, 1320-1389)와 같은 유명한 시인들을 배출했기 때문이다. 그들로 인해 쉬라즈는 문학과 예술의 중심지가 되었다. 지금 그들은 없지만 그들이 안치된 묘소는 그들을 추념하는 사람들과 항상 함께 하고 있다. ‘사디의 묘(Aramgah-e Saadi)’와 ‘하페즈의 묘(Aramgah-e Hafez)’는 이 도시를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유적지에 해당하는데, 묘소라는 암울한 공간이라기 보다는 잠시 시의 세계에 빠지게 되는 일종의 정원이나 공원에 해당하는 공간이다. 100년을 살았다는 사디는 ‘과수원(Orchard)’이란 뜻의 ‘부스탄(Bustan)’과 ‘장미정원(Rose Garden)’을 뜻하는 ‘골레스탄(Golestan)’을 저작한 인물이다. 현재 도심의 북동쪽에 있는 사디의 묘는 이란의 근대화와 개방화에 주력했던 팔레비(Phalevi)왕조가 통치하던 1952년에 개축된 것이다. 시신이 안치된 석관(石棺)은 회랑(回廊)과 둥근 돔(Dome)의 지붕이 시각적으로 돋보이는 대리석 건물의 중앙에 있다. 석관과 주위 벽면에는 그의 시가 새겨져 있는데, 여기서는 문맹(文盲)이 따로 없다. 아라비아(Arabic) 서체로 휘갈겨 새겨진 그의 시구(詩句)를 이해할 수는 없었다. 다만 음각(陰刻)으로 새겨져 입체감이 돋보이는 시구는 건물 내부를 장식하는 화려한 문양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물 주변은 울창한 숲과 장미를 비롯한 화려한 꽃들의 화단으로 꾸며져 있고, 건물 지하층은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휴게실로 사용되고 있다. 지하 휴게실에 조성된 우물 형상의 연못에는 고기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이처럼 지하층에다 연못을 설계한 사례는 좀처럼 보기가 어려운데, 연못은 지하수로인 카나트(Qanat)로 연결된다. 카나트는 강수량이 매우 부족한 지역에서 물을 공급하는 시설로, 땅 속으로 깊게 판 우물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지하수로이다. 우물의 깊이는 수십 미터에 이른다. 깊게 판 우물에는 땅 속의 주변 습기가 모이게 되고, 이러한 습기가 모여 물이 고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로 믿기에 어려운 이야기가 이곳의 신비함을 더하고 있다. 연못 속의 고기들은 사디의 시심(詩心)을 좇아 이름모를 먼 곳에서 카나트를 따라 이곳에 모인 것이라 한다. 아름다운 운율의 서정시(抒情詩)인 가잘(Ghazal)의 대가인 하페즈는 세계 각국을 떠돌았던 사디와는 달리 일생을 쉬라즈에서 보냈다. 그는 이란의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국민적 시인으로 일컬어지는 인물이다. 독일의 문호 괴테(Goethe)는 위대한 시인의 영혼으로 채워진 그의 시를 “별빛이 반짝이는 우주와 같은 신비한 구성(Turning like the starry spheres)”으로 격찬했다. 현재 도심에 위치해 있는 하페즈의 묘는 사디의 묘와 같이 팔레비왕조가 통치하던 1953년에 개축된 것이다. 울창한 숲과 시원스런 연못으로 정원을 꾸미고, 그 중앙의 화려한 원형 정자에다 석관을 안치했다. 강 철 기 Kang, Cheol Gi 경상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공간구조의 변화와 성차
    공간과 문화적 규칙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의 차이가 생물학적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기보다 문화에 의해 형성되고 인식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견해이다. 사회성원으로서의 남성과 여성은 그들 문화에 의해 규정된 역할을 학습하고 그들 문화가 제시하는 가치관과 행위양식을 수용하고 따름으로 해서 문화화의 과정을 겪는다. 이러한 문화화의 과정을 통해 개인은 자신이 속해 있는 문화적 환경과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단위로서 자신이 인식하든 인식하지 않든 간에 문화적 환경의 통제를 받는다. 개인의 삶을 한정하는 문화적 환경 중에 문화적 집합체로서의 공간이 있다. 각 사회는 그들 사회의 운용원리에 따라 공간과 연관된 문화적 규칙을 갖는다. 공간구조에 있어서의 사회적 문화적 규범과 규칙은 어떤 상황에서 개인을 어떻게 배치하며, 주어진 공간 내에서 개인이 자신의 자리를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화적 기대를 제시해주며, 이러한 규칙과 규범 속에는 공간과 시간 그리고 개인의 행동에 대한 문화적 의미들이 내재되어 있다. 따라서 사회성원들은 공간이라는 공통의 문화적 부호를 통해 상호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서로의 행위를 예측하고 해석할 수 있다. 인간은 다른 사회성원들 그리고 주어진 공간적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자신의 위치를 설정하고 적응해나간다. 이러한 적응과정에서 사람들은 공간적 환경에 내재되어 있는 문화적 규칙을 학습하게 되며, 이 문화적 규칙에 따라 그들이 선택해야 하는 경험의 내용은 달라진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도구와 우리가 접하게 되는 대부분의 일들이 문화적으로 한정된 성에 의해 구분되어 연관되듯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공간 역시 남성과 여성에 따라 분리되어 있다. 각 사회는 그들의 사회구조에 따라 공간영역에 대해 서로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이러한 의미는 그들 사회의 성정체감에 관한 철학과 결부되어 그들의 세계를 남성의 공간과 여성의 공간으로 분리한다. 즉 가옥의 구조, 거리공간의 구조, 역할에 따른 공간영역의 분리 등을 통해 남성과 여성은 서로 다른 경험을 형성하며, 이러한 경험의 형성과정을 통해 개인은 그 사회가 기대하는 남성 그리고 여성으로 재생산된다. 남/녀의 공간 : 전통과 현대 경계로서의 울타리 공간구조에는 일정한 질서와 정체성이 있다. 질서는 공간 내에 누구를 어디에 배치시키느냐의 문제이며, 정체성은 그 공간에 속해 있는 개인은 누구인가에 대한 공간의미의 문제이다. 따라서 ‘적절한 공간’의 개념은 일정한 공간 내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역할과 행위를 한정한다. 이와 같이 공간에 대해 적절한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에 합치되는 행위를 사회성원들에게 요구함으로써 모든 공간은 문화가 요구하는 바에 따라 성적, 위계적, 그리고 의례적으로 구분된다. 전통적으로 남성과 여성에게 허용된 공간영역은 그들에게 용인된 활동영역의 범위로 한정되었다. 전통사회에서 집안일은 전적으로 여자들의 몫이었기에 집은 여성들의 공간으로 인식되었으며, 여성들은 농사를 돕거나, 빨래, 물긷기 등을 할 때만 집 밖인 마을 출입이 허용되었다. 그러나 노동을 하지 않던 소위 ‘행세하는 집’의 경우 ‘여자들은 나돌아 다녀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어서 여성의 영역은 집안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었다. 마을 주변의 산과 골짜기는 나물을 캐러 가는 아낙들에게 허용된 영역이었으나 ‘양가집 규수는 갈 수 없는 곳’이었다. 이들의 의식에 마을을 벗어난 다른 지방은 바깥세상으로 인식되며, 이 곳은 바깥일을 맡아하는 ‘바깥양반’의 영역이었다. 따라서 여성들은 가정을 중심으로 마을 내에서 할 수 있는 가사노동과 단순한 농업노동을 수행하며 마을의 경계를 벗어날 수 없었으며, 시장에 나가 농산물을 판매하거나 가정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일은 전적으로 남성의 역할이었다. 1940년대 초에 남편을 잃고 혼자서 자식을 키웠다는 한 할머니는 아들의 공부 뒷바라지를 위해 밭에서 경작한 소채류를 팔러 시장에 나가려하자 집안어른들이 “우리 집안 여자를 시장에 내 보낼 수 없다”고 하며 “집안 부끄러운 일”이라며 강력하게 저지해서 몰래 숨어서 도망가듯이 시장에 다녔다고 했다. 이에 비해 남성들은 어릴 적부터 집 밖의 놀이공간과 배움터, 일터 등에 나가도록 허용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외부세계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가 권장되었다. 이처럼 남자애들과 여자애들은 서로 다른 공간적 세계에 속해 있었으며, 남자애들의 공간적 범주가 가정을 중심으로 사회로까지 확대된 것에 비해 여자애들의 공간적 범주는 가정영역을 벗어나지 못했다. 어린애의 성장발달에 있어서 다른 어떤 변수보다 물리적 환경이 더 큰 영향을 미치며, 다양한 사회에서 나타나는 인지능력이나 행위유형에서의 차이는 주어진 물리적 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할 때 가정의 경계를 떠나지 못했던 여자아이들과 사회적 영역에의 접근이 격려, 조장되었던 남자아이들의 사회 적응력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집의 울타리를 경계로 하는 남성과 여성의 엄격한 공간구분관행은 농촌의 경우, 경제구조의 개편으로 인해 새로운 경제개념이 도입되고 작업유형이 변화함에 따라 파괴되기 시작했다. 1980년대 이후, 여성들에게 적용되었던 마을의 경계가 무너지고 경제적 수준이 높아지면서 농촌의 젊은 여성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더 높은 교육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농촌을 떠나고 있으며, 이제 남성과 여성에게 적용되는 외부세계와의 접촉을 통제하기 위한 공간구분은 거의 없어졌다. 박 부 진 Park, Boo Jin · 명지대 아동학과 교수, 문화인류학 강의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천안 동일하이빌
    · 위치 : 충남 천안시 불당택지개발지구 2,3BL· 대지면적 : 65,852㎡· 조경면적 : 23,128.5㎡(35.12%)· 발주처 : 동일하이빌(주)(대표 고동현, 현장소장 이종원, 조경담당 임준희)· 조경설계 : (주)한림조경기술사사무소(대표 김경윤)· 조경시공 : 삼성에버랜드(주)(대표 박노빈), 천흥조경건설(주)(대표 홍덕표)· 외부환경디자인 : 솜씨환경디자인연구소(대표 이문호) 푸른 물이 있는 쉼터천안 동일하이빌의 중앙에 위치한 공용정원은 고층아파트 사이에서도 넓고 시원한 하늘과 물을 즐길 수 있는 적극적인 휴게공간이며 중심광장이다. 서측과 동측으로 나누어 조금씩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는 친수공간이 조성되어 있고, 단지의 가장 중심이 되는 중앙부는 조명열주와 포장문양, 장송 등으로 상징공간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중앙부 주변의 수조를 따라서는 막구조 퍼골라를 설치하여 단지내 이벤트 장소로서의 역할도 겸비하고 있다.과감하게 비워진 긴 구간의 공간은 다양한 경관을 연출하는데, 벽천이 있는 친수공간은 시원한 물소리를 감상할 수 있으면서 동적인 분위기를, 중앙부의 장송과 어우러진 분수는 역동적이면서도 단지의 랜드마크로 인식되는 상징적인 분위기를, 구불구불한 계류와 함께 이국적인 분위기를 내는 분수대, 그와 어우러진 미술장식품은 나름대로 정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중앙광장 내 포장은 점토벽돌과 목재 데크 등을 이용해 부드럽고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부각시켰고, 광장의 한 켠에는 대왕참나무 터널길과 나무 휴게공간을 조성하였다.자연형 계류단지의 가장 안쪽에는 운동공간과 함께 조용하게 즐길 수 있는 자연형 계류가 조성되었다. 이 공간은 단지내 비오톱공간으로서 보행동선에서 데크로 연결하여 습지생태계를 관찰할 수도 있도록 했다. 보행동선에 인접한 부분은 관목 및 초화류를 식재하여 경관성을 높였으며, 계류와 동 사이에는 소나무를 군식하여 솔향기를 느끼며 숲 속의 경관같은 위요감이 형성될 수 있도록 했다. 계류주변은 석창포, 수련, 붓꽃 등을 식재하고 계류내에는 부들 등을 식재했다.계류경계부는 자연석과 수변식물의 조화로운 식재로 운치있는 공간을 연출하였는데, 중앙광장과는 다른 조용하고 정적인 분위기로 마치 안개 낀 숲 속의 냇가에 앉은 듯한 느낌을 준다. 소규모 테마 공간들- 어린이놀이터단지내 어린이놀이터는 도로에 면하는 부분에 위치시켜 안전을 위한 시각적인 개방감을 주면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공간적 위요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되도록 화목류 및 유실수를 식재하여 교육적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했으며, 어린이의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와 기능을 고려한 시설물을 배치했다. 놀이터 경계부는 덩굴장미를 이용한 목재트렐리스를 설치 안전성 및 경관성을 높였다.- 언덕휴게소가을의 대표적인 단풍경관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단풍 종을 이용하여 아름다운 단풍경관을 연출 할 수 있도록 했다. 피로티와 연계된 공간으로 대형 단풍나무와 어우러진 언덕의 형태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다.- 퍼팅그린한적하고 위요된 공간에 퍼팅그린과 벙커를 조성하여 다양한 퍼팅연습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퍼팅그린 주변은 반송과 화관목, 초화류 등을 식재하여 운동의 안전성을 추구했으며, 퍼골라를 설치해 운동 후의 휴게는 물론, 관람의 기능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전정공간천안 동일하이빌은 1층 세대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전정에 다른 아파트에서는 볼 수 없을 정도의 충분한 면적을 완충식재로 처리했다. 전정에는 산수유, 수수꽃다리, 박태기, 화관목 등을 식재하여 차폐기능을 가지면서도 정갈한 느낌을 주도록 했으며 사계절 푸르름을 연출할 수 있도록 했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오송생명과학단지 국책기관 신축공사 설계경기
    e-매거진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Westonbirt 가든 페스티벌
    영국은 세계적으로 정원이 많은 나라로 유명하다. 영국인들 누구나 정원이 딸린 집에서 Gardening을 취미로 살고 싶어한다. 영국의 어느 공공정원을 가봐도 한 손에는 메모지와 한 손에는 필기도구를 가지고 식물 하나 하나를 열심히 살피며 메모를 하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이토록 영국이 정원의 나라라는 명성을 얻는 데에는 Flower Show, Garden Show의 역할이 많은 영향을 미쳐왔고 중요한 부분이었다. 1년 중 영국 전역에서는 크고 작은 정원관련 행사가 120여 회가 넘게 개최된다. 형태는 다양하다. 영국왕립식물원이 개최하는 세계적인 플라워 쇼인 Chelsea, Hampton Court와 같이 여러 정원과 화훼 그리고 정원관련 물품을 전시 판매하는 형태부터 정원관련 산업에 관한 박람회 그리고 Westonbirt와 같이 정원만 전시되는 형태가 있다. Westonbirt International Festival of Gardens은 영국 남서부 브리스톨 북쪽에 위치한 Westonbirt 식물원에서 개최되는 정원 전시회이다. 이 행사는 영국에서 첫 번째로 열린 오직 하나뿐인 최신 현대 정원 디자인 축제이다. 이 행사의 안은 TJM Associates 2명의 중역에 의해서 계획되었고 Forestry Commission (산림청)의 공동작업으로 2002년에 탄생하였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Westonbirt International Festival of Gardens는 다른 전시회처럼 많은 수의 관련업체가 참여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건축, 조경, 미술, 조각 그리고 사진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200개가 넘는 작품이 접수 되어 13개의 정원이 선정 되어 전시된다. 이것은 프랑스의 Chaumont-sur-Loire의 정원전시회와 캐나다 퀘벡주의 International Garden Festival of Metis와 같은 정원전시회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형태의 영국식 정원전시로 다시 만들어졌다. 선정된 13개의 정원은 현대적이며 새로운 스타일의 정원을 소개하고 있다. 1, 2회 전시를 보면 약 3개월에 달하는 전시기간 동안에 10만 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갔고 약 2백만 파운드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비록 3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해가 거듭 될수록 성장하고 있으며 인지도가 높아지고 홍보가 되면서 올해는 더욱 많은 내방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 광활한 Westonbirt식물원을 배경으로 한편에 조용히 마련된 행사장에는 독창력, 표현력, 재료의 사용, 자연에 대한 이해와 영감 등에 의해서 13개의 정원이 선출되어 전시되고 있다. Westonbirt International Festival of Gardens은 단순 정원 전시 차원이 아닌 현대정원에 대한 새로운 시도와 도전, 다양한 분야의 참여와 정원이 예술의 한 장르로 승화하는 차원에서 가치 있는 큰 행사이다. 이 행사의 특색은 전통재료와 공간의 사용, 현대적 디자인 그리고 폐기물의 재활용이 두드려져 보이며 3개월이라는 전시기간을 통하여 정원이 사간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도 하나의 큰 특색이다. 이 정원전시회는 전적으로 정원디자인의 독창적인 방법을 경험할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윤 상 준 Yoon Sang Jun Sheffield 대학 박사과정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 가로림만(加露林灣)
    Caroline Bay “Prince Jerome Gulf를 목표로 하여 항해한 지 이틀 만에 도착한 곳은 Prince Imperial Archipelago의 남단에 돌출해 있는 해안선으로, Joachin Bay, Caroline Bay, Deception Bay가 서로 인접해 있는 곳이었다. 프랑스 정찰자들의 정보에 의하면 이 일대에 4,000명의 주민이 있는 촌락이 있다고 했다. 가능한 곳까지 만을 거슬러 올라가 보았으나 해안에는 촌락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19세기 후반의 어느 항해기록의 첫머리 일부다. 미지의 땅을 항해하다가 이들이 최초로 상륙한 곳은 Caroline Bay의 어느 한 어촌마을이었다. 어느 나라의 어느 해안인지 이 글만으로는 알 수 없다. 이 여행기에는 항해를 하면서 작성한 지도가 첨부되어 있다. 이 지도를 우리나라 서해안 일대의 지도와 맞추어 놓고 보면, Prince Jerome Gulf는 아산만이며, Prince Imperial Archipelago를 비롯하여 Caroline Bay, Deception Bay 등 영문으로 표기된 곳은 각각 덕적군도, 가로림만, 대호지만으로 불리는 태안반도 북쪽해안 일대임이 드러난다. 이들이 처음 상륙했다는 마을이 있는 Caroline Bay는 태안반도 북쪽해안의 가로림만을 말한다. 오페르트와 남연군묘 굴총 위의 글은 대원군 집권시절 우리나라 서해안을 항해한 유태계 독일 상인 오페르트의 여행기다. 우리에게는 남연군묘 도굴하려 왔다가 실패하고 돌아간 “나쁜 사람”으로 각인되어 있다. 그는 세 차례 서해안에 왔다. 그의 세 번째 항해는, 그 자신의 말에 의하면 “왕실의 보물을 감추어 둔 보물창고를 털려던 것”이었으니, 결국 남연군묘를 도굴하려던 것이 주 목적이었던 것은 틀림없다. 왜 그랬을까? 그 이전에 두 차례 서해안에 온 것은 무엇을 하려던 것이었을까? 오페르트의 말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서지적으로 또는 역사학이나 사회학적으로 따지고 보아야 할 일이지만, 이 글을 통하여 내가 다룰 바는 그 어떤 것도 아니다. 다만 오페르트는 순수한 민간차원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온 최초의 유럽인이자 서해안의 한적한 어촌과 해안을 두루 항해한 최초의 사람이었던 점을 주시하게 된다. 오페르트의 여행기를 잘 들여다보면, 근대 이전의 서울이나 도시가 아닌, 서해안 일대의 어촌의 경관과 사람들 그리고 풍습 같은 것을 생생히 전해 받을 수 있다. 굳이 전통조경이야기에서 오페르트를 들고 나온 것은 바로 그 점을 위해서이다. 오페르트의 여행기는 독일어와 영어 판으로 발간되었던 모양이다. 내가 가지고 있던 것은 독일어판인데, 영어 판을 원본으로 한 번역본이 시중에 나와 있다. 오페르트의 세 번째 항해는 애초에 남연군묘를 굴총하려는 목적에서 이루어졌고, 오페르트 일행은 아산만의 행담도에 정박한다. 행담도란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서해대교 중간 즈음에 맞게 되는 휴게소가 있는 곳이다. 오페르트 일행은 행담도에서 작은 배를 타고 지금의 삽교호가 있는 쪽으로 삽교천을 따라 들어와 구만이라는 곳에서 배를 내린다. 거기서 육로를 통하여 남연군묘로 향한다. 남연군묘에 도착한 오페르트는 “참으로 아름다운 경관”에 감탄을 한다. 개인적으로 그의 세 번째 여행기록에서는 별 흥미로운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 이야기에서는 첫째 항해와 두 번째 항해의 기록을 중심으로 다루어 볼까한다. (중략) Verfremdungseffekt, 또는 우리 경관 “낯설게 보기” 아직 오페르트의 여행기를 따라 답사여행을 시작하지 않던 즈음, 우연히 우석대의 김두규 교수와 오페르트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오페르트에 관한 한 역사학적으로나 사회학적으로는 굴총사건이 어떨지 모르지만 경관을 다루는 입장에서 그의 여행기는 우리에게 익숙해 있는 우리의 경관을 다른 시각으로 만나게 해주는 역할을 하지 않는가 싶다는 식으로 나의 견해를 피력했던 것 같다. 그 자리에서 나는 김교수로부터 중요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Brecht란 독일의 한 현대작가가 주창한 Verfremdungseffekt라는 중요한 개념이 있다고 했다. Verfremdung이란 대략 “낯설어지기” 정도의 뜻이 될 것 같다. 낯설어지기, 이미 우리 주변에 있어왔기에 너무 익숙하여 인지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새삼 낯설어질 필요성을 이야기한 것이다. 나는 문학이든 문학이론이든 전혀 문외한이지만 평소 경관을 대하면서 항상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바로 낯설어지기라는 현대문학이론과 맞닿아 있었구나 싶다. 매일 보아온 일상 주변의 경관, 또는 자주 가 보지는 않았지만 워낙 우리 눈에 익어있는 우리의 산천이기에 자칫 세심하게 들여다보지 않고 지나칠 경우가 많은 것이다. 정말 그런가 싶다. 그 며칠 후, 집사람한테 Brecht의 Verfremdungseffekt를 아는가 하고 물어보았는데 (딴은 어찌 그런 걸 알겠나 싶었지만) 숨 돌릴 틈도 주지 않고 “브레히트 희곡의 소외효과!”라는 것이란다. 물론 소외효과란 희곡 장르상에서는 그렇게 통용되지만 오히려 낯설어지기란 의미가 더 적합할 것 같다고 했다. 아주 가까이에 나름대로의 전문가를 두고 나는 머나먼 길을 돌아온 셈이다. 역사경관은 말할 것도 없다. 만약 우리가 역사경관을 가까이하고 이를 보다 근접된 연구를 하며 보다 실제에 다가가는 이해를 필요로 한다면 우리는 그들에 대해 아주 처음 만나는 듯 낯선 대상인 듯 다가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도굴범) 오페르트는 (참으로 묘하게도) 우리에게 우리의 경관을 새롭게 만나도록 자극을 주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오페르트를 역사학적으로는 어떻게 평가하여야 할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는 거의 문외한이나 다름없다. 그렇지만 그 사람이야 어떻게 평가되고 또 어떻게 대해야 할지 하는 점과 무관하게 그가 남겨 놓은 글을 통하여 우리는 구한말의 우리 옛 경관을 새롭게 접하는 기회를 삼을 수 있음이 틀림없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