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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 시선 ; 조경은 세상과 소통하고 있는가?
관계 _본질복잡한 것일수록 단순하게 바라보는 지혜와, 단순하게 보이는 것일수록 진지하게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단순 혹은 복잡이라는 상황은 대상의 본질 그 자체보다는 그것들을 둘러싸고 있는 관계에 의해 형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 관계를 먼저 살피는 것은 어떻게 보면 효과적인 접근방법이 되기도 한다.본질은 술수나 수사적 표현, 일시적 과장이나 곡해에 의해 훼손되지 않지만, 그것을 둘러싼 외적 상황은 단순한 본질을 오히려 복잡하게 보이게 한다거나 그 반대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를 너무 단순화 시키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표면적으로 드러난 관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솔함을 경계해야하는 동시에, 복잡한 관계망들을 살펴 헤치고 본질을 직시하는 명쾌함 역시 매일 매일의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태도일 것이다.
이번 통권 201호 특집의 일환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한국의 현대조경작품을 대표하는 10개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전문가들을 상대로 한 이번 조사결과는 수많은 작품 중에서 순위에 따라 10개의 작품을 선정하였다는 대단히 명쾌하고 단순한 사실로 보이지만, 이 결과 속에는 중요한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우선 대표작이라는 포괄적 질문이 가지는 의미다. ‘대표하다’라는 타동사가 가지는 의미를 설문대상자들은 어떻게 이해하였을까.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구체적으로 어떤 카테고리를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포괄적으로 던진 이 질문은, 아마도 전문가들이 직관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그래서 쉽게 연상되고 기꺼이 동의할 수 있는 작품을 꼽아보고자 한 의도로 해석된다. 이렇게 모아진 10개의 작품들에 대한 평가는 순수하게 독자들의 몫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조경이라는 분야가 직면한 상황을 이해하게하는 중요한 단초를 제공하고 있음도 부정할 수 없다.
무엇보다 10개의 작품 중 대부분이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되어있는 공공시설로서의 작품 즉 ‘공원’이라는 점이다. 물론 대표작으로 선정된 대부분의 공원들이 규모면에서 크고 이미 유명세를 치른 탓에 당연한 결과로 보일 수 있으나 그만큼 공원은 조경가들이 사회와 대화할 수 있는 소통의 도구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다음으로 엿보이는 사실은, 이들 10개의 공간 중 거의 절반은 어느 면에서 생태라는 키워드를 동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로 90년대 이후들의 작품들에서 이러한 경향이 보이는 것은 당시의 시대상황이 반영된 것임을 쉽게 직감할 수 있다.각 작품들이 만들어진 시기가 20년 넘게 차이가 나지만 이 시대의 공원은 여전히 조경가의 역량이 가장 솔직하게 나타남과 동시에 사회 상황이나 정책의 특징이 강하게 반영되는 사회적 공간이다. 공원이 한국 현대조경의 ‘대표작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선정되었다는 것은 곧 우리 조경이 얼마나 사회적 관계와 밀착해 있는가를 짐작케 한다.대표작들을 바라보는 이 두 가지 시선은 서로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분리된 문제가 아니라, 공원이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어떻게 디자인되고 기능하는지, 조경설계가 단순한 디자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와의 관계에 더욱 주목해야함을 의미한다. …후략…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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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공원 - 기념성과 실용성의 조화
기념성과 실용성의 조화
1989년 늦여름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파리공원을 처음 찾아갔던 때가. 이제 막 조경에 입문해서 3학년이던 때였다. 학교의 다른 친구들과 함께 초여름 더운 열기를 온몸으로 받으며 파리공원을 찾아갔었다. 아직은 공간에 대한 감이나, 설계 어휘나 뭐하나 익숙하지 않던 때였기 때문에 그곳을 찾은 우리 중 어느 누구도 별로 말이 없었다. 뭐 “음 좋네” 그 정도….그때는 어떤 느낌을 가졌었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몇몇 장면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뜨거운 태양의 열기가 기억나고, 아직 자라지 않은 어린 나무들이 만든 빈약한 숲이 도면에는 총림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었으며, 세련된 퍼골라와 열주 그리고 물이 없던 휑한 연못이 그것들이다. 아 그리고 주변엔 아직 빈 땅들이 많아 이 공원은 언제쯤 사람들로 채워질 까하는 점을 고민했던 기억도 있다. 도면과 설명에서 봤던 공간의 전개 양상과 설계의 개념을 실제 공간에서 어떻게 읽을 수 있을 까도 고민이 되었었다. 이제 꽤나 많은 시간이 흘러 다시 찾은 파리 공원은 그때의 뜨거운 태양의 열기도 나무그늘에 가려 없고 철이 지나 물은 여전히 없었지만 분명히 열심히 가동되었던 흔적은 있었고, 그사이 세월의 흐름 때문에 낡아버려 몇 겹이나 더 바른 페인트로 도톰해진 목재와 철제 구조물들. 이젠 공원을 작아 보이게 만들 정도로 웃자라버린 나무들과 그 나무들 너머로 가득 들어선 빌딩들과 아파트들. 그리고 거기서 이곳을 찾은 많은 사람들과 그들이 내는 소음들로 파리공원은 채워져 있었다.기념성과 실용성의 조화파리공원은 프랑스와 우리나라의 국교수교 100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공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뭔가를 얘기하는 공원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그러니까 일종의 상징물이라는 얘기가 될 수 있다. 상징물은 어떤 뜻을 담고 있고, 그것을 보는 이에게 그 뜻을 전달하고자하는 목적에서 만드는 것이다. 파리공원은 프랑스와 한국이 우호적인 국교를 수교해서 지난 100년 동안 잘 지냈다는 것을 드러내어 보여주는 상징물인 것이다.그런데 이런 상징물의 경우는 그 상징의 내용을 권위를 가지고 보여주게 되는데 이는 특히 상징의 내용이 갖는 기념성의 수준에 따라 정도가 달라진다. 양국의 국교수교라는 기념성을 가진 상징물이라면 그 권위의 수준이 가히 높은 수준이어야 했을 것이다(게다가 그 서슬 퍼랬던 시절의 것이었으니 어땠겠는가). 그래서 이 권위를 세워주기 위해서는 그 기념성을 기려야할 대상인 경험자로 하여금 하나의 특징적인 행태를 요구하게 되는데, 그 상징물에 대해 경건한 마음을 갖고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니 이러한 상징물의 실용성이라는 것은 기념성의 전달이라는 기능에 얼마나 충실할 것인가에 초점이 모아져 있을 뿐이다. 파리공원에서도 아마 그러한 권위가 요구되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그러나 파리공원은 근린공원이라는 도시의 기능을 상징으로서의 권위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잘 수행하도록 구성되어 졌다. 도시의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의 속성을 빌려온 여유의 공간으로서 기능하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다. 도시의 여타 기능이 제자리를 잡은 지금 파리공원은 그 연령과 기념성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도시의 공원임에 틀림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걷고, 앉아 얘기하고, 베드민턴을 치고, 운동을 하며, 공연도 벌이고, 자전거를 타기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이곳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보인다(도산공원을 경험해 본 사람들은 짐작이 될 것이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상의 행태들이 얼마나 부자연스러워 보이는지).
박 준 서 Park, Joon Seo 서인조경(주) 실장(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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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동자연생태공원 - 새로운 발전, 절반의 성공
새로운 발전 · 절반의 성공
서울의 생태공원의 조성개념서울시내의 생태공원의 조성 주제를 살펴보면, 여의도샛강생태공원(1997년)은 한강의 지천인 여의도 샛강의 일부구간으로서 ‘습지생태계’, ‘초지’를 주제로 한 하천생태계의 특성에 부합되는 생태공원 조성, 생물서식처 조성, 학습공간 조성 등의 개념으로 조성계획을 수립하였으며, 길동자연생태공원(1999년)은 기존 농경지였을 것으로 예측되는 지역에 습지지구, 저수보지구, 초지지구로 구분하여 습지생태계 복원, 산림생태계 관찰 등을 주제로 조성하였다. 강서습지생태공원(2002년)은 여의도샛강생태공원과 유사하게 한강 둔치에 조성하였는데, 기존의 양호한 생물서식처 보존, 한강 본류수를 이용한 생태 담수지와 저습지 조성, 생물종의 서식환경(비오톱) 조성, 생태학습공간 및 생태교육 프로그램 도입을 목적으로 담수지, 저습지를 조성하여 하천의 자연정화기능을 제공하고 시민들의 자연관찰 학습장으로 제공하였다. 이와는 다르게 우면산 자연생태공원은 도심 및 근교에서 흔히 접하는 도시림과 산림의 문화를 주제로 공원을 계획하여 기존 생태공원과 차별성을 시도하였다.
길동자연생태공원의 조성 및 관리상의 문제점길동자연생태공원은 길동도시자연공원내 일부지역인 경작지 및 화훼단지에 80,935㎡의 규모로 조성되었으며, 계획 및 설계기간은 1995년 12월에서 1996년 8월까지로 8개월이 소요되었고,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계획된 생태공원이다. 이용관리상의 특징으로는 다른 공원과는 다르게 정원제 및 사전예약에 의하여 운영되고 있으며, 정원제 및 사전예약제 내용으로는 1회 관찰인원은 15명, 1일 입장인원 2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또한 개장 초기에는 시민단체에서 주관하여 자원봉사자들에 의하여 자연해설을 실시하였으며, 최근에는 지역주민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여 자연해설을 실시하고 매주 화요일은 자원관리상 휴장하고 있다. 또한 이용자들의 효율적인 공원이용을 위하여 모니터링 자료를 기초로 팜프렛 등 안내책자를 계절별로 제작하여, 생태해설시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그런데, 길동자연생태공원은 최초 계획된 생태공원이라는 한계로 인해 계획단계, 설계단계, 시공단계, 관리단계에서 많은 문제점들을 발생시키고 있다.계획 및 설계단계에서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첫째는 계획 및 설계 기간의 부족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이다. 길동자연생태공원의 계획 및 설계 기간은 8개월이 소요되었으며, 조사 및 분석 계절은 겨울과 봄에 이루어졌다. 생태공원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상지역의 생태계 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며, 우리나라의 생태계를 올바르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4계절이 필요하고, 봄과 여름 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길동자연생태공원은 중요한 기간의 조사가 누락되어 결국 대상지역의 생태계 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어 복원목표를 올바르게 설정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결과로 산림과 그 주연부 늪지생태계 구조에 적합하지 않은 복원이 이루어졌다. 또한 초지지구의 잘못된 조성 및 관리, 그리고 산림지역에 대한 생태공원으로서의 진정한 복원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초지지구는 생태적 구조로 조성되지 못하고 우리나라 농촌마을의 경작지 구조를 복원하는 것을 계획 개념으로 하면서 생태공원의 본래 취지와 다르게 조성되어 외래종이 번성하고, 심지어는 공원관리자가 생태적이지 못한 방식으로 농사행위를 하고 있다.둘째는 기본계획과 실시설계의 연계성 부족으로 발생된 문제이다. 길동자연생태공원의 기본계획은 생태공원 특성상 대상지의 생태계 특성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학술용역으로 시행되었고, 실시설계는 기술용역으로 시행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술용역에서 제시된 기본계획 내용을 기술에서의 이해부족으로 인하여 기본계획의 의도와는 다른 설계가 되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는 생태해설판 조성위치 및 해설판 내용의 부실로 나타나 생태공원 이용객으로 하여금 정보전달이 정확히 이루어지지 않아 학습효과가 없는 실정이다.셋째는 설계가의 생태복원 관련 전문지식부족과 전문설계 기법부재로 발생되는 문제이다. 저수보지구는 야생조류의 서식과 관찰을 목적으로 조성되었다. 그러나 야생조류의 서식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설계한 결과 관찰로변의 차폐부재와 관찰벽의 위치가 잘못되었고, 이로 인해 야생조류가 서식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이용객들이 야생조류를 관찰하기에도 매우 부적합한 상태가 되었다. 습지지역 수로 및 담수지의 수변구조는 생태적 구조가 미흡하고, 산림지구 주연부는 잘못된 식재식물 선정과 식재 밀도의 불량으로 주연부 식생구조라 할 수 없는 상태이다. 또한 천호대로변 사면과 방아다리길 사면에는 주목, 잣나무 등의 외래종을 공원수 식재 방식으로 식재하여 생태공원에는 부적합하다.
시공단계에서의 문제점은 시공기간의 부족, 시공 기술의 한계로 인한 과도한 생태계 훼손, 식물소재 부족으로 인한 무리한 설계변경 등으로 발생되고 있다. 우선 시공기간의 부족을 보면, 길동자연생태공원의 조성기간은 18개월로 일본 동경항야조공원의 6년, 독일 브릿쳐가르텐의 7년과 비교하여 매우 짧은 기간에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충분한 시공기간이 확보되지 않아 부실시공으로 인한 공원시설물의 조기 노후화 현상과 불량토양과 잘못된 식물식재 시기로 인한 높은 하자율로 공원이 제기능을 하는데 무리가 있다.둘째는 시공기술의 한계로 발생되는 문제로 과도한 생태계 훼손이다. 생태공원은 대상지내의 양호한 생태계를 최대한 보존하고 원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이 중요한 조성 목표라 할 수 있다. 길동자연생태공원은 과거 일부지역에 고유 생태계로 판단되는 갈대 습지가 위치하고 있었으나 시공당시에 잘못 공사하여 습지가 건조화되어 육상생태계로 천이가 발생하고 있다.셋째는 식물소재 부족으로 인한 무리한 설계변경에 의하여 발생되는 문제이다. 우리나라 조경 식물소재 중 자생종은 매우 부족한 상태로 대부분이 산림훼손지에서의 이식 또는 불법 야취에 의하여 확보되고 있는 실정이다. 길동자연생태공원에서도 자생종 식물소재가 부족하여 시공사가 확보가능한 종으로 설계를 변경하였는데, 산림지구 관찰로변의 생육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식물을 식재하여 대부분 고사하게 되었으며, 습지지역 내부의 식생도 원설계와는 다른 종이 식재되어 지속적으로 교체되었다.
관리단계의 문제점은 관리목표의 부재, 관리자의 전문성 한계, 탐방객안내소 부재, 전문 모니터링의 부재로 인하여 발생되는 문제이다.첫째는 관리목표의 부재로 인한 문제이다. 생태공원은 지역고유의 생태계 복원을 위하여 복원목표 단계까지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길동자연생태공원은 잘못된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방치관리로 갈대면적이 과도하게 증가되고 있으며, 일부지역에서는 생태적 천이 발생으로 육상생태계로 변화하고, 외래종도 번성하고 있어 생태복원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둘째는 관리자의 전문성 한계로 발생되는 문제로 현재 임업직 공무원 1인과 일용직, 공인근무요원이 관리하고 있으나 이들의 생태관련 전문 지식의 한계로 관찰 프로그램 개발이 불가능하며, 공원 운영 및 관리상에 자원봉사자와의 갈등도 발생하고 있다.셋째는 탐방객안내소 부재 및 전시프로그램의 부재로 발생하는 문제이다. 생태공원의 조성 목적상 공원의 친자연적 이용을 유도하기 위한 자연학습기능이 있는데, 탐방객안내소는 이용객에게 생태적 지식을 전달하고, 대상 공원의 효율적인 이용을 유도하기 위한 전시 안내를 하는 곳으로 대상 공원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전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시자료의 변화가 가능하여야 한다. 길동자연생태공원에는 탐방객안내소가 조성되지 않았으며, 공원관련자료는 관리소 외벽에 일부 전시되고 있어 이용객의 편의제공 및 자연학습 기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넷째는 전문 모니터링의 부재로 인하여 발생되는 문제점으로 현재 생태공원의 모니터링은 시민단체에서 주관하여 자원봉사자들에 의한 모니터링이 이루어지고 있어 과학적인 자료수집이 되지 않아 합리적인 공원유지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봉 호 Han, Bong Ho 서울시립대학교 건축도시조경학부 교수, 환경생태계획전공(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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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 시선 ; 어느 조경디자이너에게 보내는 편지
오랜만일세. 이렇게 편지를 써 보는 게. 월간 <환경과 조경>사에서 전문가에게 한국현대 조경작품에 대해 설문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해 특집을 준비하는 모양일세. 나에게 우리 조경 디자인의 현실에 대한 생각을 물어왔네. 쉽게 풀어 낼 수 있는 화두는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만. 자네의 생각은 어떤가 물어봄세.난 늘 우리의 조경작품들이 너무 평이하지 않나 생각해왔네. 평이하다는 것은 어찌 보면 무난하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 우리가 평이하다 할 때는 평범하다거나 뭔가 특별히 집어낼 만한 것이 없을 때 쓰는 말이 아닐까 싶네. 솔직히 말하면 별게 없는 거라 할 수 있는 거지. 물론 이런 내 생각은 오래 전에 떠났던 실무를 다시 접하게 되면서 그리고 우리의 설계현실을 다시 이해하게 되면서 어느 정도 부드러워지긴 했지만 그 생각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거든.무엇을 우리는 디자인이라고 부를까. 모든 작품이 설계라는 디자인의 과정을 거치니까 당연히 작품마다 디자인은 있는 거라고 볼 수 있겠지. 하지만 우리가 디자인이라 할 때는 뭔가 다른 것이 있는 게 아닐까. 난 무엇보다도 디자인이라 한다면 몇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봐. 다들 까다로운 조건이긴 하지만 그러니 디자인이 고통스럽고 힘든 작업이지 그렇잖으면 아무나 하게. 내가 보기에 작품에 있어 디자인의 유무(有無) 또는 좋은 디자인과 일반 디자인을 구분하는 기준은 첫째, 그 작품에서 작가가 읽히느냐는 것일세. 작가가 읽힌다는 의미는 작품 속에서 작가가 평소에 추구하는 작가의 작품세계가 엿보이느냐는 것인데, 만약 그렇다면 일단 그 작품은 성공한 디자인의 요건을 갖춘 게 아닌가 싶네. 우리는 그 작품으로부터 그게 누구의 것인지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거지. 이 조건을 ‘작가성(作家性)의 조건 또는 작가(作家)의 조건’이라 부를 수 있을 걸세.둘째 조건은 말일세. 일종의 표현의 조건인데, 구체적으로 얘기해 소재(素材)와 주제(主題)의 관계조건이 아닌가 싶네. 다시 말하면 그 작품에 사용된 소재가 작가의 주제와 작품세계를 잘 표현하고 있느냐는 것이지. 생각해 보게나. 풍경화 화가에게는 자연풍광이, 작곡가에게는 음계가 소재가 되는 것처럼 주제를 실제 표현하는 수단이 다름 아닌 소재들이 아닌가 말이야. 때문에 어떤 소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주제 표현의 강도와 우열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겠네. 우리 조경작품의 큰 약점이 작가의 주제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전혀 엉뚱한 소재로 때론 지나칠 정도로 과다하게 때론 지나칠 정도로 빈약하게 주제를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지. 수원의 어느 사례에서 보여지듯 어떤 작품들을 보면 그 작품에 들어간 공사비의 반 정도로도 해당 주제를 훨씬 더 잘 표현할 수 있겠다 싶거든.셋째 조건은 그 작품이 우리의 미적 감성에 얼마나 부응하느냐는 것이냐 일세. 어떤 경우라도 작품은 우리가 체험하고자 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를 일단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보네. 주제가 어떻든 작품세계가 어떻든 작품은 우선 아름답고 볼 일이지. 눈에 띄려면 일단 보기 좋아야 하거든. 이 조건은 평소 우리 조경작품들이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늘 추구하고 있는, 그래서 가장 익숙한 조건이라고 보네만.마지막 조건, 아마도 우리의 작품 속에서 제일 취약하고 고백하기 싫은 부분일 수 있는데, 이건 우리의 작품이 독창적이어야 한다는 조건일세. 이것은 작은 소재에서 소위 패러다임에 이르는 긴 디자인의 여정 속에서 아마도 가장 충족시키기 어려운 디자인의 조건일 수도 있을 걸세. 독창성이 도대체 뭐야 하고 자네는 따질 수도 있겠지. 쉽게 얘기할 성질의 것은 아니겠지만 내가 보기엔 독창성이란 그동안에 나타났던 다른 작품들과는 다른 이 작품만이 갖고 있는 작품의 내용이 아닐 까 싶네. 이 조건은 특이성, 식별성, 정체성 등으로 부를 수 있는 작품의 ‘다름’에 대한 조건이 아닐 까 싶네.오늘 설계 공정회의가 여러 개 겹친 탓에 파김치가 됐다네. 오늘은 이 정도로 하세나. 내일 다시 함세. …후략…
진 양 교 Chin, Yang Kyo (주) CA조경기술사사무소 대표(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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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공원 - 여의도공원을 통해 본 한국현대조경의 일상
여의도공원을 통해본 한국현대조경의 일상
누구나 한 번쯤은 지나온 시간으로 되돌아가 “그 때 이렇게 선택했더라면 지금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때 그 여자를 만났더라면……. 같은. 이런 상상이 현실로 나타난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나비효과 The Butterfly Effect> ‘나비효과’라는 영화 제목은 ‘중국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에서 허리케인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이론으로, 작은 변화라도 나중에는 커다란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의 제목(기표)과 내용(기의)은 정확하게 대응하지는 않는다. 마치 조경이라는 기표가 조경이 하고 있거나 할 수 있는 일(기의)과 일치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의 내용이다. 주인공 에반이 과거로 돌아가 현재의 삶의 중대한 영향을 미친 사건을 새롭게 수정한다. 그러나 그렇게 바꾸어 놓은 과거의 사실이 또 다른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가져오고, 주인공이 원하는 대로 그와 그의 주변사람들 모두에게 균형 잡힌 행복을 가져오지는 못한다.우리는 가끔 여의도공원의 현상공모 시기로 돌아가 “그때 다른 안을 뽑았더라면” 하는 발칙한 상상을 한다. 이런 생각은 현재의 공원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생각에서 뿐만 아니라 현실 조경의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과거의 여의도 공원 현상공모 당선작 선정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의도공원은 현상공모 당시부터 그 규모나 조경사적 의미 때문에 집중적인 관심의 대상이었다. 당시의 상황은, 지난 30년의 한국조경에 조경의 성과를 정리하고 평가하고자 하는 작업(현대한국조경작품집, 1992)을 통해, 관습적 되풀이 되고 있는 진부한 공원에 대한 반성과 함께 새로운 공원의 모색과 조경의 비전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21세기의 공원이라는 츄미의 <라빌레트 Parc de La Villette, 1987>를 지나 <앙드레 시트로앵 Parc Andre Citroen, 1993>공원과 베르나르 위에Bernard Huet의 <베르시 Le Parc de Bercy, 1995> 같이 기존의 옴스테드식 공원의 규범을 넘어서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었다. 규모 면에서 <베르시>나 <시트로앵>의 두배 가까이 되는 여의도공원 프로젝트는 변화하는 시대적 패러다임에 부응하는 ‘새로운 공원’을 실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생각하고 있었다. 새로운 공원은 진부한 조경의 인식을 개선하고 장래의 한국조경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좋은 조경작품 하나가 분야의 위상을 알리고 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하기 때문이다.영화에서처럼, 현상공모 당시로 돌아가 다른 안을 선정한다고 해도 지금 만족할 만한 결과로 나타났으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또 다른 안은 지금쯤 <라빌레트>의 모방이니 <시트로앵>의 아류니 하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안은 지금의 여의도공원과 별 다를 바 없는 평가를 받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가끔 지금의 여의도공원과는 다른 안이 선정되었더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두고두고 생각나는 진한 아쉬움 때문이다.「환경과 조경」에서는 조경설계 전문가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지난 30여 년간 한국현대조경작품 가운데 대표작과 문제작 열개를 선정했다. 여의도공원은 그 가운데 하나로 당당히 선정되었다. 그 지위가 대표작이든 문제작이든, 여의도공원은 한국조경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20세기의 미학자라고 일컬어지는 프라이Northrop Frye가 “셰익스피어가 존 웹스터보다 더 인기가 있었던 것은 그보다 더 위대한 작가였다는 이유 때문이 아니라 비평이 세상에 널리 알려준 결과”라고 이야기 하듯이 여의도공원은 이미 시공되기도 전에 비평으로 인해 너무 유명해져 있었다. 그래서 새삼 비평을 한다는 것이 여간 곤혹스러운게 아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여의도공원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에 편승해서 반복적으로 비판하는 것으로 그 곤혹스러움을 덜 수도 있으나 그렇게 할 수는 없다. 이제 아물기 시작한 상처를 덧내는 모진 일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여의도 공원의 ‘이용후 평가’처럼 설계자의 의도와 이용자들의 행태를 일일이 비교 고찰하는 것도 참 멋쩍은 일이다. ‘비평이란 뭔가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분석하고 비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킬 능력은 더욱 없다. 그러면 그냥 가볍게 한번 이야기나 해보자고 하기에는 여의도공원이 한국조경에서 차지하는 위상이나 의의는 그 덩치만큼이나 크게 보인다. … 후략 …
최 정 민 Choi, Jung Min 대한주택공사 PF기획팀 차장(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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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 시선 ; 문화 친화적 조경이 요구된다
시작하며: 문화와 일상 속의 조경<환경과조경>에서 실시한 ‘한국 현대조경 대표작’에 관한 설문조사 중,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크게 끼친 조경공간이 무엇인가에 대한 설문결과를 보면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은 도시 안의 대규모 공원이다. 일산 호수공원, 올림픽 공원, 분당 중앙공원 등은 시민들의 생활 속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공간이다. 두 번째 유형은 도시의 자연 인프라를 이용한 하천변 공원이다. 양재천이나 한강 시민공원들은 길게 뻗어 있는 자연녹지 공간으로 시민들의 생활공간과 더 많은 접점을 가진다. 세 번째 유형은 도시 내에 산재한 소규모 공원같은 녹지 공간과 가로 등이다. 서울 시내 쌈지공원이나 덕수궁 보행자 거리 등이 이에 해당한다.우리의 일상 생활 속에서 조경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주 5일제의 실시로 여가, 레저 공간으로서의 도시공원의 필요성은 더욱 중요해 졌고, 웰빙 열풍에 힘입어 자연생태공간의 가치는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도시 생활 공간 내에서 차지하는 공원과 녹지 공간들의 가치와 의미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단지 도시 내에 조경공간이 양적으로 늘어났다거나 또는 일상 생활 속에서 조경이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져다는 차원에서의 해석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일상생활, 우리를 둘러싼 문화와 조경과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일상생활에 밀착한 조경설계를 해왔는가? 생활문화를 수용하는 조경을 해왔는가? 라는 질문을 제기해 보고자 한다.이 글에서는 시민들의 일상 생활과 문화라는 관점에서 현재의 조경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현상을 조망 해보고, 문제점을 드러냄과 동시에 바람직한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다음과 같다. 현재까지 진행된 도시 공공 조경사업들의 성과는 인정할 만하다. 하지만 현재 우리 주위에 형성된 조경 공간들을 관찰해 보면 공간 구성에 있어 문화적인 면이나 생태적인 면을 고려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고, 그 결과 사람과 문화는 부재한 채 물리적 장치만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간 계획시에 문화를 담아내도록 하는 마인드의 변화와 실천전략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공간들은 보다 일상생활에 밀착해야 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현방법을 찾아야 한다.… 후략 …
조 경 진 Zoh, Kyung Jin 서울시립대학교 건축도시조경학부 교수(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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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연 걸매생태공원
·위치 : 제주도 서귀포시 서흥동 470번지 일대·면적 : 90,570㎡·발주 : 서귀포시청·설계 : (주)남원건설엔지니어링 조경부(상무 변금옥)·시공 : 자연제주(대표 이석창)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천지연 폭포의 상류에 해당하는 연외천 주변에는 점오염원을 발생시킬 수 있는 공장을 비롯 경작, 어로 행위로 인해 심각한 생태계 훼손이 발생하고 있었다. 이에 연외천 주변의 수질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고 생태계의 안정화를 유도하기 위해 서귀포시 서흥동 470번지 일대 90,570㎡에 새롭게 생태공원의 조성을 추진하게 되었다. 걸매생태공원 조성의 목표는 자생력 있고 지속가능한 친환경 공원, 체험을 통해 느끼며 배우는 교육의 장, 환경 이미지 개선과 지역문화 소통의 장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기존의 공장부지는 불량한 토양임을 감안하여, 척박한 토양에서 적응이 가능한 식물위주로 새롭게 식재되었고, 미나리 재배지는 기존의 재배지를 그대로 이용하여 식물을 이용한 수질정화관찰지로 조성하였다.귤재배지는 다양한 수목 및 초본 식물 식재, 야생초화를 주제로 한 자생초화원을 조성하였고, 비닐하우스 및 묘포장이었던 지역은 하천으로부터 물을 유입하여 하천변 습지로 복원하였다. 기존 하천은 곡류천으로 물새를 중심으로한 다양한 야생조류가 서식하는 지역이므로, 야생조류 관찰지로 조성하고, 하천 구조를 이용한 하천 생태관찰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사면지역은 폭포 주변의 상록 활엽수림과 연결한 상록 활엽수림을 조성하고 자연 삼림을 주제로 한 관찰로를 조성하였다. 용출지는 지역 주민의 생활을 반영하여 시민이 참여하는 행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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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조경인 ; 학술분야(학계) - 임승빈 · (사)한국조경학회 회장, 서울대 조경학과 교수
임승빈 · (사)한국조경학회 회장, 서울대 조경학과 교수
조경분야의 공통 과제 해결을 위해 환경조경발전재단 설립 주도몇 년전부터 조경 관련 단체들이 속속 새로 생겨나기 시작해, 이제는 그 수를 다 헤아리려면 양 손으로도 부족할 정도가 되었다. 조경이 그만큼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기 때문이니, 세부 영역별 전문화를 위해서는 바람직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분야든 구성원 전체의 역량을 모아 대응해야 할 과제도 있는 법인데,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는 체계적이고 역동적으로 일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 또 무슨 사업이든 제대로 추진하려면 든든한 예산의 뒷받침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조경연합회가 해체된 이후, 조경분야는 조경학회가 조경직제 신설 노력을 비롯해서 주도적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지만, 그 결집력이 공고하지는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학회의 노력 부족 탓이라기 보다는 제도적으로 구성원 전체의 역량을 결집시킬 수 있는 시스템의 부재 때문이었다.이런 상황에서 2003년 3월 신임 한국조경학회장에 취임한 임승빈 회장은 무엇보다 조경인들의 숙원사업인 ‘조경회관 건립, 조경직제 신설, 조경기본법 제정, 조경분리 발주’ 등의 공통 과제 해결을 위해 조경산학발전기금모금을 제안하고, 지속적으로 소기의 목표 달성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또, 조경 분야내 전 구성원의 역량 결집을 위해, 발전기금의 이사회에 관련 단체장이 당연직으로 참여하도록 명문화하여, 조경산학발전기금이 조경분야 전체의 사업임을 분명히 했다. 더구나 올해 10월초에는 환경부로부터 ‘환경조경발전재단’의 재단법인 설립 인가도 받아, 발전기금에 모여진 기금이 반영구적으로 안정적으로 운영,관리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확고히 다져놓았다. 앞으로 (재)환경조경발전재단은 환경조경 정책 연구 및 개발, 자연생태 및 생태복원기술 연구, 환경조경 산관학 협력 특별사업, 환경조경문화센터 건립, 장학사업 등의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임승빈 회장은 이 재단이 환경부로부터 인가를 받게 된 것도 시대적 흐름을 감안할 때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최근 신설된 자연환경관리기술사와 함께 별도의 환경복원업 신설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조경분야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환경 생태 관련 업무를 주도해 나가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하지만, 애초 2004년말까지 20억원의 기금을 모으려던 계획이 건설경기 불황 등의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해, 현재 7억여원이 약정되고 4억여원이 납입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임승빈 회장은 “재단법인이 설립되어 기금의 운영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된만큼, 평생 조경분야에서 활동하며 그동안 나름대로 혜택을 받은 조경인들이 일생에 한번 정도 분야의 미래를 위해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 해주기를 당부했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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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 대외적으로 빛나는 권위, 초대작가전도 열려 -
(사)한국조경학회(회장 임승빈)와 (재)늘푸른(이사장 손연호)에서 주최하는 「늘푸른 환경조경설계 공모전」이 작년 4회를 끝으로 마감을 하고, 올해부터는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대회의 상금이나 규모면에서 여타의 공모전을 압도하며, 매우 빠른 시간안에 분야 최고의 대회로 자림매김을 한 「늘푸른 환경조경설계 공모전」은 다른 학생공모전들의 침체를 가져온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일부 있으나, 조경설계분야의 위상을 높이고 조경인의 대외적 자존에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일년 내내 “늘푸른”에 출품할 작품을 고민하는 조경학과 학생들이 생기는 등 대학에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기도 했던 이 공모전이 공식적으로 “대한민국” 이라는 격상된 이름을 달게되었는데, 그에따라 무엇이 달라졌는지 지난 11월 15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시상식과 전시회를 찾아 보았다.
달라진 위상, 참가대상도 대폭 확대
높아진 위상만큼 내용적인 고민도 많았을 것이다. 우선 가장 큰 변화라고 하면 참가대상의 확대다. 기존 늘푸른 환경조경설계 공모전에서는 관련 전공의 대학생들로 출품이 국한되어 있었으나, 제1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은 참가 대상을 전국민으로 확대하였다. 심사위원 구성에 있어서도 범 환경조경인사들로 구성함으로써 조경분야는 물론이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환경공모전으로 그 입지를 더욱 확고히 다져나간다는 포부다.
올해는 「회고와 전망(Retrospect and Prospect) : 우리 시대 조경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서」라는 큰 주제에 새로운 도시공간을 위한 창의적 공간의 재생, 지속가능한 미래 환경을 위한 본질적인 경관의 형성을 과제로 주었는데, 좀더 구체적으로 개발의 가도 속에서 버려진 땅이 어떻게 그 가치를 되찾을 수 있는지, 소외된 공간의 기능과 용도와 그 모습을 다시금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등 변화하는 도시생활과 문화를 담기 위해 도시공간에 필요한 새로운 형식의 틀에 대한 요구를 하였으며, 창의적 문화와 건강한 생태가 깃든 내일의 터전은 어떤 모습이며, 상생과 조화의 시대를 포옹하는 경관형성 등 아름다운 경관에 자연과 사회가 적절히 어울릴 수 있는 지혜로운 장치와 연출을 요구하였다.
학부생 50작품, 대학원생 36작품, 일반인 3작품 등 총 89개의 작품이 응모하여, 11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5차에 걸친 심사 결과, 대상에는 “Collaging Edges(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박경탁 외)”가 선정되었으며, 그 외 최우수상 3팀, 우수상 3팀, 특선 6팀, 입선에 다수작이 선정되었다. 일반인의 출품이 적은 것이 앞으로 극복할 과제로 제기 되었으나, 예년에 비해 30%가량 높아진 응모작 수는 이 대회에 대한 관심과 열의가 매우 높음을 말해주었다.
이날 시상식에는 James Hayter(IFLA 동부지역 회장)가 참석하여 IFLA 회장의 축사를 대독하였는데, 축사에서는 대한민국 조경의 눈부신 발전과 대한민국환경조경대전에 대한 기념메세지가 담겼다. 시상식이 끝난후에는 James Hayter의 “Gums and Roses : Celebrating the Local”라는 주제의 특별강연회도 열렸다.
(본 원고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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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실크벨리
아파트 단지에서 환경디자인의 역할은 매우 다양하다.외부환경마감계획의 조언자이자 코디네이터이며, 건축과 조경계획을 연결해주는 중재인이기도 하다. 디자인 항목이 별도로 정해진 것도 아니어서 각 현장별 상황에 따라 필요한 부분을 발견하여 해결해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동출입구, 필로티, 부속동과 같은 건축공용부위의 마감이나 주차장 지붕 구조물과 같은 독립적 구조물 디자인, 사인이나 문주, 또는 미술장식품과 포장계획을 포함한 조경시설물 등이 여기에 속한다. 현장별 요구와 조건은 서로 다르나 많은 항목이 우리의 몫으로 맡겨질 때 더욱 행복하고 그 결과 역시 만족스럽기 마련이다.신안 원당 실크벨리는 인천 원당 대규모 아파트지구 초입에 위치하고 있고, 비슷한 시기에 준공되는 타 건설사의 현장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차별화된 외부환경계획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또한 중소건설사 대부분이 그러하듯 기본적인 골조계획과 식재계획이 있을 뿐 그다지 특징적이지 않은 외부환경에 무엇인가 생명을 불어넣어야 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건설사의 적극적 태도 덕분에 많은 항목에 관여할 수 있어 일관성있는 마감이 가능하였기에 주제가 있는 단지로 조성할 수 있었다.
DESIGN CONCEPT이곳의 컨셉은 “꽃피는 사과나무”이다.일반적으로 컨셉을 정할 때 건설사의 성격과 주변 환경 분석을 통하여 적합한 이미지를 찾아 적용하지만 본 현장의 경우 신안 실크벨리만의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여야했기 때문에 외부조건을 배제하였다.그러던 중 몬드리안의 나무시리즈 작품 제목에서 모티브를 얻은 “꽃피는 사과나무”는 과감한 곡선형태와 정형성을 동시에 지녔기에 실크벨리의 새로운 이미지로서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즉, 나무가 뜻하는 자연친화성과 함께 정돈된 선에서 보여지는 합리성이 적절히 혼합되어 건축 및 조경계획을 연결해주는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무리가 없는 듯 했기 때문이다. 그림을 가득 채운 풍성한 나뭇가지와 나뭇잎을 단순화 하되 산만해질 우려가 있는 형태를 보완하기 위하여 직선형 모듈을 정하고 마감재를 통일하여 규칙성을 부여하고자 하였다.식재계획을 지지해주는 시설물계획인공적 부착물이라 할지라도 자연의 형태를 최대한 이용하고 적합한 배치와 가공방법으로 연출된다면 자연을 지지하고 강조하는 후원자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즉, 필로티 캐노피의 나뭇잎 부착물은 입구에 식재된 교목들과 오버랩되어 앙상한 가지를 보완해주며 포켓광장의 조형가벽은 느티나무를 위한 대형플랜터로서 역할을 한다. 동시에 직접적으로 꽃피는 사과나무를 심지는 못하더라도 벚나무류 같이 꽃과 수형이 아름다운 나무를 식재하도록 유도하여 인공물과 자연물이 조화를 이룰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가공방법에서의 환경친화성 언제나 목재와 같은 친환경적 재료를 이용하려 애쓰지만 내구성과 가공면에서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다. 본 현장의 경우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자 철재 위 브라운톤의 특수도장을 입히거나 석재를 부드럽게 음각조각하여 자연스러움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였다. 단지 출입부의 문주 및 열주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문주는 미술장식품을 겸하였기에 가공면에서 자연의 형상을 완성도 있게 연출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갈색사암류, 스플릿블럭이나 브라운톤의 시트지, 점토벽돌 등이 외부 마감의 주요 구성원으로 이용되었다.
야간경관을 배려한 조명계획 공동주택이라는 공간적 특성상 야간의 경관은 주간경관 못지않게 중요하다. 특히 적절한 위치에 조명을 이용하여 따뜻한 인상을 주는것은 주거공간이 지녀야 할 시각환경 중 필수요소인 것이다. 이를 위하여 단지 입구, 주동 측벽 등 주요 공간을 선정하여 효과적인 조명연출을 시도하였는데, 일반적으로 이용되는 간접조명을 비롯하여 철제구조물을 오려낸 후 조명을 삽입하여 그 자체가 대형 조명기구로서 역할을 하도록 응용하기도 하였다. 그 결과 세대내의 따뜻한 불빛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외부환경이 완성되었다.
물론, 환경디자인은 기능상으로 꼭 필요한 용역은 아니며, 클라이언트는 언제나 경제적이면서 효율적으로 예산을 쓰고자 한다. 그러나 견고함을 갖춘 다수의 공간들이 쾌적한 시각환경을 겸비하고자 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공공공간을 보다 아름답고 건강하게 보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서 환경디자인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천 원당 신안실크벨리에서 그 역할을 수행했다고 믿는다.